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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우드 님의 서재입니다.

우리, 마족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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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우드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6
최근연재일 :
2022.08.08 18:4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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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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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86,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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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5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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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0화

DUMMY

“용병대에 계신 마법사분들이 느끼기 힘들 정도로 정교한 아티팩트인 것은 아닐까요?”


제니에의 옆에 있던 티에가 추측을 내놓았지만, 제니에는 고개를 저으며 그 의견을 부정했다.


“그건 더욱 말이 되지 않아. 아티팩트의 마나를 느끼는 것에서부터 부족함을 느끼려면, 대체 어느 정도로 수준 차이가 나야 할 거라고 생각해? 심지어 한 두 개도 아니고 오십 개가 넘어가는 숫자의 아티팩트라고. 가장 급이 낮은 아티팩트조차 그 정도의 숫자를 구비하는 것은 여러모로 쉬운 일이 아니야.”


단정을 지으며 말하는 제니에를 보며 이리나는 속으로 감탄을 했다.

다들 신문물에 대한 신비감과 편리함에 감탄만 하고 있을 뿐이었는데, 이 아가씨는 오히려 괴리감을 찾아내어 그 부분을 파고들고 있었다.

이 행성에는 마법사가 존재하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아티팩트라는 것이 있으니, 어떻게든 속아 넘어가 주기를 바란 것이 사실이다.

그것을 위해서 가능한 계속 충격을 주는 방법을 사용한 것이기도 했는데, 그 수법이 잘 먹혀들지 않은 모양이었다.

더구나 이야기를 하다 보니, 네로스 산맥 안에 마을을 만들어 유지시키는 상황에서도 위화감을 느낀 것처럼 보였다.

어지간히도 날카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이리나는 마땅한 답안을 찾아보았다.

마을 아래에 윤성이 만들어 놓은 에너지 관련 기기들이 존재했고, 그곳에서 만들어지는 에너지를 이용해 물건을 가동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것을 있는 그대로 설명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부분은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 장치들은 모두 윤성 오라버니가 준비를 해 주신 것이니까요. 실제로 저희 마을에서 만들어지는 대부분의 물건은 윤성 오라버니의 작품이기도 하고요.”

“흐음. 역시 윤성이 모든 열쇠를 쥐고 있는 모양이네.”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한 이리나는 윤성이 만약을 대비해 준비해둔 답안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의 문제를 차후로, 그것도 윤성에게로 돌리는 대답이었지만, 윤성은 그것으로 회피할 수 있다면 충분하다고 했었다.

그리고 이리나의 대답을 들은 제니에는, 예상했던 대답이라고 생각하며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 몰아붙인 감이 없잖아 있지만, 그 건물의 건축 도면을 오라버니가 받아온 이상 알아둘 것은 가능한 알아둬야 한다고 생각했다.

쉽게 알려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너무 예상대로의 대답이 나오는 것에 자신의 생각이 읽힌 기분이 들었다.


‘하아.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나. 돌아가는 대로 본가에 연락을 해봐야겠네.’


“아가씨? 또 이상한 생각하시는 거 아니죠?”

“응? 무슨 생각?”


갑자기 티에가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며 묻는 말에, 제니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를 바라봤다.

그러자 티에가 고개를 살짝 젓더니 제니에의 표정을 보며 말했다.


“제가 아가씨 곁에 있던 날이 얼마나 오래됐는데요. 지금 아가씨의 표정을 보면 감이 온다고요.”

“무, 무슨 감?”

“고집을 부리시기 직전의 표정이라는 느낌이 와요. 설마, 엉뚱한 일을 계획하시는 것은 아니시죠?”

“엉뚱한 생각이라니. 누가 보면 항상 사고 치고 다니는 줄 알겠어.”

“항상은 아니지만, 간간이 어르신을 당혹스럽게 하시잖아요.”

“그건 나만 그러는 게 아니잖아. 오라버니도 마찬가지인걸.”

“두 분이서 번갈아가며 그러시니까 문제죠. 이번 니벨 마을 동행도 갑자기 결정하신 일이잖아요? 이번에는 제발 얌전히 있으셔야 해요.”

“에이. 니벨 마을에 갔던 것은 티에도 후회하지 않잖아? 그렇게 즐거워했으면서.”

“두 분이서 고집을 부리실 때는 결과가 항상 나쁘지 않았으니까, 어르신도 당혹스러워하시면서도 크게 징치하지 못하시는 거라고요. 지금까지야 괜찮았지만, 언제고 크게 후회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요.”

“괜찮아, 괜찮아. 오라버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충분히 생각해서 진행하는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제니에가 웃으면서 말하자, 티에가 눈을 가늘게 뜨고는 제니에의 표정을 살피더니 살짝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지금 그 말씀은, 결국 일을 꾸미고 계시는 중이라고 받아들이면 되는 건가요?”

“으, 응?”

“역시! 또 뭔가를 할 속셈이시죠? 마을을 벗어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사고 칠 생각을 하시는 거예요?”

“사고를 치다니. 그런 거 아니야.”

“그러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던 건지 말씀을 해보세요.”

“그, 그건...... 돌아가서 말해줄게.”

“아가씨!”


두 사람의 모습에 이리나는 입을 가린 채 소리 죽여 웃고 있었고, 마차를 몰고 있던 벨라도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때아닌 고생을 하는 중이었다.

그렇게 일행이 니벨 마을을 떠난 지 하루 뒤.

마을로 갈 때 쉬었던 야영지에 도착한 일행은 간단하게 휴식을 취한 뒤, 다시 길을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곳까지 오는 동안 몬스터와 다섯 번을 마주쳤었는데, 모두 등장하기가 무섭게 한일이 튀어나가 해결을 해버리다 보니, 용병들은 몬스터와 마주쳐도 방비만 할 뿐 먼저 달려드는 일이 없다시피 했다.

더구나 내려가면 갈수록 몬스터의 등급이 점점 낮아지고 있기까지 한 터라, 길을 이동하는 속도가 조금씩 빨라지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오늘 중에는 로란스에 도착할 수 있겠네요.”

“그렇겠군. 자네 덕분에 꽤나 편하게 복귀하고 있어. 다른 곳도 아니고, 이 산맥에서 말이야.”

“호위하기로 약속을 했으니, 제대로 해야죠. 그리고 저도 딱딱한 바닥보다는, 편안한 침대를 더 선호하는 편이거든요.”

“이런. 그 말은 번즈의 제의는 거절이라고 받아들이면 되는 건가?”

“하하하. 더 좋은 조건이 생긴다면, 그때 다시 한번 제의해 주시죠.”


테란츠는 한일의 대답에 웃음을 터트렸다.

번즈가 했다는 스카우트 제의로 농을 걸었는데, 설마 그 일을 아직 기억하고는 그걸 농으로 받아칠 줄은 몰랐다.


“이건?”

“응? 정지!”


테란츠의 외침에 일행이 멈추고는 신속히 마차 주변을 경계했고, 테란츠는 오른쪽에 있는 숲속을 보며 한일에게 물었다.


“자네도 느꼈는가?”

“네. 전투 중인 것 같은...... 쳇! 이쪽으로 오는 모양입니다!”

“전원 전투 준비!”


테란츠의 외침에 용병들이 일사불란하게 방진을 형성하자, 숲속에서 몇 개의 인영이 뛰쳐나오더니, 그들이 있는 방향으로 구르듯이 다가왔다.


“엇!”

“사, 사람? 그것도 마차까지?!”

“다들 피하시오!”


급하게 달려오던 그들은 일행을 보자 이를 악물더니, 다시 몸을 돌려 숲을 향해 검을 겨눴고, 동시에 숲속에서 거대한 실루엣이 튕겨지듯이 빠져나왔다.


-쿠쿵!


-크워어어어어!


“뭐야 저건?”

“디발트?!”

“네?”


테란츠의 외침에 한일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몬스터의 모습을 자세히 살폈다.

네 발로 땅을 디디고 있는 놈은 마치 도마뱀 같은 형상을 하고 있었는데, 굉장히 큰 덩치를 가지고 있었다.

입을 벌리면 어지간한 성인 남성 정도는 한입에 삼켜 버릴 수 있을 것 같은 크기에, 머리부터 등을 지나 꼬리에 이르기까지, 단단해 보이는 갑각이 빼곡하게 덮여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고, 머리와 어깨에 달려있는 뿔들은 상당히 위협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이 산맥에 디발트도 서식하고 있었나?!”

“저는 처음 보는 놈입니다. 디발트라고 하는 놈입니까?”


할버드를 양손으로 쥐고 디발트라 부른 몬스터를 노려보는 테란츠의 옆으로, 번즈가 롱소드를 든 채 다가오더니 한일에게 대답했다.


“디발트는 용종으로 분류되고 있는 몬스터야. 거대한 덩치만큼이나 힘과 체력이 엄청난 몬스터로 상당히 흉포하다고 알려져 있어. 하지만 개체 수가 적은 만큼 쉽게 보기 힘든 몬스터인데, 설마 이곳에 있을 줄이야. 심지어 여기는 산맥에서도 비교적 바깥쪽이잖아?”

“그런 놈이 있었어? 적어도 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놈인데. 용종이라고 할 정도면, 굉장히 강한 놈인 거지?”

“말이라고 해?”


-크워어어어어억!


눈앞에 나타난 인간들이 도망을 치지 않고 있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지, 디발트는 눈동자가 붉어지면서 길게 소리를 질러댔다.

그 모습을 본 테란츠와 한일이 달려들려고 하자, 검을 겨누고 있던 사람들 중에서 중앙에 있던 남자가 외쳤다.


“우리가 막고 있을 테니, 다들 이곳을 벗어나라! 오래 버틸 수는 없으니, 서둘러!”


그 외침에 한일이 그들을 다시 보자, 그들이 입고 있는 갑옷이 상당히 낯익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라? 저 갑옷은...... 기사?”

“설마, 그란츠 백작가의?”


번즈가 기사들을 보고 하는 말에, 한일은 그들이 입고 있는 갑옷이 낯익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열 개나 되는 똑같은 갑옷을 가져와서 녹일 때, 옆에서 살펴보기까지 했으니 모를 수가 없었다.


“그란츠 백작님? 맞으십니까?”

“응? 설마, 슈페리온 용병대? 테란츠 대장인가?”

“어째서 백작님이 이곳에?”

“그건, 읏!”


-크워어어어!


더 이상의 대화는 허락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디발트가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기 시작했고, 그란츠 백작 일행이 몸을 피하며 검을 휘두르는 것과 동시에 테란츠가 할버드를 크게 휘둘렀다.


-콰드드드득!


-끄워어어어어!


테란츠의 할버드에서 뻗어나간 플라잉 오러가 디발트를 덮치자, 디발트는 머리의 뿔로 오러를 받아내었다.


-콰콰쾅!


“오러를 버텨내잖아? 용종 몬스터는 일반적인 몬스터와 다르다 이건가?”

“저 뿔이 문제겠지. 듣기로는 디발트의 신체 중 가장 단단하다고 들었어. 그렇다고 다른 부위가 약한 편인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갈색을 띠고 있는 디발트였지만, 머리와 양쪽 어깨에 달려있는 뿔만은 검게 번들거리고 있었다.

한일이 슬쩍 뒤를 보니, 마차와 마차를 호위하는 일단의 병력은 한참 뒤쪽으로 물러난 상태였고, 그 중간을 방패를 든 용병들이 버티고 서 있었다.

방비 상태를 확인한 한일이 다시 고개를 돌려 한창 싸우고 있는 테란츠를 보자, 한일의 주위로 지한 마을의 전투조원인 제프와 레넌, 유성이 다가왔다.


“형님. 어떻게 할까요.”

“벨라는 마차에 있지?”

“네.”

“좋아. 그럼 사냥을 시작하자.”

“알겠습니다.”


동생들이 각자 무기를 뽑아들고 양옆으로 흩어지자, 한일은 창을 든 손에 힘을 주고는 땅을 박차며 디발트를 향해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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