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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우드 님의 서재입니다.

우리, 마족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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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우드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6
최근연재일 :
2022.08.0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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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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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화

DUMMY

잠시 후, 숙소에서 쉬고 있던 일행에게 로라와 이리나가 찾아와 식사 준비가 끝났음을 전해왔다.

그녀들의 안내를 받아 숙소를 나선 일행은 근처에 세워진 한 건물로 들어갔고, 그곳에 많은 테이블과 의자가 준비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이곳이 식당입니다. 딱히 정해진 좌석은 없으니, 원하시는 곳에 앉으시면 됩니다.”


미리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윤성의 설명에 다들 자리를 찾아 앉기 시작했고, 루안과 테란츠를 비롯한 일행들과 윤성과 한일, 신철이 한 테이블에 모여 앉았다.


“식당이라고 해서 무슨 말인가 했더니, 이곳은 일반적인 식당이나 주점과는 다른 느낌이 드는군. 마치 병영에 딸려 있는 식당을 보는 느낌이야.”

“이곳에서 지내게 될 사람들의 숫자가 만만치 않으니까요. 일반적인 식당처럼 운영을 하려고 하면 식당을 관리하는 인원만으로도 여러 명이 필요해지게 되더군요. 저희로서는 그 정도의 인원을 배치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차선책으로 병영에서 운영하는 형식을 취하도록 했습니다.”

“그렇다면, 메뉴는 고정이라는 말인가?”

“하루 세 끼의 식사가 제공되고 메뉴는 모두 다릅니다. 어제 받은 메뉴와 오늘 받는 메뉴에도 차이가 있을 것이고요. 식사를 하러 오는 사람들은 저 앞쪽에 있는 카운터에서 직접 음식을 받아와 이곳에 앉아서 식사를 하면 됩니다.”

“음? 그러면 우리도 가서 받아와야 하는 것인가?”

“아니오. 차후에 입주민이 생기고 시스템이 활성화가 되면 그렇게 진행할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자리에 계시면, 요리를 가져다 드릴 겁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제니에는 조금 전까지 쉬고 있던 숙소를 떠올리며 하나의 의문이 생겼고, 곧장 윤성을 보며 물었다.


“숙소에는 주방도 설치가 되어 있던데?”

“이 식당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제공되는 식사만 있을 뿐이니까. 간식이나 야식 등이 필요할 때는 설치되어 있는 주방을 이용하게 되겠지. 혹은 제공되는 식사가 아니라, 직접 요리한 음식이 먹고 싶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기본적인 식재료는 요청하는 사람에게 넉넉히 제공할 생각이거든.”

“그렇군. 이곳에 입주할 예정이라는 자들의 나이를 생각하면, 제대로 요리를 해먹기를 바라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지. 그러니 식사는 마련을 해주되, 다른 선택지도 준비를 해주겠다는 말이로군.”

“맞습니다. 용병 분들도 자신이 알고 있던 특식이 떠오르실 수도 있고, 입주자들도 스스로 음식을 만들어보고 싶어 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이야기를 들은 루안은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이곳에 입주할 사람들은 다들 16세 이하의 아이들이라고 들었다.

수프 정도의 간단한 요리라면 모를까, 제대로 된 요리를 만들 수 있을 만한 나이라고 보기는 어려웠고, 다들 고아인 만큼 요리를 만들어 볼 만한 환경도 아니었을 것이다.

더구나 이곳에 오면 일을 해야 할 것이고, 어느 정도 익숙해지기 전에는 여유를 가지기 힘들 것이니, 식재료만 내어 주는 것으로는 금방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이 뻔했다.

그리고 이곳에 용병대가 머물게 된다면 그들의 식사 또한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었으니, 정식으로 식당을 개업할 생각이 아니라면 이런 식으로 준비해서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를 하며 잠시 기다리고 있자, 광장에서 신철과 함께 있던 사람들이 주방에서 음식이 담긴 카트를 밀며 테이블로 다가왔다.


“응?”

“어떻게 된 거죠?”

“흐음. 설마하니 장난을 치려는 것은 아닐 텐데?”


전날 저녁에 카레라고 하는 처음 보는 요리를 맛본 적이 있기에, 다들 기대하고 있던 식사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런 기대가 무색하게도, 사람들의 앞에 내려놓은 요리는 손바닥의 반절도 되지 않을 크기의 빵과 그것과 비슷한 크기로 보이는 스테이크 조각, 그리고 작은 그릇에 담긴 수프가 전부였다.

용병들은 하나같이 기가 막혀 어이없어하고 있었고, 루안을 비롯한 일행은 당황한 눈으로 윤성을 바라보았다.

몰려드는 시선을 받은 윤성이 피식 웃으면서 주방 입구 쪽에 서있는 제이나를 바라보자, 제이나가 한 발 앞으로 나서며 슬슬 표정이 붉어지고 있는 용병들을 향해 말했다.


“지금 드린 음식은 첫 번째 요리입니다. 순차적으로 계속해서 다른 요리가 나갈 것이니, 하나씩 맛을 본다는 느낌으로 시식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지금 드시는 음식들은 차후에 이곳에서 제대로 된 양으로 제공이 될 음식들입니다.”


제이나의 설명을 들은 용병들은 그제야 상황을 이해하고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것은 루안 일행도 마찬가지였는데, 제니에는 꽤나 재미있는 소개 방식이라면서 즐거워하기까지 했다.


“정말이지, 사람 놀라게 하는 재주가 남다르군. 진즉에 설명을 해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말이야.”

“후훗. 설명만으로는 바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을 테니까요. 일단 식기 전에 드십시오. 이것이 가장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종류의 식사입니다.”

“그렇군. 어디......”

“와. 빵이 굉장히 푹신해요.”

“스테이크는 물론이고, 수프도 상당하군. 제대로 된 솜씨야.”

“이것 참. 양이 적어서 그런가, 다음 요리가 너무 기대되는군.”


일행들은 괜찮은 맛이라고 평가하며 순식간에 접시를 비웠고, 포크를 내려놓으려 하자 곧바로 다음 요리가 테이블 위로 올라왔다.


“이건?”

“튀김...... 인가?”

“맞습니다. 고기를 튀긴 것으로 탕수육이라고 합니다.”

“취향에 따라 함께 나온 소스와 드시면 됩니다.”


한일의 설명에 제니에는 그를 따라 고기튀김 한 조각을 소스에 찍어 먹었고, 테란츠는 신철을 따라 소스를 접시에 부어 그 안에 있던 고기튀김을 건져 먹었다.

다른 이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탕수육을 먹고 나서는 꽤나 독특한 방식의 요리라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고, 곧바로 세 번째, 네 번째의 요리가 줄줄이 테이블로 옮겨져 왔다.

그렇게 처음 보는 요리들을 시식하다 보니, 루안은 슬슬 배가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하나씩은 얼마 되지 않는데, 종류가 많다 보니 양이 상당하군. 이게 몇 번째 요리지?”

“지금 드시는 것이 8번째 요리입니다. 앞서 보여드린 요리들 보다 양이 많기 때문에 더 포만감을 느끼실 겁니다.”

“그런 것 같군. 국수라고 했던가?”

“네. 어떠십니까?”

“상당히 괜찮군. 맛도 좋고, 먹는 것에 재미도 있어. 국물이 있어서 속도 든든해지는 것 같아. 테란츠 님은 어떠십니까.”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8종류의 요리 모두 상당히 괜찮군요. 이 정도의 요리가 제공된다면, 스스로 음식을 만들어보려고 하는 녀석이 과연 생길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루안과 테란츠 만이 아니라 다른 용병들의 얼굴에도 만족감이 떠올라 있는 것을 보고, 윤성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자신들의 입맛에는 문제가 없었고, 버던트나 세레스 또한 맛있어하는 것은 확인을 했었다.

이리나를 통해 맛을 본 보리스 또한 마음에 들어 했기에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직접 눈으로 확인을 하고서야 겨우 안심을 할 수가 있었다.

그렇게 식사가 끝난 뒤, 다음날에 계약의 유무를 정하기로 한 일행은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자신에게 배정된 방으로 돌아온 제니에는 소파의 푹신함을 온몸으로 느끼며, 조금 전에 맛을 보았던 요리들에 대해 티에와 이야기를 했다.


“역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요리들이지?”

“네. 본가는 물론이고, 어느 곳에서도 본 적이 없는 요리들이에요.”

“설마하니, 음료와 과자까지 그럴 줄은 몰랐는데.”

“미숫가루라고 했었죠? 곡물가루를 우유에 탄 것이라고 하던데, 제가 알고 있던 곡물가루와는 조금 달랐어요. 훨씬 맛도 좋았고, 그렇게 우유에 타 먹지도 않았으니까요.”

“화채라는 것도 그렇지. 설마 과일을 그렇게 먹을 줄은 몰랐어. 굉장히 달콤한 것이 마음에 들던데.”

“슈페리온 용병대가 계약을 해서 이곳에 머물게 되면, 그런 요리와 간식들이 용병들에게 제공된다는 말이죠?”

“이곳에 거주하게 될 사람들에게도 말이지. 루안 오라버니가 요리법을 탐내시던데, 성공하실 런지는 모르겠네. 윤성을 보니까 그리 호락호락하게 넘겨주지는 않을 것 같던데.”

“확실히 쉽게 볼 분은 아닌 것 같아요. 오늘 보니까, 윤성님이 마을의 대소사를 모두 관장하시는 느낌이더라고요. 한일님은 그 무력을 기반으로 외부 일을 맡고 계신 듯하고요. 신철님은 그 양쪽을 적절히 오가시는 느낌이랄까요?”

“티에도 그렇게 느꼈어? 상당히 역할 분담이 잘 되어 있는 느낌이야. 세 명 모두 나와 동갑이라고 했는데, 그 정도의 역량이라니. 생각하면 할수록 사교계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비교가 되네.”


제니에가 웃는 얼굴로 말하자, 티에는 그녀가 사교모임에서 겪었던 일들을 떠올려 보고는 절로 쓴웃음이 지어졌다.

‘어느 귀족가의 자제’, 혹은 ‘어느 곳의 후계자’라는 것 외에는 제대로 내세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한숨을 내쉬던 그녀를 기억하고 있었기에, 제니에가 받는 신선한 느낌을 티에는 잘 이해할 수가 있었다.


“테란츠 님이 말씀하셨던, 또 한 명의 최고위 무력 보유자는 역시 신철님이시겠죠?”

“아마 그렇지 않을까? 아즈도 신철이 상당한 실력자로 보인다고 했고. 마법을 사용하는 것 같지는 않던데, 아마도 한일이처럼 오러 사용자가 아닐까 싶어.”

“설마 한일님이 오러 사용자이셨을 줄은 몰랐어요. 굉장히 장난기가 많던 분이셨는데, 몬스터와 싸우게 되니 굉장한 분위기를 보여주시더라고요.”

“실력도 굉장했고 말이야. 한일이 한번 움직일 때마다 반드시 한 마리 이상의 몬스터가 죽어갔어. 싸우는 모습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던데, 역시 오러 사용자는 뭔가 달라도 다른가 봐.”

“그 정도가 되니까, 네로스 산맥 안에 마을을 만들어 두고 살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응. 아마도 그렇겠지.”


‘그건 아닐 거야. 아무리 오러 사용자가 둘이 있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마을을 만들고 유지할 수는 없어. 아직 알려주지 않은 무언가가 더 있겠지.’


티에의 짐작과는 달리 제니에는 마을이 유지되고 있는 이유에, 그들이 보여준 무력만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다.

무언가 다른 원인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던 제니에는, 이내 한일의 모습을 떠올리고는 피식 웃으며 짐작하기를 그만두었다.


‘믿을게 한일아. 문제가 될 만한 일이었다면 미리 알려줬을 거야,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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