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피아 끈이 짧아서 이전 일은 모르겠지만, 불과 한달 여 전에 체인지업이라는 야구 소설이 있었습니다만 악플 몇 개와 함께 글이 그대로 증발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야구 소설을 처음으로 쓰며 참고를 많이 했기에 조금 충격이었습니다.
저는 세미 프로입니다.
유료 연재 경험도 문피아가 아닌 곳에서 있었고, 출간도 몇 질이나마 완결 지어봤습니다. 그런데도 악플을 받으면 상처를 많이 받습니다. 정말로요. 술을 마시면서 글을 쓴 적도 있습니다. 어쩔 때는 댓글을 아예 보지 않을 때도 있었고요.
그 체인지업을 쓰시던 분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당시 제가 알기로 조회수가 2000 내외로 기억합니다.
악플은 좀 강도가 강하긴 했어도 여섯 개 인가밖에 못봤고요. 나머지 댓글은 모두 우호적이었고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조회수 대비로 치자면 2000 : 6이죠.
응원하는 댓글 대비로 쳐도 적어도 100:6 정도는 됐을 겁니다.
하지만 그분에게는 그 여섯이 다른 수백, 수천보다 심적으로 힘들었던 겁니다.
말하자면 재미있게 그 글을 읽던 적어도 수백 분이(관성으로 읽는 분도 계실 테니) 단 여섯 개의 댓글 때문에 재미있는 글 하나를 잃어버린 셈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악플 달 수도 있고 달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공개적으로 글을 올린 시점에서 어떠한 댓글이든 올라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작가에게 억하심정이 있어서, ‘넌 글을 쓰지 마. 절대 쓰지 마. 네깟놈이 무슨 프로 데뷔야. 그냥 접어.’ 이런 심정이 아니라면 작가가 상처입고 글을 때려치게 만들 만한 댓글은 지양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조금이라도 그 작가의 성장을 바라는 것이라면 차라리 쪽지를 보내주세요. 그도 아니라면 그냥 떠나주세요.
하차 합니다 , 노잼입니다 , 개연성 없습니다 라는 말 없어도 작가는 스스로 압니다.
아, 글이 재미없어서, 늘어져서, 개연성이 떨어져서 독자들이 떨어져 나가는 구나- 라고 말입니다. 굳이 불난 집에 부채질 할 필요는 없는 겁니다.
물론 이 글은 어디까지나 무료 연재 하는 분들에 대한 글입니다.
책을 내거나, 유료 연재를 하게 되면 다른 잣대를 들이대게 됩니다.
독자이자 고객이니까요. 고객의 평을 받는 것은 그것이 어떤 평이든 판매자로서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무료로 연재하시는 분에게 고압적으로 나갈 이유는 없습니다.
저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오랜 기간 독자였습니다. 독자일 때 작가들에게 고마워했습니다. 돈이 되지 않는데도 꼬박꼬박 글을 써서 올려주니까요. 재미있었으니까요. 그래서 항상 읽고 ‘감사합니다.’ 라고 댓글 달았습니다. 그러면 작가님들이 ‘제가 더 고맙습니다.’ 라고 했습니다.
저는 글을 써주는 아마추어 작가에게 고마웠습니다.
아마추어 작가는 프로 작가의 글도 아닌 그의 글을 읽어주면 고마워했습니다.
그게 가장 이상적인 게 아닐런지요...
언제까지 작가.. 사실 작가라는 무거운 칭호가 아직 어울리지 않는 글쓴이들과 독자들이 갈라져서 싸워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Commen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