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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후영의 서재

기사로 환생하니 마도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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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게좋아
작품등록일 :
2020.02.18 15:25
최근연재일 :
2020.05.11 22:01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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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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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30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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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봄이 오기 전에 (3)

DUMMY

매서운 눈보라 속에서 아델과 기동대원들은 연방의 눈을 피해 조심스레 움직이고 있었다.


서벅, 서벅


눈 위를 지나는 기동대원들은 전부 강화복 위에 새하얀 위장복을 걸치고 있었다.


아델은 자꾸만 얼굴에 달라붙는 얼음을 손으로 쓸어내었다.


'다행히 눈보라가 몰아쳐 준 덕분에 일이 쉬워졌어.'


바닷속으로 수중침투를 해야 한다는 수뇌부를 마력 부족과 눈보라를 이유로 설득한 끝에 기동대는 지금 얼어붙은 바다 위를 지나고 있었다.

하일루시 일대의 바다는 염도가 낮아 겨울이면 꽁꽁 얼어붙었고, 얼음이 두꺼운 덕분에 충분히 사람이 지날 수 있는 길이 생겼다.

다만, 강화병의 중량을 생각해 봤을 때, 깨질 경우를 대비해 대원들은 서로의 몸을 연결하고 조금씩 떨어져서 이동했다.


'재수 없었으면 이 아래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


눈보라로 인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동행하는 마법사의 인도에 따라 기동대는 길을 잃지 않고 목적지로 나아갈 수 있었다.

전력 부족을 우려한 지휘부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기동대마다 20명의 마법사를 추가로 배치하면서 대원들 사이사이에는 조금 다른 모양의 강화복을 입은 오페르타의 전투 마법사가 섞여 있었다.


"기동대장님 이제 곧 약속한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볼테르 중위의 보고에 현재 위치를 가늠한 아델이 고개를 끄덕였다.


"얼추 늦진 않겠군."


기동대는 각각 서북, 서남, 남쪽 3방향으로 동시에 기습을 하기로 정하고 아델의 3기동대는 하일루시의 남쪽을 맡았다.

가장 긴 거리를 이동해야하는 3기동대는 좀더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었다.

걸음을 빨리한 3기동대는 다행히 제시간 안에 원하는 지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대원들은 전투에 앞서 다시 한번 무장을 점검했다.


12인 1개 조로 나뉜 기동대원들이 모두 투입될 준비를 마치고, 아델은 대원들 앞에서 당부의 말을 전했다.


"적의 중요 물자를 파괴하고 왕국민의 안전을 확인하는 게 우리의 임무 중 하나지만 그렇다고 너무 무리할 필요는 없다. 괜히 쓸데없이 오지랖 떨지 말고 자기 목숨부터 간수하도록, 그것만해도 충분하니까. 알았나?"

"예! 알겠습니다!"

"눈보라가 거센 관계로 본대가 도착하는 시간도 예정보다 늦어질 확률이 높으니 최대한 감안하고 전투에 효율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예!"

"제군들의 무운을 빌겠다. 살아서 다시 보길 바라지. 그럼, 출발해."


대원들이 모두 흩어지고 자리에는 아델과 마법사를 포함한 10명의 대원들만 남았다.


아델의 시야에 조금 약해진 눈보라 사이로 멀리있는 도시의 불빛이 비쳤다.


"우리도 가자."

"옙!"


천천히 도시로 접근하는 기동대의 발걸음이 도시가 가까워 질수록 더욱 속도를 높였다.

외곽에서 경계를 서던 연방군 초병은 바람소리 사이로 들리는 이질적인 발자국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눈보라 너머로 희미한 그림자가 아른거리며 빠르게 접근해 오고 있었다.


"뭐지?"


안력을 높여 대상을 식별하려던 초병은 강렬한 충격과 함께 눈 앞이 캄캄해지는 걸 느꼈다.


"적, 적이다!!!!"


-퍽!


사수의 죽음에 적의 기습을 알리던 초병도 머리에 구멍이 나며 쓰러졌다.


"전우의 단잠을 방해해선 안되지 친구."


철조망을 넘은 아델과 대원들은 나머지 초병들도 모두 정리한 후 도시 내로 진입했다.


몇몇 가로등만이 빛을 발하는 도시는 어둠에 잠겨 있었다.

거리 사이에는 마대자루로 쌓은 진지가 구축되어 있었고, 건물마다 중화기가 배치돼 있었다.


"오늘 밤 파티가 있다는 사실을 다들 모르는 모양이군."

"본의 아니게 깜짝파티가 되었습니다."


상관의 농담에 부하들이 낄낄거리며 웃었다.


아델은 비어있는 진지 사이를 여유롭게 지나며 근처에서 가장 많은 기척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대원들을 이끌었다.



***



회색 머리카락을 양갈래로 묶은 귀여운 소녀는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흥~ 흥~, 아~ 지루해-"


작은 조명 하나만 빛을 발하고 있는 어두운 지하, 갑갑한 공간에 오랫동안 머물러야하는 소녀의 인내심도 한계에 달하고 있었다.


"테오~ 우리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는 거야? 응?"


냉막한 인상의 소년, 테오도르는 똑같은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는 소녀로 인해 책을 덮어야 했다.


"카티아, 나도 모르니까 그만 귀찮게 하고 이제 좀 닥쳐."


테오도르의 차가운 대답에 카티아는 입술을 쭉 내밀며 볼을 부풀렸다.


"뿌-! 하지만 테오는 똑똑하니까 어느 정도 예상은 할 수 있을 거 아냐!"


징징거림에 한숨을 내쉰 테오도르는 이러다간 책도 제대로 읽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카티아를 조금 달랬다.


"조금만 더 참아, 연방이 본격적으로 힘을 드러낼 때가 오면 우리도 마음껏 활약할 수 있을 테니까."

"그니까 그게 언제냐구..."

"글쎄, 한두달 쯤 뒤에?"

"힝, 너무 멀어. 흐아아앙~"


실망한 카티아는 흐물흐물 녹아내렸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테오도르는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카티아, 징그러우니까 그딴 식으로 신체변형 하지 마."


"흐어어어~ 왜? 나름 재밌는데?"


"보는 사람 입장 좀 생각해."


인체가 녹아내리는 광경은 결코 좋다고 느낄 모습이 아니었다.


-뿅!


"알았어! 대신 나랑 놀아줄거야?"

"꺼져. 정 심심하면 저것들 몇 마리 깨워서 숨바꼭질이라도 하던가."


테오도르가 가르킨 곳에는 수많은 뮤턴트들이 일렬로 가득 세워져 있었다.


"재미없어!"

"그럼 잠이나 자."

"흥!"


잔뜩 뿔이 난 카티아가 옆에 있던 화물을 걷어찼다.


-쾅!


-애애애애애앵!!!!!!


갑자기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가 지하 공동 안을 울리기 시작했다.


"어라?"


당황한 카티아가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을 때, 테오도르가 명료하게 상황을 정리했다.


"연합군이 공격해 온 모양이군."

"아! 그렇구나!"


지하에 머물고 있던 또 다른 한명, 구석에서 잠을 자고 있던 날카로운 인상의 청년이 짜증을 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터덜터덜 걸어온 그는 테오도르 옆에 주저 앉았다.


"으아아아아- 잘자고 있었는데 귀찮게스리, 이봐 조장! 우린 어떡할 거야?"

"명령이 내려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린다. 일단 뮤턴트부터 모두 활성화시켜놔."


청년의 질문에 대강 명령을 내린 테오도르는 여유롭게 책을 다시 펼쳐 읽었다.

어차피 무슨 일이 벌어지든 자신들이 정면에 나설 일은 없었다.


'연합군의 본대가 왔을 리는 없고, 초인을 이용한 소규모 기습인가? 위에서 고생 좀 하겠군.'



***



-투다다다다!


"으아아아악! 오지마!"


서걱!


마지막 남은 병사의 목을 베어낸 아델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건물 안은 수백 명의 시신에서 흘러나온 피로 바닥을 가득 적시고 있었다.


"기동대장님! 심문 결과, 왕국민들은 연방군이 점령하자마자 따로 격리시켜 놨다고 합니다."

"격리된 위치는?"

"그게... 몇몇 병사들을 더 심문해 봤지만 전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알겠다. 일단 밖에 있는 전차부터 처리해."


아델의 명령에 대원들이 일제히 창가로 이동해 건물 밖에 주차된 전차를 향해 사격을 시작했다.

펄스라이플의 탄환이 장갑을 뚫고, 적재된 포탄이 폭발하면서 순식간에 수십 대의 전차가 불길에 휩싸였다.


"이동한다!"


연방군이 상황을 파악하고 반격을 시작하면 숫자가 적은 기동대로선 수세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전에 위협적인 전력은 미리 줄여놔야 해.'


연합군의 본대가 공격을 시작하려면 아직 한참의 시간이 남았다.


건물 옥상에 올라선 아델은 도시를 내려다보며 동선을 계산했다.


도시 곳곳에서 화염이 치솟고 다른 기동대원들도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저기가 좋겠네.'


조금 외곽 쪽을 살피던 아델이 먹이를 발견한 매처럼 눈을 빛냈다.

넓은 건물에 많은 병사들이 지키고 있는 게 딱 봐도 중요한 장소인 것 같았다.


-쾅!


무언가 바람을 가르며 날아오는 기척을 느낀 아델이 고개를 젖히자, 그 옆으로 두꺼운 총탄이 스쳐 지나갔다.


시선을 돌리니 멀리서 저격수가 기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처럼 귀여운 아이의 뚝배기를 깨려 하다니, 공산주의자들은 이게 문제야. 피도 눈물도 없다니까.'


"빵!"


아델이 검지를 겨누자 활들짝 놀란 저격수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총격음에 주변을 샅샅히 살피던 대원들도 저격수를 발견했다.


"왼편, 5층 저격수!"

"없애버려!"


-쾅! 쾅! 쾅!


대원들의 일제 사격에 저격수가 있던 장소가 순식간에 초토화됐다.


"클리어!"


대원들은 저격수가 머무르던 방이 완전히 무너지고 나서야 사격을 멈췄다.


아델의 감각에 무너져내린 잔해 너머로 미약한 기척이 느껴졌다.


'운이 좋은 친구네.'


저격수가 아직 살아있음을 알았지만, 머뭇거릴 시간이 없는 아델은 대원들과 함께 다음 목적지를 향해 움직였다.



**



"쿨럭, 쿨럭."


자이체프 하사는 돌무더기 사이에서 거센 기침을 토해냈다.


'괴, 괴물-'


연합군의 기습에 가까스로 몸을 피할 수 있었던 자이체프 하사는 곧장 무장을 갖추고 적을 격퇴하기 위해 움직였다.

전우가 학살 당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도 묵묵히 기회를 노리던 중, 그는 홀로 옥상으로 올라온 적의 지휘관을 발견할 수 있었다.


찬스라 생각한 그는 마도구를 겨눴고, 스코프 너머로 보이는 지휘관의 얼굴을 보고 잠깐 망설였지만, 숙련된 저격수답게 마음을 가다듬고 완벽한 타이밍을 노렸다.


'어떻게 피한거지? 처음부터 들켰나?'


아델이 감각을 극도로 단련한 사실을 모르는 그는, 사각에서 날아온 근거리 저격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이 피하던 모습에 치가 떨렸다.


'차라리 몸을 노렸어야 했나.'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잔해를 치우며 밖으로 기어나간 자이체프 하사는 주변을 뒤지며 자신의 무기를 찾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완전히 박살난 채로 잔해에 깔려 있는 자신의 마도구를 발견할 수 있었다.


"후- 목숨을 건진 것만 해도 다행이겠지."


기습해온 연합군은 모두 초인으로 보였다.

주변에 동료들의 시체와 함께 수많은 무기가 널려 있었지만 이런 일반적인 무기로는 초인에게 상처 하나 입힐 수 없었다.


"좀 더 강한 무기가 필요해."


목숨이 왔다간 상황을 겪었음에도 자이체프 하사는 떨리는 몸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혁명의 적이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 그는 이대로 주저 앉을 생각이 없었다.


"쿨럭!"


잔해에 깔리며 갈비뼈가 부러졌는지 극심한 통증과 함께 입가에 피가 흘렀다.

포션을 꺼내 들이킨 그는 통증이 진정될 때까지 기다렸다.


"죽겠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물자 보관소가 있었어. 일단 거기로 가야한다.'


동료의 복수를 다짐한 자이채프 하사는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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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붉은 겨울 (2) +2 20.03.03 593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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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플로렌스 (3) +4 20.02.27 679 14 11쪽
6 플로렌스 (2) +2 20.02.26 709 15 11쪽
5 플로렌스 (1) +3 20.02.24 744 12 11쪽
4 룬드 회전 (3) +4 20.02.21 800 16 12쪽
3 룬드 회전 (2) +3 20.02.20 850 13 11쪽
2 룬드 회전 (1) +5 20.02.18 1,113 20 11쪽
1 Prologue +2 20.02.18 1,192 19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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