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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금산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잡아먹고 저승정벌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배금산
작품등록일 :
2023.10.15 08:53
최근연재일 :
2023.11.29 08:00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8,186
추천수 :
108
글자수 :
188,959

작성
23.11.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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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 15. 흉사는 꼬리를 물고(2)

DUMMY

# 15. 흉사는 꼬리를 물고(2)


“우리도 뭔가 해야지?”

남대기의 말에 박대형이 눈을 빛냈다.

“뭘? 우리도 그 여자 잡으러 가자는 거야?”

“아니, 구차스럽고 귀찮게 그런 짓을 왜 해? 네 차가 언제 퍼질지도 모르고.”

“아직 멀쩡해. 내 차 핑계대지 마.”

“핑계는 뭐, 사실을 말한 거지.”

“나 간다.”

“됐고. 그 여자가 오게 하면 돼.”

“...어떻게?”

********


바로 그날, 많은 사람을 경악하게 하는 기사가 떴다.


<대관령산신당 무속인들 참사는 누군가의 음모인가>


10월 15일 벌어진 대관령산신당 무속인들은 누군가의 음모에 의해 피살된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우선 최근 산신당 주변에서 맹수를 발견했다는 목격담도 없는 상태이며, 모 매체의 보도에 의하면 전문가의 의견을 포장해서 표범 같은 맹수 소행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특히 심장을 파먹혔다는 내용에 가서는 근래 벌어진 경찰서장 피살사건을 연상시키고 있다. 본 사건에 정통한 한 무속인은 이 사건이 악령이 벌인 일로 확신하고 있다.


새벽의 메아리 박대형 기자


박대형 기자의 보도는 국내외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


“어떤 새끼야? 누가 이따위로 일을 처리하라고 했어!”

쇠파이프가 난무했다.

퍽! 파, 팍. 으웁

쿠당탕.

상대가 상처를 입고 넘어지나 말거나 폭력은 멈추지 않았다.

벌레 같은 새끼들! 죽어, 죽으라고!

바닥에 피가 철철 흐르고 누군가 정신을 잃고 늘어졌을 때 겨우 매질이 멈췄다.

헉, 헉!

때린 사람이 지칠 정도면 맞은 사람은 피곤죽이 될 수밖에.

끄으으...

벌레처럼 바닥에서 꿈틀대는 두 사람. 한 사람은 죽은 듯 꼼짝 못하고 누워있었다.

“저 돼지새끼 깨워!”

멧돼지처럼 퉁퉁하게 생긴 청년의 몸에 얼음이 둥둥 뜬 물을 통째로 들어부었다.


“으으...”

“천사장! 네가 말해 봐. 왜 그따위로 보도해서 말썽을 불러?”

“죄, 죄송합니다.”

“지금 검찰의 칼날이 시시각각 접근하고 있어. 누군가 책임지고 끊어야 해.”

“저, 그럼 이렇게 하는 게 어떨까요? 작은 것을 희생해서 큰 것을 얻고, 우리의 라이벌 조직에 덤터기를 씌우는 겁니다.”

“사소취대...덤터기...?”

“넷! 잘못되면 제가 목숨을 걸고 책임지겠습니다.”

“그렇게 해. 그리고 사사건건 우리 일을 방해하고 망치는 놈이 있어. 놈을 잡아 내 앞에 데려와. 죽이지만 않으면 돼. 그 자식 주위에 얼쩡거리는 것들은 치우고.”

“넷, 알겠습니다.”어둠 속에서 검은 음모가 잉태하고 있었다.

**********


다음날 아침, 천국회관.


화려한 무당복 차림의 남녀들, 시커먼 박쥐복장의 남녀, 등산복을 차려입고 셀카를 응시하며 뭐라고 떠들고 있는 짝눈에 원숭이처럼 생긴 남자가 유별나게 눈에 띈다. 회관 입구에 진을 친 무리들이 그 정도고 그들 뒤에 빙 둘러 싸고 있는 사람들은 줄잡아 백여 명. 기자냄새 풍기는 카메라 팀도 여럿이다.


“유튜버 우주왕입니다. 사람 많죠? 오늘 동네잔칫날 이냐고요? 아닙니다. 요즘 전 국민의 심장을 쫄깃하게 달구는 핫이슈! 모든 게 ‘귀신놀음’이란 제목으로 방송 시작합니다. 저는 오늘 전국적인 화제의 중심, 귀신으로 스타가 되신 남박수님 집에 와 있습니다.”


말하는 도중에도 댓글이 주르륵 달렸다.

- 와, 무려 남박수래.

- 근데 왜 남이야 나가 아냐?

- 몰라. 니가 알아보던지.

- 귀신놀음! 오늘도 귀신 나와?


“자, 보시면 알겠지만 이 천국회관에서도 두 명의 시신이 발견되었고, 범인은 이 집을 팔고 도주했어요. 아직 잡혔다는 소식은 감감한데, 못 잡는 걸까요, 안 잡는 걸까요?”


- 천지종말회에서 압력을 넣었다고!

- 왕산 들꽃마을에선 무려 6구~~두두두

- 경찰서장도 악령이 죽였다던데.

- 진짜야? 범인 못 잡아서 악령 탓 하는 거 아냐?

- 살인사건의 배후에 천지종말회가 있다잖아. 거기서 악령을 시켜 사람을 죽였다는 데 거짓말 같기도 하고~


“오늘 그 거짓말이 밝혀지기를 바랍니다. 아, 그럼 회관으로 들어가 보기로 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

“저 새끼들 뭐야?”

뒷문으로 들어온 김인호가 목사실에 들어오면서 욕설을 뱉었다.

남대기가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배달받은 3단 등산스틱을 접으며 말했다.

“뭐, 신경 쓰지 마. 가만 기다리면 돈 보따리가 굴러올 테니까.”

“그게 무슨 소리야?”

“저 무당들이나 퇴마사들 말이야. 우주왕 유튜버가 데리고 왔어.”

“계획적이란 얘기네. 목적이 뭔데?”

“귀신놀음.”

“뭐?”

“말 그대로야. 대관령산신당에서 귀신 찾기 내기. 난 귀신이 무속인 들을 죽였다, 저쪽은 아니다.”

김인호가 킬킬 대며 웃었다.

“흐, 공자 앞에 문자고 벌레 앞에 주름이네.”

“그렇지는 않아. 저 사람들은 10명이고 난 혼자니까.”

“10:1로 붙자는 거야?”

“아니, 저쪽은 겉으로는 서로 모르는 사이야. 따로 내기에 참여하는 거지.”

“서로 짜고 덤터기를 씌우자? 더러운 새끼들.”

김인호는 이를 갈았지만 남대기는 덤덤했다. 이길 자신이 있으니까.


“자자, 드디어 오늘의 스타가 계시는 목사실 앞에 왔습니다."

- 근데 천국회관이란 이름도 그렇고, 목사실도 그렇고 그대로 놔둔 이유가 뭐야?

- 돈이 없나 보지~

- 아냐, 돈이 없으면 더욱 이름을 바꿔야지. 귀신 잡아먹는 박수무당 요렇게.


“문이 열렸습니다. 키도 크고 훤칠한 모습, 아, 눈빛이 아주 강렬합니다!”

- 야, 무당 같지 않네~

- 난 무슨 액션영화 주인공인 줄 알았어.

- 뭐, 귀신처럼 생겼네. 꿈에 나타날까 무서워~


“그거 꺼요.”

- 와, 목소리도 아주 부드러우면서 중량감 있네~~.

- 중량감은 무슨! 꼭 여자 무당 스타일이지~

“재밌지 않습니까? 좀 전엔 천국회관을 귀신 잡아먹는 박수무당으로 바꾸면 좋겠다는 댓글도 있었어요. 어때요? 바꿀 생각 있습니까?

“끄라고 했어요.”

********

“인사드리겠습니다. 우주왕 입니다.”

“남박수라고 해요. 참, 천체물리학 박사라면서요?”

“아하, 알아보셨나요? 그게 주업이고 유튜버는 부업이죠.”

“이젠 반대로 바뀌지 않았나요? 대학 강사직은 휴직계 내시고, 지금은 전업이라고 봐야죠?”

“놀랍습니다. 휴직계는 최근에 내서 아는 사람이 드문데 그건 어떻게 아셨을까, 궁금합니다.”

“영업비밀이죠.”

“아하!”

“자, 그만하고 내기금액은 얼마나 하시겠어요?”


“1억으로 하지요. 어떻습니까?”

“좋아요.”

남대기가 두 말 없이 동의하니까 놀라는 기색이 역력하다.

“우리 끼리 내기도 좋지만 바깥에 유명한 무당님들과 퇴마사들이 많이 와 있습니다. 어때요? 그 사람들한테 내기에 참여할 것인지 물어볼까요?”

뭐, 바라는 바지. 가려운 데 살살 굵어준다는데.


“자, 모두 1억짜리 11장이 모였습니다. 무당, 퇴마사님들 10명은 대관령산신당에 귀신은 없다. 1명은 귀신이 있다. 아시는 것처럼 남박수님 입니다. 내기조건은 승자가 패자의 돈을 전부 가져갑니다. 공증인으로, 요즘 유명기자죠. ‘새벽의 메아리’ 박대형 기자입니다.”


휘호! 짝짝짝.

환호와 박수소리가 요란했다. 무슨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선수처럼 참가자들의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귀신 놓고 내기하는 건 첨이니까.


- 와, 이거 정말 남박수가 이기면 대박이네. 무려 10억이야.

- 10:1이거든. 남박수와 붙은 무당이나 퇴마사들도 잘 맞추기로 유명한 인사들이고. 난 남박수 진다에 건다.

- 아니, 난 남박수 이긴다에 건다.

수백 명의 내기 참가자 중 유일하게 남박수 승리를 예견한 사람, 그는 아까 ‘귀신잡아먹는 박수무당’을 제안한 ‘블루문’이라는 유저였다.


단청이 벗겨진 고색이 완연한 산신당. 거무칙칙한 기둥에 퇴색한 벽색이 사람의 손길을 거부하는 것 같다.


모두 11명.

정면의 쌍여닫이문을 밀고 들어간 사람들이 눈살을 와락 찌푸렸다. 피냄새, 곰팡이냄새, 물감냄새, 썩은 낙엽 냄새 등 잡다한 냄새가 섞인 야릇한 냄새에 금방 골이 지끈거린다.


몇 사람이 손전등으로 내부를 비추다 뒤로 기겁해서 물러났다. 울긋불긋 색채를 입힌 사람 갑절크기의 사천왕상이 눈을 부릅뜨고 좌우 양쪽 벽으로 둘 씩 짝을 지어 서있었다. 그 사이의 통로 정면의 제단 뒤로 관운장처럼 긴 수염을 한 산신상이 커다란 입을 딱 벌린 채 웃고 있었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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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 18. 지옥경의 비밀(2) 23.11.29 36 0 11쪽
42 # 18. 지옥경의 비밀(1) 23.11.28 35 0 9쪽
41 # 17. 함정(4) 23.11.27 39 0 10쪽
40 # 17. 함정(3) 23.11.24 61 0 11쪽
39 # 17. 함정(2) +1 23.11.23 53 0 12쪽
38 # 17. 함정(1) 23.11.22 59 0 9쪽
37 # 16. 악령을 달고 사는 여자(3) 23.11.21 61 0 11쪽
36 # 16. 악령을 달고 사는 여자(2) 23.11.20 75 1 13쪽
35 # 16. 악령을 달고 사는 여자(1) 23.11.17 84 0 12쪽
34 # 15. 흉사는 꼬리를 물고(3) 23.11.16 89 1 8쪽
» # 15. 흉사는 꼬리를 물고(2) 23.11.15 101 1 9쪽
32 # 15. 흉사는 꼬리를 물고(1) 23.11.14 99 0 9쪽
31 # 14. 시작에 불과해(2) 23.11.13 98 0 9쪽
30 # 14. 시작에 불과해(1) 23.11.10 117 0 10쪽
29 # 13. 단서(2) 23.11.09 116 0 10쪽
28 # 13. 단서(1) 23.11.08 120 1 10쪽
27 # 12. 돌아온 악령(2) 23.11.07 137 1 10쪽
26 # 12. 돌아온 악령(1) 23.11.06 156 1 10쪽
25 # 11. 악령(2) 23.11.03 165 1 10쪽
24 # 11. 악령(1) 23.11.02 165 2 9쪽
23 # 10. 잡귀 소굴(2) 23.11.01 182 2 9쪽
22 # 10. 잡귀 소굴(1) 23.10.31 189 2 10쪽
21 # 9. 네트워크(2) 23.10.30 196 2 9쪽
20 # 9. 네트워크(1) 23.10.29 207 2 9쪽
19 # 8. 까불다 다쳐(2) 23.10.28 203 1 9쪽
18 # 8. 까불다 다쳐(1) 23.10.27 208 2 9쪽
17 # 7. 일타 쌍피(3) 23.10.26 213 3 9쪽
16 # 7. 일타 쌍피(2) 23.10.26 202 4 8쪽
15 # 7. 일타 쌍피(1) 23.10.25 217 3 9쪽
14 # 6. 도피자금이야(2) 23.10.24 227 5 9쪽
13 # 6. 도피자금이야(1) 23.10.23 244 6 9쪽
12 # 5.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2) 23.10.22 255 5 8쪽
11 # 5.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1) 23.10.21 270 7 9쪽
10 # 4. 귀신 놀음(2) 23.10.21 277 2 8쪽
9 # 4. 귀신 놀음(1) 23.10.20 275 4 10쪽
8 # 3. 귀신사냥(3) 23.10.19 284 4 11쪽
7 # 3. 귀신사냥(2) 23.10.18 290 4 11쪽
6 # 3. 귀신사냥(1) 23.10.17 303 7 10쪽
5 # 2. 과거가 증발했어(2) 23.10.16 331 7 10쪽
4 # 2. 과거가 증발했어(1) 23.10.16 351 6 11쪽
3 # 1. 첫 손님(2) 23.10.15 377 6 11쪽
2 # 1. 첫 손님(1) 23.10.15 450 7 12쪽
1 # 프롤로그 +2 23.10.15 552 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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