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시우님의 <무원무록>을 추천합니다.
이 작품의 특징은 그 배경과 설정 그리고 묘사의 정교함입니다. 정교하니만큼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애써서 읽으면 그 진수를 알 수 있습니다.
그 전체 줄거리가 현연재분으로서는 전모를 드러내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아 대략적으로 짐작하며 읽을 뿐 도통 실마리가 잡히지 않고 안개속을 해메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무협과 다르게 이 작품은 상당히 머리를 쓰며 읽어야 합니다. 추리무협이라는 것도 있지만 이 작품은 무슨 추리물이라기보다는 전략물이나 음모물에 가깝다고 할까요? 그렇다고 무슨 영지물은 아닌 것 같고...고백하자면 뭐라고 분류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굳이 붙이자면 무협음모물이라고 할까요?
모든 이야기는 항주에서의 큰 잔치에서 시작합니다. 여기에서 삼국지 시대와 같은 천하삼분지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물론 그 계책이 대놓고 나온다기보다는 밀실에서 오로지 아는 이들만이 알만한 비유나, 함축적 대화들을 통해 기획되지요. 그러다가 느닷없이 곤륜산에서의 사건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곤륜산 사건의 관계자가 어떤 아이를 키우는데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이 세 장면이 어떤 식으로 서로 관련되는지 그리고 대체 삼분지계를 제안하고 무림에 영향력을 미치려 하는 이의 정체는 무엇이고, 그 사연이 무엇인지를 떡밥을 회수하며 서서히 드러낼 것입니다.
이 작품은 간단히 평하자면 앞을 읽으면 뒤를 읽고 싶어지는 작품입니다. 묘사와 서술이 너무 복잡해서 읽기 싫어질 때도 있지만 대체 어떻게 이야기가 이어질지를 알 수 없어서 읽게 됩니다.
다만, 뚜렷하고, 간단한 묘사와 스토리라인, 뻔한 설정과 독특한 설정의 경계선에서 대중들에게 감정이입할 기회를 주고, 카타르시스를 만족시켜야 하는 양산형 무협의 현실을 생각할 때 출판의 가능성이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너무 틀에서 벗어났다고 할까요? 물론 투드처럼 말도 안되는 설정과 주인공이 너무 강해서 파워 밸런스가 무너지고, 무협에서 마법이 난무한다는 의미에서의 틀에서 벗어나기가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와 같은 무협의 기본틀은 지키지만 스토리라인의 틀이 너무나 다릅니다. 그래서 기대됩니다.
주소는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an_250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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