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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피온
작품등록일 :
2018.04.09 18:15
최근연재일 :
2018.06.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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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12,026

작성
18.04.0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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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자
9쪽

해골병사로의 나날

DUMMY

해골 병사로 환생을 해 버린 일, 이제 더는 인간이 아닌 일명 스켈레톤이라는 게 되어버린 걸 인정하고부터 시간은 의외로 잘 지나간다.

3일째부터는 이틀째까지 있던 일의 반복이다. 주기적으로 그 왕 도마뱀이 방문하고 그리고 주변의 멧돼지 사냥 정도가 전부다. 그러니까 코발트 보어란 이름을 멋대로 붙인 그 몬스터를 가끔 사냥하는 정도로 시간은 신기하게 잘 지나간다.

“그건 사실이려나······.”

7일째에 도달할 무렵 고요한 경치를 바라보며 문뜩 그런 생각을 품는다.

일단 이런 모습이 되기 전에 나는 한 번 칼에 찔려서 죽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의문의 살인을 당했다, 이겁니다. 보통 이렇게 살해를 당해서 사람이 죽은 경우, 경찰 수사에서는 sns나 개인 PC를 조사한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왠지 그게 사실이라면 여러모로 위험해진다는 기분이 느껴집니다.

비록 내 죽음과는 관련이 없겠지만, 하드 디스크에 쌓아둔 방대한 자료들이 신경 쓰입니다. 크흠, 특히 아주 사적인 물건들이 보여 지는 순간 여러모로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음, 음, 적어도 이럴 때를 대비해서 유언으로 하드 디스크는 조용히 물을 뿌려서 처리 해달라고 할 걸 그랬나 봅니다.

그런 한가로운 생각을 할 무렵 일이다.

“아직 LV 2인거냐. 의외로 저 성장인데?”

왼편에서 그런 소리가 들려오더니, 이내 달그락, 달그락 거리는 해골 병사가 되어버린 내 몸에서 들리는 특유의 소리가 연이어 들려온다.

아무래도 그건 나에게 향하는 말 같아서 고개를 살짝 돌려 소리가 난 방향을 바라본다.

거기는 나 자신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똑같은 모습을 한 해골 병사들 몇이 서있다. 물론 미묘하게 뼈에 금이 난 부분이나, 얼룩진 부분이 다르기는 하다. 허나 정말 그걸 제외하고는 똑같다고 선언 할 수 있을 만큼 닮았다.

“형제여, 너는 LV up 안 하는 거야? 그러다가 침입자라던가 모험자라던가 나타나면 큰일 당한다?”

해골 병사 무리 중 하나가 턱을 달그락, 달그락 거리면서 말한다. 어째 저건 웃는 행위라는 걸 나는 어렴풋이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보면 모를 거 같은 모습을 아무래도 난 같은 해골이라 아는 기분이다.

“레, 레벨 말입니까?”

잘 알지 못하는 나는 조심스럽게 되묻는다.

“그래, LV.”

그러고 보니 이틀째 되는 날, 처음 코발트 보어를 잡은 날 레벨이 올랐습니다, 란 음성을 들은 기억이 있던 거 같다.

“수시로 시간이 날 때 마다 자신의 LV을 올려둬야지, 안 그러면 쥐도 새도 모르게 언제 죽을지 모른다.”

다른 해골 병사에 비해 다소 걸죽함이 담긴 목소리의 녀석이 내게 그런 충고를 한다.

수시로 체크하란 말은 그 LV이란 것을 계속 자유롭게 확인이 가능하다는 건가? 흐음,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아는 게 너무 적습니다. 예.

“저, 그 LV이란 건 어떻게 확인 합니까?”

내 공손한 태도에 그들은 왠지 수근 거리기는 하였지만 이내 쉽게 답을 알려준다.

“마음속으로 스테이터스 라고 외치면 되는 거야. 기본 상식인데 모르다니 이상한 녀석이군.”

혀가 없어서 혀는 차지 못하지만, 그 말에는 혀를 차는 행위 같이 나를 한심하게 여기는 느낌이 묘하게 담겨 있다.

“그, 그렇습니까?”

여기서는 사회에서 익힌 처세술을 통해서 웃어 넘겨야 한다는 걸 익힌 접니다. 대수롭지 않다는 느낌을 풍기며 넘어간다.

그리고는 곧장 확인 해본다. 그 스테이터스라는 걸 속으로 떨올려 봅니다.

“오오!!”

소스라치며 눈앞에 펼쳐진 걸 본다. 물론 내용을 보고는 다소 실망감을 얻었다는 건 비밀입니다.


스테이터스

 이름:Ang Sang Hoon (이상훈)

 종족:해골 병사

 칭호:없음

 마법:없음


Lv 2


HP 120/120

MP 100/100


EXP 100

NEXT 1050


ATX 20

DEF 30

AGL 50

HIT 100

INT 300(400)

속으로 이걸 보기 전까지는 평범한 해골 병사지만, 무언가 굉장한 점이 있다. 그런 전개를 묘하게 기대해 보았습니다만, 역시나 그런 건 이 Ang Sang Hoon에게는 벌어지지 않는 모양입니다.

“역시 이상한 녀석이야. Ang Sang Hoon이라는 이름부터 그렇고. 형제 중에 혼자만 튄다니까.”

해골 병사 무리 중에 한 녀석이 내게 다가와 그리 말한다.

“난, 에거다. 형제와 같은 날 볼케이노 님께 생명을 부여 받은 형제지.”

친근함을 담긴 말이었지만 겉모습은 나와 같은 해골 병사라는 걸 참으로 이질감을 떨칠 수 없다.

그 이후에 각자의 소게가 벌어진다.

토미, 렉터, 스판, 카르칼 등 각자 판타지에서 나올 법한 이름 등을 말한다.


* * * * * * *


“흐음, 그럼 감사했습니다. 돌아가겠습니다.”

최대한 깍듯이, 90도 반듯하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나는 뒤를 돌아선다. 그대로 내가 있어야 할 지역인 문지기 자리로 향한다.

“아, 글쎄 괜찮다고 해도 몇 번을 말해. 자자, 그러지 말고 사냥이나 어울리라고.”

서둘러 돌아서는 내 몸을 애거가, 나와 같이 뼈 밖에 없을 터인 팔로 끌어 붙든다. 분명 나와 같이 겉모습은 뼈 밖에 존재하지 않고 근육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찌 이리 강력한 건지 내 몸이 붙들여진 채로 움직여지지가 않는다.

“놔, 놔 달란 말입니다. 빨리 가서 문지기 역할을 다 수행해야 한단 말입니다.”

언제 그 리자드맨이 돌아올지 모른다. 요 몇 칠 계속해서 지켜 본 결과, 시간은 제각각 불규칙적으로 들이 닥친다. 그런 존재이기에 언제 들이닥쳐서, 자리 없는 걸로 혼을 낼지 모른다.

왠지 학생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다. 뭐랄까 그 도마뱀이 선생님 같아서 말을 듣지 않는다면 죄책감에이 든다. 어쩌면 혹시 히키코모리 특유의 귀소 본능이 발동해서 돌아가고 싶어진거지도 모릅니다.

“리차드씨라면 괜찮아, 토미가 남아 있으니까. 그리고 너도 알다시피 우리 구분이 잘 안가잖아? 다른 대타가 있어도 티도 안 나고, 더불어서 우리 같은 말단이 잠깐 비워도 큰일은 나지 않아. 그러니 걱정 하지 마.”

일리 있는 말이라서 솔깃했습니다. 그래도 이 숲속에 억지로 끌려온 시점부터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습니다만.

“역시 불안해서 말입죠, 돌아가겠습니다. 역시 돌아가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말이죠.”

“어이, 어이 기껏 파티에 초대 했는데 그런 식으로 거절하지 마. 같은 형제의 성의라는 게 있지 않나.”

우리보다 미묘하게 덩치가 조금 더 있는 모습을 한 해골 병사인 렉터가 말한다.

“렉터 말대로 말이야, 성의도 있고. 어차피 리차드 씨도 레벨은 올리라고 했잖아? 그러니 올려야지, 안 그래?”

에거는 나를 붙들고 흔들며 말한다.

“하아, 별 수 없습니다만 그럼 그러도록 하죠.”

나는 별 수 없이 승낙을 하고 걸음을 돌린다.

절묘한 타이밍은 이럴 때를 칭하는 걸까. 때 마침 발걸음을 다시 돌리자마자, 바스락 바스락 풀숲이 흔들리더니 이내 2~3마리의 몬스터가 등장한다.

그 몬스터들은 옛날 초등학생 무렵 한 때 유행했던 가을 이야기라는 게임에서 나왔던, 주황색 버섯처럼 생긴 몬스터다. 거대한 몸집은 매끈한 흰색에 머리에는 버섯이 씌워져있다. 아마 거대 버섯이겠지. 아쉽게도, 머리라고 해야 하나. 모자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 부분은 주황색이 아니라 갈색이다.

“저 녀석들이라면, Ang Sang Hoon 레벨로는 무리가 좀 있을지도 모르니까 우리가 어느 정도 힘을 빼야겠는 걸, 렉터?”

렉터는 에거의 말에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그, 그러니까 거대 버섯? 그래, 자이언트 머쉬에게 돌격한다.

사실 이때까지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기껏해야 코발트 보어 몇 마리, 그것도 가끔씩 먹고 싶어지는 기분에 이끌려서 잡아먹었지. 무언가를 죽인다는 감각의 행위를 직접적으로 통감하지는 않았으니. 코발트 보어는 생김새가 돼지랑 별 반 다를 게 없어 별로 거부감이 없었는지 모른다.

그랬다. 그렸었는데.

“좋아, 이 정도면 될 거다. Ang Sang Hoon.”

“예, 옙.”

나를 부르자 코앞에 초록빛 액체를 쏟고 있는 자이언트 머쉬에게 달려든다. 아까 말대로 둘이 어느 정도 체력을 깎아 둔 상태인지 헥, 헥 거리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덕분에 돌격하면서도 처음 코발트 보어를 잡을 적보다 훨씬 쉬울 걸 예상 할 수 있다.

“역시.”

예상대로 쉬웠으며 그 결과 레벨은 향상되면서 나는 무언가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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