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담인지라 좀 횡설수설합니다. 양해 바랍니다.
일전에 결국 죽이지 못했던 등장인물 이야기를 했는데요,
그후에 쓴 글들에서는 극의 흐름상 어쩔 수 없는(...) 사상자들이 나왔습니다.
판타지/무협 등등에서는 참으로 많은 이들의 죽음이 다루어집니다.
국내 판무 특성상 ‘싸우는 이야기’를 다룰 공산이 높기 때문이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독자분들은 - 그리고 글을 쓰는 작자 본인도 -
비중있거나 혹은 멋진, 사랑스러운 인물의 죽음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법입니다.
어마어마한, 실로 세상을 구하는 장렬한 싸움을 끝냈는데
나쁜놈은 다 죽고 우리 편은 한 명도 안 죽었다! ^오^!
같은 경우도 물론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저런 경우가 만들어지기는 힘들겠죠. 그래서 적든 많든 글을 쓰다보면 사망자가 나옵니다.
현재 쓰는 글까지 포함하면 벌써 열 질을 썼는데요, 그러다보니 글 내에서 죽음을 맞이한 이들도 꽤 됩니다.
그런 제게 등장인물의 죽음이라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있습니다.
- 물론 제가 쓴 글들 가운데서요.
이 친구는 사실 꽤나 기구한 팔자를 타고난 친구입니다.
제가 처음 기획할 당시만 해도 ‘주인공’이었거든요. 이 친구가 나오는 이야기를 구상한 것이 제가 한창 군생활을 하던 시절이라 글을 쓰지는 못하고 설정구상만 잔뜩했는데... 그러다보니 본래 주인공이었다가 나중에는 이야기가 많이 변하면서 조연으로 밀려난 케이스였습니다.
작중 역할은 조력자에 가깝습니다. 처음부터 나오는 건 아니고, 이야기가 중반을 좀 지난 시점에 등장해 정신과 무력 모두 완벽한 완전체(...)로서 일행을 리드하는 역할이었죠.
정말로 장렬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많은 독자분들께서 죽음을 안타깝게 여기셨고, 나중에 정모때도 독자분들께 왜 죽였냐(...)는 이야기를 들었었죠.
아무튼...
설정에 들인 시간이 길었던 만큼(군생활이니 ㄱ=;;) 백스토리도 많고, 작중 역할 역시 중요했고, 그 죽음이 장렬하기까지 했던 터라... 더욱이 죽은 이후에도 작중에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이라 지금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저 친구가 죽고 나니 저 친구의 죽음을 주변인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역시 중요한 요소가 되더군요.
저같은 경우 글에 상당히 몰입을 해서 쓰는 편이라 그런지, 저 친구의 죽음에 굉장히 크게 상심한 인물의 감정을 묘사할 때는 속이 꽤나 쓰렸습니다.
그렇게 저 친구가 죽고, 이야기가 완결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처음부터 글을 읽다보니 살아있는 저 친구가 나오더군요.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저같은 경우 여태까지 쓴 열 개의 이야기가 모두 이어집니다.(여러 세상을 다룬 이야기라 그렇습니다.) 때문에 파릇파릇한 스무살이었던 데뷔작 주인공은 현재 쓰는 글의 시점에서는 나이가 쉰에 육박해서 후기작 주인공들의 리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죠.
그 친구의 죽음과 함께 이야기가 끝났다면 모르겠지만,
그 친구의 죽음 이후에도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고, 그 시점에서 죽지 않은 인물들은 계속 나름의 삶을 이어나가니 기분이 더 묘했던 것 같습니다.
덧1) 사실 오늘 쓴 글에서도 나름 이런저런 애착이 있던 인물 하나가 죽었습니다. 악역이었고, 전작에서부터 이런저런 악행을 저지른 녀석이지만, 그래도 기분이 묘하더군요 ~_~
덧2) 말 그대로 횡설수설이 되었군요 orz 그냥 글쓰다 생각난 느낌을 적어보았습니다. 한담이니 허허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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