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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금산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잡아먹고 저승정벌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배금산
작품등록일 :
2023.10.15 08:53
최근연재일 :
2023.11.29 08:00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8,193
추천수 :
108
글자수 :
188,959

작성
23.10.2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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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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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9쪽

# 7. 일타 쌍피(3)

DUMMY

# 7. 일타 쌍피(3)


“야야, 너 어디 가?”

나필수가 마당으로 훌훌 넘어왔다가 멈칫하면서 도로 담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 뭐하긴? 도망치는 거지.

“뭐 인마? 너, 내가 쟤들이랑 싸우다 죽어도 좋아?

- 헥! 그건...하지만 저 새끼들 너무 세. 내 기운만 빨릴 수 있다고!

“으음, 넌 그럼 저 놈들 주변에서 맴돌면서 주의를 끄는 역할만 해.”

- 알았어.

맥없는 나필수의 대답에 남대기는 씩 웃고 넘어갔다. 자식이 엄살이 심하거든.


‘일단 두 마리를 한 군데 모아야 해.’

물을 보면 환장하는 물귀신의 특성을 잘 이용하면 될 것 같다.


마당에는 나필수가 떠있고, 대문 밖에는 김인호가 119에 신고를 하고 있었다. 귀신 잡는 장면을 소방관까지 구경하게 할 수도 없지만 갈증이 더욱 행동을 부채질했다.

속전속결!

남대기가 입술을 아프게 깨물었다. 시간을 끌면 본인도 지치지만 귀기는 더욱 강해진다. 귀신이 본격적으로 힘을 받는 시각 9시가 목전이었다.


아구, 아구...

마춘길이 누가 훔칠세라 음식을 입안에다 마구 처넣으면서도 바로 옆에 온 남대기의 동정을 살피는 게 느껴진다.

좋아! 슬슬 개시해 볼까.

남대기가 바닥에 뒹굴고 있는 1.5리터짜리 물병을 들어 물을 쏟아 붇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귀신 잡는 미끼였다.


“씨, 그만해!”

아니나 다를까, 차미련이 치타처럼 펄쩍 뛰더니 가속도를 받아 곧장 남대기에게 부딪쳐 왔다.

왓!

그녀의 동체와 남대기의 몸이 부딪치려는 순간! 남대기가 온 힘을 다해 바닥에 몸을 던지면서 옆으로 굴렀다.


파캉!

사람 몸이 충돌했다고는 믿기지 않는 응축된 공기가 터지는 소리가 났다.

몸이 가벼운 차미련은 천장으로 튕겨 올라가고 무거운 마춘길의 몸을 그대로 직진해서 벽을 들이받고 멈췄다.

찌직!

공간이 찢기는 소리와 더불어 서식했던 몸을 가르고 나온 아귀와 물귀신이 한데 엉켜 붙었다. 강력한 경기가 회오리처럼 맴돌며 범위를 확산했다.


휘휘, 휘리릭, 쨍그랑, 쨍.

바닥에 널려 있던 그릇들이 바람에 휘말려 제멋대로 부딪치고 깨졌다.


보통 사람 눈에는 방안에서 발생한 회오리바람이 그릇들을 공중에 띄워 어지럽게 충돌하는 것만 보일 뿐이지만 그것만 해도 경악할 광경이었다.


몸의 상처나 고통도 잊고 입을 딱 벌린 채 굳어버린 것도 잠깐, 뒤에서 김인호가 악을 썼다.

“피해! 피하라고!”

“으헥!”

사람들이 허겁지겁 땅바닥을 굴렀을 때, 그들이 피한 자리에 부서진 유리창이 수백 개의 파편으로 쪼개져 덮쳤다.

파바바박!

땅바닥에 수백 개의 구멍이 생길 만큼 엄청난 위력이었다. 간신히 위험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눈이 절로 방안으로 쏠렸다.


바람을 일으킨 경기가 약해지고 있어.

워낙 표홀하고 빨라 보이지도 않던 아귀와 물귀신이 생전의 모습 그대로 보였다. 아귀는 배가 산더미처럼 부른 형상으로, 물귀신은 머리를 풀어헤치고 온통 물에 젖은 모습으로 허깨비처럼 형체가 가벼워 보였다.


헥, 헥...!

됐다. 두 놈이 모두 지쳤어. 이제 대미를 장식해야지.

남대기의 눈이 희열로 빛났다. 목구멍에서 불시에 일어난 갈증이 입안으로 번졌다. 남대기가 입이 찢어지도록 크게 벌려 공기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촤라라락.

엉겨 붙은 두 악귀가 급속도로 입안으로 빨려들기 시작했다. 시간이 느려진 것일까. 두 놈이 발버둥을 치는 모습, 서로 떨어져 나가려고 애쓰는 행동이 슬로우 머신처럼 우스꽝스러웠다.

어느 순간! 목젖이 화끈 달아오르면서 연이어 목구멍에 전율이 일어나 전신으로 번져 나갔다.

“이거지!”


어쩐지 영체가 커지고 기운이 많이 늘어난 느낌이다. 기연이었다. 아귀와 물귀신의 영기를 모두 흡수한 것이다.


그런데...어? 나필수 이놈은 왜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거야.

언제 가까이 왔는지 몰라도 바로 앞에서 입을 딱 벌린 게 꼭 바다의 육식고기 아귀 같다.


이내 볼일을 다 봤는지 합죽이처럼 입을 닫은 나필수가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 쳇. 먹다 남긴 찌꺼기라 그런지 멋이 영 떨떠름해.

그럼? 이 녀석이 두 악귀의 남은 영기를 빨아 먹었다는 얘기? 그 생각을 하면서 보자니 녀석의 키가 반 뼘 정도 늘어난 것 같다.

“찌꺼기가 남았다니, 그게 뭔 소리야?”

- 그냥 떡고물 흘렸다고 생각해. 별 거 아냐.”

별 거 아닌데 저렇게 덩치가 커졌다고?

- 아이 씨, 알았다 알았어. 그렇게 잡아먹을 것처럼 노려보지 마. 무섭다니깐.

“말 해.”

- 쳇. 넌 아직 단계가 낮아서 귀신 영기를 다 흡수하지 못하거든. 다 흡수하려면 적어도 생사경까지 가야 해.

거기까지 가려면 까마득한데....

“넌 어떻게 그런 거 알아? 왕초보 귀신 주제에.”

- 어허! 왕초보라니. 내가 잘 때 너처럼 퍼질러 자기만 하는 줄 아냐. 난 밤중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잡다한 사연이 있는 귀신들을 만나. 태어난 곳, 자라난 환경도 다르고, 경험도, 지식도, 인생관도 다양한 귀신들이야. 진짜 죽어서 많이 배운다니깐. 아참, 개 귀신도 만났어.

죽어서 배운다는 말에 가슴이 찡해졌다. 녀석이 밥과 반찬 정수를 몰래 빼먹는 건 알았어도 저렇게 귀신들을 만나 배우고 있을 줄이야. 개귀신도 만나고 말이지.

"미안, 미안. 개 말고 다른 짐승들은?“

- 아니, 아직.


삐뽀, 삐뽀...

119 구급대가 경음을 켜고 달려오는 소리에 남대기가 얼른 집 밖으로 나갔다. 돈도 벌고 귀신도 잡아먹고. 아니 한 입에 두 마리의 악귀를 먹어치웠으니 이걸 1타 쌍피라고 하는 거지.


나오면서 보자니 전명원 의원이 눈만 뜨고 기절해 있었다.

***********


김인호의 차로 각시신당으로 돌아오면서 인터넷뱅킹을 확인해본 남대기는 마음이 뿌듯했다. 우수리는 빼고,

현 금: 14억원(이선미 10억, 마춘길 2억, 전명원 2억)

부동산: 7억원(시가 6억 교회건물 및 부지, 1억 짜리 고미숙 상가(예정)

합 계: 21억원


며칠 만에 벌어들인 액수치곤 믿기지 않는 거액이다. 이걸 종자돈으로 삼아 기하급수로 늘려 나가는 거야. 복수도 하고.


“햐, 전명원 의원 돈 많네. 재산 신고액이 무려 100억인데 현금예금만 30억!”

나한테 준 2억은 푼돈이었나.

각시신당 자기 방에서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던 남대기는 얼굴을 찡그렸다.

부우, 부우우.

밤 10시에 전화라니, 미친 거 아냐? 나도 사생활이 있다고.

어라, 고미숙이 왜 이런 야심한 시각에? 마춘길 집에서 나올 때 보니 남편 사람 꼴이 영 아니던데 말이지.

“흑, 진짜 못살겠어요. 어디 갔다 온 건지 오자마자 손찌검하면서...더러운 년이라고 나가 죽으라고. 내가 이런 꼴 당하려고 살아온 건지, 흑흑. 그냥 칼 물고 칵 죽어버리고 싶어...”

하, 그러면 쓰나. 죽을 때는 죽더라도 거래는 확실하게 끝내고 가셔야지.

“지금 남편 옆에 없죠?”

“흐흑. 그 개새끼 술 퍼먹으러 갔을 거야. 자주 가는 룸살롱 있어. 말짜싸롱이라고. 술 처먹고 와서 또 얼마나 괴롭힐지. 정말 어떻게 안 될까?”

“걱정 마세요. 내일 김인호라고 내 친구를 보내드리죠. 그 친구 애기만 들으시면 돼요.”

“호, 혹시 그 새끼 불륜 잡아낸 거야?”

언제 울었냐는 듯이 눈치 빠르게 되묻는다. 아주 말투에 생기가 자르르 구르고. 늙은 여우답잖아?

“하하하. 물론이죠. 내가 누굽니까? 신령이랑 친구잖아요.”

“오호호호! 맞아. 그래서 내가 나 선생을 절대적으로 믿는 거잖아.”


그녀가 전화를 끊는 즉시 나필수가 심통스럽게 소리쳤다.

- 참, 더러운 것들이네. 그냥 돈 몇 푼 받고 끝내기엔 너무 약한 거 아냐?

“후후. 그렇게 생각해?”

- 어...

“좋아! 네가 원한다면 그렇게 하지 뭐.

- ......?

“너, 나한테 빚진 거야?”

- 어쩐지, ㅠㅠ


한편, 고미숙을 두들겨 패고도 성이 차지 않은 전명원은 룸살롱에서 학교 후배를 만나고 있었다. 두 사람 옆에는 상체를 훤히 드러내고 허벅지 까지 말려 올라간 미니스커트를 입은 아가씨들이 찰싹 붙어있었다.


“선배님, 얼굴이 반쪽입니다.”

“조검사, 나 요새 미치고 환장하겠어.”

“하하, 세상에 걱정 없는 분이 그게 웬 말이세요?”

조영하 검사는 잔에 담긴 발렌타인 21년산을 노려보면서 빙긋 미소를 지었다.


생색이 필요할 때면 큰 손이 되지만 씀씀이가 쪼잔한 전명원이 한 병에 100만원이 넘는 술을 시켰다. 곧 발렌타인처럼 농익고 향기로운 떡고물이 묻어나올 거다. 조영하 검사는 여유롭게 그때를 기다렸다.


“아잉, 어디를 만지는 거예요!”

여자가 몸을 뱀처럼 비비꼬며 소리쳤다. 전명원의 손이 사타구니로 쑥 기어든 것이다.

.“껄껄, 역시 여자는 앙탈할 때가 제 맛이야. 조 검사, 그렇지 않나?”

하마처럼 입을 크게 벌리고 웃던 전명원이 두 여자의 젖가슴에 5만 원짜리 지폐 몇 장을 쑤셔 넣으면서 턱짓을 했다.


아가씨들이 재빨리 방을 나간 직후,

“1억 줄게. 박수무당 그 새끼 잡아 줘.”


작가의말

다음 화는 ‘까불다 다쳐’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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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 17. 함정(3) 23.11.24 61 0 11쪽
39 # 17. 함정(2) +1 23.11.23 53 0 12쪽
38 # 17. 함정(1) 23.11.22 59 0 9쪽
37 # 16. 악령을 달고 사는 여자(3) 23.11.21 61 0 11쪽
36 # 16. 악령을 달고 사는 여자(2) 23.11.20 75 1 13쪽
35 # 16. 악령을 달고 사는 여자(1) 23.11.17 84 0 12쪽
34 # 15. 흉사는 꼬리를 물고(3) 23.11.16 89 1 8쪽
33 # 15. 흉사는 꼬리를 물고(2) 23.11.15 101 1 9쪽
32 # 15. 흉사는 꼬리를 물고(1) 23.11.14 99 0 9쪽
31 # 14. 시작에 불과해(2) 23.11.13 99 0 9쪽
30 # 14. 시작에 불과해(1) 23.11.10 117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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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 13. 단서(1) 23.11.08 121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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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 12. 돌아온 악령(1) 23.11.06 156 1 10쪽
25 # 11. 악령(2) 23.11.03 165 1 10쪽
24 # 11. 악령(1) 23.11.02 165 2 9쪽
23 # 10. 잡귀 소굴(2) 23.11.01 183 2 9쪽
22 # 10. 잡귀 소굴(1) 23.10.31 189 2 10쪽
21 # 9. 네트워크(2) 23.10.30 196 2 9쪽
20 # 9. 네트워크(1) 23.10.29 207 2 9쪽
19 # 8. 까불다 다쳐(2) 23.10.28 203 1 9쪽
18 # 8. 까불다 다쳐(1) 23.10.27 208 2 9쪽
» # 7. 일타 쌍피(3) 23.10.26 214 3 9쪽
16 # 7. 일타 쌍피(2) 23.10.26 202 4 8쪽
15 # 7. 일타 쌍피(1) 23.10.25 217 3 9쪽
14 # 6. 도피자금이야(2) 23.10.24 227 5 9쪽
13 # 6. 도피자금이야(1) 23.10.23 244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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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5.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1) 23.10.21 270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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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1. 첫 손님(2) 23.10.15 377 6 11쪽
2 # 1. 첫 손님(1) 23.10.15 450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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