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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hion의 작품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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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피온
작품등록일 :
2018.04.09 18:15
최근연재일 :
2018.06.27 18:0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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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23
추천수 :
674
글자수 :
412,026

작성
18.04.12 17:59
조회
1,292
추천
13
글자
9쪽

본격적 임무

DUMMY

휘이, 휘이.

아까부터 나는 소리는 휘파람 따위가 아니다. 저 같이 혀도 없는 해골병사 따위가 그 소리를 낼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요. 예, 없습니다. 없고말고요. 그러니 이 소리의 정체는 무엇인가 하면 말입니다. 다름 아닌 제 뼈에서 바람이 통과하면서 나는 소리입니다.

하아, 해골 병사로 환생하면서 생긴 몸 때문에 이런 소리도 낼 줄 알게 되고 이득입니다. 그야 말로 뼈, 뼈, 그리고 또 뼈 밖에 없는 몸이 되어 보니, 참. 이런 일도 다 생깁니다, 그려.

허탈함이 약간은 들지만 그러려니 합니다.

왜냐하면, 높은 상공에 있는 덕분에 좋은 점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가령 푸른 하늘? 물론 그 하늘도 좋지만 그보다 신경 쓰이는 게 있어서 잘 눈에 안 들어옵니다.

눈치 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야 상공에서 쉬지 않고 휘몰아치는 바람이 몸을, 그러니까 제 갈비 부분의 뼈를 통과 하면서 나는 소리보다도 더 신경이 가는 건 말이죠. 더욱 신경 쓰이는 게 있어서 말입죠.

예, 아마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점 일겁니다.

바로 영문도 출처도 없는 곰을 먹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 그겁니다. 그 곰을 먹고서 갑자기 랭크 업《Rank Up》이란 걸 치루는 바람에 이지경이라니. 원래 제가 서 있던 동굴 문지기에서, 지금 이 상공에 있는 출입문을 지키는 역할이 되는 바람에 말입니다. 이곳에서 보초를 서는 게 제 역할이 된 게 더 큰 고민입니다.

“하아······. 하아······.”

지금 벌어진 일 때문에 연신 바람이 몸을 통과하는 소리 이외에도, 한숨을 푹푹 쉬는 소리도 같이 내고 있습니다.

이래서 출처를 알지 못하는 음식(?)은 먹는 게 아니었다. 그리 생각을 하면서 이미 지난 일이라서 별 수 있나 싶다.

“꾸르륵, 끄르룩!”

그 소리는 이번에야 말로 내가 내는 소리가 아니었다.

“예, 예.”

축 늘어놓고 있던 검과 방패를 들어 올린다.

그러고는 눈앞의 상대를 응시한다.

어디까지나 모양이 닭의 벼슬을 닮은ㅡ그렇다고 벼슬이라고 부르기에는 약간 애매한 형태의 뿔 같은 갈 달고 있는ㅡ거대한 새의 모습을 한 녀석 응시한다.

“꾸르륵, 꾸르륵!”

마치 사람이 배고파서 내는 소리 같은 괴기한 음성을 내면서, 고개를 부엉이처럼 양쪽으로 돌리며 녀석은 나를 응시한다.

처음에는 조용히 응시하다가, 일순 적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그건 이곳에 배치를 받은 직후다.

이상한 곰을 먹고서 랭크 업《Rank Up》이란 걸 치르게 되면서 일이다. 원래 있던 출입구 문지기에서 이곳 문지기로 바뀌면서, 몇 번이고 저 몬스터를 상대하면서 알게 되었다.

평상시에는 빛나지 않다가, 실제로는 ‘뿔’에 가까운 저 벼슬이 빛날 적에 무언가 일어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머리 부위에서 뒤쪽을 향해 길게 뭔가 하나의 부위가 뻗어 있어서 공격을 행사할 때면 푸르스름하게 빛난다.

《브레이드 아비스의 공격이 옵니다.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뭐, 제 나름의 관찰을 시도 한 것도 사실입니다만. 그 날, 그 말하는 이상한 곰을 먹고 생긴 《스킬 현자》의 도움이 있던 것 역시 사실이었다.

《부리를 이용한 공격이 다가옵니다, 주의하십쇼.》

지금처럼 이렇게 앞서 무언가 일이 벌어진다 싶으면 주의를 주는 일이 잦았다. 이로 인해서 나는 브레이드 아비스라는 몬스터의 공격을 사전에 알 수 있고, 저 녀석의 특징도 파악이 가능해졌다.

꼭 머릿속에서 울리는 자동차 내비게이션 같다고 생각을 하면서, 《스킬 현자.》의 말대로 공격을 피한다. 그리고 바로 찌르기를 행한다.

그 동작이 몇 번의 반복이 이어지고 손 쉽게, 브레이드 아비스는 목숨을 다한다.

“오오오! 이번에는 운이 좋게도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브레이드 아비스의 공격 패턴이라던가, 공격을 하려는 때라던가 여러 가지를 지금은 잘 안다. 이곳에 배치되고서 자주 보이는 몬스터이기도 하며, 《스킬 현자》가 머릿속에서 이것저것 알려주는 덕분에 더욱 상대하기가 손 쉽다.

다만, 익숙한 건 브레이드 아비스의 공격 패턴 정도다. 나머지는 아직 익숙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새로 내 자리로 배치된 곳은 지난 번 있던 곳인, 동굴 입구인 그곳 보다 훨씬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 와서 알게 된 건데, 내가 돌연 해골병사가 되면서 눈을 뜬 이 동굴은 입구가 여러 개며 높이며 크기가 상당했다. 당최 뭐하는 용도인지는 모르나. 각 층 및 각 층에 있는 입구마다 나와 같은 몬스터 병사가 배치되어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나는 제일 아래의 문에 배치되어 있었지만. 그 곰을 먹고 난 후, 거듭 강조하지만 랭크 업《Rank Up》을 하는 관계로 이곳에 새롭게 배치가 되었다. 그리고 새롭게 배치 된 이곳은 전에 있던 곳 보다 상당히 높은 곳에 위치한 동굴의 입구다. 아파트로 치면 6~7층 정도의 높이다.

그런 높은 곳이다 보니, 오는 몬스터는 브레이드 아비스뿐이지만. 이 녀석을 쓰러뜨리고 시체가 온전히 이곳에 남겨진 건 처음이다.

새처럼 생긴 몬스터답게, 날개를 갖은 녀석인지라 항상 공격을 시행 할 적에는 날면서 공격한다. 그 덕분인지 공격을 하다가, 내 공격에 의해서 죽을 적에는 항상 공중에서 밑으로 추락을 한다. 아직은 이 자리에서 벗어나는 게 허락 되지 않은 나는 당연히 그 밑으로 떨어진 시체를 회수 하지 못했다.

그러니 브레이드 아비스를 상대한 건 여러 번이지만, 이번처럼 온전하게 내가 지키는 입구에서 죽음을 맞이한 걸 보는 건 처음이다.

“그럼, 잘 먹겠습니다!”

또 한 처음인 게 하나 가 더 있다.

그 이상한 곰을 먹으면서 생긴, 《스킬 현자》이외도 생긴 또 하나의 능력. 이름 하여 《스킬 포식자》.

그걸 나는 그 이상한 곰을 먹은 이후로 단 한 번도 시도 해 본적이 없다. 다짜고짜 이곳으로 자리가 옮겨지는 탓에 말이다.

어떤 의미로, 어떤 결과가 오려는 건지 매우 긴장이 되며 설렜다.

《스킬 포식자》 효과로 스킬 「맹독」을 획득했습니다.》

“맹독?”

그것은 ‘독’ 마법이다.

《브레이드 아비스, 그들은 사냥할 때 독을 씁니다. 그것도 신경계에 작용하는 아주 특수한 것이죠.》

아아, 그래서 그런 건가?

스킬 대현자의 설명으로 스킬 「맹독」을 획득 한 이유를 대강 알 것 같다.

“음, 음. 혹시 《스킬 현자》 가능하면 자세한 설명도 부탁 할 수 있겠습니까?”

그 말에 《스킬 현자》는 바로 설명에 들어갔다.

브레이드 아비스의 스킬은 대기 중의 부유 성분에서 어떤 종류의 물질을 만들어내 액체 상태일 때 높은 압력으로 쏩니다. 이나 발톱을 쓰는 것이 아니라 바로 독액을 날리는 겁니다. 그것도 인간이나 짐승의 피부에 박힐 정도의 기세로 쏩니다.

여기까지 설명을 듣고 그렇구나 하면서 끝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이 ‘독’은 무시무시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아무래도 끝이 아니구나. 계속해서 《스킬 현자》의 설명을 듣는다.

독을 맞은 인간이나 짐승은 고통이나 쾌락이라는 몇 가지 감각이 서로 뒤바뀌고 맙니다. 뇌의 내부에 무섭게 침투하여 혼선이 생겨 버립니다. 갑자기 만취 상태가 되는 정도라면 그나마 낫지만, 호흡을 하면 할수록 숨이 막히거나, 물을 마시면 온몸이 타오르는 열감과 통증을 느끼는 등, 감각이 엉망진창으로 뒤죽박죽이 됩니다. 당연히 이렇게 되면 사람도, 짐승도 서 있는 것조차 어려워지고 맙니다.

생각해보면 그건 상당히 치명적이지 않을까 싶다.

이윽고 걷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쓰러지는 사냥감에게 몰려들어 브레이드 아비스는 그 약한 부리로 살점을 콕콕 쪼아 먹기 시작하는 게 특징입니다. 몸의 구석구석까지 조금씩 잡아 먹혀가는, 그 아픔조차도 경우에 따라 서는 몸을 떨 정도의 쾌감이 되어 희생자는 눈물과 침을 흘리면서 미소 띤 얼굴로 죽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무, 무서운 몬스터였습니다. 다, 다행입니다. 저는 독이 박힐 피부 같은 게 없어서, 휴우.”

일전의 모습에서 달라진 거라고는 피부 가죽과 근육 같은 게 없어졌을 뿐이라 생각했다. 앙상한 몸뚱이는 그대로라고 여겼는데, 이게 의외로 활약 할 줄이야. 어쩌면 참으로 다행인지 모릅니다, 라고 생각하는 나였다.

까딱, 까딱. 이제는 피부라고는 전혀 없고 앙상하게 말라 비틀어져서 뼈뿐인 팔을 보고 있자하니. 후두둑, 후두둑 날개를 움직이는 소리가 다시 들린다. 귀 역시 없는 편인데 어떻게 해서 이런 소리를 인식 할 수 있는 건지는 여전히 신기합니다만. 그런 의문을 잠시 뒤로 미뤄둬야겠다.

그림자가 드리우는 걸 보면 틀림없이 적의 침입이다. 이곳에 거주하는 몬스터가 아닌 타 몬스터일 거다. 조금 전 쓰러뜨린 브레이드 아비스가 또 나타난 걸지도 모른다.

뭐든 상관없다. 임무를 위해서도 나 자신을 위해서도 그저 죽이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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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적 임무 18.04.12 1,293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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