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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첼 님의 서재입니다.

대종사, 레이드!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카이첼
작품등록일 :
2018.10.02 17:59
최근연재일 :
2018.10.30 11:45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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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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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7,058

작성
18.10.3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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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권 21화

DUMMY

고속도로를 경차 하나가 달리고 있었다.

연식이 좀 된 현기 아반테다.

한데 고속도로라는 명칭에 걸맞지 않게 좀 쭈뼛쭈뼛하는 운전이었다. 겨우 규정속도를 지키느라 다른 차들이 알아서 추월해 나가고 있었다.

선혜의 차였다.


“너무 느린거 아니야?”


선혜의 옆에 앉아 있던 세정이 주변 추월은 한 번도 못하고, 추월 당하기만 하는 걸 오래도록 보다가 결국 못 참은 듯이 한 마디 했다.


“아, 안전운행 해야 하니까요.”


떨리는 목소리로 돌아온 답이었다.

뒷좌석에 앉아 있던 성훈이 코웃음쳤다.


“씨발 차도 없는데 안전운행은 우라질.”

“닥쳐 씨발, 신경 쓰이니까!”


평소와는 달리 벼락처럼 예리한 답이 돌아왔다.

성훈조차 깜짝 놀라며 몸을 사리게 될 정도였다.


“계집애, 신경질은...”

“안 그래도 장롱 면헌데 신경쓰이게 하지 말라고! 아니면 모가지 줄에 매달아서 질질 끌려올래?!”

“와...”

“으, 으음.”


선혜의 분노 앞에 세정은 감탄했고, 성훈은 침묵했다.

핸들을 잡으면 사람 성격이 변하는 경우가 있다더니, 이런 건가? 하고 세정은 생각해 봤을 정도다. 차에 대해 잘 모르지만 요물인 모양이다.


“으으...”


주변을 침묵시킨 다음 선혜는 운전에 열중했다.

장롱면허다 보니 신경쓰이는게 너무 많아 고역인데 외야에서 짜증나게 구니 폭발하지 않을 고리가 없었다.


“씨발, 계집애 무섭긴.”

“나도 저런 모습 처음 보는데 좀 놀랍긴 하네.”

“이대로면 그나저나 언제 도착하는 거야? 일 다 끝나고 도착하는거 아냐?”

“하, 한 시간이면 가!”

“잘도 한 시간에 가겠다.”


운전을 시작한지 여러시간째다. 분명 목표지점까지 거리만 따지면 한 시간에 갈 수 있겠지만 운전 방식을 볼 때 고속도로를 빠져나가면 또 얼마나 답답하게 운전을 할지 모를 일이다. 과연 한시간으로 끝낼 수 있을지.

지루한 시간을 사용할 겸 성훈은 옆 자리에서 뭔가를 들어올렸다.

길쭉한 뭔가를 천으로 감사고 있는 형태였다.


“그나저나... 이게 뇌정검이라.”

“대단한 힘이군.”


뭘하고 있나 몸을 돌려 바라보던 세정도 막 성훈이 들어올린 검에서 느껴지는 힘에 감탄했다. 마법적인 검이라더니 날이 드러나지도 않았는데 강력한 힘이 주변에 느껴진다.

흥미를 느낀 듯 성훈은 물었다.


“뽑아봐도 되냐?”

“조용히 할 거면.”


의외로 수월히 선혜는 허락했다.

성훈은 천을 풀었다. 환도의 형태를 한 검이었다. 전체 길이는 1m를 좀 넘기는 정도였다. 성훈은 검집에서 날을 해방했다.

스릉하고 주변 대기를 흔드는 듯이 깔끔한 날소리가 나면서 검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흠...”

“흐음...”


저도 모르게 성훈과 세정, 둘은 감탄의 신음을 흘렸다.

그들은 무인 중의 무인이다.

그래도 인격과 성품이 어쩌고저쩌고 하는 것과 별개로 무에 관련된 안목만큼은 믿을 수 있다. 그 안목으로 보건데 뇌정검은 실로 대단한 검이었다.

무엇보다 날이 서릿발 같다. 대기 그 자체가 날이 드러나는 순간부터 자체의 무게 때문에 절단되고 있는 것 같다 느껴질 정도였다.


“이거 진짜 좋은데.”

“나도 그렇게 느껴지는군... 이 정도면...”

“뭐, 세계에서도 드물다는 진짜 S급 아티팩트니까. 그래도 휘둘러봐야 별 의미는 없어. 주인이 아니면 날이 죽어버리니까.”


뿌듯하게 선혜가 설명했다.

별 고민도 없이 성훈에게 검을 꺼내도 좋다 허락하더니 그런 프로텍트가 걸려 있던 모양이다. 하기야 지성을 가진 검이라니 그 정도야 가능할법도 하다.


“근데 그러면 이 검 때문에 너를 불렀다고 해도 별 의미 없는거 아냐?”

“그렇진 않아. 내가 허락하면 잠시 쓰게 해 주는 정도는 가능하니까.”

“흐음, 그럼 그게 목적이겠군.”


이내 다시 검을 검집에 집어넣고서 성훈은 흥미를 잃은 듯이 코웃음쳤다.


“그래도 내 검보단 못해.”

“네 검? 아 그 몸속에서 뽑아내던...”

“그래. 우주최강의 검이지.”


세정과 싸우면서 궁지에 몰렸을 때 성훈은 몸에서 검을 꺼냈다. 거기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두르고 휘둘렀는데 멀리서 보기에도 전율이 일 정도였다.

그렇지만 우주최강은 역시 과장이 심하다.


“그렇게 강해?”

“당연한 소리를!”

“그래봐야 맨 몸도 어떻게 못 했으면서.”


흥, 하고 코웃음치면서 선혜가 카운터를 날렸다.

세정에게 박살난걸 지적하는 것이다.

이건 확실히 먹혔던지 금세 성훈이 으그극 하면서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그건 이놈이 이상한 거야!”

“음, 대천시종의 반탄강기가 극성으로 발휘되고서도 돌파당했을 정도니 그 위력은 인정할 수 밖에 없지.”


태연하게 세정도 고개를 끄덕였다.

금강불괴조차 넘어서는 방어력이었는데 그걸 파괴했다. 우주최상은 모르겠지만 고금제일 정도는 도전해볼만한 검이었던건 사실이다.


“그래. 본래는 절대양단검이라 불리는 물건이었는데.”

“헤에, 절대양단씩이나.”

“기억을 잃은 것 치고는 이것저것 기억하고 있군?”


세정이 도리어 흥미를 가진건 기억을 잃었다는 주제에 이것저것 많이 기억하고 있다는 부분이었다. 역시 이놈 거짓말을 하고 있는게 아닐까?

성훈은 태연했다.


“그냥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것 뿐이야. 왜 거 있잖아, 이름이고 과거고 기억은 안 나는데 묘하게 싸우는 법 같은건 기억하는거.”

“흠, 그런 경우가 있다곤 하지만...”

“뭐 기억이란게 정보의 종류마다 저장하는 영역이 다르다고 하니까.”


선혜도 일단은 의심하지 않는 기색이었다.

뭣보다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치기엔 너무 강하다. 저런 존재가 어설픈 거짓말 따위로 정체가 감춰질 리가 없다. 그야말로 세계최강급인데. 때문에 선헤는 자신이 전혀 저 작자의 정체를 짐작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일단 그가 하는 말을 의심하지 않기로 했다.


-칙, 치익...


무전기가 갑자기 켜졌다.


“어?”

“왜 뭐 문제라도?”

“아니, 헌터용 연락기가 켜지니까. 무슨 일이 생겼나...”


연락 무전기는 긴급시를 위해 헌터들에서 배급되는 물건이다. 이게 텨지면 대체로 큰일이 생겼다는 뜻인데...


-경주시 A급 던전에 대응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헌터들에게 고한다! 현재 갱주시에서 역류가 발생했다! 반복한다! 역류가 발생했다!


생각대로였다.


“역류?”

“몬스터가 던전을 뚫고 나온거야.”

-현재 현지 헌터들은 최선을 다해 방어중이지만 적은 상상 이상으로 강대하다! 서둘러 주실 바란다! 정부는 이번 일의 수당을 두 배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헤, 제법 큰일인 모양인데.”


연락기에서 전달되어 온 소식에 성훈은 흥미롭다는 표정이 됐다.

하지만 선혜는 진지한 표정이었다. 이런 역류에다가 이런 연락까지 온다는건 자칫 민간에까지 큰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서둘러야 할 모양인데.”

“씨발, 별 수 없지!”


선혜는 이를 악물었다.


“야, 니들! 안절벨트 단단히 매라!”


이어 대답도 듣지 않고 선혜는 비상등을 켜고 거칠게 차를 몰기 시작했다.


“헛?!”

“엇?!”


몸을 뒤로 몰아가는 압력에 성현과 세정 둘 모두 놀라며 자세를 고쳐 잡았다.

그러고서도 속도는 계속 더 올라가서 금세 고속도로의 규정 속도까지 넘어갔다. 긴급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거라 과속도 지금은 용서된다!

속 시원하다는 감정은 금세 사라졌고, 조금 있으니 좀 아슬아슬한 느낌이었다. 그도그럴게 선혜의 운전이 너무 난폭하다!


“계집애, 성격 나오는구만.”

“저 핸들이란 걸 잡으면 그렇게 되나?”

“몰라. 근데 그런 경우가 종종 있다곤 들었지.”

“뭐, 너한테 물은 게 잘못이군.”

“씨발 그럼 묻질 말던가.”


두 사람이 차에 대한 속설을 수군거리며 불안하게 선혜를 바라보는 동안에도 그녀는 운전에만 집중했다. 이미 그녀의 의식은 운전에만 집중됐다.


****************


“허억, 허억...”


정형식은 피투성이가 된 모습으로 주저앉아 있었다.

부상에다 잔뜩 지친게 뻔히 보이는 그는 당장 쓰러지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조금만 뒤로 물러나서 전경을 넓히면-

그의 주변에 늘어서 있는 막대한 숫자의 몬스터를 볼 수 있다.

거대한 오랑우탄의 무리.

숫자는 모두 다섯.

하나하나가 평범한 헌터들이라면 어린아이처럼 손쉽게 도륙할 수 있는 강대한 놈들이었다. 그것들을 다섯이나 상대해 모조리 쓰러뜨렸으니 아무리 정형식이라 해도 부상입고 지치는건 당연하다.


그는 피로한 손으로 폰을 꺼냈다.


“거기 본부냐.”

-정형식? 어떻게 됐어?


다급한 목소리가 돌아왔다.

박민수였다.


“아, 이쪽은 어떻게든 정리했다. 그쪽은?”

-일단 어떻게든 틀어막고는 있어. 하지만 오래는 못 버틸 거 같군. 원군으로 와 줄 수 있겠나?

“뭐? 대체 얼마나 기어 나왔길래...”


정형식의 당혹스럽게 물었다. 여기서 기를 쓰고 틀어막았는데 소용 없었단 말인가. 하기야 이곳 던전의 수준을 보건데 역류가 발생했다면 각오해야 하는 일이긴 했다만...


-지원이 도착할 때 까지는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지원은 확실해?”

-일본에서는 곧 도착한다더군.

“젠장, 하필이면...”


정형식은 한숨을 쉬었다.

차라리 중국이었으면 했는데.

둘 다 상대하기 짜증나지만 중국은 미국과 경쟁관계에 있어서 외교적으로 상대하기 더 편하다. 일본은 같은 미국 아래 있기 때문에 맨몸으로 싸워야 하는데 그러면 역시 생짜로 밎을 지는 꼴이 되고 만다.


-이런 일에 국가 감정을 끼워넣을 순 없지.

“뭐 그렇긴 해. 그렇지만 그 하나만 보고 언제까지 버틸 순 없을텐데?”

-물론 각지 길드에서도 움직이고 있지. 하지만 결정적 한방이 없으니까 일단은 시간벌이에만 집중할 수 밖에 없지. 여기가 붕괴되면 뒤는 바로 시가지다.

“시가지라...”


상황이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는 걸 정형식은 깨달았다.


-미안하지만, 좀 부탁하지.

“젠장 별 수 없구만...”


정형식이 지친 몸을 일으켜 세우려던 찰나였다.

정형식의 표정이 흠칫 굳었다.


쾅!


정형식이 있던 자리가 폭발했다.

폭발한 자리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 정형식이 착지했다. 제대로 피하지 못한 듯 그의 얼굴로 선혈이 한 줄기 흘렀다.

그는 아직 쥐고 있는 폰으로 말을 이었다.


“미안하지만...”

-정형식? 정형식?!

“못 갈 것 같네.”


그리고 폰을 끊고서 고개를 들었다.

그의 시야로 지금 공격한 적의 모습이 들어왔다.

거대한 오랑우탄이었다.

이제까지 상대한 것들도 거대했지만 지금 이 자리에 나타난 것에 비할 수는 없었다. 키만 족히 7m는 될 것 같았다.

게다가 머리가 둘에 팔 또한 둘이었다.


풍겨오는 막대한 힘의 기운은 물론, 체격과 파워까지. 모든 면에서 한 눈에 보기에도 던전의 보스였다.


-내 형제들을 죽인게 네놈이구나.

-네놈이구나!

“여기 쓰러진 괴물들 말이냐. 그야 그렇지. 죽을 만한 짓을 했거든.”


두 머리가 자신을 향해 외치는 말을 들으며 정형식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여유로운 대답과는 달리 이미 등뒤로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상황은 좋지 않다.

그는 재빨리 양 주먹을 충돌시키며 파워를 축적해 나갔다.


-아아아아! 형은 동생의 죽음을 슬퍼한다!

-크아아아아! 형은 분노한다!

쿵!


지반을 흔드는 큰 소리가 한 차례 나더니 정형식의 시야에서 두 머리 오랑우탄의 모습이 사라졌다. 다음 순간, 반응하기조차 어려운 속도로 정형식의 앞에 나타났다.


*****************


작가의말


이만 여기까지 연재하겠습니다.

조금 더 연재할까 했는데 큰 의미는 없을 것 같아서.

글을 적으면서 얻은 여러가지 반성은 다른 작품에 적용해 더 좋은 글로 찾아 뵙겠습니다. 

이 글은 다음주에 모두 삭제하겠습니다.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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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권 11화 +7 18.10.11 1,279 3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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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권 9화 +8 18.10.09 1,328 2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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