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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첼 님의 서재입니다.

대종사, 레이드!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카이첼
작품등록일 :
2018.10.02 17:59
최근연재일 :
2018.10.30 11:45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32,376
추천수 :
745
글자수 :
117,058

작성
18.10.27 13:17
조회
682
추천
18
글자
12쪽

1권 20화

DUMMY

선혜가 그들의 대화를 흥미롭게 보다가 방침을 물었다.


“그러면 어떻게?”

“좋은 기회라는건 틀림없어 보이는군.”

“지역 길드가 감당을 못해서 정부쪽에 레이드 뛸 공대를 소집해 달라고 한 거니까, 실력과 운으로 챙기는 거지.”


원래는 다 챙긴 다음 다시 재분배한다. 이 과정에서 떼먹기도 하지만 한번 그런게 걸리면 헌터 커뮤니티에서 격리되니까 어지간히 대박이지 않고서야 그런 모험은 하지 않는다.

정부 측 요청에 따른 거면 지역 길드가 권한을 포기한 거라서 재분배 같은건 없다. 알아서들 결정한다. 대체로 주은 놈이 임자다. 대신 정부측은 각종 지원을 하고 참여 헌터들에게 일이 처리된 다음 임금을 지급한다. 특히 공적이 높은 헌터에게는 높은 특별 수당이 돌아간다. 건마다 나오는 액수가 달라서 얼마라고 특정해 말하긴 어렵다.


“어, 공격대?”


성훈은 한데 좀 다른 부분에 혹하고 반응했다.

선혜는 그게 뭔지 간파하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어후, 게임 폐인 새끼, 공대라니까 확 반응하는거 봐라.”

“씨발 계집애야, 닥쳐.”


화를 냈지만 맞는 말이었던지 성훈은 반론하지 못했다.


“그럼 가지.”


더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당장 하청일로 상황을 개선할 수 없다면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는 일이었다. 다들 함께 계단을 내려갔다. 가면서 성훈이 퍼뜩 생각한 듯이 단소리했다.


“야, 근데 너 그 좆같은 햄버거하고 콜라 좀 그만 먹고 딴 것 좀 처먹어라. 진짜 안 지겹냐?”

“이해가 안 되는군. 둘 다 하늘의 선물이라 할 만하다 싶은데.”

“그거야 너 같은 싸구려 입맛이나 그런거고...”


씨발 실력만 되면 패서라도 못먹게 했을 텐데!

라고 성훈은 세정의 답에 이를 갈았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약한데!


************


거대한 막사 안이었다.

분주하게 사람들이 오다니고 있는 그 곳은 다소 어수선했다. 경주쪽 헌터들이 임시로 만들어준 베이스 캠프였다.

그 앞에서 사람들을 지휘하며 전체적인 던전에 대한 대처를 총괄하고 있는건 정부의 헌터 센터에서 파견 나온 박민수였다. 공무원이지만 어엿한 헌터였다. 사실 헌터관련 현장 공무원은 헌터가 아니면 대처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서 정부쪽에서도 헌터는 적잖게 고용되어 있다.

옆에서 그와 대화하면서 같이 일하고 있는건 최구숙.

경주 대표 길드인 천년탑의 길마다.


박민수와 최구숙은 제법 친근한 사이다. 지역에서 일하면 역시 서로 안면을 크게 되니까. 정경유칙 같은 거긴 한데 어쩔 수 없는 측면도 많다. 헌터란게 그만큼 관리하기 힘들다. 호족을 인정하듯 길드를 인정해서 전체를 관리한다.


“아직 정찰팀 연락 안 왔지?”

“일차 조사이후로는 아직...”


던전의 파악을 위해 정찰팀을 들여보내 확인 작업을 했다. 지도나 함정 같은건 반절이라도 파악해 두면 대규모 레이드 전에 매우 소모율이 낮아진다.


“뭐 별일 없겠지?”

“모르지. 첫 조사가 좀 암담하니...”


둘 다 얼굴이 좀 어두워졌다.

첫 조사 결과가 떠오른 것이다.

내부는 정글같은 밀림 지대였고, 안개가 많이 낀 지형이었다. 처음에는 그 밀림같은 지형에서 거대화된 벌레나 지렁이 나오길래 그런 것들을 상대해야 하나 했는데...

그 다음에 나온 것들이 무서웠다.


거대한 유인원들이었다.

사실상 거인들이었다.

심지어 다소간 지능이 있는 것 같은 기색이었다. 거인류의 적들은 대부분 최소 A급 판정을 받는 강력한 몬스터다.


거기서 일차 조사가 끝났고, 장비와 인원을 보충해서 이차 조사를 보냈다. 물론 싸우기 위한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정찰이다. 그러니 별 위험이야 있을까마는... 던전의 분위기가 너무 흉흉해서 불안한건 어쩔 수가 없다.


“제일 급한건 리더가 될 헌터 아냐?”

“부산 정형식하고 서울 유기정한테는 일단 연락이 들어갔는데...”

“둘 다 트리플 플러스가 아니니 불안한데.”


잡몹이 A급이다. 보스급을 생각하면 역시 트리플 플러스가 든든하다.


“그래서 만에 하나를 대비해서 중국하고 일본에도 연락했다고 하지. 하지만 응해줄지도 의문이고, 응해줘도 얼마나 걸릴지 모르니...”

“둘 다 좆같은데.”

“씨발 별 수 없지.”


둘 다 탄식했다.

현재 한국에는 트리플 플러스가 없다. 때문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책이 없다. 외국에 구걸하는게 고작이다. 일본과 중국 모두 외교 문제 때문에 별로 요즘은 사이가 안 좋다 보니 이런때 도움을 청한다는 자체가 껄끄럽다. 이걸 빌미로 뭔가 외교적인 요구를 해올 가능성도 있고...


“여기서 해결하는게 상책이구만.”

“그렇지. 가능하면의 이야기지만.”

“그래도 뭐 역류만 안 생기면야...”


역류는 몬스터가 던전 내부에 있지 않고 밖으로 빠져 나와 공격을 시작하는걸 의미한다. 던전이 오래 열리면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일이지만 짧다고 해서 그런 일이 생기지 않는 것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몬스터 맘이다.

하여간 헌터들 입장에서는 천천히 대처해 나가면서 공략하려면 역류가 없는게 최선이다. 역류가 발생하면 적에 대해 제대로 파악도 못한 상태로 싸워야 한다. 당연히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다.


“유기한의 공백이 크긴 하구만.”

“한국 유일의 트리플 플러스였으니...”


답답함에 그들은 한숨을 쉬었다.

공백을 메울만한 헌터는 아직 한국에 없다.

자잘하게 강력한 헌터들은 제법 있지만... 기껏 S나 SS 클라스다.


“아, 오늘 딸내미 온다면서?”

“뇌정검 가지고 있잖아. 연락 넣었지.”

“그래. 어떤 괴물이 나올지 모르니 최대한 대비해 두는게 좋을거야.”


최구숙은 고개를 끄덕였다. 트리플 마스터가 없는 이상 스킬과 사이킥 파워로 아예 공격이 안 먹힐 놈이 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런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건 뇌정검 뿐이다. 하지만 최구숙은 안타까움도 느꼈다. 결국 유선혜는 뇌정검의 칼집이나 운반자 역할 밖에 안 된다.

기왕이면 그 아이가 트리플 플러스로 성장해 줬으면 하는데. 그럴만한 재능도 있는 아이다. 그러나 풍파가 거세서 그 바람이 성취되기 어려다는건 그도 이해하고 있는 바였다. 그저 마음 한 구석이 무거웠다.


투웅!

“어!”

“지진?”


무언가 큰 소리가 나며 일대가 흔들렸다.

놀라며 막사를 오다니던 이들이 잠시 멈췄다가 그들은 무너지는 서류더미를 피해 여기저기로 흩어졌다.

흔들림은 곧 멎었다.


“아니, 지진은 아닌 거 같은데...”

“지진이 아니면...”


당혹스럽게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봤다. 애당초 경주다. 한국은 대륙판이 낀 곳에 있지도 않다. 지진은 극히 드물게 일어난다.

지진보단 다른 걸 생각하는게 올바르다.

그럴 수 있는 현상이 있다면 말이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지금 한국에는 그만한 현상이 하나 있다.


막사를 열어젖히고 사람 하나가 뛰어들었다. 던전의 감시를 위해 보냈던 헌터였다. 그가 다급해진 표정으로 외쳤다.


“역류다! 몬스터가 튀어나왔어!”


역시나였다.


“씨발!”

“아...”


두 사람은 탄식했다.

최악의 사태다.

아직 이쪽이 제대로 정비도 되지 않았는데...


*******************


역류가 발생할 때의 충격은 던전의 입구가 찢어지며 해방되는 에너지 때문이다. 몬스터 측에서 보자면 이 세계의 입구는 얇은 막 같은 걸로 덮여있다. 마법적인 막이다. 그 때문에 나오지 않는게 되는 건데 이게 시간이 갈수록 약해진다.

한데 이례적으로 빨리 찢어졌다.

막이 강력할 때라는 뜻이고, 고로 튀어나온 몬스터가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다.


우호우호 하면서 던전 밖으로 뛰쳐나온 것들은 우랑우탄 같이 생긴 것들인데 덩치는 오랑우탄의 열배는 족히 될 것 같았다.

그것들은 나오자마자 신기한 듯 주변을 둘러보더니 헌터들을 보고 눈이 휘둥그래졌다.


“인간?”

“인간?”

“인간!”


놀람의 눈빛이 기대, 그리고 흥분으로 넘어가는데는 불과 몇 초 걸리지도 않았다. 입가로 침이 질질 흘렀다.

식인의 경험과 취향이 있는게 틀림없었다.

그것들은 곧장 헌터들을 향해 골진했다.


“막아!”

“젠장!”


던전 주변을 지키던 헌터들은 얼굴색이 변하면서 각자의 무기를 꺼내 들고 대응을 시작했다. 그들이 꺼낸 무기는 모두 냉병기다. 사이킥 파워를 담을 수 없는 화약류 무기는 던전의 몬스터들에게는 거의 먹히지 않기 때문이다.

곧장 전투가 시작됐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아악!”

“크아악!”


선두를 지키던 헌터다 대응하려던 순간 사라졌다. 그는 다음 순간에 한 거대 오랑우탄의 손에 잡힌 채 몸부림 치고 있었다. 오랑우칸은 주저없이 그를 입으로 가져가 물어뜯었다. 우둑, 하면서 헌터의 상반신이 사라졌다.


“맛있어!”


눈이 희번뜩해지면서 오랑우탄이 외쳤다.

다른 오랑우탄들이 달려들어 손의 남은 시체를 빼앗으려 들었다. 헌터를 쥔 오랑우탄은 서둘러 남은 헌터의 시신을 입안에 넣고 행복하게 씹었다. 씹을 때 마다 으득으득 소리가 나며 입밖으로 피가 튀었다.


목표를 놓친 오랑우탄들은 아쉬워 하면서 다른 헌터의 사냥에 나섰다.

도망치거나 저항하려는 헌터들이 있었지만 오랑우탄에 비해 그들은 너무 약했다. 한 번 점프하면 족히 20m를 뛰어오르며 추격해 오는 거대한 근육 덩어리들이다. 헌터라 해도 b급 이하가 대부분인 감시 헌터들로서는 대응이 어려웠다.


여기저기서 허망하게 오랑우탄의 손에 헌터들이 잡혔다.

오랑우탄들은 그렇게 포획한 헌터들을 게걸스럽게 물어뜯었다.


“아악!”

“악!”

“마, 맛있어!”

“맛있어!”


처참한 비명이 여기저기서 터졌고, 오랑우탄들은 입으로 피와 내장을 흘리면서 연신 감탄한 소리를 토해냈다. 그들이 손에 쥔 헌터들을 모주 먹고 새로운 헌터를 찾으러 나서씅ㄹ 때 쯤에는 대부분의 헌터들이 일단 피신해서 주변에 사람이 없던 상태였다.

오랑우탄들은 아쉬워하면서 허리를 쭉 폈다.

사냥감을 찾기 위해 시선을 높인 것이다.


그들의 시야로 멀직이 인가가 보였다. 대부분은 폐가다. 하지만 도로를 발견하게 될 테고, 거기서 이동을 시작하면 진짜 경주 시가지까지 그리 멀지 않다. 이들의 육체능력을 고려하면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그러면 상황은 끔찍해진다.


그들이 이동하려던 찰나였다.


퍼억!


한 오랑우탄의 머리가 터졌다.

거대한 몸이 퉁 하고 쓰러졌다.

쓰러진 시신 뒤에는 거한이 단단한 몸으로 서 있었다. 양 손에는 강철의 건틀렛을 꼈고, 입으로는 권력형 전자담배를 물었다.


“죽었다!”

“친구가!”


남은 오랑우탄 둘이 발작적으로 펄쩍펄쩍 뛰면서 외쳤다.


“괴물 새끼들 친구놀이라, 어처구니가 없군.”


몸을 돌려 남은 오랑우탄들에 맞서면서 헌터가 헛웃음을 보였다. 이어 그는 물고 있던 담배를 한 차례 강하게 빨아들여 꽁초로 만들어 버리고는 양 주먹을 탕탕 후려쳤다. 그때마다 화약이 터지는 것처럼 불꽃과 폭발이 일어났다.

헌터가 주변에 있어 그 장면을 봤다면 그가 누구인지 알아챘을 것이다.


지금 저 동작이야 말로 부산의 대표 헌터 정형식을 대표하는 동작이었으니까. 이만 사이킥에 달하는 힘에 화염을 다루는 스킬을 가진 그는 성유물에 가까운 건틀렛을 장작하고 호쾌하게 몬스터들을 박살내는 것으로 유명했다. 특히 그가 주먹을 연속해서 충돌하는 동작은 화력을 충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했다.

아마 방금 일격에 오랑우탄의 머리를 날려버린 공격이 바로 풀차지 된 그의 펀치일 것이다.


이어 오랑우탄들이 정형식에게 적의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놈! 세!”

“그래도 인간! 죽여!”

“그리고 먹자!”


투둥!


지축을 울리며, 도저히 덩치에 걸맞지 않은 빠른 동작으로 몸을 날리며 남은 오랑우탄이 정형식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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