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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첼 님의 서재입니다.

대종사, 레이드!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카이첼
작품등록일 :
2018.10.02 17:59
최근연재일 :
2018.10.30 11:45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32,373
추천수 :
745
글자수 :
117,058

작성
18.10.11 09:00
조회
1,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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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글자
11쪽

1권 11화

DUMMY


바뀐 세정의 자세를 보고 남자의 한쪽 눈이 꿈틀 움직였다.

그는 보통 인간이 아니다. 초인의 영역에서도 극한까지 도달한 종류의... 괴물이다. 신화의 영역에까지 도달한 악몽의 괴수들조차도 그를 상대해서 패배해 죽고 말았을 정도다.

지금 세정이 보인 변화의 의미를 이성적으로는 몰라도 감각적으로는 알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산맥처럼 단단하고 무겁던 자가 아예 강철의 성벽 꼴이 됐다.


이것 봐라?

아찔하게 오래 싸운 것만은 기억하고 있는데...

이런 놈은 처음이다.

아주 오래 전에 잊었다고 생각한 냄새가 이 놈에게서... 난다.

위험의 냄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한 번도 원하는 걸 놓쳐 본 적이 없다.

유혹이든 겁박이든 폭력이든 항상 원하는 것은 가졌다.


적은 죽였다.

미녀는 안았다.

보물은 가졌다.

그리하여 힘 있다고 거들먹거리는 것들의 대가리를 가지고 축구를 했고, 미모로 잘난척하는 년들은 내 아래 깔려 울부짖었다. 세상을 가늠하게 될 거라던 보물들은 창고에 처박혀 먼지나 끌어안는 장난감으로 처박혔다.

여기 예외는 없었다.

앞으로도, 없다.


결의가 힘이 됐다. 전신의 근육이 그 마음에 반응하는 것처럼 부풀었다. 대지를 밟았다. 그의 몸이 빨려들어가는 것처럼 세정을 향해 날아갔다. 슈퍼카의 돌진 같은 소리를 내면서!

그리고 한 발 거리에 들어갔을 때였다.

동작의 변화 없이 세정은 대처를 위해 내기만을 다듬은 순간이기도 했다.


눈앞에서 남자의 모습이 사라졌다. 이형환위가 아니다. 정말로 잔상조차 없이 사라졌다. 세정의 표정으로 짧은 당혹이 스쳤다.


“음!”

“새끼!”


남자는 세정의 등 뒤로 갑자기 나타났다.


“블링크!”


베란다에서 남자가 사용한 절기의 정체를 깨닫고 선혜의 표정이 파랗게 질렸다. 짧은 거리의 순간 이동! 블링크는 대인전에 있어 무적이나 다름없는 기술이다. 모든 예측을 봉쇄하고 적을 무방비로 만들어 버리니까. 이 기술의 압도적인 힘을 특히 그녀가 잘 알 수 있는건 그녀의 아버지가 바로 그 블링크로 트리플 플러스의 지위에 올랐던 강자여서다. 그런데 저걸 저 남자가!


세정은 완전히 등을 보인 상태였다.

하지만 그의 방이 텅, 하고 바닥을 찼다. 이어 묘한 패턴으로 바닥을 밟았다. 그의 등으로 남자의 주먹이 날아들었다. 주먹이 충돌하기 직전 세정의 몸이 안개가 된 것처럼 흐릿해졌고, 남자의 주먹이 허공을 관통했다.


삼재미환보!


대천시종의 절기에 속하는 보법이다. 지근거리에서 펼쳐진 만천화우조차 삼재미환보가 펼쳐진 다음이라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할 정도다. 세정의 등을 헛치고 자세를 바로 잡은 남자는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세정을 노려봤다.


“뭣?! 이 새끼, 블러(blur)를 쓸 줄 아네?”

“블러? 그게 뭔진 모르겠으나... 이런 힘을 가진 자가 대체 뭘 하는 것이냐!?”


렌즈의 필터가 조정되는 것처럼 흐릿하던 세정의 상이 다시 선명해졌다. 세정은 그를 질책했다. 짧은 공방만으로 상대의 힘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었다. 절정의 수준을 넘어서서 초절정에 가 닿았다. 초절정의 영역에서도 이 자는 상위라고 봐야 한다. 기본적인 신법과 괴력, 인지력에서 마인이라 불리던 자들조차 넘어섰다.

그런 자가 욕망을 이기지 못해 이따위로 날 뛰다니, 저건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끔찍한 재해다.


세정의 말에 짜증나는 듯 양 손을 뚜둑 거리면서 다시 쥐고서는 이를 갈았다.


“씨발, 젋은게 벌써 씹꼰대가 다 됐구만. 너 뭔갈 착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이건 그럴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는 거다.”

“...힘에 먹혔군.”

“개소리 좀 작작 하시지! 힘에 먹히다니! 나는 힘을 사용할 뿐이다!”


탄식처럼 세정이 하는 말에 남자의 짜증이 폭발했다. 각종 신체강화의 술법이 그의 육신에 걸렸고, 체중마저 증폭됐다. 걸음마다 공터에 발자국이 찍힐 지경이다. 그 질량을 그대로 살리면서, 전혀 속도의 쇠함 없이 그는 세정을 향해 달려들었다.

세정 역시 당당히 그를 마주했다.


“힘에 먹힌 자들이 모두 같은 소리를 했지.”

“그건 그 새끼들이 어설퍼서 그래!”


제로거리!


쾅!


남자의 주먹이 폭발했다. 정확히는 세정을 향해 휘두른 주먹이 대기를 폭발시키는 듯한 소리를 내면서 세정을 향해 쇄도했다. 세정은 대천시종의 내기를 양 손에 가득 보내면서 그 주먹을 받아냈다.


쾅!

콰광!


주먹과 손이 충돌할 때 마다 사람의 살이라기 보다 화약이 터지는 듯한 소리가 연달아 났다. 싸움이 금세 격화됐다. 그렇지 않아도 초고속이라 할 만한 공방이다. 여기서 남자는 블링크까지 현란하게 써댔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삼재미환보를 연달아 밟아 표적을 흐리게 만들면서 세정은 공격을 피하고, 등장 지점을 예측해 대응했다.


터덩!

쾅!


공방의 기세에 회오리가 발생할 정도의 싸움이었다. 양자의 그림자가 어떻게 서로 교환되고 있는지 베란다에서 유심히 지켜보고 있던 선혜조차 쫒아가기 버거울 정도였다.

한쪽은 한방 한 방에 수십톤의 바위를 박살낼 파워를 담은 펀치를 블링크를 이용해 예측 할 수 없는 방향과 각오에서 쏟아 부었고, 다른 쪽은 초절정의 금나수와 꿈을 현실로 옮겨 놓은 듯한 보법으로 상대했다.


“나는 너 같은 새끼들을 찢어죽이고! 마음에 드는 계집들은 다 씨를 뿌리고! 그럴듯한 물건은 다 내 것으로 만들며 살아왔다!”

“쯧. 아주 만족스럽게 살아왔다는 투로군”

“그렇지! 나는 정말 만족스럽게 살았다! 너 같은 꼰대새끼가 이제와서 이러쿵저러쿵 설교할 군번이 아니라는 거야!”

“그 또한 옳겠지.”


남자가 당황한 표정이 됐다.

이 새끼가 지금 뭐라 한 거지? 지금 말을 그렇다고 인정할 거면 이렇게 이 악물고 싸우는건 대체 뭐란 말인가.

세정이 그때 남자의 허점을 발견하고 대천시종의 내파를 시전해 권을 찔렀다. 남자는 동물적인 본능으로 공포를 느끼며 블링크로 이를 피했다. 회오리를 만들며 이어지건 격전이 이 순간 잠깐의 정적이 만들어졌다.


이때 세정은 남자의 의문에 답해 주겠다는 듯 말했다.


“삶이 구가되는 것이라면 그와 같은 방식 역시 가능함 역시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새끼, 그러면 개소리 말고 뒤져서 짜지면 될 거 아냐!”

“아니.”


세정은 남자의 말에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러하기에 더욱 간섭해야 하겠지.”

“뭐 개소리를-”


남자가 어처구니 없어 할때였다.

세정이 이형환위를 시전했다.

잔상이 남는 초고속의 신법!

간격을 지배하는데 이것보다 강력한 신법은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다!


“읏?!”


블링크 시전하지 못하고 남자는 세정에게 품을 허용하고 말았다. 거기 들어간 순간 세정은 대천시종의 권각술 중 변變초식에 집중한 불루일권을 시전했다. 말 그대로 아무 것도 그 권망이 펼쳐지면 빠져나갈 수가 없다는 뜻이다.


“큿?!”


남자의 얼굴이 다급해지며 세정의 공격을 막기 위해 바쁘게 손발을 움직였다.


“개소리가 아니다. 나는 내가 살아오면서 해온 모든 것을 긍정한다. 때문에 네가 해온 모든 것을 부정한다. 너는 나와 화해할 수 없는 삶을 살았다! 그렇다면 내가 내 삶을 긍정하기 위해서는 네가 해 온 모든 짓거리들을 부정하는 것 밖에 없지 않겠나?”


파바바방!


남자의 단단한 방어에도 불구하고 세정의 권은 그의 몸은 비가 우선 너머로 옷을 적시듯 그의 육체를 타격해 들어갔다. 남자의 입장에서는 환장할 일이었다. 방어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이 현란한 공격은 심지어 블링크의 시전까지 막았다.


“개새끼, 잘난척 지껄이지만 그저 힘으로 두들겨 패겠다는 거잖아!”

“그렇다!”

“씨발 혓바닥만 길기는!”

“그러나 필요하지. 특히 너같은 종자를 상대함에 있어서는. 그렇지 않고서는 결코 납득하지 않거든.”

“크...!”


어이 없지만 인정해야 했다.

이대로는 수가 없다!

일단 양팔로 상체를 방어를 단단하게 굳히면서 몸 전체에 마나를 가득 채웠다. 불꽃처럼 전신에 흐르던 마나가 단단하게 표면에 응착되더니 갑옷처럼 붙었다. 겨우 다소 버틸만해졌다.

그러나 불루일권은 기본적으로 호신강기를 깨뜨리고 격산타우의 묘리를 포함하고 있다. 버틸 수 있다 해서 그 피해를 완전히 무효화 할 수 있는건 아니다. 세정은 일방적으로 남자를 후들겨 패면서 외쳤다.


“이제 남은 건 혓바닥 뿐인가!”

“벌써 이긴 척이냐! 그게 좆같다는 거야!”

“그렇다면 네가 그 오만하고 독선적인 삶을 살아오면 쌓아올린 알량한 높이라는 것을 내 앞에 펼쳐 놓아봐라!”

“오냐!”


악에 받친 남자가 포효했다.

쩌렁쩌렁한 외침이었다.

남자는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그 어떤 순간에도 올바를 수 밖에 없다. 강한 것이 먹는다. 약한 것은 먹힌다. 강한 것이 원한다면 약한 것은 내놓아야 한다. 간단한 원리다. 우주가 앞으로 열 번쯤 다시 뒤집혀도 바뀔 리가 없는 진리다. 이 앞에서 저 개새끼는 무슨 흰소리를 하고 있단 말인가!

저 주둥이를 박살내기 위해서라도 남자는 지금 상황을 넘어서야 했다.

그의 힘이 폭발했다.


충격파가 그를 충심으로 사방에 퍼져 나갔다. 광역기이자 신체강화 기술인 마나임펄스다. 엄청난 충격에 세정도 버터지기 못하고 뒤로 튕겨나갔다. 이어 남자는 이를 악물고 오른 손에 힘을 가득 모았다.


“음?!”


흡자결로 바닥에 달라붙어 착지하면서 다음 공방을 준비하던 세정이 놀란 표정이 됐다. 남자가 추적해 오지 않고 힘이 폭발한 자리에 서서 오른쪽 손목을 부여잡고 있었다. 한데 그 손에서 금속의 막대가 솟아올랐다.

검이었다.


“기뻐해라 새끼야, 내가 이렇게 베어죽이기로 작심한 새끼는 니가 두 번째다.”


그것을 잡은 남자의 분위기가 이제까지와 완전히 달라졌다. 그 분위기를 눈에 보이는 현상으로 대변하듯이 푸른 에너지 같은게 그 검을 감싸며 불꽃같은 형상을 이루었다.


‘이건...’


어떻게 봐도 검강이었다.

검을 든 자의 수준이 절정을 넘어서 절세라 말하는 경지에 이르고, 내기가 임독이맥을 넘어서서, 마침내 검신합일을 성공했을 때 겨우 허락된다는 지고의 경지!

게다가 보이는 걸로 강기의 질을 판단하기에도 막 개화한 것이 아니다. 검강을 검날 그 자체마냥 사용해 온 것이나 다름 없는 수준이다.

저쯤 되면 썩은 나뭇토막, 아니 종이조각이라 해도 저 자의 손에 쥐여지면 쇳덩이이라도 베어버릴 절세무기다. 그런데다 무기 자체도 범상치 않아 보이니.


‘역시 입을 함부로 놀릴만한 실력은 있었나. 검왕조차 우습게 볼 실력인데. 겁멸마에 조차 비길만하군. 어디서 이런 놈이 갑자기...’


남자의 모습이 사라졌다.

대기의 폭발음이 동시에 터졌다.


*************



작가의말

그러면 독자분들의 응원을 기대하며 이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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