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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GC

차원관리위원회: Da ca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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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WGC
작품등록일 :
2022.08.16 17:47
최근연재일 :
2022.11.08 22:35
연재수 :
16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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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26
글자수 :
938,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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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27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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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죽음과 여명 사이 (11)

DUMMY

"으아아아아아아아!!"


베켓은 라디우스의 말이 끝나자마자 달려들었다. 라디우스와 베켓은 치열하게 맞붙으며 싸웠다.


이전에 함께 싸웠을 때와 달리 베켓은 훨씬 날렵하게, 라디우스의 급소만을 집요하게 노려가며 공격했다. 총성이 울려 퍼질 때마다 빠르게 총알이 터졌다.


라디우스도 그가 이렇게까지 강하게 대응할 줄은 몰랐다. 어쩌면 그는 속으로 이런 싸움을 바라며, 은근슬쩍 베켓을 도발한 것일 수도 있었다.


그가 위원회와 다른 길로 들어가서 얼마나 강해졌는지 증명해보라는 듯, 그와 맞서 싸운 것이었다. 그리고 이 의도는 성공적이었다.


라디우스가 바닥을 향해 도끼를 내리찍자, 지면이 붕괴하면서 들쑥날쑥하게 솟아올랐다. 베켓은 유연하게 타고 오르며, 라디우스에게 총을 쐈다.


라디우스는 도끼로 공격을 막아낸 뒤, 날아오르는 베켓을 향해 도끼를 휘둘렀다.


충격파가 베켓을 향해 날아가자, 그는 여러 발을 쏘면서 동시에 폭발을 일으켜 충격파를 최대한 막아냈다.


그리고 베켓은 주머니에서 수류탄을 꺼내 들어 라디우스를 향해 던졌다. 라디우스는 도끼를 앞에 세워 자신을 엄호했고, 수류탄이 터지자 파편들이 여기저기 튀었다.


꽈앙! 꽈과과과과광!!


그러나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흩어진 파편들도 연이어 폭발했고, 라디우스는 충격으로 저만치 뒤로 튕겨 나갔다.


라디우스는 흩어진 파편들이 터지는 것 모두를 막아낼 순 없었다.


"대체 그 정신 나간 무기는 뭔데...?!"


베켓은 라디우스의 말을 무시하며 방아쇠를 당겼고, 총알이 폭발하면서 생긴 연기가 라디우스의 시야를 가린다.


그리고 라디우스의 발밑에 수류탄이 굴러들어온 것을 확인했을 땐, 이미 늦은 뒤였다.


다시 연쇄 폭발이 일어나면서 라디우스는 또 한 번 튕겨 나간다. 폭발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다 보니 테디의 보호막도 버티지 못했다.


"후우... 그래,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연기가 흩날리며 점점 시야가 트이자, 베켓은 거리에 서서 라디우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라디우스와 눈을 마주치자, 베켓은 입을 열었다.


"아키텍트에서도 위원회처럼 내 기억을 지우려고 했지. 하지만 나는 거절했어. 그런데 놀랍게도 그걸 들어주더라고. 기억을 조작하는 게 편할 뿐이지 강제는 없다면서."


"그것 때문에 아키텍트로 간 거냐?"


"아니, 그거 외에도 많은 걸 알려줬지. 위원회에서 일으킨 사건들이나 아브락사스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아브... 뭐?"


베켓은 여유를 가지며 라디우스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그러면서도 양손에 쥐고 있는 권총은 절대 놓지 않았다.


"라디우스, 너도 위원회에서 무슨 짓을 일삼고 있는지 알게 된다면 당장 그곳에서 나가고 싶어질 거야. 위원회는 우리가 생각한 것 그 이상으로 위험한 놈들이니까."


"미안하지만 네 말을 들어줄 순 없다. 위원회가 어떻든 간에 나는 여전히 위원회에 악감정을 품진 않았어.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직 테디에게 갚을 빚이 있거든."


"하핫... 핫... 하하하하하하하!"


베켓은 라디우스의 말을 듣고는 크게 웃기 시작했다. 라디우스는 왜 웃는지 몰라 눈살을 찌푸렸고, 베켓은 다 웃었는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테디, 테디, 테디... 그놈의 테디... 그 녀석은 이제 내버려 둬도 되는 거 아냐? 아직도 블랙의 발이나 핥고 있을 걸 생각하니 웃음이 절로 나오는데.

너도 알잖아, 오히려 그 녀석의 길이야말로 위험하다는 걸. 넌 그걸 알면서도 그 길로 계속 가게 내버려 둘 셈이야?"


"그래, 하지만 그 녀석이 택한 길이니까. 난 그저 옆을 지켜봐 줄 뿐이야."


"그런데 왜 나한테만 그 길을 강요하는 건데!"


베켓은 곧바로 라디우스를 겨냥한 뒤 방아쇠를 당겼다. 총성과 동시에 폭발이 일어나, 라디우스의 시야를 가린다.


라디우스는 곧장 뛰어올라 베켓을 향해 도끼를 휘둘렀다. 충격파가 주변 일대를 무너뜨렸고, 베켓은 뒤로 물러나면서도 라디우스를 향해 총을 쏘고 있었다.


라디우스도 어느 순간부터 베켓이 자신의 시야 가리면서 집요하게 도끼를 노리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 이대로 도끼에 충격을 받다가는 불리해지는 것은 한순간일 것이다.


"네 말대로 내 길이 옳다는 걸 증명해주겠어! 네 놈들이 틀렸다는 사실을 뼈 깊이 새겨줄 테니까 후회나 하지 말라고!"


베켓은 소리치면서 그를 향해 총을 갈겼고, 라디우스는 잠시 심호흡하며 그를 바라본다. 베켓은 이번에도 시야를 가린 후 수류탄으로 충격을 가할 생각이었다.


베켓은 이번에도 총을 쏘면서 라디우스의 시야를 가렸다. 그러나 라디우스의 생각과 다르게, 베켓은 연기 속에서 빠르게 튀어나와 그의 머리를 향해 총을 겨누었다.


라디우스는 아차 싶어 도끼를 휘두르려고 했으나, 베켓이 훨씬 빨랐다. 라디우스의 머리가 총성과 동시에 순식간에 터지면서 육편이 주변에 흩뿌려졌다.


베켓은 이를 놓치지 않고, 무방비하게 모습을 드러낸 라디우스의 도끼를 향해 연사했다. 라디우스의 손에 붙들린 도끼는 총알을 맞으며 이리저리 튀었다.


그리고 라디우스가 다시 몸을 재생성했을 때에는 꽤나 큰 피해를 입은 뒤였다. 라디우스는 피를 토해내고는 자신의 도끼를 바라보았다.


"후우... 후우... 확실히 네 놈은 쉬운 상대가 아니란 말이지..."


이번에도 베켓은 라디우스를 향해 총을 쏘며 그의 시야를 막았다. 그 순간, 라디우스는 연기로 시야가 가려진 틈을 노려, 옆에 있는 건물을 향해 자신의 도끼를 던졌다.


그리고 베켓은 라디우스에게 수류탄을 던져 연쇄 폭발을 일으켰고, 라디우스는 그 충격으로 살갗이 여기저기 찢어져 피를 쏟아냈다.


베켓은 빠르게 라디우스의 옆으로 달려들면서 권총을 거꾸로 쥔 후, 라디우스의 옆구리를 있는 힘껏 내리쳤다.


라디우스는 외마디 비명을 질렀고, 베켓은 곧이어 그의 턱을 강타했다.


"끄아아아아악!!"


라디우스는 붕 떠오르며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베켓은 그의 심장을 겨눈 뒤에 방아쇠를 당겼고, 라디우스의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리며 그는 바로 즉사한다.


그러나 그의 손에는 도끼가 없었다. 베켓은 이를 살짝 의아하게 여기고는 뒤를 돌아본 순간, 라디우스의 도끼가 베켓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베켓은 당황하며 옆으로 회피하려고 했으나, 도끼날은 베켓의 왼팔을 그대로 베며 날아갔다. 베켓은 자신의 잘려나간 왼손을 보고는 뒤늦게 비명을 질렀다.


"끄아아아아으... 아아아아아악!!! 라디우스!!"


라디우스가 던진 쪽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으나, 그곳에는 라디우스가 없었다.


라디우스는 이미 날아간 도끼 쪽으로 몸을 재생성시켜, 다시 베켓을 향해 달려오는 중이었다.


베켓이 몸을 돌려 라디우스를 바라보았을 때, 라디우스는 이미 자신의 사정거리 안에 들어온 직후였다.


라디우스는 베켓의 몸을 베었고, 베켓은 몸을 틀어 최대한 피해를 막으며 뒤로 물러났다.


"크아아아악... 아직... 아직 아냐... 난... 틀리지 않았어..."


그의 왼손은 이미 잘렸고, 입에서는 피를 토해낸다. 그런데도 베켓은 끝까지 굴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라디우스를 상대하고 있었다.


라디우스는 그를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뭐가 옳은 길이란 거냐... 뭐가 잘못된 길이란 거냐... 그딴 걸 생각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줄 알아...? 내 길은 틀리지 않았다고...!"


라디우스는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베켓은 아무런 대답 없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를 보고는 이를 악물며, 다시 총을 쏴 시야를 가린다.


그리고 수류탄을 던지며 뒤로 물러났을 때, 다시 한번 도끼가 연기를 뚫고 베켓을 향해 날아들었다.


베켓은 그 도끼의 날을 정확히 노리며 총을 쐈지만, 도끼의 속도는 줄지 않았다.


그리고 베켓의 가슴팍에 도끼가 그대로 박혔다. 베켓은 그 충격과 동시에 숨을 들이마시고는 이내 피를 토한다.


자신의 앞에는 라디우스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라디우스는 베켓의 가슴에 박힌 도끼를 꽉 쥐며 그대로 들어 올렸다.


그리고 베켓은 박혀있던 도끼날에 해방되면서 바닥에 쓰러졌다.


"난... 지금... 쿨럭... 죽고 싶지... 않은데..."


베켓은 가슴에 도끼가 박히기 이전부터 피를 너무 많이 흘렸기 때문에 더이상 가망이 없었다. 베켓은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진 채로 라디우스에게 힘없이 물었다.


"내 길이... 틀린 거냐...? 나는... 잘못된 길을... 가게 된 것이냐..."


"난 네 길이 옳음을 증명하라고 했을 뿐이지 틀렸다고 한 적은 없어. 넌 그저 나에게 패배했을 뿐이야.

그렇다고 난 네가 틀렸다고 하지 않을 거다. 왜냐하면 가치는 각자 판단하기 나름이니까."


그 말을 들은 베켓은 피식 웃었다. 그와 동시에 입가에 피가 흘러내렸고 베켓은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래... 웃기네... 왜인지는 몰라도... 뭔가 가벼워진 느낌이야..."


베켓은 이런 말을 하면서도 아쉬웠는지 피가 섞인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라디우스도 이 모습을 바라보기 힘들었는지 고개를 돌려 다른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냐... 난... 너희들을 버리고... 잘못된 길로 간 거야... 쿨럭! 쿨럭! 이제야 깨닫다니...

내가 봐도 한심하다고... 이래서야 이미 죽은 친구들을... 볼 낯이 없는데 말이지..."


라디우스는 살짝 베켓의 상태를 확인했다. 바닥은 피로 적셔져 있었고, 베켓은 말을 하는 것조차 힘들어 보였다.


"나는 아닌 줄 알았지... 아직 죽을 때가... 안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다른 녀석들처럼... 죽을 줄이야...

막셸... 도이츠... 만약 라이언이... 마지막 내 모습을... 보면... 뭐라고 할까..."


"그 녀석이라면 잘 싸웠다고 칭찬했을걸. 예전부터 네 전투 실력에 항상 이런저런 트집을 잡았으니까.

하지만 넌 이번에 정말 잘 싸웠어. 내가 보증할 정도니 만약 라이언이 네 모습을 봤다면 흐뭇해할 거야."


라디우스의 말을 들은 베켓은 눈을 살짝 크게 뜨는가 싶더니, 이내 안심했다는 듯 미소를 짓는다.


"그래... 네 말이 맞겠지... 테디에게 전해줘... 지금까지 걱정 끼쳐서... 미안하다고..."


라디우스는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이를 본 베켓은 천천히 정면을 향했다. 싸움으로 일어난 먼지는 어느새 가라앉고, 맑은 하늘과 태양이 그를 비추고 있었다.


"후... 후후... 이런 결말도... 나쁘지는 않구나..."


그 말을 끝으로 베켓은 더이상 말할 수 없게 되었다. 라디우스가 바라본 마지막 그의 모습은 처량하기 그지없었다.


라디우스는 한숨을 쉬고 도끼를 바닥에 툭 내려놓았다. 그러자 갑작스러운 고통이 밀려왔고, 그는 순간 소스라치게 놀라며 도끼를 다시 주워들었다.


"와이씨, 자칫하면 큰일 날 뻔했네... 생각보다 나도 크게 다쳤구나... 후우..."


라디우스는 날이 많이 손상된 자신의 도끼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베켓과 싸우면서 눈치채지 못했지만, 좀만 더 오래 싸웠더라면 라디우스가 치명상을 입고 패배할 수도 있던 것이었다.


"이런 마무리를 짓게 되어서 미안하다, 베켓. 난 언제든지 다음 생까지 기다려줄 수 있으니까, 만나게 된다면 지금보다 나은 결말을 맞이할 수 있길 바라마."


라디우스는 베켓의 시체를 그대로 둔 채, 다리를 절뚝이며 천천히 도로를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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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차원관리위원회 (3) 22.11.07 27 0 13쪽
165 차원관리위원회 (2) 22.11.06 2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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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나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08) 22.11.04 24 0 12쪽
160 나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07) 22.11.04 25 0 12쪽
159 나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06) 22.11.03 26 0 11쪽
158 나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05) 22.11.03 24 0 12쪽
157 나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04) 22.11.02 24 0 12쪽
156 나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03) 22.11.02 26 0 12쪽
155 나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02) 22.11.01 23 0 12쪽
154 나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01) 22.11.01 24 0 12쪽
153 그날, 인어가 죽었다 (4) 22.10.31 27 0 12쪽
152 그날, 인어가 죽었다 (3) 22.10.31 28 0 11쪽
151 그날, 인어가 죽었다 (2) 22.10.30 26 0 12쪽
150 그날, 인어가 죽었다 (1) 22.10.30 31 0 12쪽
149 죽음과 여명 사이 (15) 22.10.29 30 0 12쪽
148 죽음과 여명 사이 (14) 22.10.29 30 0 13쪽
147 죽음과 여명 사이 (13) 22.10.28 31 0 12쪽
146 죽음과 여명 사이 (12) 22.10.28 29 0 12쪽
» 죽음과 여명 사이 (11) 22.10.27 30 0 12쪽
144 죽음과 여명 사이 (10) 22.10.27 36 0 12쪽
143 죽음과 여명 사이 (09) 22.10.26 3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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