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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후영의 서재

기사로 환생하니 마도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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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게좋아
작품등록일 :
2020.02.18 15:25
최근연재일 :
2020.05.1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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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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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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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기 전에 (5)

DUMMY

기동대는 백 명이 넘는 마법사들과 더 전투를 벌이고 나서야 그들이 지키려던 장소에 도달할 수 있었다.

마법사를 치워내고 들어간 방안에는 전선이 연결된 유리통 속에 커다란 뇌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대원들은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기괴한 모습에 욕설을 뱉었다.


"미친, 마법사들은 이상한 실험을 좋아한다더니."

"연방놈들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군."


뒤늦게 진입한 아델도 조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이건 좀 어메이징 하네."


뭔가 딱봐도 느낌있는 게 중요한 비밀을 엿본 기분이었다.


기껏해야 마도구나 뮤턴트와 연관된 물건이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걸 발견한 아델은 머리가 복잡해졌다.


'아니지, 어쩌면 이게 뮤턴트와 관련된 걸지도 모르겠어.'


장정 넷이 둘러 안을 수 있는 둘레의 유리를 살피던 아델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대원들에게 농담을 던졌다.


"이걸 통째로 가져가긴 힘들 것 같고. 누구 사진기 가져온 사람 없나?"


대원들은 눈치를 보며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다.


쓰게 웃은 아델은 해결책을 고민했다.


"뭐, 그래도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봐야겠지."


여기까지 오는데 대원 16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냥 파괴하고 떠나기에는 직성이 풀리지 않았다.


'가져갈 수 있으면 가져가는 게 베스트니까.'


마침 자신들의 뒤를 추격해오던 연방군을 떠올린 아델은 대원들 몇몇에게 병사 하나를 생포해 올 것을 지시했다.


대원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병사 하나를 끌고왔다.


격렬히 반항하던 병사는 기괴한 광경을 보고서야 발버둥을 멈췄다.


"■■ ■! ■■■■■!!"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 황인 병사는 에레브어가 아닌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뭐라 뭐라 소리치고 있었다.


시끄러운 소리에 아델은 가볍게 병사의 머리를 걷어차줬다.


"그렇게 말해도 욕은 다 알아듣는다."


앳된 병사는 독기 어린 눈으로 아델을 노려보았다.


"반동 새끼들, 왜 날 붙잡았는지 모르겠지만 너희들이 원하는 대로 되진 않을 거다. 퉷!"


무슨 생각을 떠올렸는지 비장한 눈빛으로 말하는 병사의 행동에 아델은 웃음이 나왔다.


"이야- 어린 친구가 혁명정신이 아주 투철하구나? 훌륭하다."

"■■■■■■!!"


아델이 볼을 두드려주니 대원에게 붙잡힌 병사가 이리저리 발광했다.


"시간이 없으니 서둘러야겠군."


대충 검을 휘두르자 유리통의 머리 부분이 깔끔하게 잘려나갔다.


"일단 꺼내 들고 갈 수 있는지 확인해볼까?"


저항하는 병사의 머리채를 잡고 끌고 온 아델은, 뇌가 담긴 유리통 안으로 병사를 집어던졌다.

배양액에 빠진 병사는 허우적거리며 빠져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아델은 가만히 통 안을 예의주시했다.


새로운 자극에 움찔하던 뇌가 조금씩 병사에게 반응하고 있었다.


커다란 뇌에 비해 길이가 짧은 척수에서 무수한 신경이 자라나더니 병사의 몸을 파고들어가기 시작했다.

피부 아래로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에 발버둥치던 병사는 이내 끔찍한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끄아아아아악!!!!"


촉수가 피부밑으로 돌아다니며 울퉁불퉁해진 병사의 얼굴엔 아까와 같은 비장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병사의 몸이 배양액 속에 완전히 잠기고, 방안에는 유리통을 두드리는 소리만 간헐적으로 울렸다.


"어, 음."


상체가 뇌 안에 파묻히는 것까지 지켜 본 아델은 볼을 긁적였다.


"아무래도 들고가는 건 불가능할 것 같은데?"


떨떠름한 아델의 말에 대원들도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에도 폭탄 설치해라. 바로 빠져나간다."


지금 당장 멀쩡한 상태로 가져가긴 힘들다는 걸 알았으니, 일단 무너트려 놓고, 나중에 연합군이 하일루시를 탈환하면 그때 다시 찾을 생각이었다.


'살아있는 완벽한 표본으로 챙길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저런 걸 들고 전투를 벌일 수는 없으니. 어차피 안 될거 괜한 위험을 자초할 필요는 없지.'


한번 더 주위를 둘러보며 놓친 부분은 없는지 살핀 아델은 밖으로 나갔다.


점점 포위망을 좁혀오는 연방군의 기척이 사방에서 느껴졌다.


"어차피 무너질 건물이다. 보호 마법도 사라졌으니 그냥 뚫어버려."


아델과 기동대원들은 계속해서 벽을 부수며 건물을 빠져나왔다.

건물 주위로 많은 수의 연방군이 포진해 있었다.


"폭파!"


대원이 기폭 장치를 가동시키자 건물 내 설치한 폭탄이 설정된 마력에 반응하며 폭발하기 시작했다.


-쾅! 쾅! 쾅!


설치한 폭탄이 폭발하면서 건물이 와르르 무너지기 시작했다.


"후, 후퇴하라!"


건물 내로 진입한 연방군은 빠져나오지 못하고 그대로 붕괴에 휘말렸다.


"지금이다! 공격해!"


기동대는 연방군이 당황한 사이에 한쪽 포위망을 뚫고 빠져나갔다.



***



"이런."


독서를 하던 테오도르는 인상을 찌푸리며 한 손으로 머리를 눌렀다.


근처에 누워있던 청년이 슬쩍 고개를 들었다.


"왜 그래 조장?"

"마더 하나가 연결이 끊어졌다. 아무래도 연합군에게 당한 모양이군."

"그럼 안 되는 거 아냐?"

"최대한 극비로 다뤘는데. 조금 골치 아프게 됐군."


연방이 뮤턴트부대를 운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하이브마인드가 하나 사라졌으니 자칫 뮤턴트가 통제를 벗어날 위험이 있었다.


"그럼 어떡하지? 뮤턴트에 대한 통제는 우리도 가능하지만 마더처럼 원거리에서 대규모 제어는 불가능해."

"됐어. 그냥 냅둬."


어차피 언젠가는 드러날 수 밖에 없을거라 생각했다.

하이브마인드 대신 뮤턴트를 제어하려면 가까운 거리를 유지해야 할 텐데, 잘못하면 자신들까지 드러날 위험성이 있었다.


'게다가 아직 남아있는 마더로도 남은 뮤턴트를 통제하기는 충분해.'


"아! 근데 조장. 카티아는 어딜 간 거지? 안 보이는데?"

"뭐?!"


테오도르는 서둘러 주변을 돌아보았다.

마력을 퍼트려 일대를 탐색했음에도 카티아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이 빌어먹을 년이.'


카티아의 성격을 알고 있었음에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게 크게 후회되었다.


자책하는 조장의 표정을 본 청년은 큰일이 벌어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내가 나가서 찾아올까?"


청년의 말에 잠시 생각을 정리한 테오도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부탁하지."


자신의 외모는 전장을 돌아다니기에는 너무 눈에 띄었다.

만일을 대비해서라도 차라리 동료가 나가는 게 옳은 선택이었다.


'그래도 레오노프는 어느 정도 믿을 수 있어.'


"찾으러 가기 전에 장교복으로 갈아입고 출발해. 위장 신분 잊지말고. 명심해! 최대한 눈에 띄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해."


테오도르의 말에 레오노프가 손을 휘휘 저었다.


"예예,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레오노프가 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테오도르는 이를 갈았다.


'카티아 제발 부탁이니까 사고만 치지 말아라.'



***



연방이 본격적인 반격에 들어가면서 기동대원들도 처음의 기세를 잃고 주춤하기 시작했다.

대전차 소총에서 발사된 14.5mm 철갑탄은 기동대원들의 강화복 안까지 충격을 주어 후유증을 남겼고 지쳐가는 대원들에게 무수한 대전차 로켓이 날아왔다.


물량에 밀리기 시작한 기동대는 어쩔 수 없이 건물을 엄폐물 삼아 수세로 연방군에 맞서고 있었다.


다행히 연방군도 중화기로만 무장한 탓에 명중률과 기동성이 떨어져 쉽사리 전황을 결정짓지 못하고 있었다.


'젠장!'


총알에 머리를 맞은 대원이 쓰러지는 걸 발견한 아델은 서둘러 대원을 안으로 끌어당겼다.

대원이 있던 자리로 무수한 로켓이 쏟아지고 뜨거운 열기과 함께 파편이 아델의 얼굴을 때렸다.


아델은 쓰러진 대원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별다른 외상이 보이지 않는 걸 봐선 뇌진탕으로 기절한 것 같았다.


-쿵! 쿵!


계속되는 포격에 건물의 흔들림이 더욱 커지고 있었다.


'얼마 버티지 못하겠군.'


외벽은 이미 허물어져 엄폐의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였다.


아델은 일단 장소를 변경할 필요성을 느꼈다.


"엄호해라. 차례로 이탈한다."


노획한 화기 대신 마도구를 꺼낸 대원들이 일제히 적이 밀집된 곳에 화력을 투사했다.

연방군이 몸을 숨기는 사이 대원들은 재빨리 건물 사이를 뛰어넘었다.


'응?'


다시 연방군과 대치하려던 때, 손목에 달린 지휘관용 통신 마도구에서 붉은 빛이 깜박이고 있었다.

통신을 연결하니 칼릭스 소령의 얼굴이 작게 떠올랐다.


"무슨 일이십니까?"

"조금 이상한 점이 떠올라서 연락했네, 자네 지금까지 도시 내에서 민간인을 발견한 적이 있나?"


기억을 되짚어보던 아델은 고개를 저었다.


"한 번도 본 적 없었습니다."


아델의 대답에 칼릭스 소령의 목소리가 더욱 심각해졌다.


"아무래도 그냥 넘겨서는 안될 것 같군."


괜한 걱정이 아니냐고 말하려던 아델도 깊게 생각해보니 수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제 휘하 부대원들에게도 한 번 물어보겠습니다."

"부탁하겠네."


대원들에게 지시해 흩어진 다른 대원들과 통신을 주고받은 결과 전부 부정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이쯤되니 아델도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도시민들을 데려갔다는 말은 들었지만 너무 가볍게 생각했나?'


통신을 다시 연결한 아델은 대원들에게 전달받은 내용을 말했다.


서로의 보고를 조합해보니 도시에 투입된 모든 대원들이 한 번도 민간인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따로 수색조를 편성할 필요가 있을 것 같네."


칼릭스 소령의 말에 아델은 부정적으로 대답했다.


"연방의 공격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원래 목적을 생각하면 전력을 낭비할 때가 아닙니다."


게다가 투입하면서 연방의 돌발 행동을 우려한 지휘부로부터 임무 중에 왕국민과의 접촉을 자제하라는 명령도 함께 받았다.


아델도 자세한 정보를 알아볼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지만 위험을 감수하기에는 여기 모인 전력의 중요성이 너무 컸다.


"아쉽군, 자네 부대라면 여유가 있을 줄 알았네."

"과대평가입니다."


딱 잘라 대답한 아델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후- 그럼 일단 제가 단독으로 수색에 나서겠습니다."

"괜찮겠나? 위험할 수 있네."

"차라리 혼자 다니는 게 덜 위험합니다."


아델 입장에선 대원들을 데려가봤자 은밀성도 떨어지고 기동성도 부족해 발목만 잡힐 뿐이었다.


"알겠네. 무운을 빌겠네."


아델은 하이하 소위에게 지휘권을 넘기고 건물을 나왔다.


본격적으로 은신에 들어간 아델은 여유롭게 포위망을 뚫고 탐색을 시작했다.


'근데 그 많은 시민들을 어디에 숨겨놓은 거지?'


도시를 활개치며 돌아다니고 있는데도 마주치는 건 전부 연방군 병사들뿐이었다.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조금씩 아델에게 경종을 울렸다.


기동대가 기습 공격에 투입된 원인을 거슬러보면 결국 도시 내 민간인들 때문이었다.

이미 도시의 민간인들이 소거된 상태라면 폭격을 주저할 필요가 없었다.


'아, 설마 우리 지금 헛고생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아델은 감을 못 잡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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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봄이 오기 전에 (9) +1 20.04.16 270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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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봄이 오기 전에 (4) +1 20.03.31 411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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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붉은 겨울 (5) +1 20.03.16 525 11 12쪽
11 붉은 겨울 (4) +3 20.03.06 554 13 11쪽
10 붉은 겨울 (3) +2 20.03.05 571 13 11쪽
9 붉은 겨울 (2) +2 20.03.03 593 14 11쪽
8 붉은 겨울 (1) +5 20.02.28 648 13 11쪽
7 플로렌스 (3) +4 20.02.27 679 14 11쪽
6 플로렌스 (2) +2 20.02.26 709 15 11쪽
5 플로렌스 (1) +3 20.02.24 744 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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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룬드 회전 (1) +5 20.02.18 1,113 20 11쪽
1 Prologue +2 20.02.18 1,193 19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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