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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GC

차원관리위원회: Da ca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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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WGC
작품등록일 :
2022.08.16 17:47
최근연재일 :
2022.11.08 22:35
연재수 :
16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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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26
글자수 :
938,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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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28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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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죽음과 여명 사이 (13)

DUMMY

조이는 최대한 창문 가까이 이동했다. 던은 그 건물 뒤에 숨어있는 것이 분명했고, 설령 아니라고 해도 다른 적을 상대한다고 생각하면 괜찮았다.


창문 근처에 다다르자 뒤에 숨어있던 인물도 걸음을 멈추고, 마치 조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조이는 마치 창문에서 벗어나 다른 곳으로 향하는 것처럼 움직인다. 그리고 그 인물도 다시 움직이려던 찰나, 조이는 곧바로 창문으로 달려들었다.


유리창이 깨지면서 파편이 요란하게 튀었고, 조이는 총을 꺼내 들며 소리쳤다.


"당장 모습을 드러내라, 던! 이제 너도 끝이니까."


그러자 한 남성이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던은 자신을 알아챈 조이를 보고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보이지 않았을 텐데 잘도 찾아냈네?"


"보이지 않는다고 그 자취를 감출 수 있는 건 아니니까."


그 말을 들은 던은 히죽이며 웃더니, 두 손을 들며 걸어오기 시작했다. 조이가 권총을 흔들며 위협하자, 던은 걸음을 멈추었다.


"잠깐, 뭐 하는 거야. 우리 친구 아녔어?"


"넌 우리와 적이다. 몰라서 그러는 거야? 옛정을 생각해서 널 죽이지 않고 생포하겠어. 하지만 허튼짓하는 순간 죽여 버리도록 하지."


"흠... 그렇단 말이지. 좋아, 그러면 왜 나를 잡으려는 건지 알아도 될까? 난 솔직히 너희들의 행보가 납득되지 않아서 말이야.

단순히 특수탄 때문에 그렇다고 보기에는 이상하잖아. 알레후드로 박사도 죽어서 남은 특수탄이 유통되는 것만 막으면 그만일 텐데."


"네 놈이 살아있는 한 특수탄 같은 게 계속 만들어질 수 있으니까. 능력자들이 능력을 못 쓰게 된다는 것만큼 끔찍한 게 어디 있겠어.

그리고 이 세계선에 무슨 씨앗을 심으려는 건지 몰라도, 이젠 더이상 네가 원하는 대로 두지 않겠다. 얌전히 따라오는 게 좋을 거야, 머리에 구멍 나기 싫으면."


"씨앗? 씨앗?? 푸흡! 으핫! 으하하하하핫!!"


던은 처음에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듯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조이는 눈살을 찌푸리고는 그를 경계하며 말했다.


"무슨 씨앗을 심어서 세계선을 합치려고 한다고 들었는데 그것이 아니었나."


던은 끅끅대며 웃음을 참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지만, 조이는 대체 왜 그가 웃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상하게도 상황은 조이에게 유리한 것 같았음에도, 왠지 모를 위화감이 느껴졌다.


어쩌면 지금 상황이 던에게 유리한 게 아닌가 되새기고 있었다. 그러나 그럴 요소가 전혀 없었다.


던이 육체적으로 뛰어난 것도 아녔으며, 지금 이 상황을 파훼할만한 능력을 갖춘 것도 아녔다.


그는 단순히 능력을 상쇄시키는 것이었지, 총알을 막을 수 있는 몸을 가진 게 아녔다.


"그게 대체 뭐야? 아키텍트가 그딴 걸 원하겠어? 위원회와 반대되는 길을 걷는 자들인데? 아니, 아니지. 아냐!! 그딴 게 아니라고!"


"그럼 대체 왜..."


던은 조이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짓자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이유를 꼭 알려줘야만 하나? 아주 시답잖은 이유지. 난 지금까지 위협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것뿐이야."


"위협?"


"내게 위협이 될 존재를 찾기 위한 일종의 모험이랄까. 그런데 아무도 내게 해를 가할 수가 없더라고.

너와 몇 년을 돌아다녔는데도 그럴만한 존재는 찾지 못했어. 그래서 이렇게 내가 직접 위협을 만들었고 그 결과, 너희들은 날 쫓게 되었지.

아키텍트가 내게 협조하는 줄 알았어? 천만에! 아키텍트 놈들마저 내게 아무런 해를 끼칠 수 없다는 걸 알고 나서 그냥 중립적으로 대하는 것뿐이야.

오히려 아키텍트는 네 놈들이 날 죽일 수 있길 바라고 있을걸?"


"무슨 개 같은 소리냐... 지금까지 저지른 살육에 대한 이유가 고작 위협을 찾기 위해서라는 거냐?

말도 안 되는 소리! 차원의 존재를 만날 때나, 이전에 죽을 뻔한 적이 한둘이 아녔거늘!"


조이는 분노를 참지 못하며 말을 내뱉었다. 분명 무슨 꿍꿍이를 숨기고 있는 것이 분명하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조이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을 만났고, 그 표정을 읽는 것 정도는 쉬웠다. 그러나 던의 표정에서는 한 치의 거짓말도 찾아낼 수 없었다.


"실망스러운데. 너와 몇 년을 함께 해왔는데, 난 너를 잘 아는 것에 비해, 넌 나에 대해 너무나도 모르는 것 같단 말이지.

확실히 너와 다니면서 많은 걸 배웠지. 사신을 찾아보기도 했고, 차원의 존재를 만나기도 했지."


"잠깐. 설마... 아냐... 아닐 거야... 그게 아니라고 해줘..."


조이는 설마 하는 마음으로 스스로 부정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함께 했던 동료가, 지금까지 일어났던 모든 일이 거짓으로 점철되는 것만 같았다.


던과 함께 하면서 위험한 일을 찾아다녔고, 던은 늘 일거리를 던져주는 쪽이었다.


보수도 충분했으며 일이 힘들어도 충분히 버틸 수 있을 정도였기에, 그를 의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그런 일거리를 던져준 던이 고마울 지경이었다. 덕분에 렐릭뿐만 아닌 다른 조직에서도 던은 몰라도, 조이의 명성이 꽤나 높아진 것이었다.


던이 위험부담이 있는 일을 찾아다닌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그저 현상금 사냥꾼으로서의 일이었기에 이에 대해 의심할 필요를 못 느낀 것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지금까지 던이 찾은 일들이 하나같이 이상한 길로 빠졌다는 걸 비로소 알게 됐다.


잿빛 도시에서 아키텍트의 사신이라고 불리는 마야를 쫓았지만, 예상외의 일이 발생했고 결국 잿빛 도시의 차원은 완전히 닫혔다.


이후 케레니이를 쫓는다는 명목으로 페르데스 왕국 쪽으로 갔으나, 그곳에서 므젤라이프트라는 차원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덩달아 세계선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던이 행방불명되었고 ,그의 능력을 이용하여 특수탄이 개발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조이는 알레후드로 박사를 죽여야 한다는 목적을 갖고, 루이카 성으로 향한 것이다.


"특수탄은 아직도 미완성이란 사실, 알고 있어?"


"뭐...?"


조이가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들을 부정함과 동시에 정리하고 있던 도중, 갑자기 던이 말을 걸었다.


던은 조이가 아무런 말도 않고, 가만히 생각에 잠긴 것을 보고만 있기 싫었다.


"내 능력은 상대의 능력을 상쇄시키는 건데 정작 그 총알을 막아내는 놈들도 있잖아? 신체 능력이나 그런 것들을 이용해서 말이지.

총알보다 빠르게 움직인다거나. 그런데 말이야, 내 능력은 분명 능력자에 국한되지 않았던 거로 아는데."


"그게 무슨 소리야..."


조이는 더이상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이 그를 쳐다보았다. 그 눈빛을 본 던은 다시 한번 웃으면서 소리쳤다.


"그래서 넌 나에 대해 모른다고 말하는 거야! 이제야 이해됐어? 내 능력은 단순히 상대의 능력을 상쇄시키는 게 아냐.

그 능력 자체를 무효화시키는 거라고. 상대가 방탄복을 입었더라도, 그 방탄이라는 능력 자체를 잃게 만드는 거야.

아무리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한 성질을 이루더라도, 내 능력 하나면 단단하다는 성질을 완전히 없애버려서 순식간에 분해할 수도 있다고.

그러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되겠지. 왜 특수탄은 상대의 능력을 상쇄시키는 것에 그치는 건가?

이유는 간단해. 특수탄이 아직 미완성인 것과 동시에 내 능력을 담을 수 없어서 그런 거야.

물론 알레후드로 박사가 죽어버려서 더이상 개발은 힘들겠지만, 능력을 상쇄시키는 것 하나만으로도 벌써부터 일이 재밌게 진행됐잖아?"


조이는 더이상 못 들어주겠다는 듯, 총을 꽉 쥐고 그를 노려보았다. 이제 더이상 지긋지긋하다는 눈빛이었고, 던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뭐야... 못 믿겠어? 내가 정말 그런 능력이란 걸 못 믿겠다는 눈치인데 그러면 지금 당장 날 쏴봐."


그러고는 그는 팔을 넓게 펼쳐 보이며 조이를 도발했다. 조이는 단 한 번의 거리낌도 없이, 던의 머리를 향해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총성과 함께 던의 머리에 총알이 그대로 박혔고, 피가 솟구치며 뒤로 넘어지는 것을 미리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총알은 분명 그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갔을 터인데, 총알은 그에게 위협이 되지 않은 채로 바닥에 툭 떨어졌다.


이를 본 조이는 그를 향해 계속 총을 쏘기 시작했고, 마지막으로 탄창을 교체했다.


그리고 신살탄으로 교체한 후 다시 한번 그를 향해 총을 쐈지만, 그 신살탄마저 바닥에 힘없이 툭 떨어졌다.


"네 정체가 대체 뭐냐..."


비로소 조이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느낌이 자신을 옥죄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공포라는 느낌을 넘어 이제는 혐오감까지 들 정도였다.


던은 조이의 표정을 보더니 만족스럽다는 듯, 다시 한번 웃기 시작했다.


조이는 그 웃음소리를 듣고 그를 죽이고 싶다는 본능이 솟구쳤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이성적으로 알고 있어 아무런 행동도 취할 수 없었다.


"십년지기 친구에게 다시 설명해줄까? 내 이름은 던!

상대의 능력, 아니, 존재 자체를 완전히 무효화시켜서 아무런 쓸모도 없게 만드는 유일무이한 존재라고, 하하하하하하하하핫!!"


"미쳤군."


조이는 이를 악물고 노려보았다. 지금까지 던과 오랜 시간을 함께했지만, 정녕 그 시간마저 함께 하지 않은 것만 같았다.


어쩌면 던 말대로 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걸 수도 있었다. 그저 겉으로만 드러난 것만 바라본 채로, 속은 완전히 썩어있는 존재인 것조차 몰랐던 것이다.


"물론 내 유일한 약점이라면 일정 거리 내에서만 능력이 통한다는 거겠지.

그래서 알레후드로 박사는 내 능력의 일부만이라도 갖고 싶었던 걸 거야. 내 모든 능력을 특수탄에 넣는 순간, 그 총알이 완전히 붕괴한다고 하더군.

이제 알겠어? 왜 수많은 조직이 나를 노리는지? 사람은 말이야, 자기들이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하게 되면 두려워하게 되어있어.

내가 존재하는 한, 사람들은 아무도 자기들이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이룰 수 없게 돼. 그래서 날 제거하려는 거고."


그 말을 끝으로 던은 곧바로 조이를 향해 달려들었다. 조이는 그를 막으려고 했으나 그럴 수 없었다.


던을 향해 작용하려는 힘이 완전히 상실된 느낌이었다. 마치 힘을 줘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만 같았다.


던은 조이의 목을 조르며, 그대로 바닥에 넘어뜨렸다. 조이는 자신이 쥐고 있는 총으로 있는 힘껏 던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


그러나 권총은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채로 완전히 사라졌고, 조이의 손에 남아있는 것은 일부만이 남아있는 총구뿐이었다.


"커윽... 켁... 켁..."


"왜 에젤리나 같은 굉장한 능력을 갖춘 여자마저 내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줄 알아? 능력 자체가 전혀 통하지 않아서야!

차원의 틈을 내 발밑에 만들려고 해도 만들 수가 없으니까! 멀리서 탱크를 끌고 와서 날 짓밟으려고 하는 순간, 탱크라는 존재 자체가 말살되어 버리니까!"


확실히 던은 몸을 쓰는 경우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조르는 힘이 그렇게 거세진 않았다. 그러나 조이는 그 힘에 대처할 수 없었다.


던은 갑자기 조르던 손을 놓았고, 조이는 그 틈을 타 뒤로 물러나면서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컥...! 콜록콜록!! 켁... 후우우... 후우우..."


"고작 특수탄 하나 때문에 날 잡으려는 거겠어? 아니, 천만에! 내 능력이 너무나 위협적인 나머지 날 두려워하고 경계하는 거라고!

이제 알겠어? 이제 알겠냐고! 이제 나를 알아봐 줄 수 있겠어?! 이제 모두 나를 바라봐 줄 수 있겠냐고!!"


그러나 조이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의 모습을 지켜본 던은 실망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 그렇겠지. 너도 마찬가지로 나라는 존재를 부정하고 싶은 거구나.

너와 함께하는 동안 유일하게 내 친구가 되어줘서 고마웠어. 내 눈이 틀리질 않길 바랐는데... 결국 너도 똑같아."


던은 다시 한번 조이에게 다가가 그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조이는 도망칠 수도 없었고, 저항할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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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차원관리위원회 (3) 22.11.07 27 0 13쪽
165 차원관리위원회 (2) 22.11.06 28 0 11쪽
164 차원관리위원회 (1) 22.11.06 30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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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나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09) 22.11.05 28 0 12쪽
161 나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08) 22.11.04 24 0 12쪽
160 나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07) 22.11.04 25 0 12쪽
159 나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06) 22.11.03 2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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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나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04) 22.11.02 24 0 12쪽
156 나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03) 22.11.02 26 0 12쪽
155 나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02) 22.11.01 23 0 12쪽
154 나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01) 22.11.01 24 0 12쪽
153 그날, 인어가 죽었다 (4) 22.10.31 27 0 12쪽
152 그날, 인어가 죽었다 (3) 22.10.31 29 0 11쪽
151 그날, 인어가 죽었다 (2) 22.10.30 26 0 12쪽
150 그날, 인어가 죽었다 (1) 22.10.30 31 0 12쪽
149 죽음과 여명 사이 (15) 22.10.29 31 0 12쪽
148 죽음과 여명 사이 (14) 22.10.29 30 0 13쪽
» 죽음과 여명 사이 (13) 22.10.28 32 0 12쪽
146 죽음과 여명 사이 (12) 22.10.28 29 0 12쪽
145 죽음과 여명 사이 (11) 22.10.27 30 0 12쪽
144 죽음과 여명 사이 (10) 22.10.27 3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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