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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한량 님의 서재입니다.

흔하디 흔한 영지물

웹소설 > 자유연재 > 게임, 판타지

한가한한량
작품등록일 :
2021.05.12 14:59
최근연재일 :
2021.08.23 11:0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8,638
추천수 :
182
글자수 :
247,784

작성
21.05.20 02:16
조회
220
추천
8
글자
16쪽

6화

DUMMY

“경상자 다섯, 중상자 둘. 사상자는 없습니다.”


알렌은 한나의 보고를 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경상자 둘과 중상자 둘은 기존의 피난민 그룹에서 나왔다는 걸 생각하면 그야말로 대승이나 다름없었다.


“피난민들을 대표해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저희들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의인이시여.”


피난민들 사이에서 걸어 나온 건 한 여성이었다.


큰 키에 흑단과도 같이 검고도 매끄러운 머리칼과 그보다 조금 옅은 색의 피부. 거기에 검은색의 깊은 눈동자까지. 이지적이면서도 몽환스러운 분위기를 뿜어내는 미모의 여성이었다.


“당신이 피난민들의 대표입니까?”


“예. 제 이름은 란. 임시로 피난민들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임시?’


약간의 의문을 품은 채 중상자들을 부축하며 그들을 마을로 인도했고, 그렇게 이동하는 와중 그녀로부터 자초지종을 들을 수 있었다.


“저희는 중앙 대륙에 곳곳에서 전화를 피해 이 하이시아 지역으로 내려온 사람들입니다. 처음엔 오십이 넘었지만 연이은 사건으로 인해 이 정도 수밖에 남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제가 나중에 합류한 인원인지라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말이죠...”


“아... 그렇군요...”


굳이 내용을 묻지 않아도 방금 전과 같은 습격들이 있었으리라는 걸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혹시 현재 마왕군의 상태가 어떤지 알 수 있을까요?”


“여전히 암담합니다. 마왕군이 대륙전체를 향해 진군하고 있지만 마왕군을 막을 만한 군세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지요.”


“역시나...”


“그나마 다행인 건 공세가 예전만큼 사납지 않다는 점과 트라키아 영지의 루카스 백작님의 분투로 인해 남쪽대륙은 당분간 안전할 예정이라는 겁니다.”


트라키아.


트라키아는 마왕군이 거의 다 점령한 중부 대륙의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지역으로, 대군이 남부로 이동하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하는 중요한 길목이었다.


“그렇다면... 아직 중앙 대륙이 완전히 점령된 건 아니군요.”


“예. 하지만 그것도 시간문제에 불과 한 일이겠죠?”


냉정한 답변. 동시에 정확한 판단이었다.


“제가 알려드릴 수 있는 정보는 여기까지입니다. 도움이 됐는지 모르겠군요.”


“아뇨. 충분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당장 도움이 될 정보는 없었지만. 벌써부터 마왕군의 군세가 가시권에 들어와 리스타트를 하거나 고난의 행군을 취하는 유저들이 하나 둘 나오는 시점에서 당분간은 마왕군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사실은 좋은 정보였다.


‘그렇다면 남은 건...’


“마을이다!”


누군가의 외침에 상념에서 벗어난 알렌은, 반사적으로 다른 이들이 바라보고 있는 곳을 따라 눈을 돌렸다.


뼈대를 드러낸 채 미처 완성되지 않은 건물들과 이곳저곳에 즐비한 건축자재들. 아직 마을이라 부르기에 민망할 정도로 조잡한 공간이었지만


“안전한 곳이다...”


안전한 곳을 찾아 헤매던 피난민들에게는 그것조차도 감지덕지였고


“돌아왔다...”


영지민들에겐 이미 자신들의 안락한 쉼터가 되어있었다.


“저 보잘 것 없는 모습이 벌써 집처럼 느껴지는 것 같지 않나요 알렌님?”


“한나 경... 생각보다 감성적이네?”


“노. 놀리지 마세요!”


얼굴을 붉히며 토라진 듯 미간을 찌푸리는 그녀. 방금 전만 해도 선두에서 늑대들을 해치우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얼굴에 알렌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이잇...”


“저곳인가요?”


얼굴이 새빨개진 한나는 항의하려는 듯 입을 열었지만, 마을을 주시하던 란의 목소리가 먼저였다.


“예에. 무늬와 이름뿐인, 산적소굴만도 못한 변변찮은 마을입니다,”


그렇게 마을 부흥에 열을 올리고 있던 알렌을 바라보던 란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어... 혹시 영주님께선 자학 같은 행위에 취미가 있으신가요?”


“......예!?”


얼빠진 얼굴로 반문하는 알렌의 모습과, 물통에 입을 대고 물을 마시다 푸웁- 하며 물을 내뿜는 한나의 모습을 보며 란은 미소를 지었다.


“없는 것 같군요. 다행입니다,”


“아니, 그보다 어째서 그런 결론에 이르게 된 건지 이유를 묻고 싶은데요!?”


“켈록.. 켈록- 켈록. 저도... 켁.”


“두 분에게는 엉성해 보일지는 몰라도 제 눈엔 꽤나 근사해 보이는 마을이라서요.”


“......?”


그녀의 말의 진의에 대해 생각하기도 잠시


[퀘스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습니다!!]


“자,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가요 영주님”


“...무슨 말씀이시죠?”


“영민한 알렌 카슈발 영주님께선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만?”


[보상을 선택해 주세요.]


[피난민을 모두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아니면 일부만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이런.”


미처 생각지 못한 문제에 알렌은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영지민이 늘어난다는 건 좋은 일이다. 예나 지금이나 인구의 증가란 곧, 국력의 증가나 다름없으니 말이다. 물론, 그 인구를 받아들일 능력이 있다는 가정 하에 말이다.


‘3분의 1에 달하는 인구가 늘어난다는 건 소비품 또한 그만큼 늘어난다는 점이지. 지금은 다행히도 현재로선 요구하는 소비품이 식량밖에 없지만, 문제는 그 식량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인데...’


게다가 저쪽엔 중상자가 둘이나 속해 있었다. 죽음의 고비는 넘겼지만 당분간 운신이 여의치 않은 존재가 둘. 거칠게 표현한다면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고 밥이나 축내는 인원이 둘이라는 것이다. 거기에 중상자 둘을 보살펴야 할 인원까지 합한다면?


그렇게 고민하던 알렌은 자신을 향한 따가운 시선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가지각색의 간절한 눈빛들. 저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


“영주님?”


“...모두 받아들이겠습니다.”


“흐음?”


[브리드 마을의 인구가 대폭 증가했습니다!]


결정을 내리는 것과 동시에 여러 문제점들이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괜히 가려 받았다가 충성도가 낮아지면 그게 더 손해일테니까.’


라는 낙관적 생각과 함께 낮은 한숨을 내쉬는 것으로, 자신의 걱정을 저들의 활기 속에 묻어버렸다.


“재미있네요.”


활기 가득한 웅성거림를 뚫고 들려오는 작고도 맑은 목소리. 란이었다.


“뭐가 말이죠?”


“사람의 본질과 가치관. 그리고 행동의 의도가 어떻든 가장 중요한 건 결과니까요. 그렇지 않나요?”


“?”


그녀의 알아듣지 못할 아리송한 말에 알렌은 미간을 찌푸리며 다음 말을 기다렸지만, 그녀는 그저 작은 미소를 지어보일 뿐이었다.


그렇게 게임 시간으로 이틀이 지났다.


그 이틀 간 일어난 일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부정적인 전개만 생각하던 알렌 스스로가 부끄러워질 정도로 좋은 일들뿐이었다.


기존의 영지민들과 피난민들 사이에 작은 분란이 일긴 했지만 찰나에 불과했을 뿐, 서로서로 비슷한 처지라는 점과, 늑대를 상대로 전투를 벌여 승리한, 이른바 전우라는 상관관계가 크게 작용했다.


“가장 큰 요인은 늑대고기파티인 것 같지만.”


“에이 그럼 뭐 어떻습니까?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어요 알렌님?”


“뭐, 그건 그렇지.”


그렇게 규합된 영지민들은 한 마음 한 뜻으로 일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그룹이 바로 케빈이 속한 건축가 그룹이었다.


피난민들 중 건축에 일가견이 있는 인원이 둘이나 있었기에 그 둘을 케빈의 휘하에 넣어주자, 건축가들의 작업 효율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것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브리드 마을의 첫 번째 건물인 마을회관이 완성되었습니다!]


“드디어... 드디어 우리 마을에도 건물다운 건물이...”


“어떻습니까 영주님! 근사하지 않습니까?”


“좋아 케빈! 아주 근사해! 그러니 이제 다음으로 합숙소를 지어줬으면 좋겠어!”


“...예?”


“나를 비롯해서 영지민들 모두 케빈과 건축가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파이팅!”


“......”


[격려 스킬이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고민이었던 식량의 문제는 란이 해결해 주었다.


“그 열매엔 독이 들어있어요.”


“하지만 지금까지는 별 문제없이...”


“몇 개 정도는 문제없습니다. 하지만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심한 복통과 배탈을 앓을 겁니다.”


“그럼... 이제 이 열매는 못 먹는 겁니까?”


“꼭지와 씨앗 근처에 붙어있는 과실을 피하고 되도록 말려서 먹는다면 문제없을 겁니다. 아! 여기 식용 버섯들이 많군요.”


“그건 독버섯...!”


“독버섯과 문양이 흡사하긴 하죠. 하지만 버섯의 갓이 넓적하지 않고 세모꼴로 솟은 이건 식용이 가능하답니다.”


“오오오...”


“그런 사실이...”


란의 지도하에 마을의 채집꾼들은 약초의 종류와, 먹을 수 있는 것들과 먹을 수 없는 것들 등의 지식들을 얻을 수 있었다.


‘정보 확인!’


[브리드 마을]


- 군주 : 알렌 카슈발


- 주민 수 : 42명


- 규모 : 작은 마을


- 방어도 : 낮음


- 치안도 : 높음


- 만족도 : 높음


- 명성 : 5 (아직 알려지지 않음)


<산업>


농업 F 랭크(Lv0) 경험치 : 00.0%

- 마을에서 농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목축업 F 랭크(Lv0) 경험치 : 00.0%

- 마을에 가축이 한 종류도 전혀 없습니다.


수렵 F 랭크(Lv9) 경험치 : 40.7%

- 미숙하지만 열정적인 사냥꾼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조금씩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건축 F 랭크(Lv5) 경험치 : 77.2%

- 노련한 건축가의 지휘 하에 건물이 하나 둘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


건설 리스트

- 마을회관 건설 완료!

- 창고 건설 완료!

- 식량창고 건설 중...

- 합숙소 건설 중...


- 만들어지지 얼마 되지 않은 발전중인 신설 개척 마을입니다.

- 주민들의 건강이 양호합니다.

- 식량이 괜찮게 보급되는 중입니다.

- 마을회관과 미완성인 합숙소가 주민들의 주거지로 이용되는 중입니다.

-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하지만 마을을 보다 나은 환경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기분이 좋아 보이시네요?”


“그럼! 당연하지!”


점차 지어지는 건물들과 만족스러운 영지민들. 다른 사냥감의 시체로부터 가공되어 나온 부산물들. 식량도 차곡차곡 쌓여가, 배식을 늘려야 하나- 아니면 보관의 용이성을 위해 식량창고 완성을 우선해야 하나- 고민 할 정도였다. 그야말로 탄탄대로. System All Green! 기분이 안 좋을 수가 없었다.


“알렌님이 기분이 좋다시니 저도 기분이...”


“모피의 질이 좋군요.”


그 때, 란이 한나의 말을 자르며 나타났다. 그 모습에 한나가 바로 옆에서 찌릿- 하고 눈길을 줬지만,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듯이 알렌을 바라볼 뿐이었다.


“저희 영지민 중에 무두질이 특기인 자가 있어서요.”


“흐음-”


고개를 끄덕이며 모피들을 둘러보던 그녀는, 늑대의 시체를 가공해서 얻은 모피 중 하나에 눈이 머물렀다.


“영주님? 저... 이거 하나만 주시면 안 될까요?”


어딘지 모르게 요염한 손길로 모피를 스르륵- 스르륵- 반복적으로 쓰다듬는 그녀. 그 모습에 매혹되기라도 한 듯, 자신도 모르게 그러세요- 라는 말을 내뱉을 뻔 했지만


“안 됩니다! 모피는 마을의 중요재산이니 함부로 드릴 수 없습니다!”


라며 란을 제지하는 한나의 모습에 제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한나 양의 말이 사실인가요?”


끄덕 끄덕


“그렇군요. 아쉽네요...”


란은 진정으로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한 발자국 물러났다. 하지만


“...얍!”


모피를 잽싸게 집으며, 마치 담요처럼 자신의 몸에 휘리릭 둘렀다.


“아앗!? 란씨! 그거 내려놔요!”


“아하핫! 한나 양이 저를 잡으면 돌려 드릴게요!”


나 잡아봐라- 라는 느낌으로 도망치는 란과, 반드시 잡겠다는 눈빛으로 달려드는 한나. 그 모습을 보며 살풋 미소를 터트렸다.


사실 그녀가 한 일을 생각하면 모피 한 장쯤은 선물 받을 가치가 충분했지만


‘지금은 안 돼.’


조만간 일어날 그 일이 있기 전까진, 귀중품류는 최대한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나저나... 아직도 안 잡혔어?”


금방 잡힐 줄 알았던 란이었지만, 아직도 한나의 손길을 피해 요리조리 잘도 도망치고 있었다. 한나는 늑대를 상대할 때보다 재빠른 움직임으로 달려들고 있었지만, 란은 신기루와도 같이 그녀의 손길을 사르륵- 사르륵- 피해갔다.


‘처음 봤을 때랑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건 둘째치고... 한나 경의 움직임을 피해낸다고?’


“와아- 잡혀 버렸네요오-.”


결국 잡혀서 모피를 빼앗겨 버리긴 했지만, 약간의 아쉬움만을 내비치며 땀 한 방울 없이 쌩쌩한 모습의 란. 그런 그녀에 비해 거친 숨소리를 내뱉는 한나의 모습은, 장난기 따위 전혀 없었다는 걸 온몸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하아. 하아. 알렌님 저... 이 사람 별로예요.”


“어머? 섭섭한데요? 저는 한나 양과 친해지고 싶은 데...”


“아으으...”


마이페이스를 유지하며 서스럼 없이 달라붙는 그녀의 태도에, 란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끌려 다닐 뿐이었다.


“저랑 같이 약초 캐러 가실래요 한나 양?”


“저. 저기... 그게...”


눈을 돌리며 당혹감을 드러내던 한나는, 손을 내뻗으며 내게 도움을 요청했다.


“...두 사람의 사이가 완만해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하지만 그 때


“영주님!”


등 뒤에서 누군가가 다급히 달려오며 나를 불렀다. 병사 빌이었다.


“무슨 일이지?”


“사람들이. 다수의 사람들이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사람들? 이번에도 피난민인가?”


“저... 그게... 피난민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말을 흐리며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하는 모습에, 란 또한 표정이 달라졌다.


“장난 칠 상황은 아닌 거 같네요.”


“...일단 손님을 맞이하러 가 볼까?”


잠시 후, 브리드 마을의 동쪽.


“...온다.”


산과 산 사이로 난 좁은 길을 따라 한 무리의 사람들이 마을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젠장, 예상과는 다르잖아?”


그랜드 심포니아는 ‘나름’ 초보 친화적인 게임이다.


난이도가 널을 뛰어대는 이상한 게임이긴 해도, 초보자를 위한 안배가 어느 정도는 있다는 뜻이다. 비록 그 안배들을 게임사에서 말해주지는 않았지만, 유저들은 집단지성을 통해 수많은 가설을 세웠고, 그 중 몇 가지 가설을 정설이라 받아 들였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마을의 인구수가 오십에 다다르면 상인이 찾아온다.’


여러 대의 이두 마차와 그 마차를 호위하는 모양새의 중무장한 사람들. 그리고 그런 마차의 후열을 따르는 허름하고 지친 모양새의 사람들. 정체모를 집단의 등장에 영지민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나는 그 모습들을 뒤로하고 한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한나 크리사오르 경.”


알렌의 지시에 한 차례 고개를 끄덕인 후 몇 차례 걸음을 나선 한나는 크게 심호흡을 한 뒤 입을 열었다.


“멈춰라! 이곳은 알렌 카슈발 준남작님께서 다스리는 마을이다! 그대들을 이끄는 자는 나와서 정체를 밝혀라!”


한나의 외침에 이내 멈춰선 마차 무리. 그리고 그 선두마차의 짐칸 안에서 사내가 걸어 나왔다.


짧은 갈색머리에 갈색의 눈. 유백색 피부. 새하얀 셔츠에 노란색 자수가 수놓아진 검은색 셔츠와 검은색 가죽바지를 입고, 검정 가죽부츠를 입은 호리호리한 체구의 남성이었다.


천천히. 하지만 느릿하지 않은 발걸음으로 다가온 그는, 정확히 열 발자국 앞에서 멈춰선 뒤, 자신의 검은색 빵모자를 벗었다.


“안녕하십니까 처음 뵙겠습니다 영주님. 떠돌이 상인이자 베고트 상단의 상단주. 제나스 베고트라고 합니다.”


모자를 벗으며 유려한 몸짓으로 인사를 한 그는 갈색의 눈동자를 빛내기 시작했다.


“저와 거래를 하지 않겠습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49 황금이
    작성일
    21.06.11 04:44
    No. 1

    뭔가 이런 게임을 잘하는 것 같은 묘사가 꾸준히 나왔지만 하는 행동들은 되려 어떻게든 되겠지 뭐 ... 에 가까운 모습들이네요.
    늑대에게 피난민들을 구하러 갔는 것도 이빨쳐서 사기를 올린 것 뿐 딱히 전략 전술을 사용한 것도 아니고, 피난민들을 받는 것도 그럴싸한 계획에 철저히 계산하에 받는 그런 느낌도 아닌데다, 하다못 해 처음 캐릭 생성할 때도 본인의 특성이나 부관의 능력치 조차 설계해서 한게 아니고 랜덤으로 뽑아버리네요. 지금까지 본 것을 보면 100억은 무슨 1억 ...
    주인공 버프로 떡칠하고 상대하는 애들 지능 하향 시켜가면서 스토리 겨우겨우 진행 시키지 않을까 우려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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