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사실은 꽤 됐지만) 전서구를 오용하는 소설들이 많이 보입니다. 예를 들어 보자면,
甲 지단에서 乙과 丙 지방으로 A와 B를 파견합니다. 각각 乙과 丙에 도착한 A와 B는 비둘기를 날려 서로 소식을 주고받습니다.
...전서구가 핸드폰입니까?
위 경우 전서구를 날리면 비둘기가 향하는 곳은 乙과 丙이 아니라 甲입니다. 그럼 A와 B가 연락을 하려면 어떻게 하나? 사람을 보내야지요.
다음은 전서구 사용의 올바른 예입니다.
甲 지단에서 乙로 A라는 정보원을 파견합니다. A는 甲에서 비둘기를 들고 乙로 향하여 정보를 수집한 뒤 비둘기를 풀어줍니다. 비둘기는 甲으로 날아갑니다.
전서구는 중간에 딴 길로 새거나 맹금류에게 습격당할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애초에 비둘기를 챙겨서 이동해야 하고 비둘기도 처음 입력(?)받은 장소 오직 한 곳으로만 향하기 때문에 사용이 무지무지하게 불편한 통신 시스템입니다. 날아서 이동한다는 이점이 없다면 아무도 안 쓸 방법이죠. 때문에 엄청나게 시급을 요하는 일이 아니라면 보통 사람을 전령으로 보내는 게 일반적입니다.
작가분 설정이에요~ 뭘 따지셈? 같은 말 하지 마십시오. 설정으로 때우려면 괜히 엄한 비둘기들 괴물 취급하지 말고 사람 말을 알아듣는 영물 비둘기를 만들면 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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