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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후영의 서재

기사로 환생하니 마도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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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게좋아
작품등록일 :
2020.02.18 15:25
최근연재일 :
2020.05.11 22:01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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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06
추천수 :
307
글자수 :
14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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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2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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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봄이 오기 전에 (10)

DUMMY

빠르게 남하한 기동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을 데려간 연방군의 뒤를 따라잡았다.


'자국의 척박한 자연환경에 감사를 느낄 줄이야.'


제대로 된 길도 없고 험난한 날씨 탓인지 아델의 예상대로 연방군은 그리 멀리 이동하지 못하고 있었다.


'동부의 겨울은 악명이 자자하지.'


보병이 다수를 차지하는 연방군으로선 서두르는데도 한계가 있었다.


'지나간지 얼마 안 된 것 같군.'


쌓인 눈만 해도 허벅지까지 오르니 부대가 이동한 자리는 쉽게 표시가 났다.


좀 전부터 아델의 감각에 상공을 순찰하는 마법사들의 기척이 계속해서 감지되고 있었다.

시간도 자정에 가까웠으니 분명 멀지 않은 곳에 연방군 부대가 숙영을 하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최대한 조심스럽게 흩어져서 이동- 잠깐 대기!"


명령을 내리던 아델은 이상한 낌새에 기동대를 멈춰 세웠다.

간간이 규칙적으로 스쳐가던 마력 파동이 갑자기 멈추더니 기동대를 향해 집중적으로 쏘아지기 시작했다.


'이런, 들켰다.'


끝까지 발각되지 않을 거라 기대하진 않았지만, 아직 적 부대의 위치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주도권을 빼앗긴 느낌이라 조금 뼈아프게 다가왔다.


"적에게 발각됐다! 서둘러라! 놈들이 대비를 마칠 시간을 줘서는 안돼!"


-펑! 파아앗!


기동대를 발견한 연방군 마법사가 조명탄을 쏘아 올리고 어두운 밤하늘이 일순간 환하게 밝아졌다.


'쳇, 성격 참 급한 친구네.'


보통 적을 탐색한 후에도 적이 탐지 당한 사실을 눈치채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면서 통신을 전할 텐데 연방군 마법사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하늘에 신호탄부터 날리고 시작한 것이다.


이 정도 밝기면 못해도 주변 수십 킬로 범위의 연방군은 모조리 신호를 발견했을 확률이 높았다.


인상을 굳힌 아델은 기동대를 이끌고 마법사의 기척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지금 위치에선 연방군 부대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으니 마법사가 있는 장소까지 이동한 후 아이들을 데려간 부대를 찾을 생각이었다.


'빙고.'


예상대로 아델의 감각 끝에 수많은 인기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쪽이다. 날 따라와."


기동대를 발견한 연방군 마법사는 주변을 정찰하고 있는 동료 마법사들을 모두 불러모았다.


"이대로 가면 몰살이야."


딱봐도 전원 마도구로 무장한 연합군 강화부대였다.

중대 규모의 초인전력을 단독 대대로 맞붙어 봤자 시체만 쌓일 뿐이었다.

부대가 지원군이 도착할 때까지 버티려면 지금부터라도 최대한 시간을 끌어야 했다.


'20~30분이면 인근 부대의 마법사들이 지원을 오겠지만 그 정도 숫자로는 부족해. 제대로 된 전력이 당도하기까지는 한참이 걸릴 거야.'


하늘을 밝히는 조명에 주변을 정찰하던 4명의 마법사가 모두 모였다.

그들은 기동대의 진격을 늦추기 위해 지상을 향해 폭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 너무 높이 떠올라있던 탓인지 정확도가 떨어져 대부분 제대로 된 위력도 주지 못한 채 빗나갔다.

정확히 말하면 기동대가 굼벵이도 아니고 고작 4명이서 떨어트리는 고고도 폭격 따위는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다.


자신들의 공격이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않자 마법사는 초조한 마음이 들었다.


"간격을 좁혀야돼."

"뭐?"

"지금 높이에서는 놈들에게 피해를 주지 못해. 좀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고!"


흥분한 마법사의 말에 동료들이 모두 반대를 표했다.


"어리석은 소리 하지 마. 잘못하면 적의 공격에 역으로 당할 수가 있어."

"그럼 가만히 지켜보고 있겠다는 말이야?"

"냉정하게 판단해. 우린 이미 존재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놈들의 신경을 분산시키고 있어. 여기서 괜한 위험을 감수했다가 전멸이라도 당하면 적들은 더욱 안심하고 빠르게 움직일 거야."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다른 마법사들과 합류하는 게 최선이야. 그래야 반격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냉정한 동료의 말에 화를 내려던 마법사의 머리가 조금은 차게 식었다.


"후- 자네들 말이 맞아. 내가 잠시 흥분한 모양이군. 그럼 다시 움직이자."


아델은 사거리 밖에서 깔짝깔짝 마법을 날려대는 연방군 마법사의 행동에 귀찮은 표정을 지었다.


'공격을 멈추길래 포기한 줄 알았는데. 다시 쓸데없는 짓만 반복하는군.'


아델도 연방군이 어떻게 대응해올지 얼추 머릿속으로 예상을 하고 있었다.

장기전에 들어갈수록 불리해지는 건 적 후방에 침투한 기동대였고 아델은 최대한 빠르게 움직여 포위되는 상황만은 반드시 막아야 했다.


가능하다면 미리 마법사의 수를 줄여놓고 싶었지만, 상공에서 쉽사리 접근해오지 않는 적의 모습에 아델은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모두 전투준비!"


아델의 눈에 허둥지둥 전열을 갖추고 있는 연방군 부대가 보이기 시작했다.

다만 마법사들은 이미 준비를 마쳤는지 적의 후방에서 상당한 마력이 모이는 게 느껴졌다.


다수의 마법사들이 높은 집중력으로 술식과 영창을 짜 맞춰 발동하는 합동 마법은 초인이라도 가루로 만들어버릴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경시할 마음이 없는 아델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원들의 간격을 넓혀서 밀집되는 인원이 없도록 지시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냥 순순히 당해주겠다는 말은 아니지.'


미리 대기하고 있던 2소대장은 대원들의 플라즈마 캐논 충전이 끝나자 곧장 사격 명령을 내렸다.


"밀집한 적 마법사들을 최우선적으로 노린다. 쏴!"


-쾅! 콰과광!


연방군의 방어로 2소대의 공격은 마법사들에게 제대로 된 피해를 주진 못했지만 플라즈마 캐논의 위력은 마법사들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기 충분했다.


"쿨럭!"

"영창을 멈추지 마라!"


일부 마법사들이 피를 토하며 쓰러지고 마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연방군 마법사들은 마법을 유지하기 위해 더욱 바쁘게 수인을 맺어야했다.


"자잘한 공격은 무시해. 마법사들에게 반격할 틈을 줘서는 안된다."


아델과 기동대는 아직 화포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틈을 타서 적의 일선을 돌파했다.




자이체프 하사는 익숙한 폭음에 서둘러 무장을 갖추고 전투를 준비했다.

다행히 부상도 완벽히 치료된 상태라 몸을 움직이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었다.


'운이 좋았다. 설마 하일루시 전투에서 사용한 고급 장비들을 전부 지급할 줄이야.'


자이체프 하사는 다급히 움직이는 병사들 사이를 지나 적의 숨통을 끊기 위한 최적의 장소를 찾아 이동했다.


'내 다리를 날려버린 녀석이 저 안에 있었으면 좋겠군.'


-쾅!


본격적으로 전투가 시작되자 곳곳에서 폭발이 일어나며 위협적인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빗발치는 총탄 사이에서 자이체프 하사는 아쉬운 대로 적당한 자리에 몸을 숨길 수밖에 없었다.


"큭!"


하일루시 전투로 강화병을 상대해본 경험이 있는 자이체프 하사는 일반적인 화력으로는 적의 방어를 뚫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단단한 방어를 뚫기 위해서는 여러 발을 적중시켜 적을 무력화하거나 그나마 보호가 약한 목을 노려야 했다.

문제는 작은 빈틈 사이로 목을 맞추는 건 뛰어난 저격수인 그에게도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이건 뭐... 선택의 여지가 없군.'


한번 위치가 발각돼서 죽을 뻔한 경험을 한 자이체프 하사는 전자의 방법에 대해서 일말의 고려도 하지 않았다.


주변의 병사들이 쓰러지는 상황에서도 자이체프 하사는 침착하게 숨을 골랐다.


수천 미터 떨어진 거리, 플라즈마 캐논을 조준하고 있는 기동대원의 목덜미를 노리고 천천히 방아쇠를 당겼다.


-퍽!


묵직한 타격음과 함께 대원이 쓰러지며 무거운 플라즈마 캐논이 땅에 떨어졌다.

옆에서 이를 목격한 지휘자가 서둘러 대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젠장! 빨리 캐논부터 발사해!"


플라즈마 캐논에서 흘러나오는 푸른빛이 마력 과부하가 진행됨에 따라 더욱 짙은 빛을 발했다.

대원 한명이 서둘러 달려가 캐논을 들어 적을 향해 조준했다.


-퍽!


"저격수다!!"

"이런, 캐논은 포기한다 모두 떨어져!"


상황 파악을 마친 분대장이 캐논 회수를 포기하고 대원들과 함께 대피하자 과부화가 한계에 달한 캐논이 밝은 빛과 함께 마력 폭발을 일으켰다.


강렬한 푸른 섬광에 자이체프 하사는 재빨리 눈을 감아 시력을 보호했다.


'일단 두 명은 확실히 끝냈고.'


목을 맞고서 운 좋게 살아남았다고 한들 저 정도 마력 폭발에 휘말린 이상 목숨을 부지하긴 어려웠다.


자이체프의 활약으로 기동대는 플라즈마 캐논을 운용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기동대의 포격이 뜸해지면서 연방의 마법사들은 더욱 마법 영창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하나둘 영창을 끝낸 강력한 마법이 적을 향해 날아가고, 기동대는 다급히 몸을 피했다.


기동대가 몸을 사리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자이체프 하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마법을 피해 엄폐한 기동대를 찾아낸 자이체프 하사는 다시 한번 적의 급소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좋아. 이제 셋. 장소를 바꿔야겠군.'


자이체프 하사는 가만히 기다렸다가 전장의 소란을 틈타 조심스럽게 몸을 이동했다.


'응?'


-퍽!


이상한 느낌에 걸음을 멈춘 자이체프 하사는 강한 충격과 함께 옆으로 튕겨나갔다.

부서져 산산이 비산하는 무기 파편을 보면서 그는 식은땀을 흘렸다.


'직감이 아니었으면 죽을뻔했다.'


누군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생각에 자이체프 하사는 다급히 엎드려 몸을 숨겼다.


'이렇게 빨리 대응하다니.'


처음부터 자신을 주시하고 있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일이었다.


자이체프 하사는 적들이 저격수를 크게 경계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대부분의 초인들은 자신의 방어력을 믿고 마력이 느껴지지 않는 공격에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 경향이 있었는데 어째선지 적들은 개인화기를 든 병사들까지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하일루시 전투 때문인가.'


무기를 잃은 자이체프 하사는 큰 낭패감이 들었다.


엉금엉금 기어서 현장을 벗어난 자이체프 하사는 한참 후에서야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운이 좋았음에 감사한 그는 망가진 잔해를 버리고 무기를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았다.


자이체프 하사는 아쉬운 대로 쓰러진 병사에게서 대전차 소총을 주워들었다.

묵직한 무게감을 느끼며 이리저리 총기 상태를 점검해 본 그는 그럭저럭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잘만 사용한다면 이걸로도 충분히 놈들을 무력화시키는 게 가능해.'


자이체프 하사는 이전보다 더 위치 선정에 각별히 신경을 기울였다.

그는 훨씬 더 먼 거리에서 놈들의 사각을 노릴 생각이었다.


한번에 치명상을 입히겠다는 생각을 포기한 자이체프 하사는 머릿속으로 적을 무력화시키는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며 강화복 사이의 자그마한 틈을 노리고 기다렸다.


"후- 하.."


숨을 멈춘 영원과 같은 찰나, 자이체프 하사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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