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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우드 님의 서재입니다.

우리, 마족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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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우드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6
최근연재일 :
2022.08.0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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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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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6화

DUMMY

그나마 위치가 위치인 만큼, 자신들 외에 다른 이들이 이 솟대를 볼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것이 나름의 허용점인 상황이다.

그렇게 루안이 헛웃음을 흘리며 어이없어하는 동안, 일행은 마침내 목적했던 장소인 비어있는 마을에 도착하게 되었다.

제법 넓게 펼쳐진 공터에 마차를 비롯한 인원들이 줄줄이 들어섰고, 마차에서 일행들이 내리자, 미리 기다리고 있던 일행들 중 마른 체구의 사내가 긴 금발의 여성과 함께 다가왔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곳의 책임자 중 한 명인 유신철이라고 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로라라고 합니다.”


신철과 로라의 인사에 루안을 비롯한 일행들은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고, 한일과 윤성은 빙긋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런 친구들의 모습에 신철도 피식 웃어 보이고는 자신의 뒤에 시립해 있던 사람들에게 손짓을 했고, 그 신호를 받은 사람들은 일제히 바삐 움직이며 마차를 정리하고 짐을 운반하기 시작했다.

루안과 제니에, 테란츠를 비롯해 다른 사람들을 소개받은 신철은, 그들에게 자신의 소개를 함과 동시에 윤성에게 준비를 모두 끝마쳐 두었다고 알렸다.

그러자 윤성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멀리 보이는 건물들을 보고는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루안과 일행에게 숙소를 안내해 주겠다고 했다.


“너무 늦은 시간에 도착한 것이 아니라 다행입니다. 덕분에 곧바로 소개를 해드릴 수 있겠군요.”

“숙소를 말인가? 지금 가고 있는 방향을 보니, 저 건물들인 것 같은데 말이야.”

“맞습니다. 꽤나 신경 써서 만든 숙소입니다. 만약 용병대 분들이 저희와 계약을 하게 되면, 동일한 형태의 숙소를 배정받게 되시겠지요.”

“그렇군. 아직 비워져 있는 마을이라 여관 같은 건물은 없을 테니, 아예 머무를 숙소를 만들어 둔 것인가.”

“맞습니다. 그리고 이곳에 입주하게 될 사람들도 같은 형태의 거주지를 배정받게 될 겁니다.”


윤성의 말에 루안은 보리스를 보았고, 그 시선을 느낀 보리스는 미소를 짓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입주하게 될 사람들이라. 그건 아마도 지한 상점에서 살펴보고 있다는 고아들이겠군. 확실히 그런 사정이 있는 아이들이라면, 거주할 곳을 마련해 준다는 제안에 흔들리지 않을 수가 없겠어. 문제는 이곳에 들어오게 되면 다시 도시로 나가는 일이 요원해진다는 것인데, 애당초 당장 먹고사는 것이 가장 문제인 아이들에게 그런 문제는 고려의 대상도 아니겠지.’


윤성이 안내한 곳은 마을 입구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는데, 담담하게 소개하는 윤성과 달리 소개를 받은 일행들은 놀란 눈으로 눈앞에 세워진 건물들을 볼 수밖에 없었다.

멀리서 볼 때는 건물의 옆면만을 볼 수가 있었기에, 그저 높게 세워진 건물들이라는 것만 알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놀라웠지만, 건물들의 정면을 보게 된 지금은 놀라움에 제대로 말도 나오지 않고 있었다.


“이, 이게 대체......?”

“허헛. 예상을 넘어서는 건물들이로군.”

“하, 한일. 이거 대체 방이 몇 개인 건물이야?”


눈이 동그랗게 되어서는 놀란 목소리로 물어보는 제니에에게 한일이 피식 웃어 보이고는 건물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건물 하나가 3층으로 지어져 있고, 한 개 층에 6개의 가구가 들어갈 수 있지. 저 건물 하나당 18개의 가구가 살 수 있는 거야.”

“좀 더 높게도 지어볼까 했습니다만, 그렇게 되면 몬스터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아지더군요. 그래서 3층까지만 만드는 대신, 여러 채를 짓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지금 이런 건물이 전부 3채니까, 총 54가구?! 맙소사! 백작가의 저택도 이 정도로 방이 많지는 않아!”


놀란 목소리로 따지는 제니에와 일행들을 보며, 한일은 꽤나 재미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자신들이 있던 지구에서라면 이 정도의 건물은 놀람의 대상조차 되지 않았다.

오히려 면적을 낭비했다고 비판이나 받지 않으면 다행일 정도였는데, 이곳의 사람들은 오히려 너무 과하다고 한다.


‘사용할 수 있는 땅도 넉넉하고, 몬스터로 인해 개발조차 못하고 있는 땅도 얼마든지 있을 정도지. 윤성의 말처럼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도 차이가 나는구나.’


놀란 표정의 제니에의 모습에 무심코 그 머리에 손을 가져가려던 한일은, 재빨리 자세를 바로 하고는 윤성과 함께 건물 안으로 일행을 안내했다.

무심코 동생들에게 하던 행동을 그대로 할 뻔했지만, 다행히 다들 건물들을 보며 놀라고 있느라 자신의 행동을 눈치챈 사람은 없는 것 같아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대부분의 용병들은 밖에서 대기하고 있기로 하고, 루안과 제니에를 비롯한 히노리아 상회의 인원들과, 테란츠, 아즈, 번즈 정도만 윤성의 뒤를 따라 첫 번째 방에 들어가게 되었다.


“...... 정말 할 말이 없어지게 만드는군.”

“...... 여관도 이 정도는 아닌데 말이야.”

“안에 방이 또 있네요?”

“그것도 세 개나 있어.”


놀라움과 감탄을 쏟는 사람들에게 윤성이 방을 돌아다니며 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주방과 거실, 작은방 두 개에 욕실까지 포함된 거주공간을 소개받은 그들은 더 이상 경악을 하기도 지쳤다는 듯이 멍한 표정으로 윤성의 설명을 듣고만 있었다.


“일반적인 서민의 집은 절대로 아니로군.”

“맞습니다. 이런 형태의 집은 들어본 적도 없어요.”

“집 안에 욕실이 있는 것으로도 경악스러울 정도인데, 물을 직접 길어오지 않아도 되게 해놨다는 것은 직접 보지 않았다면 믿지 못했을 겁니다. 더구나 집 안에서 볼일을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두다니. 적용된 기술들이 일반적인 것들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습니다.”


루안과 번즈, 노드가 고개를 저으며 이야기를 하는 동안, 제니에와 티에, 아즈는 욕실과 주방에 설치된 장치들을 살펴보며 크게 감탄을 하고 있었다.


“괴, 굉장해요 아가씨! 이 수도꼭지라는 것은 정말 엄청나요! 그저 손잡이를 돌리는 것만으로 물이 나오고 있어요!”

“더구나 물의 배수도 확실히 신경을 쓴 모양입니다. 정말 굉장하군요.”

“대체 어떻게 만들었을까? 기술력이 범상치 않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꿈에도 몰랐어. 변기라고 했었나? 그것도 이 기술들을 이용해 만들었다고 했지?”

“그래. 누가 뭐라고 해도 위생은 중요한 문제니까. 변기를 비롯해서, 세면대 같은 것들까지 신경을 많이 썼지.”


제니에의 물음에 한일이 대답해 주며, 건물의 형태를 생각할 당시를 떠올렸다.

지구에서 사용되던 건물을 이곳의 형식에 맞도록 많은 부분을 덜어내거나 변경시켰는데도, 이곳의 사람들이 보기에는 혁신에 가까운 기술인 모양이었다.

어쩐지 윤성이 머리를 싸매고 고심을 하는 것 같더라니.

제니에가 한일을 붙들고는 이것저것을 묻고 있었다면, 테란츠는 신철과 함께 방에 있는 침대나 소파 등의 여러 가구를 꼼꼼히 확인해 보았다.

일반인이 아닌 용병의 입장에서 하나하나 살펴보았지만, 그 어디에도 딱히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이 없는 것을 보고는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거 정말 놀랍군. 일반적인 여관 정도의 수준만 되어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을 정도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어.”

“과찬이십니다.”

“빈말이 아니라, 정말 놀라움 그 자체네. 계약을 하게 되면 이 주거지를 용병대에게 내어 준다는 말이지?”

“그렇습니다. 적어도 이 한 채 정도는 내어드리게 될 것입니다.”

“한 채라고 해도 18가구가 살 수 있을 정도의 주거지가 아닌가. 그 정도면 오히려 방이 남아돌겠군.”

“그만큼 더 많은 분들이 오실 수도 있겠군요.”

“이런. 농담으로 들리지가 않아서 무섭군.”

“저희로서는 오히려 좋은 일입니다.”


신철이 덤덤한 표정으로 간단한 대답만을 했지만, 테란츠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용병 일을 하다 보면 별의별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신철의 말투 정도는 문제가 될 수준에 속하지도 않았다.

거기에 지금 신철의 태도보다는 이 거주지 자체에 더 관심이 쏠려있었기에 크게 개의치 않는 것도 한몫했는데, 지한 상점에서 팔고 있던 비누나 샴푸, 탈취제 등에 더해서 루안의 집무실에 있던 특이한 형태의 향수까지 비치된 것을 보고는 혀를 내두르는 것조차 지칠 정도가 되어있었다.

확인을 해 볼 만큼 해본 일행이 밖으로 나간 뒤, 아즈와 번즈가 로라와 제이나와 함께, 각각의 용병들을 데리고 그들이 머물 곳을 확인시켜 주는 동안, 루안은 고개를 한 번 흔들고는 윤성을 보며 물었다.


“아직도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이로군. 이곳을 용병들에게 숙소로 내어준다는 말이지?”

“그렇습니다. 이 마을의 방비를 맡아 주시는 만큼, 머물 곳은 저희 쪽에서 마련을 해드리는 것이 당연하니까요.”


열린 문 너머로 용병들의 비명에 가까운 감탄사가 들려오자, 테란츠는 헛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감탄을 했을 정도인데, 다른 용병들이야 오죽할까.

제법 이름이 알려져 있는 용병대인지라, 평소 의뢰를 받을 때마다 대접이 나쁜 편인 것은 아니었지만, 여기서 내민 조건은 그 질에서 확실한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앞으로 입주하게 될 사람들이 머무는 곳도 같은 형태의 주거지라고 했지?”

“맞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모두 동일한 형태의 주거지를 배정받게 될 것이고, 용병 분들이 원하신다면, 가까운 곳에 연무장 정도는 만들어 드릴 의향도 있습니다.”

“하하핫. 그거 참 후하게도 해주는군. 그런데 그렇게 면적을 넓혀도 되는 것인가? 누가 뭐래도 이곳은 네로스 산맥이지 않은가. 몬스터들이 결코 가만히 있지 않았을 터인데?”


테란츠의 물음에 루안과 제니에도 윤성을 바라봤고, 윤성은 살짝 웃는 표정이 되어 한일과 신철을 바라봤다.


“저희들은 보리스의 계획을 듣고, 제조 쪽의 인원을 보충하기 위한 방안을 여러 차례 검토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보안이 우선시 되어야 하다 보니, 마땅한 방안을 찾는 것은 쉽지가 않더군요.”

“그건 당연한 것일세. 상회에서도 새로운 상품 하나를 내놓을 때마다 고심하는 것이 보안과 관련된 일이지. 자칫하면 경쟁자들에게 그대로 강탈을 당할 수도 있는 노릇이니 말이야.”

“그래서 제시된 여러 방안 중, 이 산맥 안에서 제조 인원을 직접 키우자는 방안이 선택되었고, 방향이 정해지자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을 빠르게 해결해야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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