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물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문피아는 조**와는 다르게 무협이나 남성향(남자취향)이 대세라, 괜찮은 작품들이 터무니없는 조회수와 댓글을 가지는 경우가 많더군요.
그리하여 조악한 솜씨나마, 이렇게 추천글을 질러봅니다.
판타지하면 떠올리시는 바로 그대로, 서양 중세가 배경입니다. 서양 중세에 대해 고증해가며 치밀하게 쓴 글은 아니지만, 대중적인(?) 수준 이상은 됩니다. 네, 설정끼리 충동하는 그런 이상한 세계관은 아니에요.
'밀리엔 아리스티'라는 주인공은, 자신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계모와 무관심하고 무책임한 친부 밑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으며 큽니다. 무관심과 냉대에 굶어 죽을 뻔한 적도 있고, 부모에게서 정신병자 취급을 받는 등 기구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물론 지금도 어리긴 합니다만 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수한 소녀는 정말이지 매력적입니다. 도저히 그럴 수 없을 것 같은 환경에도 선하게 자란 사람을 볼때 느끼는 그 따스한 감정을 밀리를 볼때 느낍니다. 그러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 무조건적으로 선할 때 느끼는 부조화감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나가는 전개가 좋습니다. 밀리의 순수함이 깨끗하다 못해 아름답게 느껴질 정도로요(좀 과장입니다만)
언어에 기원을 담아 실현시키는, 기적을 일으키는 자 '글림시'임을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어 수도의 유명인사들이 다니는 교육기관에 편입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로맨스입니다.
여기까지 읽고 '뒤로' 누르신 건 아니신지?
밀리는 이렇게 쿨시크한 주인공과는 거리가 멉니다. 아직 어린아이라지만, 정말 답답할 정도로 세상물정을 모르죠. 대리만족을 위해 판타지를 읽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답답함에 뒤통수를 움켜쥐며 하차하려다가도 계속해서 끝까지 읽게 되는 잔잔한 재미가 이 글엔 있습니다(물론 여성 취향..소녀 취향에 가깝습니다만)
'글림시로서의 최고의 재능을 가진 순진한 어린 소녀'와 '예의바르지만 확실한 선이 있는 천재인 젊은 공작님'은 식상하다 못해 오글거리는 소재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 진부함은, 개연성있는 전개와 생동감있는 캐릭터성, 적절한 긴장과 갈등을 통해 대중적이고 흥미로운 소재가 되지요.
위의 간단한 소개글에 따르면 단순히 '소녀취향'이지만, 뻔한 내용으로 바로 흘러가지 않고 실존하는 마냥 흘러가는 듯한 사람간의 갈등, 더럽혀지지 않은 순수와 위태로울 정도로 순진하지만 현명한 소녀를 두고 불거지는 음모 등등, 살짝 취향에 맞지 않더라도 가볍게 훈훈한 마음으로 보시면 좋은 글이라 생각합니다.
한번 보러 가실 거죵?
p.s. 작가님 귀여우십니다. 제 소녀심을 자극하셨어요 내가 자발적으로 추천글을 쓰게 만들다니 천잰데? honora님 건필하세요! 큽 이런 글에 저런 조회수에도 서운해하는 기색조차 보이시지 않아...
언제 밀리는 저 그림과 같이 멋져질까(...) 이 답답아 호구에서 벗어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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