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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비앙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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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현대판타지

로제비앙
작품등록일 :
2019.04.01 12:07
최근연재일 :
2019.08.27 11:07
연재수 :
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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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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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1
글자수 :
436,028

작성
19.05.0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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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글자
11쪽

제29화. 키부츠(Kibbutz) 경비회사 (4).

DUMMY

다니엘은 수복의 일행을 키부츠 프로그램에 입소시켰다.

그도 키부츠에서 2년간 거주한 경험이 있다. 대부분의 이스라엘인은 키부츠를 갔다 오며 휴일에 국회의원, 장군, 교수, 의사 등의 전문인력들이 이곳에서 자원봉사를 한다.


숙소를 배정받은 이들은 키부츠 교육을 받으러 회관에 도착했다. 그곳엔 수복 일행만 아니라 유대인과 외국인이 섞여 있었다. 강사의 교육이 시작되자 엄장수 상사는 바로 졸기 시작한다.

“······.”

키부츠는 외국인에게 개방되어 있으며 워킹홀리데이로도 많이 온다고 한다. 이스라엘을 여행하다가 돈이 떨어지면 키부츠 프로그램에 입소하여 돈을 벌고 가는 여행객이 많다고 한다.

이스라엘의 역사는 키부츠의 역사라 할수 있다. 수도 텔아비브도 키부츠로 만들어진 도시다. 키부츠의 과정은 단순하다. 아랍 원주민들에게 땅을 사고 농업공동체가 들어선다. 구성원들은 사유재산을 가지지 않고 토지는 국유로, 생산품은 공동소유로 수입은 키부츠에 귀속된다. 주거는 가족 단위로 하고 식사는 공동식당에서 제공된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다. 팔레스타인조차도 키부츠에 들어오는 데는 제약이 없다.


키부츠는 시오니즘을 위한 것이다.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국가 건설이 목적이다. 이스라엘은 홀로코스트 학살을 방관한 것에 대한 유럽국가의 보상으로 세워진 국가다. 문제는 이천 년 동안 떠돌던 이집트 난민 출신의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지역에 살고 있던 몇백만 명의 아랍인들을 몰아내면서 이번에는 그들이 난민이 되었다.

어느 한쪽이 소멸할 때까지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생존을 위한 싸움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교육이 끝나고 일행은 인솔자를 따라갔고 수복은 텔아비브의 히브리대학으로 갔다. 그곳에 다니는 팔레스타인 여학생에게 가이드를 부탁하기 위해서다. 정문에서 그녀를 만나기로 했다.

히잡을 둘러쓴 160센티 정도의 키에 안경 낀 여학생을 만났다. 이름이 할리야 이고 자신을 의과대학에 다닌다고 소개했다.

배가 고프다고 해서 학식을 먹으러 갔다. 생수 500밀리가 17세켈(2,500원), 뷔페 볶음밥이 30세켈(4,500원)이다. 학생식당이라 밥값은 싼데 생수와 같은 것들은 비싸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물가가 상당히 비싸다.


밥을 먹으며 한국인이라 소개하자 대단히 좋아했다.

“안뇽하세요. 반갑습니다.”

놀랍게도 할리야는 한국어를 할 줄 알았다. 가는 목소리로 서울 표준어를 빠르게 구사했다.


“오! 한국말 할 줄 알아요?”

수복이 대단히 신기해 물었다. 수복은 중동지역에서 한국어를 구사하는 아랍인은 처음 보았다.


“조금이에요. 조금.”

한국말로 대화는 어렵다고 한다. 한국의 가요를 좋아해서 한국어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HOT 본 적 있으세요? 강타는요? 캔디라는 노래 아주 좋아해요.”

할리야가 기대감으로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수복을 쳐다보며 물었다.


“음··· 송골매는 아는데. 구창모 알아? 희나리 노래 좋은데. 조용필은 들어봤어?”


“······.”


잠시 침묵이 흘렀다.


인종과 국경이 달라도 세대 간의 차는 존재하는 모양이다. 수복은 일 년에 반 이상은 나라 밖으로 떠돌아다녀 아이돌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관심도 없다.


―HOT? 라고. 뭐 하는 놈들이기에 지구 반대편에 있는 아랍의 여대생까지 아는 거지. 핫! 이라 이거지. 그룹명으로 봐서는 뜨거운 놈들 같네. 근육질의 우락부락한 놈들일까? 여기 여대생 취향은 그쪽인가. 팀원들에게 알려줘야지.

수복의 얘기를 듣고 엄장수와 정상재는 그날부터 중량헬스를 시작했다.


밥을 먹고 그녀와 아랍인 버스를 타고 서안의 팔레스타인 지구로 갔다. 이스라엘은 유대인 버스와 아랍인 버스가 따로 있는데 수복 혼자 아시안이라 버스 안의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본다. 유대인을 보듯이 분노의 표정으로 보는 것이 아니고 처음 보는 다른 인종에 대한 호기심이다.

남자아이 하나가 다가온다. 아시아인은 가까이서 처음 본다는 아이다. 손으로 살갗을 눌러보고 만진다. 아랍어가 가능한 수복은 아이에게 무서운 표정과 익살스러운 표정을 번갈아 지으며 함께 웃으며 장난을 쳤다. 아이가 내릴 때쯤같이 사진을 찍었다. 물론 선글라스를 단단히 눌러쓰는 것을 잊지 않았다.


버스에서 내렸다. 이스라엘은 고급주택가처럼 도시가 깨끗하고 화이트 풍으로 유럽의 예술 도시를 연상케 했다.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들어서니 명절날 서울에서 시골에 도착한 느낌이다. 동네는 삭막하고 긴장감이 흐르며 무언가 터질 것만 같았다. 거리를 지나는데 건물 벽과 유리에는 총알 자국이 군데군데 보였다.


할리야와 앞을 걸어가는데 중년남성 셋이 그들을 둘러싸고 할리야에게 말을 건다.

“هنا سيارة الأجرة الخاصة بي لأخت تاراما. هل القرد بجوارك حبيب؟ أتجول مع قرد وضرب البندقية. من الآمن أخذ سيارة أجرة.”

(여기 내 택시에 타라 마이 시스터. 옆에 원숭이가 너 애인이니? 원숭이랑 걸어 다니다가 총 맞는다. 택시에 타야 안전해.)

그들은 택시 운전사들인데 관광객들에게 강요해서 택시비를 바가지 씌운다.


“انها ليست حبيب. إنه دليل لإرشادك هنا. ماذا تريد؟ إذا كنت تريد أن تأخذ سيارة أجرة ، أخبرني. لدي المال.”

(그녀는 애인이 아니다. 이곳을 안내하러 온 가이드다. 무엇을 원하는 거지? 택시에 타길 원한다면 나에게 말하라. 돈은 내가 가지고 있다.)

수복이 나서 아랍어로 그들에게 말하자. 다들 놀라서 물러선다.


할리야가 흥분한 목소리로 나선다.

“미스터 박! 그들 말을 따를 필요 없어요. 그냥 무시하고 가면 돼요. 이봐! 우리를 놔두고 다들 꺼져! 꺼지라고!”

잘 웃고 한국가요를 좋아하던 발랄한 여대생이 팔레스타인 지역에 들어서니 용감한 여장부가 된다.


이스라엘은 유대인과 유대인 거주지역에 사는 팔레스타인이 있고 팔레스타인 거주민들이 있다. 할리야는 유대인 거주지역에 사는 팔레스타인이다. 그들을 예루살렘에 사는 사람들이라 하는데 블루카드를 가지고 있어야 통행을 할 때 검문에 걸리지 않는다. 이곳은 카드가 없으면 유대인 지역으로 갈 수가 없다.


“할리야! 난 이곳에서 사업할 거야. 나중에 저들 도움이 필요할지 어떻게 알아? 하루 일당을 줄 테니 택시를 몰고 우릴 따라오라고 해.”

흥정은 할리야에게 맡기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할리야는 그들과 뭐라고 쑥덕쑥덕하더니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모았다. 아랍 남자가 택시에 시동을 걸고 따라온다.


거리를 구경하다가 할리야의 권유로 택시를 타고 베들레헴으로 갔다. 관광이 목적이 아니었지만 알아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갔다.

예수가 탄생한 곳으로 가서 손을 넣고 사진도 찍었다. 이번엔 선글라스를 벗었다. 수복은 종교가 없지만 수천 년 전 성지의 현장에 있다고 생각하니 묘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성모 수유동굴에서는 성모마리아가 수유하다가 모유 한 방울이 떨어져 그 일대가 하얗게 변했다는 곳인데 실제 그곳에 가보니 어머니의 가슴처럼 하얗고 따뜻한 게 포근해 보였다.

고등학교 때 어머니를 암으로 보내고 통한의 후회를 한 수복은 한동안 그곳에 멈춰 서서 눈물을 쏟으며 돌아가신 모친에 대한 그리움과 생전의 잘못에 대한 일을 곱씹으며 후회를 했다.


눈시울이 벌게진 수복은 택시 운전사에게 키부츠 접경지역의 장소로 가자고 하였다. 할리야가 그곳은 위험하다고 만류했지만, 수복의 목적이 그곳이기에 가야만 했다. 수복이 말없이 택시를 타고 창밖을 보자 할리야가 수복의 손을 잡아주며 그를 위로했다.

수복은 할리야의 손이 참 따뜻하다고 느꼈다. 생각보다는 정이 깊은 아가씨라 생각했다. 그녀로 인해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


따다다다다닥! 따따따!


끼이익―!


택시가 급정거하고 다들 차에서 급하게 내려 골목으로 피했다.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흩어지고 이스라엘군이 총을 쏘는 것이 보였다. 조준사격은 아니지만, 파편이나 빗나간 총알에 맞아 피를 흘리며 쓰러진 사람이 보였다.


거리 한가운데 고교생 나이로 보이는 앳된 소년이 총에 맞은 것 같다. 누워서 꿈틀거리며 일어서려는데 자꾸 넘어지며 보는 사람의 애를 태우고 있다. 피를 계속 흘려 저대로 놔두면 죽을 것이다. 시위대도 접근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총격을 가하고 있다. 다가서면 쏠 것으로 보인다.


수복은 잠바와 백 팩을 벗어 할리야에게 건네려 하자. 할리야와 택시 운전사가 정색하며 말린다. 수복도 나서기는 싫었다. 전투에서는 사람도 죽여봤지만, 그들은 군인이었다. 수복은 민간인이 죽어가는 것을 지켜볼 수는 없었다. 이것은 아직 가슴속에 남아있는 군인으로서의 자존심이었고 명예였다.

더 중요한 것은 다치지 않고 구해낼 자신이 있었다.


“할리야! 저들 보고 들것과 엠블런스를 지금 빨리 오라고 해. 내가 저 아이를 구해오면 바로 병원으로 보내야 할 거야.”

할리야는 고개를 세차게 끄떡거린다. 택시 운전사는 시위대를 향해 벽에 붙어 조심스럽게 간다.


수복은 주변에서 주먹만 한 돌을 하나 주웠다. 어깨를 몇 번 돌리고 나서 소년이 쓰러진 반대 방향의 건물 유리창을 향해 세계 던졌다.


쨍그랑!


군인들의 시선이 그쪽으로 쏠린다.


수복이 뛰어서 소년에게 뛰어갔다. 다가간 그는 전장에서 익힌 능숙한 솜씨로 머리와 목 사이에 관광책자를 대어 부목 역할을 하도록 아래에서 받혀 고정하고 허리를 번쩍 들어 감싸고 달리기 시작했다.


츄팟――!


올 때보다 갈 때가 더 멀리 느껴진다. 소년의 몸이 천근만근 무겁게 느껴진다. 모든 사물이 느리게만 보인다. 소년이 의식을 잃어가는지 머리가 늘어진다.

“야! 다 왔어 정신 차려.”


거리를 벗어나기 직전이었다. 수복을 향해 손짓하던 이스라엘군이 히브리어로 뭐라 말하더니 기관총을 난사하였다. 그가 던진 돌을 수류탄으로 생각한 모양이다.


STOP!!! זה רימון.!! זה רימון.!!


타타타타타타탕! 탕 탕 탕!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은 실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평행세계이며 허구의 묘사임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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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제30화. 키부츠(Kibbutz) 경비회사 (5). 19.05.03 1,777 24 11쪽
» 제29화. 키부츠(Kibbutz) 경비회사 (4). 19.05.02 1,855 24 11쪽
28 제28화. 키부츠(Kibbutz) 경비회사 (3). +1 19.05.01 1,950 27 11쪽
27 제27화. 키부츠(Kibbutz) 경비회사 (2). +1 19.04.30 2,145 24 14쪽
26 제26화. 키부츠(Kibbutz) 경비회사 (1). +1 19.04.29 2,373 25 9쪽
25 제25화. 아! 남궁오윤 (2). <무협세계 끝>. +3 19.04.28 2,064 17 25쪽
24 제24화. 아! 남궁오윤 (1). 19.04.28 1,679 15 12쪽
23 제23화. 구출작전(救出作戰). 19.04.27 1,777 19 20쪽
22 제22화. 남궁세가의 함정 (2). +5 19.04.26 1,710 18 19쪽
21 제21화. 남궁세가의 함정 (1). 19.04.26 1,742 22 13쪽
20 제20화. 성지 훼손. 19.04.25 1,819 18 17쪽
19 제19화. 무림세력의 격돌. 19.04.24 1,810 19 16쪽
18 제18화. 묘도일의 계략. 19.04.23 1,845 22 16쪽
17 제17화. 불사의 계승자 (2). 19.04.22 2,024 23 15쪽
16 제16화. 불사의 계승자 (1). +2 19.04.19 2,045 25 14쪽
15 제15화. 탈출의 후유증. +2 19.04.18 2,046 18 13쪽
14 제14화. 구대연맹의 음모. +3 19.04.17 2,047 18 14쪽
13 제13화. 남궁오윤의 지혜. +4 19.04.16 2,037 22 8쪽
12 제12화. 위기에서 빛을 발한 검술. +2 19.04.15 2,114 23 11쪽
11 제11화. 수적과의 일전. +1 19.04.12 2,269 19 11쪽
10 제10화. 다가오는 위험 (3). +2 19.04.11 2,328 30 11쪽
9 제9화. 다가오는 위험 (2). +4 19.04.10 2,459 22 11쪽
8 제8화. 다가오는 위험 (1). +2 19.04.09 2,553 30 8쪽
7 제7화. 경지에 이른 대제자. +4 19.04.08 2,666 27 8쪽
6 제6화. 구처기의 안배 (2). +4 19.04.05 2,839 35 10쪽
5 제5화. 구처기의 안배 (1). +3 19.04.04 2,913 31 8쪽
4 제4화. 무너지는 전진교. +1 19.04.04 3,031 29 8쪽
3 제3화. 사라진 유령들 (3). +4 19.04.03 3,101 46 10쪽
2 제2화. 사라진 유령들 (2). +2 19.04.02 3,324 43 8쪽
1 제1화. 사라진 유령들 (1). +3 19.04.01 4,334 4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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