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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스루마 님의 서재입니다.

위대한 소환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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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스루마
작품등록일 :
2016.02.1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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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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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03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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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벌전(1)

DUMMY

토벌전 전날 저녁. 루마는 피피와 함께 토벌전의 일을 상의했다. 일단 소환술사로 등록한 만큼 제대로 된 소환수가 하나쯤은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나가서 괜찮은 몬스터중에 하나를 잡아와야 하지 않을까?”

“아니에요. 소환술은 그런 것이 아니랍니다. 무작정 많은 소환수를 가지고 있다고 강해지지 않아요.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좋답니다. 쥐를 소환해 주세요.”

“쥐? 쥐는 갑자기 왜...알았어. 소환, [강력한 하수구 쥐]”


[강력한 하수구 쥐]

-레벨 : 30

-능력 : 힘 45 / 체력 40 / 민첩 40 / 지력 8 / 의지 9 / 유연성 22

-스킬 : [중급 출혈] D등급 / [하급 엿듣기] E등급


그동안 말도 못하게 성장한 쥐였다. 새로운 스킬인 엿듣기도 생겼고, 출혈 스킬은 D등급으로 오르면서 [중급 출혈]이 되었다. 포식으로 진화를 거듭해 이름도 강력한 하수구 쥐로 바뀌었다.

다만 지력과 의지가 쥐라는 태생적 한계를 넘지 못하고 계속 제자리걸음 수준인 게 아쉬웠다.

“괜찮네요. 하나만 성장시킨 모양이에요.”

“어. 왠지 마음이 가서 말이야. 키운 건 이것뿐이야.”

“잘하셨어요. 여러 가지를 성장시키는 건 오히려 독이 된답니다. 이제 이름을 부여하시면 돼요.”

“이름? 무슨 소리야?”

“위대한 소환술사의 능력이랍니다. 쥐에게 새로운 이름을 주세요.”

루마는 잠시 고민했다. 이름을 주라는 의미를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제리로 하자. 넌 앞으로 제리다.”


-소환수가 이름을 얻어 맹약에 묶입니다. 능력치가 크게 성장합니다.


네발로 쫄쫄거리며 주변을 돌아다니던 제리는 빛 무리에 휩싸였다. 잠시 뒤 빛이 사라진 장소에 두발로 서있는 제리가 눈에 들어왔다.

조금 지저분하던 털은 회색빛으로 변해 윤기가 흐르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거지?”

“소환술사와 맹약에 묶인 거예요. 일반적인 맹약과는 다르답니다. 이름을 준 순간 완전히 하나로 이어졌다고 생각하면 돼요.”

“그럼 뭐가 달라진 거야?”

“소환수의 능력치가 크게 성장하고, 마음으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어요. 소환수가 보는 것을 소환수의 눈을 통해 직접 볼 수도 있고, 지금까지보다 훨씬 정교하고 어려운 임무를 수행시킬 수도 있지요.”

“그럼 너무 좋기만 하잖아?”

“단점이 한 가지 있어요. 기존의 소환수들과는 다르게 소환수가 큰 타격을 받아 소환이 취소될 경우 소환술사에게도 피해가 와요. 그러니 제리는 최대한 죽지 않도록 보호해야 할 거예요.”

본래는 소환수가 일정 이상의 타격을 받아 소환이 취소되어도 소환술사에게는 어떤 피해도 없다. 일정 시간 뒤에 다시 소환하면 그만인 것이다.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모든 능력치가 50%이상 증가했고, 특히나 지력과 의지가 큰 폭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이것도 있으면 좋겠네요.”

피피는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어 제리의 몸에 둘러 주었다. 제리의 몸에 꼭 맞는 사이즈의 갑옷과 창이었다.

두 발로 서서 갑옷과 창으로 무장하자 제리도 꽤 그럴듯해 보였다.

“그건 어디서 난거야?”

“우연찮게 가지고 있었어요.”

숨기는 것도 많고, 가지고 있는 것도 많은 피피다. 어떻게든 피피의 주머니를 털어낼 수 있다면 대박이 터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저는 자러 가볼게요.”

소환수임에도 꼬박꼬박 끼니를 챙겨 먹고 잠도 자는 피피다. 루마도 뒤따라 접속을 해제했다. 그렇게 하루가 저물어갔다.


다음날 루마는 바네사와 라인하르트를 데리고 토벌대에 합류했다.

토벌대는 크게 4개의 부대로 구분되었고, 각 부대는 30명 정도의 숫자였다.

가장 앞에서 토벌 대상인 필드 보스를 상대하는 1부대. 그 뒤에서 1부대를 보조 하는 2부대. 필드 보스를 따라다니는 잔챙이들을 상대하는 3부대. 이들 모두를 보조하는 4부대. 이렇게 4개의 부대였다.

루마와 바네사, 라인하르트는 4부대에 속했다. 보통 토벌을 주관하는 길드의 인원들이 1, 2부대를 차지하고, 외부에서 참여하는 인원들로 3, 4부대를 구성하는데 루마들은 레벨이 낮은 편이라 보조하는 인원으로 빠진 것이다.

오늘 토벌하는 대상은 레벨 65인 [강력한 돌 골렘]이다. 레벨 50대의 유저도 간간이 섞여있는 토벌대 1부대가 앞에서 돌 골렘을 상대할 예정이었다.


필드 보스는 보상이 두둑하기에 상위 길드 모두가 노리고 있었다. 그 때문에 길드간의 싸움을 방지하기 위해 판도라에서 토벌할 길드를 그때그때 선정해 주었다. 필드 보스는 1주일 단위로 갱신되었기에 큰 잡음은 없었다.

필드 보스가 나오는 곳은 그린우드에서 남쪽으로 한참을 내려가면 나오는 대평원이었다.

토벌 협회 앞에 모인 수백의 유저들은 준비된 마차를 타고 남쪽을 향했다.

루마가 탄 마차에는 중소길드인 광속 길드의 길드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길드원들이 타고 있었다. 토벌전을 주관할 만큼 크지 않은 작은 길드들이 이런 식으로 큰 길드의 토벌전에 참가하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거기 누나는 최혜진을 닮았네. 얼굴 좀 적당히 고쳐야지, 그건 너무했잖아.”

안타깝게도 함께 한 광속 길드의 유저들은 그리 좋은 인간들이 아니었다.

“저, 저는 원래 이렇게 생겼어요! 안 고쳤다고요!”

바네사가 얼굴을 붉히며 화를 냈다.

“그래? 정말로? 그럼 나랑 사귀는 거 어때? 나도 지금 외모가 진짜 외모거든? 하하하”

남자는 유명 영화배우를 닮은 자신의 얼굴을 가리키며 말했다.

“됐거든요! 남자는 외모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내면이 중요한 거지. 여기 루마님처럼 말이에요!”

바네사는 갑자기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루마를 끌어들였다.

“저놈? 얼굴을 고쳐서 저 정도면 원래는 어떻다는 거야? 아니면 원래 생긴 게 그런 건가? 그건 또 그거대로 걸작이구만. 푸하하하하”

광명 길드의 길드원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단체로 웃음보가 터졌다.

“그만해라. 한심한 놈들. 사내라면 경박한 말을 내뱉지 않는 것이다!”

라인하르트가 낮게 읊조리며 내뱉었다. 순간 사내들의 웃음이 그쳤다. 2미터에 가까운 키는 확실히 압박감이 있었다.

“뭐, 인마. 여기서 키 좀 크다고 세지는 줄 아나. 꼬우면 한 판 붙어 볼래?”

잠시 당황하다 여기가 게임 속이라는 걸 다시 깨달았는지 강하게 나오기 시작했다. 판도라 안에서 중요한 건 레벨과 능력치라는 걸 깨달은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행동들 모두 녹화 중입니다. 협회에 한번 올려 볼까요?”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루마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 한마디로 싸움을 끝내버렸다. 비매너 유저로 찍히면 게임하기 힘들어진다. 길드의 평판이 떨어져 다른 유저들이 기피한다면 좋을 것이 없었다.

“젠장, 계집애처럼 이르겠단 거냐? 한심한 새끼.”

그 말을 마지막으로 다들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루마는 길드원 모두의 얼굴을 머릿속 깊이 새겨두었다.


“자, 다들 내리세요. 도착했습니다.”

마차를 내려서자 끝없이 펼쳐진 푸른 초원이 눈에 들어온다. 새파란 하늘엔 뭉게구름이 넘실거리고 그 사이로 밝은 햇빛이 따사롭게 대지를 비추었다.

유저들은 모두 전투에 대한 긴장감을 내려놓고 시원한 바람과 따스한 햇살을 만끽했다.

“부대 별로 모여주세요!”

군주 길드의 인원들은 재빠르게 부대원들을 모으고 진형을 갖추었다. 슬슬 필드 보스가 나타날 시간이 되었다.

“안녕하세요. 이번 토벌전에서 4부대를 인솔하게 된 카잔이라고 합니다. 능력들을 자세히 알 수 있을까요?”

부대별로 인원들이 슬슬 모이기 시작하자 건장한 체격에 호남형의 한 유저가 다가와 루마에게 말을 걸었다.

토벌전에 참가할 때 직업과 레벨을 공개하지만 그것으로는 정확히 능력들을 알 수 없다. 판도라에서는 같은 직업이라도 전혀 다른 스타일로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이렇게 일일이 확인하고 다닌다는 건 꽤나 꼼꼼하고 이런 일에 익숙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괜찮군. 인솔자가 괜찮으면 생존율이 올라가니까.’

“전 조련 계열 소환술사입니다. 옆에는 신성계열 성기사고, 이쪽은...레인저입니다.”

라인하르트는 너무 잡다하게 키워진 캐릭이라 어떤 계열이라 말하기가 애매해 그냥 레인저로 소개했다.

“일단 이게 제 소환물이고 보기와는 다르게 꽤 쎕니다. 옆에 있는 친구들도 제 몫은 할 겁니다.”

“알겠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카잔은 조그만 쥐인 제리를 보고도 군말 없이 자리를 떴다. 꽤나 첫인상이 좋다.

“와~이제 싸우는 건가요? 재밌겠다!”

“피가 끓는 느낌입니다. 사나이는 역시 전투를 해야 합니다.”

바네사와 라인하르트는 전투에 소질이 있었다. 그동안 함께 사냥을 하며 성장하면서 알게 된 점이었다.

바네사는 천부적인 운동신경을 가지고 있었고, 머리도 굉장히 좋아 이해력이 빨랐다. 라인하르트 또한 외모와는 다르게 꽤 학구적인 면모를 보여주었는데, 덕분에 스킬에 대한 이해도는 다들 높았다.

덕분에 빠른 속도로 성장하여 둘 모두 레벨이 19였다. 레벨 22인 루마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항상 하던 대로 하면 됩니다. 돌 골렘 가까이로 가지만 않으면 크게 위험하지 않을 겁니다. 돌 골렘을 따라다니는 진흙인형들은 20대 중반의 레벨이니 지금 두 분 실력이면 혼자서도 잡을 수 있겠지요.”

“헤에~돌 골렘하고 싸우는 건 안돼요? 싸워 보고 싶은데...”

“나도 그렇소. 남자가 되어 상대를 가리는 건 부끄러운 일이요.”

“지금은 좀 참아줘요. 레벨 차이가 너무 나서 스쳐도 죽을 수 있으니.”


위이잉!

루마가 능숙한 솜씨로 둘을 어르는 사이 평원 한가운데 거대한 울림이 생기며 공간이 뒤틀렸다.

“나왔다! 1부대 전진!”

일렁이는 공간에선 곧 거대한 돌 골렘이 나타났다. 휘하에 진흙인형들 수십을 대동한 채였다.

1부대가 정면으로 달려가는 사이 3부대는 2갈래로 나뉘어 진흙인형들을 유인하기 시작했다. 도발 스킬을 가진 유저들이 앞서서 진흙인형들을 끌어 돌 골렘에서 멀리 떨어트렸다.

그 사이 2부대는 강력한 원거리 스킬들을 준비해 돌 골렘에게 퍼부었다.

콰광! 콰과광!

상성을 생각하여 화염과 바람 계열의 스킬들만을 사용하였는데 그 때문에 돌 골렘 주변으로 거대한 화염 돌개바람이 이는 듯 했다.

-크아아아아!

묵직한 진동음으로 분노를 표출한 돌 골렘이 곧장 앞에 있는 유저들을 때리기 시작했다.

가장 앞에서 단단한 판금 갑옷을 입고 문짝만한 거대한 방패를 든 유저들이 돌 골렘의 주먹을 버텨냈다.

쾅! 쾅!

3~4명이 한데 뭉쳐 주먹을 막아냈는데도 뒤로 쭉쭉 밀려나갔다. 그 때 대기하고 있던 인원들이 달려 나가 다시 방벽을 세웠다.

그 사이 뒤에 선 1부대 인원 일부와 2부대원들의 강력한 스킬이 계속해서 거대한 돌 골렘의 몸체에 적중했다.

3부대와 4부대는 난전에 돌입했다.

1,2부대가 상황에 잘 대처하자 4부대원들은 모두 3부대의 지원에 나섰고, 처음엔 진형을 이루는가 싶더니 결국 뒤섞여 난전이 되어버렸다.

“4부대원 모두 한군데로 뭉치세요! 뭉쳐서 싸워야 합니다!”

카잔의 외침은 공허하게 울릴 뿐이었다. 대규모 전투 경험이 부족한 유저들은 전투의 흥분에 휩싸여 지휘에 제대로 따르지 못하고 있었다.

“자, 우린 저쪽으로 가죠.”

루마는 짧은 순간 바네사와 라인하르트를 인솔해 2마리의 진흙인형을 잡고, 그 잔해를 수집한 후 카잔에게 다가갔다.

가는 길에 조금 떨어진 곳에서 전투중인 광속길드의 길드원들이 보였다.

“다 덤벼 이 새끼들아!”

쾅!

“윽!”

쉴 세 없이 욕을 내뱉는 입과는 다르게 검을 든 손은 주춤거린다.

진흙인형은 이름 그대로 진흙으로 된 인간형태의 몬스터다. 돌 골렘처럼 두 주먹을 휘두르며 공격하는데 패턴을 알고 나면 그렇게 어려운 상대는 아니다.

하지만 광속 길드의 길드원들은 침착한 상황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마구잡이로 싸우고 있었다.

‘저러면 희생자가 좀 있겠는데.’

토벌전 중 사망하게 되면 길드에서 사망 패널티에 맞추어 추가 보상을 해주도록 되어있다. 죽는다고 해도 큰 손해는 아닌 셈이다.

하지만 돌 골렘 처치에 따른 추가 보상을 받지 못하기에 결국은 손해다. 필드 보스 같은 강한 몬스터를 처치하면 파티원 모두에게 골드와 아이템이 주어진다. 그때 기여도를 계산하게 되는데 기여도가 높을수록 보상은 커지게 된다.

하지만 전투중 사망한다면 골드와 아이템을 얻지 못하고, 길드에서 지급하는 보상만을 받는 것이다.

물론 어차피 상관은 없었다. 어차피 이번 토벌전에서는 모두 아무것도 얻지 못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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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첫 던전, 머먼의 유적지(2) +13 16.03.05 980 30 12쪽
17 첫 던전, 머먼의 유적지(1) +3 16.03.04 1,039 26 14쪽
16 토벌전(2) +1 16.03.03 1,108 23 15쪽
» 토벌전(1) +1 16.03.03 1,158 2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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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시련, 그리고 히든 클래스(1) +3 16.02.29 1,218 23 13쪽
12 흑가면(2) +3 16.02.27 1,218 25 16쪽
11 흑가면(1) +1 16.02.26 1,153 22 13쪽
10 첫 번째 계획(2) +2 16.02.24 1,137 27 12쪽
9 첫 번째 계획(1) +1 16.02.24 1,202 25 13쪽
8 파티를 맺다(3) +5 16.02.23 1,270 31 14쪽
7 파티를 맺다(2) +1 16.02.20 1,315 30 11쪽
6 파티를 맺다(1) +3 16.02.19 1,295 30 13쪽
5 소환술의 시작(2) +1 16.02.18 1,483 30 11쪽
4 소환술의 시작(1) +1 16.02.18 1,488 27 9쪽
3 게임을 시작하다(2) +1 16.02.17 1,793 29 8쪽
2 게임을 시작하다(1) +3 16.02.17 1,783 32 8쪽
1 프롤로그 +2 16.02.17 1,914 3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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