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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첼 님의 서재입니다.

대종사, 레이드!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카이첼
작품등록일 :
2018.10.02 17:59
최근연재일 :
2018.10.30 11:45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32,369
추천수 :
745
글자수 :
117,058

작성
18.10.09 09:00
조회
1,326
추천
27
글자
10쪽

1권 9화

DUMMY

“음, 호흡이라...”


아직은 해가 밝은 오후. 제법 청소를 해 깨끗해진 집에(선혜가 청소했다) 선혜는 혼자 있었다. 세정은 방금전 까지는 그녀에게 호흡법 하나를 가르쳤고, 기본적인 가르침을 끝낸 다음에는 볼일이 있다면서 나갔다.

발걸음이 매우 가벼운 걸 보니 뭔가 즐거운 일이 있는 모양이었는데... 무슨 일인지 까진 선혜도 알 수 없었다.


“어렵네.”


그리고 집을 나서기 전 세정은 선혜에게 자신이 돌아올 때 까지 교습한 호흡법을 일단 수련할 것을 지시했다. 이른바 기초적인 호흡법이라고 한다. 호흡을 통해 내기를 다르시는 방식 자체를 모르는 선혜의 경우 갑자기 상승토납법을 익히면 곤란하다는게 기초부터 시작하는 이유였다. 익히 알만한 논리였기에 선혜는 순순히 그 말에 따라 우선 기초 토납법에 익숙해지기 위해 수련하고 있었다.


“후우- 하아-”


숨을 들이키고, 또한 내쉬고.

또다시 들이키고, 내쉬고.


그러면서 세정이 알려진 내기의 지도를 머릿속에 이미지하고 그에 따라 힘이 계속해서 움직이도록 노력했다. 이 호흡법의 이름은 삼재심법이라고 한다.

그러나 세정이 말한 것처럼, 혹은 무협 소설에 나온 것처럼 단전에서 뜨거운 기운 같은건 쉬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실망하진 않았다. 어차피 오늘 막 시작했다. 상습심법도 아니라는데 하루아침에 효과를 기대하면 안 된다는 건 무협소설 깨나 읽었으면 진부할 정도로 흔히 나오는 말 아니던가.

게다가 근본적으로 다른 세계의 방식이다. 애당초 불가능햇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혹시 사이킥 파워를 마력석 흡수 외의 방식으로 키울 수 있게 된다면 아무리 사소해도 그것만 해도 대박이다.


그저 꾸준히.

꾸준히!


“...아.”


제법 시간이 지났다 싶을 때였다.

놀란 표정으로 선혜는 눈을 떴다.

반복해서 몸 속을 이미지하고, 그 몸속의 지도를 따라 힘이 이동하는 상상을 호흡과 함께 반복했더니 무언가 몸 속에서 반응이 있는 게 느껴졌다!


“돼, 됐어!”


희열이 전신을 타고 흘렀다.

최고의 희열이었다!

오르가즘 따위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경험해본 적은 없지만)

세정에게서 배울 수 있다게 증명됐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선혜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기쁨이었다.


던전에서 뇌정검과 같은 최고급의 아티팩를 얻은 것?

혹은 아크 데몬을 쓰러뜨리고 특등급 마정석을 얻은 것?

아니면 최고등급의 스킬을 얻은 것?


모두 비교도 되지 않는다. 그야 그럴 밖에! 세정에게 배울 수 있다는 건 거론된 저 모든 행운을 합친 것 이상이다!

선혜는 아직도 처음 만났을 때 그가 보여준 몸놀림은 기록한 것처럼 기억 속에 선명했다. 그 어떤 헌터에게도, 심지어 열 개의 스킬과 열 개의 아티팩트를 자유로이 사용하면서 온갖 몬스터를 종이처럼 도륙한다던 트리플 마스터 유펜에게도 불가능한 예술이나 다름없는 전투법이었다! 그걸 배울 수 있는 첫발일 떼게 되었으니 기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딩동.

“아, 선생님 오셨나.”


반갑게 선혜는 세정을 맞기 위해 나섰다.


“오셨어요, 실은...”


문을 열면서 반갑게 말을 하는데 그녀의 얼굴이 굳었다. 문 너머로 보이는 얼굴이 세정이 아니었다. 처음 보는 남자였다. 눈빛을 보는 순간 불길한 짐승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 짐승이 선혜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환하게 웃었다.

깊은 욕망이 드러나는 웃음이었다.


“기대이상이군.”

“...!”


남자의 말을 듣는 순간 선혜는 형용하기 힘든 소름이 등골을 훑고 지나가는 걸 느꼈다. 그녀는 반사적으로 문을 닫으려 했다. 하지만 그녀의 손보다 빠르게 발끝을 들이 내밀었다. 상관 없이 양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닫았다. 발목이 작살나라는 뜻에서다. 끼긱! 그러나 거친 돌 소리가 나면서 철로 된 문이 휘었다.


헌터, 그것도 상당한 강자!


“우리 병신들이 아가씨 신세를 진 모양이던데, 이야기 좀 하자고.”


상황이 좋지 않다고 선혜가 생각했을 때 씨익 웃으면서 남자가 문을 잡고 억지로 열었다. 선혜는 저항하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나무로 된 것처럼 간단히 문이 뜯겨 나가면서 남자가 침입했다.

이어 침입해 들어온 남자가 문을 발로 걷어찼다.


쾅!

“윽!”


문이 접히면서 거칠게 날아들었다. 선혜가 당황해 피하면서 거실로 피했다. 한데 그녀가 거실에 도착했을 때 거의 동시에 남자가 도착해서 그녀를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 얼굴을 잡으려는 동작이다.

반사적으로 양 손으로 선혜는 그 손을 잡았다. 하지만 기중로 미는 것처럼 그녀의 양 손을 밀어내면서 남자는 손을 계속 뻗었다.


“어허, 가만 있어봐.”

“이...”

턱.


결국 남자의 손이 그녀의 턱을 잡았다. 이어 그 손으로 선혜의 얼굴을 쓸쩍 올리고 감상하듯이 요모조모를 살폈다. 선혜는 워낙에 아름다운 소녀다. 살피면서 점점 더 남자의 표정에는 만족이 들어섰다.

선혜의 전신으로 소름이 돋았다. 그녀는 남자의 손을 막으려던 두 손을 거두고는 그의 턱을 향해 강하게 주먹을 후렸다. 쾅 소리가 크게 났다. 하지만 남자는 얼굴이 슬쩍 옆으로 제겨진 걸 제외하면 전혀 타격이 없는 듯이 웃었다.


“앙탈은. 뭐 그 쪽이 즐겁지만 말이야.”


선혜의 표정이 변했다. 자세가 불안정하지만 이런 자세에서도 그녀의 펀티는 최소 일톤 이상의 힘을 담는다. 그걸 마치 솜인형에 맞은 듯이.

남자의 행동이 이어졌다.


턱!


턱에서 손을 떼어내면서 선혜의 양손을 자신의 양 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손을 번쩍 들더니 그녀를 벽에 밀어 붙였다.

선혜는 저항하려 했지만 애당초 힘 차이가 엄청나다!


“으큭...”

“으흠, 좋은 냄새야...”


선혜를 벽에 밀어붙이고서 남자는 감상하듯이 선혜의 체취를 맡기 시작했다. 짐승이 먹이의 냄새를 확인하는 듯한 동작이었다. 강렬한 수컷 냄새를 역으로 선혜는 맡아야 했다. 전신의 솜털이 바짝 솟아 올랐다.

바싹 몸이 밀착했을 때 선혜는 무릎으로 남자의 사타구니를 찍었다.


“음...!”


이건 제법 먹힌 모양이다. 선혜의 손을 막던 남자의 힘이 약해졌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녀는 빠져나왔다. 하지만 승기를 잡았다 할 정도는 아니었다. 도망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 조차 아니었다.

겨우 몸을 빼냈다 싶은 순간에 그녀의 퇴로를 이미 확보한 위치에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히죽, 소름끼치게 웃으면서 선혜를 노려봤다.


“이 년이, 좀 화가 나는데.”


식은땀이 선혜의 이마로 송글송글 맺혔다.

잠시 손을 맞대본 정도지만 이 남자를 맞상대해서 이길 자신은 없었다.


“질질 짜면서도 그럴 수 있을지 두고보자고.”


텅!


바닥을 차며 남자가 선혜에게 뛰어들었다.


**********


세정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한데 집으로 돌아오는 그의 표정은 꿈을 꾸는 듯이 몽롱했다.


“....놀라운 세계로다.”


절로, 감탄의 말이 입 사이로 흘러나왔다.

이곳에 와서 첫 음식을 먹을 때부터 그러했지만 이 세계의 요리는 정말 놀라웠다. 어제 먹었던 버거킹이란 곳의 햄버거도 충격적이엇지만 무엇보다 ‘코카콜라’는 그야말로 극치라 할만했다. 감미甘味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경험이 있는 세정이었지만 거기 댈만한 건 하나도 없었다고 잘라 말할 수 있었다.


“허, 이 곳의 영지가 이미 내가 있던 곳의 영지를 초월해 있다는 거야 여러차례 체험했지만 그런 진미가 다 있을 줄이야. 거기 비하면 만한전석을 먹는 것 조차 가소롭기 짝이 없는 경험이 아닌가.”


그래서 세정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버거킹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실로 이건 황제라 해도 누리지 못할 복락이로다.”


새삼 만족한 마음으로 가볍게 집으로 돌아갔다. 지금도 입안에 남은 감촉이 선명하다. 물욕에 대해서는 오래 전에 욕망을 끊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경험을 하고 보니, 조금은 죽었다 싶은 물욕이 새삼 살아날 지경이다. 재물이 있어야 코카콜라는 물론이고 아직 경험하지 못한 이 세상의 다른 많은 것들을 즐길 수 있을 테니까.


그런데 갑자기 세정의 걸음이 우뚝 멈췄다.


“...음?”


그는 멈춰 시선을 먼 곳으로 옮겼다.

그곳은 세정이 살고 있는 빌라가 있는 곳이다. 빌라 자체는 4층으로 엘리베이터 규정을 딱 벗어나는 층수였지만 꽤 경사진 억덕 지형에 지어져 있어서 해수면으로 따지면 상당히 위쪽에 위치해 있었다.

한데 자신의 집이 있는 쪽을 보는 세정의 눈이 좁아졌다.


“무슨 일이...?”


그의 왼눈이 그 빌딩으로부터 무언가 형용하기 힘든 에너지의 덩어리 같은게 요동치고 있는 걸 파악해 냈다. 허신의 눈이 이와 같이 반응하는건 범상치 않은 일이다. 세정은 즉각 천이통을 시전해 감각을 돋웠다. 건물 안쪽에서 우득우득하는 싸움이 벌어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두 호흡이 교환되고 있었지만 헐떡이며 밀리고 있는 건 하나였다.

싸움은 거의 정리되는 것 같았다.


“...서둘러야겠군.”


즉각 세정은 신법을 발휘했다. 그의 모습이 자동차보다 빨리 현상에서 이동했다. 놀란 이들이 곳곳에서 헌터다, 헌터, 라고 외쳤다.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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