불쑥 꺼낸 이야기지만 글쓰기에 단계별 과정은 없지만 분명 어느 고지까지 가는 데에 필요한 경험과 역경, 혹은 깨달음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뚜렷한 열의로 한가지 작품을 파고들어 완결 짓거나 독자 분들의 냉정한 시선을 경험하고 성장하거나 혹은 이 소재 저 소재로 다작을 하기도 합니다. 덧글과 조회수에 연연해보기도 하고(연재를 거친 작가라면) 책으로 나오기도 전에 독자들과의 관계를 정립하고 느껴볼 수 있는 즐거운 경험도 하게 됩니다.
무엇 하나 제 할 것 없이 소중한 경험들입니다.
개중에는 운이 좋아, 혹은 가진 것이 많아, 앎의 깊이가 뛰어나 남들 보다 일찍 각광을 받은 작품들도 대개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글들 조차 작가분들의 경험을 비추어 볼 때 글을 쓰신지 얼마간 되신 분들입니다. 비록 연재를 하지 않으셨더라도요. 그렇지 않은 분들 보다 분명 그러하신 분들이 많으십니다.
위의 내용은 제가 겪은 슬럼프에 대한 해명입니다. 일전, 어떤 작가분들의 작품이 초작이신 데도 불구하고 제 필력과 글의 수준과는 비교도 안 되게 뛰어난 것을 접하고 망연자실 했던 적이 있습니다.
머리가 복잡해지면 떠오르는게 다양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답답함에 욕구는 앞서고 그에 반해 다양해지는 사고는 다작을 초래 할 위험이 있습니다. 전에 쓰던 글이 모조리 허접해 보이고..
하지만 제자리에서 또 다시 글을 쓴다고 해도 내 글의 수준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일시적으로, 내가 보고 느낀 대단한 글들의 향취가 조금은 묻어날 지 모르지만 그것이 지속되지는 않습니다.
나만의 글을 추구하는 길.
다작도 하나의 과정일지 모릅니다.
어떠한 꾸준한 작가분이라도 언제 다작의 욕구가 생기고 그러한 길로 빠져들지 모릅니다. 어쩌면 슬럼프로 가는 미로와 같은 길에 들어서며 나올 땐 성장하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뛰어난 기성작가라도 많은 작품을 멀티적으로 써 모두 성공하고 완결짓기는 요원합니다.
하지만 연재를 하며 한 번 쯤은, 나쁜 것도 장점이 있듯이 해봐도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것을 경험하고 느껴 보다 많은 것을 손에 쥐고 출판계로 나가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 봅니다.
이곳은 우리를 위한 곳이니까요.
이기적인 말이지만, 독자분들께도 어쩌면 죄송한 말이지만 이 곳은 작가의 성장터가 아닐까 합니다.
다만 그 글을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잊어서도, 한 분이라도 봐주시는 그 작품을 내 자신이 함부로 폄하하는 마음을 가져서도 안될 것 같습니다.
어쩌면 긴 하소연일지도 모를, 결국은 답답함에 써내리는 글이었습니다. 독자분들께 다시 한 번 많은 작가분들께, 보시는 많은 글들에 힘을 보태주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아직 성장 하고 계신 분들이고 저 또한 그렇습니다.
끝이 보일 수 없는 창작의 길에 외롭지 않게 스스로의 글에 힘을 얻으며 즐겁게 쓸 수 있다면, 그런 훌륭한 작가 나온다면 그것은 반 쯤은, 어쩌면 그 보다 두 배 더, 거의 모든 공은 독자분들이 계시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
사랑에 보답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글을 쓰고
보기 좋은 작가와 독자의 관계가 언제나 문피아에서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에 끄적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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