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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우드 님의 서재입니다.

우리, 마족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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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우드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6
최근연재일 :
2022.08.08 18:4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5,310
추천수 :
313
글자수 :
286,967

작성
22.06.21 12:49
조회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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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32화

DUMMY

“백작가의 기사? 하! 우리가 바보로 보이나?”

“뭐라고?”

“백작가의 기사가 이런 곳까지 올 일이 뭐가 있다는 말이야? 이곳이 전쟁터로 보이는 것은 아닐 텐데? 심지어 몬스터도 아닌 사람에게 검을 휘둘렀는데, 그런 너희가 기사라고?”


콧등에 상처가 나있는 젊은 사내의 반박에 앞으로 나섰던 기사들은 수치심으로 인해 대답을 하지 못했지만, 티폰을 호위 중이던 기사인 포크란이 나서며 사내들에게 외쳤다.


“입을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분은 그란츠 백작가의 장자이신 티폰 그란츠님이시다! 지금은 기사 수행 중인 몸이시기에 이곳에 계신 것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내가 보기에 너희들은 너무나 수상하다! 당장 정체를 밝히지 못할까!”


포크란이 당당하게 외쳤지만, 젊은 사내는 오히려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는 표정이 되었고, 나이가 들어 보이는 마른 체구의 사내는 옆에서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황당하군. 너희가 기사라는 것도 믿지 못하는 마당에 백작가의 장자라고? 그것을 믿는다고 해도, 기사 수행을 한다는 자가 호위를 열 명이나 데리고 다녀? 지금 그 말을 우리에게 믿으라고 하는 것인가?”


조용히 반박하는 사내의 말에 기사들 중에는 고개를 숙이는 자도 있었다.

그들로서도 티폰이 하는 행동은 탐탁지 않았지만, 주어진 임무가 있고 대상이 대상인 만큼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기사들의 분위기를 느낀 티폰이 당황하는 사이, 앞에 서 있던 늙은 사내가 말을 이었다.


“내가 보기에는 너희가 더 수상하구나. 하는 행동은 기사가 아닌데, 착용한 장비들은 기사로 보이다니. 설마, 진짜 그란츠가의 기사들을 죽이고, 장비와 신분을 강탈한 것은 아니겠지?”

“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우리는 진짜 그란츠 백작가의 기사다!”

“그건, 확인을 해 보면 알겠지.”

“뭐?”


-푸슉!


“끄억!”


미세한 소리와 함께 앞에 나섰던 기사들 중 하나가 목에서 피를 뿜으며 쓰러지자, 기사들 중 다섯이 두 사내에게 달려들며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젊은 사내가 앞으로 나서며 무언가를 휘둘렀는데, 그 궤적을 피해 뒤로 물러선 기사들의 눈에 사내의 손으로 회수되고 있는 기다란 끈을 보았다.


“채찍?”


-푸슉!


“끅!”


또다시 한 명의 기사가 목을 부여잡으며 쓰러지자, 기사들의 눈이 뒤에 서 있는 늙은 사내에게 돌아갔다.

그 사내는 오른손을 가슴 높이로 들고 이쪽을 향해 뻗고 있었는데, 걸치고 있던 짧은 가죽 망토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던 그의 손목에는 처음 보는 장치가 달려 있었다.


“조심해라! 저 손목에 달린 장치에서 투사체가 발사된다!”


티폰의 호위를 위해 뒤로 물러났던 기사들 중 한 명이 소리치자, 기사들이 방패를 내밀며 급소를 막아섰다.

그리고 뒤에서 소리를 친 기사가 급히 다가와 쓰러진 기사의 목에서 무언가를 주워들었다.


“이, 이게 뭐야? 송곳?”


기사의 당혹감 서린 목소리에 다른 기사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송곳이라고?

송곳이 목을 뚫고 들어갔기 때문에 죽은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송곳을 그 정도의 위력으로 쏘아내는 장치가 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더구나, 한 발에 한 명의 목숨을 앗아갈 정도의 정확도라니......

기사들이 방패에 힘을 주며 급소를 단단히 방어하는 동안, 그들이 하는 행동을 덤덤하게 지켜보던 두 사내는 각자 양쪽으로 천천히 걷기 시작하더니, 기사들의 양옆으로 도달하자 속도를 내며 빠르게 달려들며 공격하기 시작했다.


-쾅! 쾅! 쾅!


-카캉! 캉!


젊은 사내가 휘두르는 채찍을 방패로 막자, 마치 둔기로 후려치는 듯한 소리와 충격이 전해져 왔고, 늙은 사내가 휘두르는 단검은 교묘하게 급소를 노리고 들어와 막아내는 것도 벅찬 상황이었다.


-휘릭! 착!


“흡?!”


-쿵!


방패로 막아낸 채찍이 이상한 방향으로 휘어진다 싶은 순간, 밑으로 파고들며 기사의 발목을 휘감더니 그대로 당겨지며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그 틈을 젊은 사내가 파고들어 쓰러진 기사를 강하게 짓밟으며 채찍을 사방으로 휘둘렀고, 주변에 있던 기사들이 그 공격을 막아내며 뒤로 물러나게 되었다.


-푸욱!


“커헉!”


그 틈에 비어있는 왼손으로 단검을 꺼낸 사내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쓰러진 기사의 목에 단검을 꽃아 넣었다.

그 모습에 대경한 다른 기사들이 재빨리 달려들자, 젊은 사내가 뒤쪽으로 점프하며 다시 채찍을 휘둘렀다.


-쾅! 쾅!


-푸슉!


“꺽?!”


채찍을 막아내던 한 명의 기사가 쓰러지는 것과 동시에, 늙은 사내가 달려들어 뒤를 돌아보던 다른 한 명의 기사의 얼굴에 칼을 박아 넣었다.

그와 동시에 젊은 사내가 앞으로 뛰쳐나가더니, 늙은 사내의 등 뒤에서 달려오는 기사들에게 채찍을 휘둘렀다.


-쾅! 쾅! 쾅!


“크윽!”

“위험해!”


채찍을 막느라 지체한 순간, 늙은 사내가 단검을 들고 달려들며 급소를 노리기 시작했다.

두 사내의 솜씨가 어찌나 좋은지, 서로의 공격 타이밍이 톱니바퀴 굴러가듯 막힘이 없었고, 그런 공격을 막아내느라 기사들은 제대로 공격다운 공격을 해보지도 못하고 있었다.


“뭐, 뭐야? 이, 이게 대체 뭐야......”

“티폰님! 피하셔야 합니다!”

“기사잖아! 마나를 사용하고 있잖아! 검가의 검술까지 익혔잖아! 어, 어째서 저 둘을 이기지 못하고 밀리고 있는 거야!”


네 명의 기사가 두 사내의 공격을 막아내느라 정신이 없는 동안, 티폰의 곁에 남아있던 포크란은 두려움에 물든 얼굴로 티폰에게 도망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티폰도 포크란과 마찬가지로 공포에 질려 있었는데, 제대로 자리에 서 있는 것조차 굉장히 힘든 상황이었다.

그런 티폰과 포크란을 힐끔 바라본 늙은 사내가 젊은 사내에게 검지를 들어 손짓을 하자, 젊은 사내가 채찍을 크게 휘두르며 한 명의 기사를 다른 자들과 따로 분리시켰다.

그렇게 한 명이 떨어져 나가고 세 명의 기사가 모여 있자, 늙은 사내가 티폰을 향해 속도를 높여 뛰기 시작했다.


“뭣?!”

“어딜!”


-파팍!


세 명의 기사가 그 앞을 막아서자 늙은 사내가 강하게 땅을 차며 공중으로 점프를 했다.


-후웅!


“!!”

“엇?!”

“뭐야?!”


인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점프력과 체공시간에 기사들이 당황하는 사이, 간단하게 그들의 머리 위를 뛰어넘은 사내가 땅에 착지하며 곧장 티폰을 향해 뛰어갔다.


“히! 히이익!”

“우, 우와앗!”


그런 사내의 모습에 티폰과 포크란이 기겁하자, 세 명의 기사가 급하게 그 뒤를 쫓아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앞서 달리던 사내가 갑자기 뒤를 돌아보더니 기사들을 향해 왼팔을 내밀었는데, 그 팔에는 어느새 봉으로 보이는 물건이 들려있었다.


-콰라락!


“컥!”

“끄억!”

“끅!”


봉 끝을 확실히 인지하기도 전에 무언가가 쏘아지더니, 세 명의 기사들을 모조리 뚫어버리는 것으로 모자라 신체의 일부분을 뜯어 발겨 버렸다.

그렇게 단말마를 지르며 쓰러진 세 명의 기사에게, 어느새 한 명의 기사를 죽이고 돌아온 젊은 사내가 달려들어 숨을 끊어놓았고, 처음부터 그 황당한 상황을 보고 있던 티폰과 포크란은 괴성을 지르며 달아나기 시작했다.


“으아아악!”

“사, 살려줘! 살려줘!”


티폰은 공포에 질린 상태로 검까지 내팽개치고는 눈물을 쏟아내며 정신없이 달렸다.

처음 네로스 산맥에 발을 들였을 때의 분노도 어느 틈엔가 모조리 사라져있었다.

지금은 그저 이 산맥을 벗어나 목숨을 부지하는 것만을 원하고 있었고, 그 외의 것은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푸슉!


-퍽!


“아악!”


미약한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왼팔에 박히자, 티폰은 그대로 땅을 구르며 비명을 질렀다.

급하게 공격당한 곳을 만지자, 작은 송곳의 감촉이 그대로 손을 타고 전해졌다.

기겁을 한 티폰이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보았을 때, 자신의 옆에서 달리던 포크란이 어느샌가 사라져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포, 포크란! 어디 있느냐!”


소리 높여 불러도 대답이 없자, 티폰은 공포심이 더욱 가중되는 것을 느꼈다.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은 악명 높은 네로스 산맥이고, 이곳까지 오는 동안 마주친 몬스터는 한 둘이 아니었다.

더구나 지금은 몬스터보다도 더욱 두려운 존재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더 이상 자리에 있지 못하고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푸슉!


-퍽!


“끄악!”


달리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날아온 송곳에 오른팔이 공격당했다.

제대로 움직여지지도 않는 왼팔로 인해 오른팔에 박힌 송곳을 빼낼 생각도 못 한 티폰은, 서서히 하얗게 변해가는 머리칼을 인지하지도 못하고 어떻게든 다리를 움직이려고 하였다.


“허억! 허억! 크흑! 사, 살려!”

“포크란?!”


앞쪽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포크란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챈 티폰이 다리에 힘을 주며 달렸고, 소리가 들린 곳에 도착한 그의 눈에 푸른 털의 늑대들에게 둘러싸인 포크란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르르르르르.


“브, 블루 다이어 울프?”

“티, 티폰님?!”


여기저기에 잔뜩 상처를 입은 채 간신히 서 있던 포크란이 티폰을 보더니, 소리 높여 그의 이름을 외쳤다.

피 냄새를 잔뜩 풍기며 나타난 티폰과, 그를 바라보는 포크란으로 인해 늑대들의 주의가 티폰에게로 향하자,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포크란이 재빨리 도망치기 시작했다.


“!!!”


포크란이 자신을 버리고 도망치는 모습을 본 티폰은, 믿기지 않는 현실에 몸에서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믿었던 수하의 배신으로 충격을 받은 티폰의 눈에, 도망치던 포크란의 몸이 무언가에 얻어맞고 쓰러지고 있는 것이 보였다.


-크르르! 크항!

-크하아!


“커, 커허억! 끄아아아악!”


그렇게 쓰러진 포크란을 늑대들이 달려들어 물어뜯자, 포크란의 비명이 산맥에 울려 퍼지며 티폰을 괴롭혀 갔다.


“무, 뭐, 뭐가 어떻게, 어떻게 되는 거야......”


-푸슉!


-퍽!


“악!”


-쿠당탕!


날아온 송곳이 왼쪽 허벅지에 박히자, 티폰은 결국 땅을 구르고 말았다.

고통에 정신이 든 티폰이 급히 고개를 들자, 포크란의 숨을 끊어놓은 늑대들이 주둥이에 피를 잔뜩 묻힌 채 자신에게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히, 히익!”


-퍼억!


“캥!”


갑작스러운 타격에 맞은 늑대가 튕겨나가자, 주변의 다른 늑대들이 일제히 빠르게 움직이며 갑자기 나타난 다른 인영에게 달려들었다.

그러자 그 인영이 무언가를 휘두르며 늑대를 상대하기 시작했는데, 티폰은 그가 자신을 쫓던 젊은 사내라는 것을 곧장 알아볼 수 있었다.


-푸슉!


-퍽!


“케엥!”


달려들던 늑대 중 한 마리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는 것과 동시에, 젊은 사내의 뒤에서 다른 한 명의 사내까지 모습을 드러내더니 늑대들을 빠르게 처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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