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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금산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잡아먹고 저승정벌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배금산
작품등록일 :
2023.10.15 08:53
최근연재일 :
2023.11.29 08:00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8,194
추천수 :
108
글자수 :
188,959

작성
23.11.16 07:00
조회
89
추천
1
글자
8쪽

# 15. 흉사는 꼬리를 물고(3)

DUMMY

# 15. 흉사는 꼬리를 물고(3)


사천왕상에 산신상은 붉은 눈에, 붉은 입술은 금방 색을 칠한 것처럼 어둠 속에서도 선명했다.


헛!

우주왕이 문지방을 넘다 발에 뭔가 뿌직 짓밟히는 소리에 소스라쳐 뒤로 물러났다.

저, 저게 뭐야?

스멀스멀...뭔가 바닥에서 움직이는 느낌에 눈을 내린 박대형 기자가 놀라 남대기 뒤에 숨어 떨었다.

거의 손가락크기의 수많은 벌레들이 바닥에서 돌아다니고 있었고, 톡톡 튀는 소리들은 벼룩이 튀는 거고, 에엥거리며 돌아다니는 날벌레들은 모기나 왕소등에 같았다. 거기에 천장 서까래에 매달려 타잔처럼 휙휙 위협적으로 움직이는 건 애들 주먹크기만한 거미들이었다.


조용....


대관령산신당에 모인 무당, 퇴마사, 기자 들 수십 명은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엄두도 못 냈다. 아무리 관리가 안 된 수백 년 묵은 사당이지만 내부가 너무 끔찍했다.


이제 사람들 앞에 나와 있는 건 두 사람. 남대기와 우주왕이었다. 남대기는 시종일관 담담한 눈으로 내부를 살피고 있었지만 우주왕은 겁먹은 기색이 역력했다.

심지어,

턱.

문지방을 넘은 남대기가 쪼그리고 앉아 벌레 한 마리를 집어 들었다. 갑작스런 행동에 우주왕의 둥근 눈이 동태처럼 얼었다.

저, 저...!


“이거 봐요. 빈대의 뱃속이 온통 뻘개. 사람의 피를 먹고 자란 놈이야. 어제 잔치를 해서 배가 땡땡 불렀어.”

“잔치라뇨! 함부로 말을 하시네요. 사람이 죽었어요. 죽은 사람은 사람이 아닌가요?”

빙굴처럼 싸늘하고 예리한 가시로 찌르는 것 같은 음성이었다.


응?

남대기가 벌레를 그대로 앉은 채 고개만 돌렸다. 살 내음 같은 향수냄새가 훅 끼쳤다.

검은색 챙모자에, 선글라스, 마스크. 검은 색 계통의 등산복과 등산화. 온통 검은 색 일색으로 차려입은 키 큰 여자였다.


“너, 넌 원미나?”

놀란 박대형 기자가 떠듬떠듬 물었다.

“홋, 오랜만이네요. 박수랑 붙어 다닌다더니 진짜네?”

“내가 누구랑 같이 다니던 네가 관심 둘 필요 없잖아?”

“홋홋홋. 여전하네요. 가진 것 없이 자존심만 있는 거.”

“뭐라고?”


“원미나라고 했나?”

“......!”

초면에 반말이면 발작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놈이 귀에 입을 바짝 대고 속삭였다. 소름이 확 돋았다.

“얼마 받아 처먹었어?”

“네?”

“귀가 처먹었나. 얼마 받았냐고 물었다.”

존댓말 할 때랑 반말 쓸 때가 영 다르다. 같은 사람이 맞나 할 정도로 위압적이다.

“뭐, 이런...?”

“죽어.”

“네?”

“돈 몇 푼에 까불다 죽는다고.”

그 말을 끝으로 고개를 돌린 남대기가 문지방을 건너 두 세 걸음 걸었다.

빠직. 빠지직.

몇 마리인지는 모른다. 어둠속에서 남대기의 발밑에서 연신 껍질이 터지는 소리가 섬찟했다.


“에라, 나라고 못할 게 뭐있어?”

몇 사람이 남대기의 뒤를 따라 조심조심 발을 옮겼다.


휘이잉...

산신당 바깥에서 불어든 센바람이 내부를 훑고나왔다. 뭔가 썩는 듯한 고약한 악취!

남대기의 뒤를 따르던 사람들이 줄지어 코를 틀어막았다.

쉬이이!

산새가 날개짓하는 소리에 뒤이어 뭔가를 씹는 듯 깔짝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후우, 이거야 완전 공포 체험하는 것 같아.”

누군가 살짝 떨리는 음성을 발했을 때, 끼아아, 푸다닥! 산신상 쪽에서 소름끼치는 괴성과 함께 뭔가가 튀어나왔다.

씨이이이!

우아악, 쿠당탕, 퉁탕. 남대기를 뒤따라오던 사람들이 서로 부딪쳐 넘어지고 엎어지고 난리가 났다.

끄으으...

뼈골이 부딪친 충격에 사람들이 쓰러져 신음했다. 그들의 눈 속에는 거역할 수 없는 두려움이 맴돌았다.

그런데,

까악, 까아악.

괴물체가 지나간 쪽에서 날짐승이 구슬피 울었다. 까마귀 소리였다.

“아이고, 까마귀였어?”

안도의 한숨을 내쉰 사람들이 서로를 돌아보다 몸을 시커멓게 타고 오르는 벌레를 보고 소름이 쫙 끼쳤다. 송충이처럼 흉측한 털까지 까끌거리는 놈들이 혈관에 이빨을 박았다.


우아악, 살려 줘.

이젠 이성으로 억제할 단계가 아니다. 몸에 붙인 벌레들을 털어내며 밖으로 도망치는 사람들의 광란하는 모습은 아비규환을 방불케했다.


개울까지 들어가 몸에 붙은 벌레들을 털어내는 사람들이 진저리를 치고 있을 때, 그래도 산신당 근처에 남은 무당들과 퇴마사들은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다.


쩝. 또 목구멍에서 불이 나는 것 같아. 갈증. 꿀꺽 마른 침방울을 삼킨 남대기가 오히려 한 걸음 전진했을 때, 남대기의 눈에서 섬광처럼 안광이 번뜩였다.

좋아!

산신상에 웅크리고 있는 무척 익숙한 형체. 놈이다!

남대기가 손에 든 지옥만화경이 던지는 시늉도 하지 않았는데 화살처럼 쏘아나갔다.

만화경은 피할 여지도 없이 산신상의 심장부위를 박혀 부르르 떨었다.


끼아악! 소름끼치는 비명소리가 사람들의 귓전을 찢었다.

양손으로 귀를 틀어막은 사람들이 놀라 눈을 부릅떴을 때,

쿵쿵쿵.

저럴 수가...? 환영일까.

지팡이를 짚고 구부정하게 서있던 산신상이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 이건 특종이야...

이를 악문 박대형이 카메라를 동영상으로 작동시키고 있었다.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는 원미나가 무릎을 꿇은 상태로 촬영하고 있었고.


“헉, 틀림없어. 저 비명소리는 악귀가 내지르는 거야. 믿을 수 없어. 심장에 박힌 게 뭔지 몰라도 큰 충격을 받은 거 같아. 산신상이 살아있는 거였어?”

- 우아아...입이 얼어붙어 뭐라고 말할 수 없어.

- 저, 정말 악귀가 존재 하는 거야? 내가 보는 게 편집한 거 아냐?

- 미친 소리 마. 이건 생방송이라고!

- 이건 기적이야. 빨리 캡처해서 퍼뜨려!


아차!

방송을 개통한 것도 의식하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던 우주왕 박사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너무 놀란 상태라 본능이 작용했다고 해도 이렇게 되면 실패다. 상대가 귀신의 존재를 강변하기 전에 스스로 인정해 버린 것이다.


“하지만...어떡해. 저건 진짠데.”

우박사가 중얼 거릴 때, 산신상의 크기가 금세 늘어난 것을 본 남대기가 갑작스럽게 떠오른 생각에 목이 터질 듯 외쳤다.

“모두 피해!”


그 직후!

쿠콰쾅!

비틀거리며 사천왕상 사이를 통과하던 산신상이 광음을 토하면서 터지면서 사천왕상을 강타했다.

파슈슝,

수없는 파편으로 화한 사천왕상이 천장을 비롯한 사방의 벽면을 꿰뚫었다.


파파팟!

어느새 돌아온 지옥만화경을 잡은 남대기의 옷이 찢어질 듯 흩날렸다. 폭풍우처럼 거센 바람을 몰고 쏟아지던 파편들이 남대기를 피해 허공으로 날아갔다.


‘미치겠네. 거의 다 흡수할 수 있었는데.’

갈증은 대부분 가셨다. 하마처럼 벌린 입을 아쉽게 다문 남대기가 잠시 서있다가 그대로 발을 박찼다.

‘아직 멀리 못 갔을 거야!’

*******


담배연기처럼 조그맣게 뭉친 형체가 가파른 산길을 구르고 있었다.


- 저, 저기...!

연기 같은 형체에 자리 잡은 희미한 눈에서 미약한 안광이 표출되었다.


인터넷을 도배한 대관령산신당에서 벌어진 괴변!

‘남박수가 걱정이 안 되면 사람이 아니지. 난 의리의 사나이니까. 영원한 동업자이기도 하고.’

입가에 만족스런 미소를 베어 문 김인호가 막, 계곡 입구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려고 할 때 뭔가 이질적인 느낌을 받고 고개를 갸웃했다. 가끔 남대기가 차에 탈 때 느낀 바로 그 감각. 그 때는 괜히 신경이 쓰인다는 정도였는데, 지금은 목이 졸리는 듯한...실제로 목이 졸렸다.


- 가!

김인호가 몸이 뻣뻣하게 굳은 것도 잠깐, 제멋대로 사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계곡길을 벗어나 대관령옛길을 낼 수 있는 최대의 무서운 속도로 통과한 김인호의 차는 어느새 게이트 힐, 일명 천국아파트 정문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바, 바리케이트...!


콰앙!바리케이트를 들이받은 김인호의 차가 반동으로 허공을 붕 떴다가 입구 경비실을 들이박으면서 그대로 아파트 현관을 덮쳤다.


팡!

차량 연료탱크가 순식간에 가열되면서 불이 붙어 터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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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 18. 지옥경의 비밀(2) 23.11.29 36 0 11쪽
42 # 18. 지옥경의 비밀(1) 23.11.28 35 0 9쪽
41 # 17. 함정(4) 23.11.27 40 0 10쪽
40 # 17. 함정(3) 23.11.24 61 0 11쪽
39 # 17. 함정(2) +1 23.11.23 53 0 12쪽
38 # 17. 함정(1) 23.11.22 59 0 9쪽
37 # 16. 악령을 달고 사는 여자(3) 23.11.21 61 0 11쪽
36 # 16. 악령을 달고 사는 여자(2) 23.11.20 75 1 13쪽
35 # 16. 악령을 달고 사는 여자(1) 23.11.17 84 0 12쪽
» # 15. 흉사는 꼬리를 물고(3) 23.11.16 90 1 8쪽
33 # 15. 흉사는 꼬리를 물고(2) 23.11.15 101 1 9쪽
32 # 15. 흉사는 꼬리를 물고(1) 23.11.14 99 0 9쪽
31 # 14. 시작에 불과해(2) 23.11.13 99 0 9쪽
30 # 14. 시작에 불과해(1) 23.11.10 117 0 10쪽
29 # 13. 단서(2) 23.11.09 116 0 10쪽
28 # 13. 단서(1) 23.11.08 121 1 10쪽
27 # 12. 돌아온 악령(2) 23.11.07 138 1 10쪽
26 # 12. 돌아온 악령(1) 23.11.06 156 1 10쪽
25 # 11. 악령(2) 23.11.03 165 1 10쪽
24 # 11. 악령(1) 23.11.02 165 2 9쪽
23 # 10. 잡귀 소굴(2) 23.11.01 183 2 9쪽
22 # 10. 잡귀 소굴(1) 23.10.31 189 2 10쪽
21 # 9. 네트워크(2) 23.10.30 196 2 9쪽
20 # 9. 네트워크(1) 23.10.29 207 2 9쪽
19 # 8. 까불다 다쳐(2) 23.10.28 203 1 9쪽
18 # 8. 까불다 다쳐(1) 23.10.27 208 2 9쪽
17 # 7. 일타 쌍피(3) 23.10.26 214 3 9쪽
16 # 7. 일타 쌍피(2) 23.10.26 202 4 8쪽
15 # 7. 일타 쌍피(1) 23.10.25 217 3 9쪽
14 # 6. 도피자금이야(2) 23.10.24 227 5 9쪽
13 # 6. 도피자금이야(1) 23.10.23 244 6 9쪽
12 # 5.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2) 23.10.22 256 5 8쪽
11 # 5.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1) 23.10.21 270 7 9쪽
10 # 4. 귀신 놀음(2) 23.10.21 277 2 8쪽
9 # 4. 귀신 놀음(1) 23.10.20 275 4 10쪽
8 # 3. 귀신사냥(3) 23.10.19 284 4 11쪽
7 # 3. 귀신사냥(2) 23.10.18 290 4 11쪽
6 # 3. 귀신사냥(1) 23.10.17 303 7 10쪽
5 # 2. 과거가 증발했어(2) 23.10.16 331 7 10쪽
4 # 2. 과거가 증발했어(1) 23.10.16 351 6 11쪽
3 # 1. 첫 손님(2) 23.10.15 377 6 11쪽
2 # 1. 첫 손님(1) 23.10.15 450 7 12쪽
1 # 프롤로그 +2 23.10.15 552 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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