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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우드 님의 서재입니다.

우리, 마족 아니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판타지

벨리우드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6
최근연재일 :
2022.08.08 18:4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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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94
추천수 :
313
글자수 :
286,967

작성
22.06.2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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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36화

DUMMY

한일이 턱을 쓰다듬으며 묻는 말에, 신철이 고개를 살짝 저으며 대답했다.


“너도 알고 있듯이, 이곳은 허가받은 마을이 아니다.”

“...... 음.”

“관청에 등록되어 있는 마을이 아니고, 따라서 로란스에 세금을 납부하고 있지도 않다. 그에 비해 루안이라는 자는 포더 왕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규모인 히노리아 상회를 물려받을 자라고 하지. 영주가 누구의 편을 들지는 명약관화하지 않나.”

“...... 귀찮은 것 맞네. 어떻게 할까? 움직여?”


한일이 귀찮다는 표정을 얼굴 가득 드러내며 묻는 말에, 신철이 피식 웃으면서 손사래를 쳤다.


“관둬라. 어차피 너도 마땅찮아 하면서 뭘 묻고 있어.”

“아직 그가 어떻게 행동할지, 드러낸 것은 아무것도 없어. 미리 설레발을 칠 필요는 없겠지. 단지, 앞으로 있을 대면에 대해서는 생각을 좀 해보고 만나야 할 거야.”

“큭큭. 알았어. 그럼 조용히 지내고 있도록 해야겠네.”


곧바로 표정을 푼 한일이 쿠키를 입에 물자, 다른 두 명도 차와 쿠키를 입으로 가져갔다.

윤성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프리드가 전했던 또 다른 말을 생각했다.


‘시험용으로 만든 디퓨저를 줬다면, 그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오겠군. 그리고 슈페리온 용병대라...... 보리스의 이야기대로라면 마치 군대 같은 느낌이던데, 그들에 대해서는 신철이와 한일이가 잘 알아볼 수 있겠지. 자동 방어 시스템으로 해결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테니까, 부디 보리스가 장담한 대로 믿을만한 자들이었으면 좋겠군.’


*****************************


“그렇군. 여기가 지한 상점이라는 말이지.”

“그러게 가끔은 와 보라니까. 상점을 시작한 것이 언제인데, 이제야 와보냐.”

“그동안은 굳이 도시까지 올 필요를 못 느꼈으니까.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온 거다.”

“나 원. 새로운 소재를 찾기 위해서라도 발걸음 좀 하라고. 동생들에게 얼굴도 비춰줄 겸 말이야. 이러다 애들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까먹겠다.”

“소재는 프리드를 통해서 자주 받고 있잖아. 그리고 내가 얼굴을 잊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 끙. 너나 그 애들이나 잊을 리가 없긴 하네.”

“후후훗.”


동생들은 다들 안드로이드였고, 윤성은 그 능력으로 인해 무언가를 잊을 일이 없는 사람이다.

핑곗거리를 잘못 대었다며 투덜대는 한일의 뒤를 따라, 윤성과 그들을 따라온 제이나가 작게 웃으며 상점의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지한 상점입니다.”


붉은 머리를 단정하게 묶은 소녀가 밝은 목소리로 맞이해주자, 한일이 빙긋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제법 붐비고 있는 상점 내부를 윤성이 눈을 빛내며 둘러봤고, 한일이 카운터 근처로 다가가자 이리나와 함께 있던 보리스가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는 꾸벅 인사를 해왔다.


“이거, 우리가 너무 바쁜 시간에 온 모양인데?”

“하하. 생각보다 더 붐비기는 하네요. 상점이 조금 한산해지면 저도 올라가도록 할 테니, 2층에 올라가 계시겠습니까?”

“어쩔까. 오랜만에 여기까지 왔으니, 좀 돌아다녀 봐도 좋겠는데.”


당장은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윤성은 2층에서 대기하기로 했고, 한일과 제이나는 도시를 돌아다니며 즐기다 오기로 하였다.

방침이 정해지자 한일은 제이나와 함께 상점을 나왔고, 그대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상점가를 거닐었다.


“와아. 역시 대형 도시답네요. 물건들이 참 많아요.”

“그렇지? 우리 마을은 아무래도 산속에 있으니까, 구하기 어려운 것들도 꽤 있는 편이지.”

“정말 그래요. 종류도 많고, 질도 괜찮고요. 상인에게 친화적인 곳이라고 하더니, 그 영향이 있는 모양이네요.”

“음식 맛도 괜찮은 곳들이 많아. 내가 알고 있는 곳이 몇 군데 있으니까, 가보도록 하자.”

“네, 오라버니.”


처음 와보는 도시가 흥미로운지 들뜬 느낌을 감추지 않고 보여주는 제이나를 한일이 흐뭇하게 보고는, 군것질거리들을 사주거나 알고 있던 장소들을 안내해 주며 다녔다.

그렇게 나름대로 데이트(?)를 즐기며 돌아다니던 중, 제이나가 커다란 건물을 보고는 걸음을 멈췄다.


“여기가 용병 길드인가요?”

“그래. 검 두 자루가 교차되어 있는 문장이 걸려있지?”

“꽤나 외각에 위치해 있네요?”

“이 건물 뒤쪽에 훈련용으로 사용하는 부지가 있거든. 넓은 공간이 필요하기도 했을 테고, 일반인들이 접근했다가는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겠지.”

“그러면 다른 길드들은요?”

“이 정도로 외각에 있지는 않아. 상인 길드의 경우에는 오히려 도시의 중심부 근처에 자리하고 있어.”

“상인들이 찾아오기 쉽도록 말이죠?”

“그것도 그렇고, 관청 같은 공공기관도 중심부 쪽에 있으니까. 상인 길드는 그 특성상 공공기관이 가까울수록 편하지 않겠어? 이 행성은 통신 수단이 그리 발달한 곳이 아니니까 말이야.”

“수정구라고 했던가요? 영상통화 같은 역할을 하는 통신 수단이 있다고 하던데요?”

“있기는 하지만, 그건 사용할 때마다 마법사가 작동을 시켜줘야 한다고 하더라고. 마법사를 전담으로 붙여 놓을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면, 사용하기는 어렵지.”

“이를테면 귀족이라던가 말이군요?”


제이나의 말에 한일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주고는 용병 길드의 앞을 지나가려 했다.

두 사람 모두 용병 길드에 딱히 볼일이 있던 것은 아니었고, 단지 도시의 곳곳을 둘러보다가 지나가던 중이었으니까.

막 문을 지나갈 무렵, 갑자기 거센 기세로 문이 열리며 성난 표정의 남자가 뛰쳐나오더니 곧장 뒤를 돌아 문 안쪽을 보았다.

그리고 급하게 바닥으로 몸을 숙였는데, 숙인 몸 위를 기다란 물체가 지나가더니 그 뒤쪽에 있던 제이나를 향해 곧장 날아들었다.


-팍!


“흠?”


제이나에게 닿기 전에 한일이 먼저 손을 뻗어 날아든 물건을 잡아채고 보자, 푸른색으로 번들거리고 있는 몬스터의 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이 새끼가!”

“어이. 화를 내면 안 되지. 네 물건을 가져가라고 친절하게 던져주기까지 했는데 말이야.”

“날 조롱하는 거냐! 저딴 물건을 어디다가 쓴다고!”

“혹시 모르잖아? 의뢰인이 또다시 나타날지도 모르는 일이지. 뭐, 그게 언제인지는 장담하지 못하겠지만 말이야. 하하하.”


성난 표정의 남자가 일어서며 화를 내자, 용병 길드에서 한 명의 남자가 걸어 나오더니 비웃는 표정으로 이죽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명의 사람들이 우르르 나오더니, 곧장 두 패로 갈라져서 대치하고는 서로를 노려보기 시작했는데, 그 흉험한 기세에 길드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다들 황급히 물러나고 있었다.


“전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 이 개자식들! 번번이 방해나 해대고! 오늘 아주 끝장을 보자!”

“흥! 누가 할 소린지 모르겠군. 너희야말로 우리를 방해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지. 실력도 변변찮은 것들이 나대는 꼴도 오늘로 끝이다!”


양 측을 합해 모두 9명이나 되는 인원이 각자 무기를 꺼내들자, 물러나서 사태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기겁을 하며 뒷걸음질을 쳤다.

용병 길드 주변에서 주먹다짐을 하는 모습은 그리 생소한 광경이 아니었지만, 무기까지 꺼내든 지금은 그런 단순한(?) 상황이 아니었다.

황급히 달려온 용병 길드의 직원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당황하는 사이, 성난 용병들의 뒤쪽에서 커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서? 이건 저 얍실하게 생긴 놈이 던진 거라는 말이지?”

“응?”


사람들이 목소리가 들린 곳을 보자, 기다란 뼈를 손 위에서 굴리고 있는 한일이 그들을 무표정한 얼굴로 보며 서있었고, 그 옆에서 제이나가 살짝 고개를 젓고 있었다.

용병들이 뭐라 대답하지 않고 자신만을 보고 있자, 한일이 뼈를 손에 쥐고는 이리저리 목을 꺾으며 말했다.


“네놈들이 지지든 볶든 그건 상관 안 해. 하지만 그 피해를 우리가 입을 뻔했으니, 그 대가는 치러야지? 어떤 놈이 사과할래?”


말싸움을 벌이던 두 용병은 서로를 노려보며 기싸움을 하기 시작했다.

날아든 뼈에 맞을 뻔했던 모양인데, 실제로 다치지도 않은 것에 사과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더구나 뼈의 주인과 던진 당사자가 다르다 보니, 그렇지 않아도 일촉즉발이던 분위기에 사고 책임의 소재까지 얹어져 한일의 존재는 완전히 뒷전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아주 놀고들 있네. 하여간에 맞아야 정신 차리는 놈들은 어디를 가나 있다니까.”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움직인 한일은 얍실하게(?) 생긴 사내의 앞에 나타나더니, 갑자기 나타난 한일의 모습에 놀란 사내의 머리를 들고 있던 뼈로 내려쳤다.


-빡!


“크아아아악!”


커다란 소리와 함께 비명이 울려 퍼지며 사내가 바닥을 뒹굴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눈이 커다랗게 변했고, 곧이어 쓰러진 사내와 대치하던 용병도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구르자 커다랗게 떠는 눈에 경악이 어리기 시작했다.


“끄아아아아!”

“아아아악!”

“시끄럽네. 처맞기 전에 조용히 좀 하지? 아니면, 진짜 두드려 패주기를 바라는 거냐?”

“뭐, 뭐야?”

“쳐!”


양측의 리더인 두 용병이 쓰러지자, 놀라고 있던 다른 용병들이 일제히 한일을 향해 달려들었다.

한일이 움직이는 것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리더가 쓰러지기는 했지만, 그건 제대로 경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인원수는 자신들이 훨씬 더 많았다.

더구나 그가 들고 있는 것은 몬스터의 뼈에 불과했고, 자신들은 모두 무기를 들고 있었으니 방심하지만 않는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아주.”


-빡!


“놀고들.”


-빡!


“있네.”


-빡!


“크아아아악!”

“아아악!”


7명이라는 숫자는 문제도 아니라는 듯이 한일은 그들의 공격을 하나도 허용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 중 3명의 머리를 뼈로 내려쳐서 바닥을 구르게 만들었다.

그 모습에 남은 4명의 용병이 주춤하자, 이번에는 오히려 한일이 먼저 달려들며 뼈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내가. 우습게. 보이는. 모양이야.”


-빡! 빡! 빡! 빡!


“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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