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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랑 님의 서재입니다.

B.C.XXX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갈랑
작품등록일 :
2009.12.31 08:23
최근연재일 :
2009.12.31 08:23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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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7,011
추천수 :
8,304
글자수 :
367,925

작성
09.11.0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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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
추천
86
글자
9쪽

B.C.XXX - 25화 꼬기 꼬기! (3) -

DUMMY

- 25화 꼬기 꼬기! -


민준이 가죽을 말리기 시작한지도 벌써 오일이 지났다.

처음엔 그동안 뻘짓을 했다는 생각에 궁시렁 거리기도 했지만 그것도 잠시뿐, 이내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기로한 민준은 금방 털고 일어나 평소의 일과대로 생활하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 신나는 배변활동 그리고 이어지는 식사. 이 사이에 끼인 고기는 적당히 나뭇가지를 부러트려 쑤시고는 동굴 밖으로 나와 눈을 문질러 간단한 세수를 했다. 민준이 동굴에서 생활하는 동안 눈은 더 이상 내리지 않았고 매일 매일 포근한 날씨가 계속 되었다. 때문에 눈은 이미 처음 왔을때보다 절반 가까이 녹아있었고 좀더 있으면 계곡의 얼음도 녹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게 했다.

세수까지 마친 민준은 유일한 할 일인 나무하기에 열중했다. 덕분에 동굴 주변은 이미 휑하게 뚫려 있어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시계청소를 한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왔다. 물론 혹시 있을지 모를 야생동물의 습격을 대비해 돌촉이 달린 창을 항상 소지하였고 나무를 하는 와중에도 주변을 살피는데 게을리 하지 않았다. 물론 경계를 했다라기 보다는 쉬엄쉬엄 나무를 베었다는 말이 맞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해가 진 뒤에는 동굴로 돌아와 소일거리를 찾아 시간을 떼웠다. 예를 들어 혹시 있을지 모를 일에 대비해 나무창을 깎는다던지, 아니면 동굴끝 구멍을 통해 떨어진 동물이 즉사할수 있도록 흙바닥 대신 단단한 돌덩이들을 옮겨놓거나 하는 일들이었다. 원래는 나무창을 만들어 바닥에 꽂아 놓을 생각이었지만 가죽을 얻을 욕심에 전처럼 목뼈가 꺽이기를 바라며 돌덩이로 만족해했다.


다시 며칠이 더 지났다.

오늘은 민준에게 있어 특별한 날이었다.

바로 그가 이곳에 오게된지 한달이 되는 날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 사실을 알았는지 누군가가 민준에게 선물을 보내주었다. 선물은 모두 두가지 였는데, 그 선물이란 바로 좋은일과 나쁜일 각각 하나씩 이었다.

먼저 좋은일은 민준이 새벽에 놀라 깨면서 시작되었다.

여느때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며 단잠을 자고 있던 민준은 동굴을 울리는 굉음에 놀라 자리르 박차고 일어났다. 그리곤 살금살금 돌창을 들고 동굴 안쪽으로 향했다.

아니나 다를까 동굴 끝에는 죽은듯이 가만히 있는 무언가의 형체가 있었다.

덫은 성공적 이었다.

민준은 자신의 생각이 들어맞았음과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지형을 이용한 것이긴 하지만 자신의 의도에 의한 첫 사냥이 성공한 것을 기뻐햐였다. 민준도 조금씩 이곳 생활에 익숙해져 가고 있었던 것이다.

죽은 짐승은 지난번에 스스로 걸어들어와 민준의 식량이 되어 주었던 ‘늑대’와 같은 종이었다.

민준의 생각으로는 다른 산에 살던 늑대가 날씨가 풀리면서 먹을 것을 찾아 헤메다가 이곳 산을 영역으로 하는 짐승이 없자 영역을 넓혀 먹이를 찾다가 민준이 만든 함정에 빠진 것같았다. 물론 이 짐승이 다른 산에 살던 녀석이 맞는지, 또는 한 산에 한 마리만 사는지 등등 정확한것은 아니었지만 일주일이 넘어서야 함정에 빠졌다는 것에 대한 민준 나름대로의 추리였다.

어쨌든 민준은 성공적인 사냥을 자축하고는 사냥감을 처리했다.

이번에도 역시 가죽을 먼저 벗겨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녀석은 먼저것 보다 더 말라 있어서 발 부분의 가죽을 벗기는데는 실패 했다. 가죽이 워낙 뼈와 붙어 있는지라 한손으로 가죽을 당기며 다른손으로 살과 가죽을 분리하려해도 그 틈이 없어 가죽이 누더기가 되고 만 것이다. 그래도 다행히 몸통의 가죽은 분리하는데 성공하였다.

그 다음은 역시 목과 내장.

지난번 첫경험 이후 여러방향으로 고민했던 민준은 역시 내장쪽이 더 많은 에너지 즉, 칼로리를 섭취하는데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물이 얼음장처럼 차가워 내장을 모두 씻다간 손이 먼저 동상에 걸리겠다 싶어 이번에도 내장은 포기 하기로 하였다. 물론 그냥 먹을수도 있겠지만 속에 남은 변이라든가, 변, 또는 변 등등 이런것들 때문에 말이다.

목? 목은 역시 자르기로 했다. 오른손에 칼을 들고 왼손으로 머리를 붙잡으니 아직 식지 않은 온기가 손바닥으로 느껴졌다.

민준은 검붉은 젤리처럼 쏟아질 피를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고 칼을 푹! 찔러 넣었다.

핏!

“응?”

피잇! 푸슛!

민준의 예상이 빗나갔다. 이번엔 검붉은 젤 리가 아니라 선홍색 핏줄기가 분수처럼 솟구쳐 민준의 얼굴에 뒤집어 씌였다. 그리고 이어진 오바이트.

“우엑, 우오웩!”

민준은 당장 달려나가 눈속에 얼굴을 파묻고 핏물을 닦아 내었다.

뭐 이런저런 일이 있긴 했지만 나름 무사히 두 번째 도축도 끝냈다. 덕분에 민준의 냉장고에는 신선한 고기가 추가되었다.


문제는 나쁜일 이었다.

가죽을 벗겨내고 고기를 토막내 얼음과 눈에 섞어 냉장 보관한 민준은, 이번에는 쉽고 간편하게 동굴벽에다 가죽을 펼쳐 말리리라 생각하며 생가죽을 들고 모닥불가로 돌아왔다.

그리곤 손가락 만한 나무못을 여러개 만들고 한쪽은 뽀죡하게 또 한쪽은 돌로 뭉개 넓적하게 펴서 가죽이 빠지지 않도록 한후 모닥불에서 조금 떨어진 벽면에 잘 고정시켰다.

흐믓하게 바라보며 가죽이 마르면 무엇을 할까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던 민준은 먼저 말리기 시작한 가죽이 얼마나 말랐는지 확인하기 위해 동굴 입구쪽으로 향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분명 텔레비전에서 봤던 대로라면 마른 가죽은 빳빳하고 판판해져 있어야 하는거였다. 물론 민준이 가죽을 말린 장소가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그런 장소도 아니고 오로지 민준의 기억에 의존했던 터라 중간에 빠진 과정이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래도 이건 가죽이라기 보다는 육포에 더 가까웠다.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어 살펴보니 더더욱 그랬다. 색도 검은빛이 진했고 냄새도 역겨웠다. 손으로 만져보니 미끌거리는것 같기도 했고 썩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실패! 대 실패!

이걸로 장갑을 만들고 모자를 만든다면 손은 썩고 머리는 대머리가 되고 말 터였다.

민준은 다시 모닥불가 자리로 돌아와 생각했다.

분명 중요한 무언가를 빠트린게 틀림 없었다. 말리는 장소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요인이 있는게 분명했다.

민준은 잘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차근차근 당시의 기억을 찾아 영상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검고 반질거리는 가죽으로된 앞치마를 걸친 어느나라 사람인지 알수 없는 남자. 분명 기억에 따르면 남자였던것 같은데 동양인 이었는지 서양인 이었는지 얼굴은 떠오르지 않았다. 어쨌든 그 남자는 들고온 가죽을 넓은 나무통에 넣고 밟기 시작했다.

가죽을 통에 넣고 밟았다?

어쩐지 밟았는지 아니면 넣었다 뺀후 몽둥이 같은 것으로 두들겼는지 확실한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어쨌든 압력을 가했음은 틀림 없는것 같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기억.

마치 액자틀과 같은 네모난 나무틀에 가죽을 팽팽히 당겨 묶은후 마당에서 가죽을 말리는 장면. 끝이었다.

응?

하지만 뭔가 빠진것 같았다. 민준은 다시 처음부터 기억을 살폈다.

통! 분명 가죽을 담갔던 통안에 뭔가가 들어있는게 틀림 없었다.

민준은 그것이 중요한 거라는걸 대번에 눈치챘다. 그러자 마치 옆에서 누군가 알려준것처럼 그 안에 들은 액체가 무엇인지 생각났다.

오줌.

그랬다. 바로 소변인 것이다.

물론 그것이 인간의 것인지, 몸밖으로 배출된지 오래된 것인지 아니면 금방 배출된 것인지까진 모르겠지만 그것은 차차 알아 나가면 될 터였다. 어차피 민준에겐 남는게 시간이요 필요한게 할 일이었다.


“아. 더럽네.”

문제는 이거였다.

소변묻은 가죽을 손에 끼고 머리에 쓰고, 나중엔 걸치고 신어야 할지도 몰랐다. 아니 틀림 없었다.

민준은 동굴 벽에 펼쳐 널은 가죽을 요상한 눈빛으로 바라볼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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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갈랑입니다.

오늘도 무척 춥습니다. 옷 따뜻하게 챙겨 입으세요.

음.. 이상하게도 전에 완결낸 엘른도전기 선작이 늘었습니다; 혹시 B.C.XXX를 먼저 보시고 그쪽으로 넘어간 분이 계신걸까요. 여튼 재미있게 읽으셨으면 합니다.

아! 그리고 이번에 게시판 신청을 해야하는데 이건 장르를 뭐라고 해야할까요;; 원시시대도 역사는 역사니까 역사물? 아니면 퓨전? 판타지? 으음;; 제가 쓰면서도 장르를 뭐라 하기가 좀 그렇군요; 일단은 현대에서 과거로 갔으니 퓨전을 생각하곤 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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