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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지타맥스 님의 서재입니다.

과장님이 왜이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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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베지타맥스
작품등록일 :
2022.01.24 09:41
최근연재일 :
2022.01.26 01:12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7,963
추천수 :
67
글자수 :
72,076

작성
22.01.24 09:45
조회
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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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0쪽

세계를 강타한 김

DUMMY

연희는 본래 수다스러운 사람이고 비밀같은걸 혼자 알고 있으면 끙끙 앓았지만, 이상하게 과장과 함께 있으면 사람이 달라졌다. 그리고 세계적인 이슈에 관해서 철통같은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입장이었기에 그녀는 마치 군인이 된 것처럼 엄격 근엄 진지 상태를 유지했다. 그런데 갑자기 뉴스가 터졌다.


-방금 들어온 소식입니다. 캐나다에서 개발중인 z99 치료제의 주성분이 한국에서 비롯되었다는군요. 자세한 사항은 현지에 나가 있는 맥컬리 기자가 보도하겠습니다.

-맥컬리입니다. 저는 현재 한국의 한 수산물 매장에 나와있습니다. 이 사진에 있는 시커먼 종이 같은게 보이시죠? 이것이 한국인들이 즐겨먹는 해초류 중 하나인 김입니다. 김은 예전부터 밥과 잘 어울리는 음식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생산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김이 z99 치료제와 관련이 있다고요?

-네.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 알래스카에서 캐나다로 정체불명의 화물선이 매일 오가고 있습니다. 적재된 화물은 다름아닌 한국의 김입니다. 현재 한국인들은 김을 먹고 싶어도 구할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 생산되는 김이 모조리 알래스카로 특급배송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게 무슨 소리야? 김이 왜 미국으로...z99 얘기는 또 뭐야?

-기다려봐. 안들리잖아.


전세계인들은 치료제 얘기만 나오면 TV앞에 몰려들었는데, 난데없이 한국의 이상한 해초류라니. 자연스레 속보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이와 같은 자료를 볼 때, 김이 z99 치료제의 핵심재료인 것으로 보입니다.

-알겠습니다. 수고했습니다. 맥컬리 기자. 그럼 이번엔 질병통제센터로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요한슨 기자!

-네. 요한슨입니다. 현재 질병통제센터 앞에 나와있습니다. 닥터 리차드슨.

-안녕하십니까. 닥터 리차드슨입니다.

-방금전 한국의 김이 z99 치료제의 원료라는 소식이 들려왔는데, 사실입니까?

-사실입니다.

-혹시, 김을 직접 식용해도 z99 치료에 효과가 있는겁니까?

-그렇습니다. 하지만 손바닥만한 김 한장으로 치료제 20개 분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한국인들이 김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치료제 생산을 위해 협조를 해주시는 것에 대해, 저희는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순간 하필이면 김을 먹고 있던 한국인 유학생은, 옆에 있던 외국인 친구들에게 김을 강탈당하고 말았다. 외국마트에 판매중이던 소량의 김조차 실시간으로 눈깜짝할 사이에 자취를 감췄다.


DNN 뉴스의 보도내용은 전세계에 각 나라의 방송국을 통해 전해졌고, 한국에서도 특종으로 다루어졌다.


-이어서 새로운 소식입니다. 일본의 H 방송에서 김은 한국이 유일한 생산지가 아니다 라고 하는데 김효진 기자, 소식을 전해주시지요.

-네. 이곳은 도쿄입니다. 조금전 갑자기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긴급뉴스를 통해 H 방송은 일본도 김을 생산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럼 일본의 김도 z99 치료에 효과가 있는겁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일본에서의 김 생산량은 얼마나 됩니까?

-10년전만 해도 많이 생산되었지만, 우수한 품질의 한국산 김에 밀려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현재는 전통과자 일부에만 사용이 되고 있습니다.

-그럼 설령 일본산 김이 z99 치료에 도움이 된다해도 양이 부족하겠군요.

-그렇습니다.

-알겠습니다.


이 소식 때문에 한바탕 난리가 났다. 왕년에 물질 좀 해봤다는 아지매들은 바닷속으로 들어가 자연산 김을 채취하느라 소란이 벌어졌고, 김은 순식간에 금값이 되었다.


-이게 어떻게 된겁니까!!


서류철을 세게 집어던지며 화를 내는 사람은 한국의 대통령이었다.

질병관리청장은 머리를 조아렸다.


-죄..죄송합니다.

-아니, 우리가 언제 김을 캐나다에 수출하기로 했답니까? 누가 그런 지시를 내렸죠?

-현재 확인결과 JSS Company 라는 회사가 국내 김을 독점수출하고 있습니다.

-사업자 데려와요. 지금 당장!


전과장과 연희는 청와대로 출두했다. 뉴스가 나오자마자 예상한 일이었다.


-당신들이 책임자요?

-그렇습니다.

-일단 들어봅시다. 무슨 변명을 할지.


잠시 침묵의 시간이 지나고 전과장이 입을 뗐다.


-대통령님. 이번 거래는 단순한 무역이 아닌 인도적 차원에서 진행된 것입니다.

-무슨 소리요?

-만약 김이 z99 치료에 효과적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면, 여기저기서 매점매석이 일어났을 것이고,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르며, 우리나라에서조차 김을 보기 어려웠을 겁니다.

-음..

-내일 새벽 김포공항에 화물기가 하나 착륙할겁니다. 세계 최초로 양산된 z99 치료제 1000만개가 말이죠.

-그게 정말이오?

-김을 공급하되, 백신이 나오면 제일 먼저 한국에 공급할 것. 그것이 계약조건이었습니다.

-그럼 이 사실을 언제 보고할 셈이었소?

-내일 아침이요.

-하 참나...


대통령은 손을 머리에 대고 한동안 말이 없었다.


-내가 이 나라의 대통령인데, 그 사실을 까마득하게 모르고 있었다니 이게 말이 됩니까?

-그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보는 눈이 많으니까요.

-미국의 DNN 방송에서 터트릴 때까지 아무도 몰랐으니 그점은 인정하지.

-허면 캐나다에 공급한 김은 얼마에 파셨소?


옆에 있던 재무부 장관이 물었다.


-한봉지당 10만원입니다.

-!!

-그거 너무 싼 거 아니오?


'싸다고?'


연희가 속으로 피식 웃었다.


-생각해보십시오. 만약 z99 치료제가 나오면 그걸 국민들에게 파시겠습니까?

-....

-정부예산으로 국민들에게 무료접종을 실시하겠죠. 안그렇습니까?

-하지만 그 가치가..어쩌면 이건 몇 백년만에 한반도에 찾아온 행운일지도 모르는데.

-이제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나라는 없습니다. 우리도 살고 남들도 살아야죠.


대통령은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알았소. 가보시오. 자세한 사항은 나중에 보고하고.

-네. 그럼.


청와대를 나오자, 연희는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어쩜, 대통령 앞에서도 그렇게 차분하세요?

-그래봐야 '대통령옷' 을 입은 사람에 불과하니까요.



뉴스가 나오고 나서, 김 생산업자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지금 당장이라도 계약을 파기하고 김을 비싸게 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마침 전과장으로부터 단체문자가 왔다.


//

사장님들 감사합니다. 여러분은 세계를 구한 영웅입니다. 이에 감사드리기 위해 z99 치료제가 여러분께 내일 우선 공급될 예정입니다.

//


-오오 이 친구 은혜 갚을 줄 아네.

-이사람아. 사람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데 그깟 돈이 문젠가?

-그려. 예전에 누가 그랬잖여. 장사는 사람을 남기는거라고 말일세.


언제 그랬냐는듯 그들은 기뻐서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그날부터 전세계에 z99 치료제가 공급되었다. 사람들은 비로소 근심을 덜어낼 수 있었다. 이제 누구나 병원에 가면 치료제 주사를 맞을 수 있었다.


세계의 각종 TV프로그램에서는 어렵사리 구한 한국산 김을 구해 먹는 내용을 방송했다. 무슨 맛인지 물어보니, 짭조름하고 고소하며 끝맛은 단백하다고 말했다. 어느 음식과 비교해도 찾을 수 없는 고유한 맛이라 소개했다.


치료제가 충분히 공급된 후에도, 한국의 김에 대한 인기는 식을줄을 몰랐다.



z99 사태가 빠르게 진정되고 일상을 회복하자, 김값은 물론 z99 치료제 역시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전과장은 이제 일개 건물주가 아닌 세계적인 기업 JSS Company의 오너가 되었다.

이제 그가 신경쓰지 않아도 회사는 정해진 절차에 의해 알아서 돌아간다.


전과장은 이번 사태 해결로 인해 벌어들인 돈과, 국가에서 공로상으로 받은 돈을 처분할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더니 어딘가로 전화를 했고, 그의 눈빛은 예사롭지 않았다.



3월의 포근한 봄날씨. 전과장과 그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연희는 푸른 바다에서 빠르게 항해하는 배 위에 있었다.


-과장님, 어디로 가는지 언제 말씀해주실 거에요?

-이번 일은 저번만큼은 아니지만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사항입니다. 잠자코 따라오시면 됩니다.

-그게 아니고...우웩! 멀미가 나서요..


배가 도착한 곳은 초라한 선착장이 있는 섬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고기잡이배라든지, 민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곳에 어울리지 않게 골프카트가 주차되어 있었고, 일행을 마중나온 선글래스를 쓴 남자는 흡사 예전에 대통령 누군가와 많이 닮았다.


-신분확인이 있겠습니다.


전과장이 검은색 칩 같은걸 품에서 꺼내자, 남자가 바코드 리더기로 그것을 스캔했다. 심각한 분위기와 달리 마법소녀가 매직스틱을 휘두를 때 들리는 뾰로롱 소리가 나더니 확인이 끝났다. 연희는 속으로 웃음을 참으며 골프카트에 올랐다.


카트는 산속의 구불구불한 길을 빠르게 지났다. 인적이 없는데도 카트 크기에 맞게 도로를 만들어놓은 점이 신기했다. 설마 여긴 사유지라던가 그런건가? 생각에 잠겨있다보니 어느새 배멀미도 잊었다.


10분후, 카트는 어느 동굴 입구에서 멈췄다. 대통령을 닮은 남자가 잠시 선글래스를 벗고 홍채인식을 하더니 두꺼운 철문이 열렸다. 안으로 들어가자 동굴 특유의 시원하고 조용한 느낌이 전달되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자, 커다란 철재사물함 같은 것들이 줄지어 있었다. 전과장이 사물함의 번호를 확인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중간쯤 멈춰서서 사물함 사이로 들어가더니 철재서랍을 열었다. 안은 텅 비어있었다.


-연희씨, 장갑 껴요.


그것은 결혼식장 같은데서 볼 수 있는 하얀색 예식장갑이었다. 과장이 가방을 열자 그 안에는 직사각형의 상자가 들어있었고, 상자를 열자 강렬한 빛이 쏟아져나왔다.




이 작품은 연재중인 저의 다른 소설 [이세계에 왔지만 시즌1] 과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같이 읽어주시면 좀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작가의말

(22.07.17) 질병명, 방송국 이름을 수정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픽션입니다.

(23.02.03) 어색한 부분을 수정하였습니다. 이상은 김을 너무나 사랑하는 작가였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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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영생의 비밀 그리고 인류의 기원 +1 22.01.26 266 1 10쪽
14 부자 클럽 22.01.26 258 1 10쪽
13 재회 22.01.26 281 1 10쪽
12 최고의 맛, 그리고 회귀 22.01.26 289 1 11쪽
11 식도락 여행 22.01.26 294 1 11쪽
10 달리는 사람들 22.01.25 326 1 12쪽
9 꿈속의 혈투 22.01.25 349 1 10쪽
8 성혜영 (2) 22.01.25 399 2 10쪽
7 성혜영 22.01.25 424 4 11쪽
6 그의 과거, 에피소드1 +1 22.01.25 462 4 10쪽
5 제4의 벽 22.01.24 500 3 9쪽
» 세계를 강타한 김 22.01.24 520 8 10쪽
3 천재지변이 찾아오다 22.01.24 575 8 12쪽
2 얄짤없는 이과출신 건물주 22.01.24 652 8 14쪽
1 프롤로그 +1 22.01.24 838 1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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