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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비앙 님의 서재입니다.

비밀군사조직 고스트가드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현대판타지

로제비앙
작품등록일 :
2019.04.01 12:07
최근연재일 :
2019.08.27 11:07
연재수 :
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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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69
추천수 :
1,621
글자수 :
436,028

작성
19.04.11 13:50
조회
2,328
추천
30
글자
11쪽

제10화. 다가오는 위험 (3).

DUMMY

무기와 남궁세가 일행은 서로 인사를 건네고 모두 배에 오르자 잠시 후 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출항!”


배가 선착장을 벋어나 물결을 가르며 힘차게 움직이는 것을 바라본 이들은 선원의 안내를 받아 각자의 선실로 들어섰다.


선실은 무기와 덕욱이 함께 있어도 널찍하고 쾌적할 정도로 좋은 방을 배정받았다.


짐 정리를 하는 선실로 남궁오윤이 들어온다.


“손사제! 방은 어때? 좋은 곳으로 달라 부탁했는데 맘에 들어?”

“맘에 들다 뿐입니까. 너무 좋아서 침상에 누우면 바로 곯아떨어질 것 같아요.”

“호호! 맘에 든다고 하니 다행이네.”

“사저 덕분이죠. 고마워요.”

“그런데 대사형은 무복을 입고 검을 소지하고 계시니 무림인인 줄 알겠어요. 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했어요.”

“손사제에게 여행하기 편한 옷을 사 오랬더니 무복을 사 와서 그래. 청해로 가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서 호신용으로 검을 산 거야. 사매는 궁에서 나올 때부터 옷을 갈아입은 거 같은데 무슨 연유라도 있어?”

남궁오윤은 처음 볼 때부터 평상복을 입고 있었다.


“당숙께서 도복을 입고 바깥에 다니다가 명군을 만나게 되면 욕을 볼 수 있으니 당분간은 평복으로 갈아입으랬어요.”


무기는 오윤이 당숙의 얘기를 하자 뭔가가 생각났다는 듯이 그녀를 보며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당숙께서는 남궁가의 사람인 듯한데 사매도 남궁 성씨를 쓰는 걸 보면 남궁세가의 일원인가?”


남궁오윤의 표정이 굳어지며 남궁세가와 자신의 관계에 대해 말했다.


“세가의 일원은 맞아요. 그런데 당숙네와 저희는 직계가 아닌 방계 쪽이라 분가해서 살고 있어요. 당숙은 수완이 좋아서 세가의 인정을 받아 얼마 전 이곳의 상선과 교역을 책임지는 외총관으로 승진하셨어요.”


두 사람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던 덕욱이 갑자기 대화에 끼었다.


“외총관이면 상당히 높은 자리 아닌가요? 사저.”

“그렇긴 한데, 남궁세가는 규모가 크다 보니 이런 상권을 운영하는 외총관이 여럿이야. 당숙은 성도와 장강의 교역을 담당하는 분이시고.”

“그럼 사저도 여기서 일할 건가요?”

“난 당숙께서 이곳에 안 계실 때 교에 입문하게 돼서 상단 쪽 일은 맡지 않아. 왜! 내가 나갔으면 좋겠어?”

“아니요! 사저가 교에서 나올까 봐 걱정돼서 말한 거죠. 사저 절대 우리 곁을 떠나지 말아요. 하하핫!”


이때 무기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매. 그렇다면 명군이 본교를 박해하는 일로 인해 세가에 영향은 없겠어? 누를 끼칠까 걱정이 되네.”


“아직 명군이 이곳까지는 활동하지는 않아요. 이곳은 교역을 주로 하는 곳이다 보니 그런 정치적인 문제는 둔감해요. 자세한 건 저녁 식사 때 당숙께 물어보세요. 식사 때가 되었으니 지금 일어나 가죠.”


남궁오윤은 그들을 데리고 배 안의 식당으로 향했다.


* * *


식당에 도착하자 큰 원탁에 남궁천과 상인들 여러 명이 앉아 있었다.

다른 곳에 앉으려 하는데 남궁오윤이 어깨를 밀며 원탁 쪽을 가리켰다.

그쪽을 바라보니 남궁천이 비어있는 옆의 자리를 가리키며 앉으라고 해서 하는 수 없이 원탁에 착석했다.


곧바로 배의 숙수가 직접요리를 날라서 뜨겁고 매운 국물에 양고기와 소고기, 두부, 채소를 살살 흔들어가며 접시에 담아 탁자에 인원수대로 건넸다.


남궁천이 요리를 담아주며 술병을 들고 무기에게 술을 권한다.


“이게 화자오라네. 술 한잔할 텐가?”

“수행하는 도인은 음주하지 않습니다. 마음만 받겠습니다.”

“아. 그런가 실례했네.”


남궁천이 과시라도 하듯 주위의 상인들과 연거푸 술을 마신다.

얼굴이 붉어졌으나 주량이 상당해 보인다.


화자오라는 요리를 처음 먹어본 무기는 입안이 얼얼하다.

매운맛으로 혓바닥과 잇몸이 마비되는 것 같다.

상당히 중독성이 있는 맛이어서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후식으로 고추기름을 섞은 물만두와 면이 나왔는데 덕욱은 아직도 양이 부족한지 무기 것까지 다 먹고 한마디 한다.


“아! 배불러. 매워서 원시천존께 가는 줄 알았네!”


덕욱의 말에 좌중은 웃음바다로 변한다.


“우하하하! 재밌는 도사야! 화자오를 처음 먹었나 봐!”


민망한 표정의 무기와 달리 덕욱은 해맑은 웃음을 띠었다.


"어떻게 알았지. 히히히!“


식사를 마치자 남궁천이 얼큰한 모습으로 무기에게 차 한잔하자며 그의 선실로 데리고 간다.


선원이 차를 내오자 남궁천은 찻물을 따라주며 말한다.


“세가에서 재배하는 차라네. 우리는 이것을 기문차라고 하는데 사람들은 이것을 공부차라고 하지. 들어본 적 있는가?”

“공부차는 들어봤지만, 찻물 색깔이 진한 홍색인 건 처음 알았습니다.”

“찻잎을 재배할 때 잎을 햇빛에 가려 녹색으로 물드는 걸 소실시키면 홍색으로 변한다네. 기문이란 곳에서 생산되는데 나도 처음 봤을 때 꽤 신기해했지.”

“그렇군요. 오늘 제가 호강한 것 같습니다. 요리도 그렇고 귀한 차도 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런데 따로 부르신 연유가 있는 겁니까?”


“······”


뭔가 어려운 말이라도 꺼내려는 듯 잠시 침묵을 지키던 남궁천이 말했다.


“자네 청해로 가는 이유가 장춘진인의 보고 때문에 가는 게 맞는가?”


이렇게 갑자기 훅치고 들어오니 무기는 당황해 뜨거운 찻물에 입술을 델 뻔했다.

무기가 입술을 만지며 찡그린 표정으로 말했다.


“대인. 송구하오나 자세히는 대답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본교의 선대 조사께서 남기신 도가의 유업을 받들기 위해 가는 것이지 소문처럼 재물과 영약들을 가지러 가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자네 말이 사실이고 아니고가 중요한 게 아니네. 지금 밖에서는 자네가 원 태조 테무친이 남긴 재물을 찾으러 간다는 소문이 파다하네. 자네는 청해에 발을 딛자마자 어디로 끌려갈지 모를 상황이라네.”

“걱정해 주심에 감사합니다만 본교의 중대사인지라 외부에 알릴 수 없으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기는 굳은 표정으로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남궁천은 규모가 큰 도교 문파의 대제자라고는 하지만 세상 물정 모르는 그를 겁박하면 쉽게 회유하리라 생각했다.

금방 자기 생각이 틀렸다는 걸 대화 몇 마디에 알 수 있었다.

오랜 상단경험으로 많은 부류의 사람들을 접해본 그는 무기와 같은 인물은 부러지면 부러지지 휘어지는 인간은 아니었다.

그가 울화증이 치미는 속내를 감추고 한마디 더 했다.


“내가 보물에 욕심을 가지고 한소리는 아니니, 괜한 곡해는 하지 말게. 오윤이는 어릴 때부터 귀여워하던 아인데, 그 애의 대사형이라니 남 같지가 않아 걱정돼서 한 소리야! 실례를 범했다면 이해를 바라네.”

“오히려 신경 써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교의 일로 본의 아니게 무례함을 굴었다면 넓으신 아량으로 용서 바랍니다.”


남궁천은 무기가 약관을 갓 넘은 젊은 나이지만 심지가 굳고 강인한 성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도사 놈을 어떻게 다뤄야 하나? 잡아서 무조건 족쳐봐. 나중에 한 번 더 말해보고 그때도 이런다면 할 수 없지.’


그는 무기와 같은 부류가 제일 싫었다.

말로 하면 듣지를 않고 폭력을 행사해야만 알아듣는다.

그러다 비굴한 표정으로 애걸복걸한다.


남궁오윤을 통해 더는 확인할 게 없다면 방법을 바꾸리라 결심한 남궁천은 다시 안색을 바꿨다.

온화한 표정으로 무기에게 잡다한 질문을 하며 시간을 끌다가 한시 진이나 지난 뒤에 돌려보냈다.

남궁천의 수하들은 오윤과 덕욱이 갑판 위에서 배 구경을 하는 사이에 빈 선실에서 무기의 짐을 샅샅이 뒤지고 나왔다.


무기와 덕욱이 선실로 돌아간 후 남궁천의 선실에 수하들이 들어와 보고했다.


“경전 몇 권과 옷가지밖에 없습니다."

“그놈이 숨겨 놓은 게 분명해. 오윤아 네가 너 사형을 잘 설득해봐라. 세가에서 본대가 온다면 나처럼 말로 하지 않을 것이다.”


남궁천은 오윤에게 경고를 보냈다.


“조금 더 시간을 주세요. 알아볼 테니.”


‘그때 사부가 써준 서찰과 교지를 대사형의 품속에 지닌 게 분명해. 강제로 뺏으려고 할 텐데. 하! 사형 이럴 때 어떡하나요.’


그녀는 무기가 걱정되었다.

세가에서 하는 일을 막을 처지도 안되기에 그냥 지켜보다가 심하다 싶으면 나서기로 마음먹었다.


*


날씨가 맑아 항해는 순조로웠다.

성도에서 뱃길로 남경을 지나자 중경이 나왔다.

중경부터는 청해를 거쳐 서장까지 갈 수 있는 장강의 수로가 열리는 시발점이다.

장강이 보이자 남궁천은 일행을 갑판 위로 불러 다과를 열었다.

덕욱이 무기에게 장강에 얽힌 얘기를 들려준다.


“사형. 장강은 대륙에서 제일 긴 강이에요. 중경에서 악양까지 가는 수로에는 대륙인들이 살아생전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곳이 어딘 줄 아세요?”

“장 강 삼 협.”

“어라! 알고 계시네. 장강삼협은 구당협, 무협, 서릉협을 말해요. 이 삼협을 지나는 강 언덕에는 아름다운 경치와 고적들이 산재해 있죠.”


무기는 스쳐 지나가는 강물을 바라보며 고려로 돌아간 가족 생각이 났다.


‘서신에 할아버지가 군부에서 물러나 고향으로 내려가셨다는데 건강이 나빠지신 건 아닌지 걱정이 되네. 아! 장강의 물결은 저렇게 도도하게 흐르는데 내 마음은 이리저리 번져만 가는구나.’


무기는 내공심법을 일갑자 완성하면 고려에 다녀올 생각이었다.

고려에 갈 생각으로 들뜬 지가 엊그제인데 지금은 교의 중책을 맡아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도 모르는 곳으로 가야 하다니.

그런 자신의 처지가 장강의 물결보다 못해 보였다.


중경을 지나자 수천 장의 높이로 솟아난 기문(夔門)처럼 생긴 절벽이 수없이 이어지자.

무기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덕욱은 무기에게 장난을 건다.


“사형. 저기 절벽 보이죠? 저긴 수많은 신화 속의 인물들과 전설이 나오는 곳이죠. 갑자기 용이나 괴물들이 나타날지도 몰라요. 히히히!”


그때 절벽 사이에서 갑자기 쾌속선 여러 척이 나타났다.

쾌속선에는 갈고리 형태의 창과 도로 무장한 이들이 타고 있었다.

수십 명이 휘젓는 노가 하늘을 날아오르는 것같이 빠른 속도로 무기가 탄 배를 향해 다가왔다.


땡! 땡땡땡땡땡!


“헛! 수적 놈들이다.”


요란한 종소리가 선박 전체에 급하게 울려 퍼졌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은 실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평행세계이며 허구의 묘사임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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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제11화. 수적과의 일전. +1 19.04.12 2,269 19 11쪽
» 제10화. 다가오는 위험 (3). +2 19.04.11 2,329 3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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