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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hion의 작품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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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피온
작품등록일 :
2018.04.09 18:15
최근연재일 :
2018.06.27 18: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77,259
추천수 :
674
글자수 :
412,026

작성
18.04.13 18:18
조회
1,196
추천
10
글자
9쪽

몬스터가 된 걸 실감한다.

DUMMY

“어머, 실피드가 말은 이렇게 해도 심성이 고운 아이랍니다. 저희가 종종 위에서 정찰을 돌다가 쉬려고 이곳에 오는 경우가 있으니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실피드의 언니인 라피드는 그렇게 말하며 날개를 마치 두 손 마냥 앞으로 모은 채 고개 숙여 말한다.

“뭐야, 언니. 이런 녀석에게 그러지 않아도 괜찮아. 이런 녀석이라고.”

대체 제가 뭐 어쨌기에 그러는 겁니까.

해골 병사가 된 몸인지라 안면의 근육이 없다는 게 아쉬웠다. 이 순간만큼은 생전에 불쾌하다는 소리도 들은 그 얼굴로 정성을 다해, 이 한 마음 가득 담은 썩은 미소를 날려 줄 텐데.

“뭐, 각자들 인사는 거기까지 하고. Ang Sang Hoon, 네게 바로 새로운 임무를 주마.”

“예?”

“기존의 네가 있던 최하층 문 쪽으로 침입자가 오고 있다고 해서, 그걸 네가 처치하도록. 그걸 맡기려고 지금 이곳에 온 거다. 잘할 수 있겠지?”

후루르르, 거리며 입을 떠는 리자드맨은 내게 터무니없는 걸 맡기려고 들었다.

“무, 무슨 소립니까? 저는 여기가 좋은데, 꼭 제가 해야 합니까?”

하아, 귀찮아 질 거 같아서 거절하고 싶습니다. 하기 싫어지는 게 본심이다. 이곳을 떠나서 다시 이동해야 하는 건 성가실 거 같아서 싫어졌습니다. 하기가 매우, 매우 싫었습니다.

“지금 반항 하는 거냐?”

그때 순간 리자드맨은 찌릿, 매서운 눈빛을 내게 보낸다.

“아, 아뇨 그런 건 아닙니다만. 꼭 제가 해야 하는 건가, 싶어서 말입죠. 제가 해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겁니까, 싶어서 말입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옵션으로 달그닥 달그닥 소리를 내며 말한다.

“뭐냐, 그 태도는? 이번에 만들어진 해골 병사 중에 네가 가장 먼저 랭크 업《Rank Up》을 하였으니 당연 네가 이끌고 침입자를 막아야지. 네 동기 해골 병사를 다른 누가 지휘를 한다고 생각하는 거냐? 후루르. 혹시 상대를 신경 쓰는 거라면 그건 걱정 마라.”

리자드맨은 묘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내려 갈 걸 강제적으로 명했다.

* * * * * * *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미련이 남아서 한 마디를 해보았다. 할 수 있다면 안 하는 게 최고이니 거절하고 싶었다.

“제가 가면 이곳은 누가 지키는 겁니까. 텅 비게 되지 않습니까, 그거 큰일이니 역시 전 여기 남는 게......”

그 말을 하니 쓸데없이 유녀가 끼어들었다.

“걱정 마. 너 따위 없어도 여기는 언니랑 나랑 있어도 충분하니까.”

그런 말을 하는 바람에 나는 할 말을 잃게 되었다. 역시나 첫 인상이 좋지 않은 사람은 영원히 좋지 않은 법입니다, 예 그렇죠. 예. 그렇고, 말고요.

그러하여 현재 리자드맨의 지정대로 원래 자리였던 곳으로 가니.

“형제여 왔는가.”

걸걸한 목소리를 내는 해골 병사들이 그들이 보인다. 나와 별로 다를 게 없는 생김새의 그들이 나를 반긴다.

토미, 렉터, 스판, 카르칼. 이렇게 4명의 내 탄생(?) 동기가 마중 나온 채로 말을 건다.

“인간을 상대라니 기대 되는 군. 몬스터랑 다를 거 아니야? 그치?”

스판이 검을 들었다, 올렸다 하며 말한다.

“예? 인간하고 싸우는 겁니까?”

나는 놀랐다.

리자드맨에게서 침입자라고는 들었지만. 그것이, 그 침입자라는 대상이 인간이었을 줄이야. 그야말로 가장 중요한 부분을 금시초문인 채 내려 온 것이었다, 난.

“그렇지.”

토미가 무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역시 해골병사라 그런지 고개를 움직인 건데도 달그락 소리는 자동으로 따라온다.

“아, 늦어서 미안하네. 형제들이여.”

그러고 보니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고 생각한 인물이 왔다. 사실은 다 같은 해골 병사라서 누가 빠진지도 몰랐지만. 아무튼 그 한 명이, 에거가 달려와 말한다.

“인간 침입자가 근처에 오니까 만약 이곳을 발견하면 주저 하지 말고 죽이라며?”

지금 이곳에 나를 포함에 모인 해골병사들에게 공통적으로 내려진 명령을 읊는다. 그 명령을 뒤늦게 온 에거는 재차 확인하고 든다.

“어디까지나 볼케이노님의 레어로 도달하는 이 입구를 발견하면 이지만.”

“그건 무슨 소리입니까?”

정말이지 리자드맨은 내게 불친절하다. 많은 걸 알려주지 않았다. 내가 모르는 게 너무 많아서 나는 그 말을 한 카르칼에게 묻는다.

“원래부터 볼케이노님의 레어는 특별한 경계에 의해서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게 되어 있잖아. 볼케이노님을 노리는, 볼케이노님께서 모시는 그 분과 경쟁 상대 분께서 쳐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서. 그래서 보통 힘없는 인간이나 몬스터는 볼케이노님의 레어의 존재를 찾는 건 거의 불가능 하지. 그렇기에 지금 이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는 인간이 정말로 이곳으로 옳지는 모르는 거지.”

다시 말해서 이곳은 꽁꽁 숨겨진 던전 같은 거라서. 능력치가 낮으면 찾을 수 없다는 소리인가?

나는 이해한 바가 맞는지 재차 확인하고 든다.

“그런 셈이지. 그래서 지금 우리가 이곳에 모이기는 했지만, 실제로 인간들과 싸우게 될지는 모른다는 거지.”

친절한 설명의 카르칼에게 감사를 표했다.

“뭐냐, Ang Sang Hoon. 지금부터 우리를 통솔해야 할 대장이 그런 기본적인 걸 모르다니. 이거 순 엉터리잖아? 가장 먼저 랭크 업《Rank Up》을 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에거는 내 어깨에 손목을 걸치며 덧붙인다.

“이거 알고 보면 실력이 아니라 순 뭔가 좋지 않은 방법으로 랭크 업《Rank Up》 한 거 아닌 가 몰라?”

칼칼, 거리며 걸쭉한 웃음을 짓는 에거의 모습에 살짝 찔린다. 나는 순수하게 그걸 지나칠 수 없었다. 그가 과연 알아서 한 말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찔리는 건 그의 말은 일정 부분은 맞으니까. 그래서 그 웃음에 따라 웃으면서도 속으로는 약간 찔린다.

랭크 업《Rank Up》은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같은 해골 병사들에 비해서 뛰어나서 이룬 게 아니다. 어떤 이상한 곰을 먹으면서 생겨 버린 결과니까. 찔리는 게 당연하다.

“그런 시답지 않은 농담 보다. 인간이 오기를 바라자고. 인간, 인간.”

스판은 검을 허공에 휙, 휙 휘두르며 말한다.

“오호, 인간 좋지. 인간, 한 번쯤은 상대해보고 싶단 말이야.”

스판이 화제를 돌리는 행동에 묘한 감사를 느낀다.

사실 에거의 행동이 이전 세상에서 기피 감을 느낀 존재와 비슷하다고 전부터 느꼈다. 이른 일진 학생 같아서 거부감도 들어서 속이 더부룩했으니까. 묘한 그 감각이 싫었는데, 화제를 돌려서 내게 떨어져서 나는 좋다.

“하지만 모르는 거라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비는 거지. 좀처럼 없잖아? 인간 사냥 할 기회. 이곳은 숨겨진 곳이라서 원래 근처에 서식하는 몬스터 말고는 없잖아. 특히 인간은 더욱 보는 게 불가능에 가깝고.”

스판은 인간을 상대하는 게 기대되는 말투다. 특히 그의 발언에서 인간 사냥은 강조 되는 느낌이었으니 기대를 잔뜩 하는 게 틀림없을 거다.

인간이라......

과거에도 저도 분명 사람이었습니다만. 어쩌다보니 이제는 인간을 죽여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놓였습니다.

하아, 묘합니다. 인간을 죽인다니. 그것도 과거의 사람이었던 주제에 사냥을 한다니.......

죽이는 걸.....인간을 죽이는 걸 살인이 아닌, 인간 사냥이라고 부르는 입장이 되었다니.......

과연 마주 한다면 나는 죽일 수 있을 까. 그들의 목숨을 끊어 버리는 일을 난 할 수 있을까? 살인을 저지를 수 있을 까.......

이거 참, 심경이 복잡해진다.

무의식적으로 속에서 웃음이 피어나온다. 그 웃음의 출처는 인간을 죽인다는 기대감에서 나온 건 아니다. 더는 인간이 아니지만, 내면이 아직 인간이기 때문일까? 인간으로서 갖은 적응력이라는 게 놀라울 따름에서 나온 웃음이다. 나도 스스로를 다시금 인간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몬스터인 입장도 꽤 자리 잡아서 겁만 나지는 않는 게 웃음의 정체다.

어느 틈에 몬스터가 되어버린 주제에 제법 몬스터가 된 나다. 나는 어느 순간 이 몬스터라는 입장에 적응했다. 지금도 훌륭하게 그것에 적응하고 행동하는 게 참 우습다.

부스럭. 부스럭.

그때 숲 풀이 들썩인다.

“오오! 인간일지도, 인간 사냥. 인간 사냥.”

누가 봐도 단연 제일 기분이 업이 되어 있는 스판이 그 풀숲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생각했던 거와 다르게 빠르게 일은 나를 마주하기 위해 찾아 왔다.

“이쪽이 맞다니까, 틀림없어!”

“아까부터 계속 그 말만 하고 있거든?”

그런 대화소리가 들린다. 다름 아닌 인간의 대화소리가 똑똑 풀 숲 쪽에서 흘러나온다.

정말 나는 이제 인간을 죽이는 건가? 살인을 저지르는 건가.

과연 이전에 몬스터들처럼 사냥을 하고, 그 살점을 먹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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