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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비앙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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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현대판타지

로제비앙
작품등록일 :
2019.04.01 12:07
최근연재일 :
2019.08.27 11:07
연재수 :
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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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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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1
글자수 :
436,028

작성
19.04.2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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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제26화. 키부츠(Kibbutz) 경비회사 (1).

DUMMY

텔아비브. 벤 구리온 국제공항.

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수복은 입국 심사를 하던 도중 공항 보안 요원을 따라 사무실로 갔다가 다시 우지 기관단총을 든 이스라엘 군인에 이끌려 따라가고 있다.

걸어가는 도중 군인 특유의 호기심으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마이크로 우지. 개량형은 처음 보네.”


수복의 중얼거림을 들은 것인지 걸어가던 군인이 뒤로 돌아서서 날카로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묻는다.


איך אתה יודע את זה UZI?


히브리어였다.


I do not your language!


수복의 대답에 군인은 고개를 흔들더니 다시 걸어간다.


그들이 데리고 간 곳은 공항 밖의 경비청사다.

수복을 경비청사의 구석방에 들여보내고 문을 닫았다.

2평 정도의 방에는 책상 하나와 의자가 앞뒤로 두 개 있었다.

아마 조사실로 쓰이는 방일 게다.

한국의 경찰서 조사실보다는 깔끔하고 창문도 있어 강압적인 조사는 없을 것으로 보였다.


문이 열리고 조사관이 들어와 탁자 위에 서류철을 놓더니 수복의 맞은편에 앉는다.

수복이 습관적으로 그녀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아래위를 한번 쓱 훑었다.


‘금발에 30대 중후반 백인 여성. 손바닥의 굳은살. 제복이 아닌 사복으로 보아 정부 요원 같네.’


그녀가 수복을 본척만척 서류를 뒤적이며 영어로 질문한다.


“토리야마 아키라? 나이 33세. 직업 여행작가. 방문목적 관광. 맞나요?”


“네.”


짤막한 대답이다.

경찰이나 기관의 물음에는 대답이 간단하고 말꼬리를 잡을만한 여지를 주면 안 된다고 안기부 요원 교육 때 배운 내용이다.

그동안 해외 작전 때는 주재국 무관이나 부의 파견 요원이 입국 때 모든 행정절차를 도맡아 해서 타국의 공무원과 대면할 상황은 없었다.

이제는 조직의 지원은 없다.

내가 조직이고 조직의 수장이다.

혼자서 다 헤쳐나가야 한다.


“보통 일본인은 자국화시켜 영어 발음이 안 좋은데 능숙하네요. 해외에서 거주했나요?”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아무래도 그녀는 일본에 대해 편견이 있는 듯했다.


“여행은 어디 어디. 최근 중동지역이나 사회주의 국가 방문경험이 있나요?”

“모스크바. 싱가포르.”


“······.”


조사관은 서류를 다시 보더니 뒤척이다 사진 한 장을 보여 준다.

수복은 사진을 보고 놀랐지만,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그녀가 목소리를 높이며 추궁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는 왜 간 거죠? 왜 사우디에 간 적이 없다고 거짓말했나요? 여권의 인물이 당신 맞나요?”


“······.”


할 말이 뭐 있겠는가?

그녀가 하는 말이 다 사실이고 여권은 위존데.

수복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래도 사복 차림으로 찍혀서 다행이야. 큰일 날뻔했어. 그런데 이스라엘 놈들은 주변국 정보수집을 이렇게 무차별적으로 하는 건가. 무서운 놈들이야.’


만약 수복이 군복을 입고 사우디 국방부에 방문한 모습을 사진으로 찍혔다면 곧바로 한국대사관에 조회가 들어갔을 것이다.

그리되었다면 작전 중 사망한 특수부대원이 이스라엘에 나타남으로 인해 국방부와 안기부가 발칵 뒤집혀 졌으리라.


이스라엘은 중동국가를 대상으로 24시간 위성정찰을 가동하는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는 요주의 대상이라 출입자는 특별감시대상이다.

외부인사가 방문하면 곧바로 정보수집에 들어간다.

이스라엘에 반하는 군사행동을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수복은 사복을 입고 있어 추적에 들어가지 않고 사진만 찍어둔 것이다.

사진은 이스라엘 정보부의 데이터베이스에 기록이 되어 안면 인식시스템을 통해 공항경비대에 제공되었다.

조사관이 엄중한 경고의 목소리로 말했다.


“이스라엘은 묵비권이 허용되지 않아요. 지금부터 당신에게는 interview(면접·조사)가 아닌 interrogation(취조·심문)이 적용될 거에요.”


“······.”


“일본대사관을 통한 여권 조회가 나오면 두 가지 결정이 나올 수 있어요.

첫째. 단순 여권위조라면 추방과 영구입국제재 조치가 따를 거에요. 추방은 당신의 신분확인이 되어야만 가능하고 그전까지는 구금될 것입니다.

둘째. 당신에게 테러용의점이 발견되면 체포되어 구속됩니다. 정식재판을 받게 되며 사안에 따라서는 군사재판 회부까지 예상해야 합니다.”


“······.”


“내 말 알아들었나요? 좋아요. 계속 묵비권을 행사한다면 조사관으로서 당신에 대한 의견은 테러용의자입니다. 이스라엘 총기류는 어떻게 그리 잘 알죠? 이스라엘 내국인도 우지기관총에 대해서는 알아도 마이크로우지라는 전문용어는 모르는데. 마이크로우지가 보급된 것은 최근 몇 년이죠. 그걸 당신이 안다는 것 자체가 당신은 위험인물입니다.”


“······.”


‘입이 방정이지. 신형 총기만 보면 쏴보고 싶어 몸이 근질거리는 군시절 버릇을 아직 못 버린 죄를 톡톡히 받는구나. 영화의 스파이가 선글라스를 멋으로만 끼는 줄 알았더니 이런 걸 방지하기 위해서였어. 여기서 나가면 선글라스부터 사야겠어.’


계속되는 수복의 묵비권에 조사관은 책자를 뒤지더니 뭐라 낭독한 후 사인하라고 펜을 주었다.

아마 미란다원칙 고지 같은 법적 절차일 것이다.

수복이 사인을 거부하자 그녀는 한차례 째려보다가 그냥 나갔다.


수복은 공항의 구금시설에 연금되었다.

연금시설은 감옥과 달라 밖으로 못 나가지만 건물 내 허락된 곳은 돌아다닐 수가 있다.

자유도 보장되고, 보통은 입국하지 못하고 추방을 기다리는 장소로 이용된다.

수복은 그곳에서 이틀을 보냈다.

여권 조회가 위조로 나오자 신분확인을 해야 하는데 본국에서도 지워진 그의 신분을 아무리 이스라엘의 정보력이 뛰어나도 찾을 수는 없었다.


그러다 재미있는 상황이 발생 되었다.

수복이 이스라엘로 호출한 팀원 모두가 공항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공항 구금시설에 들어온 것이다.

처음에 엄장수 상사를 시설에서 만났다.

그는 팀에서 폭파·운전을 맡고 있다.

중국 작전에서 북한 측과 마지막에 사이가 안 좋아 탈출할 때 국경에서 산길로 차를 몰고 갔는데 길도 아닌 길을 곡예 운전을 하다시피 해서 도망쳤다.

나중에 차 안의 탑승한 사람들 모두가 온몸에 멍이 들었고 약한 골절까지 입은 사람도 나왔다.

수복은 화장실로 엄상사를 불러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어떻게 들어왔는지 물어보았다.


“사무실로 불려갔다가 군바리 두 놈이 따라오라고 하데요. 가다 보니 금마들 총이 신형 우지더라고요. 총보면서 한마디 했죠. 마이크로우지네.”


수복은 머리를 '탁' 치며 말했다.


“나도 그랬는데. 다음부터 신형 총 봐도 내색하면 안 되겠어.”

“팀장님도 군바리니까 어쩔 수 없네요. 군바리놈들 지들끼리 뭐라 씨불이길래 –씨발가자!- 그랬더니 눈알을 부라리고 나한테 총을 겨누데요. 금마들도 욕은 알아먹는 모양이더라고요. 저도 앗차 싶어 쫄아서 양손 들고 웃었죠.”

“씨발이란 말 자체 어감이 한국말을 몰라도 모욕적으로 들린다고 하더군. 외국인한테 안 쓰는 게 좋아.”


수복은 엄상사와 자신에게 해외 생활에서 사소한 것이라 하나라도 주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후엔 쪼만한 방에서 대기하다가 백마 년이 하나 들오더니 일본말 해보라 그러데요. 그래서 못한다고 했더니 일본사람이 왜 일본말을 못 하냐면서 다 불라고 하길래. 입 다물었죠. 하하하! 팀장님은 우짜다 잡혀서요?”


엄상사를 시작으로 김현 대위, 임하정 중위, 정상재 중사가 모두 약속했듯이 시설로 입소했다.

이스라엘로 소집한 팀원 모두가 잡혀 들어온 것이다. 비밀군사조직을 만들어야 하는데 비밀공개조직이 된 것이다.

시작부터 신분 노출이 될 위기에 처한 수복은 이스라엘의 공항 입국 심사를 얕본 것을 자책하며 고민을 했다.


‘다니엘에게 연락해야 하나. 상황이 난감한데······.’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은 실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평행세계이며 허구의 묘사임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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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제27화. 키부츠(Kibbutz) 경비회사 (2). +1 19.04.30 2,145 24 14쪽
» 제26화. 키부츠(Kibbutz) 경비회사 (1). +1 19.04.29 2,374 25 9쪽
25 제25화. 아! 남궁오윤 (2). <무협세계 끝>. +3 19.04.28 2,064 17 25쪽
24 제24화. 아! 남궁오윤 (1). 19.04.28 1,679 15 12쪽
23 제23화. 구출작전(救出作戰). 19.04.27 1,777 19 20쪽
22 제22화. 남궁세가의 함정 (2). +5 19.04.26 1,710 18 19쪽
21 제21화. 남궁세가의 함정 (1). 19.04.26 1,742 22 13쪽
20 제20화. 성지 훼손. 19.04.25 1,819 18 17쪽
19 제19화. 무림세력의 격돌. 19.04.24 1,810 19 16쪽
18 제18화. 묘도일의 계략. 19.04.23 1,845 22 16쪽
17 제17화. 불사의 계승자 (2). 19.04.22 2,024 23 15쪽
16 제16화. 불사의 계승자 (1). +2 19.04.19 2,045 25 14쪽
15 제15화. 탈출의 후유증. +2 19.04.18 2,046 18 13쪽
14 제14화. 구대연맹의 음모. +3 19.04.17 2,047 18 14쪽
13 제13화. 남궁오윤의 지혜. +4 19.04.16 2,037 22 8쪽
12 제12화. 위기에서 빛을 발한 검술. +2 19.04.15 2,114 23 11쪽
11 제11화. 수적과의 일전. +1 19.04.12 2,269 19 11쪽
10 제10화. 다가오는 위험 (3). +2 19.04.11 2,328 30 11쪽
9 제9화. 다가오는 위험 (2). +4 19.04.10 2,459 22 11쪽
8 제8화. 다가오는 위험 (1). +2 19.04.09 2,553 30 8쪽
7 제7화. 경지에 이른 대제자. +4 19.04.08 2,667 27 8쪽
6 제6화. 구처기의 안배 (2). +4 19.04.05 2,839 35 10쪽
5 제5화. 구처기의 안배 (1). +3 19.04.04 2,913 31 8쪽
4 제4화. 무너지는 전진교. +1 19.04.04 3,031 29 8쪽
3 제3화. 사라진 유령들 (3). +4 19.04.03 3,101 46 10쪽
2 제2화. 사라진 유령들 (2). +2 19.04.02 3,324 43 8쪽
1 제1화. 사라진 유령들 (1). +3 19.04.01 4,334 4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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