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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랑 님의 서재입니다.

B.C.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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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갈랑
작품등록일 :
2009.12.31 08:23
최근연재일 :
2009.12.31 08:23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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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6,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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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4
글자수 :
367,925

작성
09.10.2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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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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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글자
9쪽

B.C.XXX - 17화 몸에 좋고 맛도 좋은 (1) -

DUMMY

- 17화 몸에 좋고 맛도 좋은 -


불은 따뜻했고, 감동이었다.

가스레인지의 레버를 돌리기만 하면 언제나 맛있는 요리를 할수 있었던 때에는 몰랐던것이 추운 겨울날 보름여만에 불을 쬐게 되자 이보다 더 행복할수 없었다.

그동안 먹었던 마른고기도 나뭇가지에 꾀어 불에 구워먹으니 정말 고기를 먹는듯한 새로운 감동이었다.

이렇게 몸도 따뜻하고 배도 채우고 나니 주변을 돌아볼 정신이 생겼다. 그리고 가장 처음 발견한 것은 바로 미친듯이 찢겨 있는 공무원 수험 교재.

털썩.

민준은 자리에 주저 앉았다.

“내, 내가 무슨 짓을 한거지?”

민준은 찢어진 교재를 집어 들고 남아 있는 페이지를 넘겨 살펴보았다.

국사 교재였다.

수도 없이 읽고 또 읽었던 책. 하지만 그것은 이미 앞장부터 차례차례 찢겨져 남은 부분은 고조선과 청동기 문화를 설명하고 있었다.

“큭, 큭큭.”

그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그동안 정들었던 책을 찢고 태워먹어 충격을 받았던 것일까?

“크크크, 진작에 이것부터 버렸어야 했는데. 어휴, 지겹다 지겨워. 내가 이걸 앞으로 보나봐라 아주. 아예 그냥 지금 다 태워버릴까? 아냐, 혹시 언제 또 불쏘시개가 필요할지도 몰라 크크크.”

충격을 받은게 아니었다. 오히려 민준은 그동안 그를 괴롭혀 오던 공무원 시험의 압박에서 벗어났음을 기뻐하고 있었다.

“아, 따뜻하다. 기분도 좋고 다 좋은데 딱 한가지, 배고픈것만 어떻게 하면 좋으련만.”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던가. 민준은 다시 밀려오는 허기와 싸워야만 했다.

지금 남은 것은 감자라고 부르기로한 것이 5개. 그 외 잡다하게 섞여 뭐가 뭔지도 모르겠는 껍질도 안 깐 곡식이 가방에 반쯤 들어있었다.

하지만 감자는 이제 불이 있으니 구워먹으면 된다 치더라도 곡식으로 해먹을 도구가 아무것도 없었다.

하다못해 껍질이라도 까여 있으면 생으로라도 씹어 먹을텐데 그렇지도 않으니 도리가 없었다.

“계곡의 얼음을 깨쳐보면 밑에 물고기가 있으려나? 아니면 다시 원시인들 마을에 가서 좀더 먹을수 있는걸 훔쳐올까? 뭣하면 그릇이라도….”

민준은 그들에겐 미안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굶어죽을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을 찾아가려면 다시 나름 익숙해지고 안락해진 이곳 계곡옆 동굴을 벗어나 눈밭을 헤치고 나흘가량을 강을 따라 거슬러 올라야 한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언제 어디서 어떤 짐승을 만날지도 모를 일이었다. 정말 재수가 없으면 그때 원시인들을 물고간 호랑이 비슷한 녀석을 다시 만날지도 몰랐다.

“그러고보니 어렸을때 책에서 봤었는데. 이빨이 길다란 호랑이라…. 그게 샤벨 타이거였던가 검치 호랑이였던가? 아! 그러고 보니 그런 녀석이 돌아다니는 시기가 언제였더라? 그것만 알면 지금은 언제인지도 알지 모르겠는데!”

민준은 옛 기억을 곰곰이 되짚어 어렷을적의 기억을 떠올리려고 애썼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에도 지우개가 있는 것인지 도통 기억이 나지 않았다. 대신 생각난것은 그에게도 국사책이 있다는 것이었다.

민준은 얼른 몸을 돌려 아무렇게나 던져 놓았던 공무원대비 국사책을 펼쳐 보았으나 남아있는 부분은 고조선 이후의 시대뿐, 그 이전 시대는 이미 재로 변한지 오래였다.

“거참 도움이 안되는 책이로세. 흠, 그래도 내가 이걸 본게 몇 번인데 생각해보니 유적지나 생활상 말고 검치호랑이 같은 내용은 없었던거 같네 뭐. 됐다 됐어. 그게 뭐가 중요해. 그냥 지금은 원시시대 어디쯤이고, 난 잘 먹고 잘 살면 되는거지.”

민준은 쉽게쉽게 결정을 내리고 뒤로 벌러덩 누웠다.

“오늘은 불도 있으니 따뜻하게 몸을 녹이면서 좀 쉬어야겠다. 그동안 관절까지 얼어붙는거 같았는데 이제 앞으론 그럴일은 없겠지? 흐흐. 아이고 좋다.”

쿡.

“악, 뭐야.” 민준은 타오르는 불 옆에서 드러눕다가 등을 찌르는 뾰족한 무언가를 느끼고는 몸을 돌렸다.

그곳에는 뾰족한 돌맹이가 위를 향해 날카로움을 드러내고 있었다.

“엄청 아프네. 아, 진짜.”

민준은 그 돌맹이를 집어 반대쪽 동굴 벽쪽에 집어 던지고는 다시 몸을 뉘이려다가 문득 난 생각에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보니 이런곳에서 그동안 참 잘도 잤네. 입이 안돌아간게 다행이야.”

민준은 혀를 차며 불에 비친 주변을 둘러 보았다.

지난번 처음 이 동굴을 발견했을 때 손전등을 켜고 한번 둘러 보았지만 자세히 살피지는 않았었다. 손전등의 배터리가 아까워 대충 먼저 자리를 잡고 겨울잠을 자는 동물이 있나, 깊이는 어느정도 되는가 살폈던게 다였다.

그 이유는 그가 가진 KL1에 있었다.

슈어파이어에서 나온 KL1은 역시 라이트의 명가라는 슈어파이어 답게 매우 밝은 빛을 자랑했다. 중간에 장애물이 없다면 무려 백여미터가 넘은 곳에까지 빛이 도달하는 것이다. 물론 그정도 거리에서 사물을 구별하기란 쉽지 않지만 말이다. 하지만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 안타깝게도 렌즈의 특성상 빛을 모아 직선으로 뻗기 때문에 한번에 넓은 곳을 비추질 못하고 전지도 한두시간이면 완전히 수명을 다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때문에 민준이 손전등을 들고 이곳저곳을 샅샅이 살피지 못한 이유였다.

민준은 불이 붙은 나무를 하나 집어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불을 들어 주변과 동굴 벽, 천장을 비춰보았다. 별다른 특이점은 없어 보였다.

다시 자리를 옮겨 그동안 자던 곳으로 걸어갔다. 그곳엔 역시나 원시인들의 움집에서 훔쳐온 이름모를 가죽이 깔려 있었다.

민준은 불을 왼손에 들고 오른손으로 가죽을 집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곳 역시 바닥이 온통 돌맹이들로 가득차 있었다. 게다가 그가 그동안 베고 잤던 것은 커다란 돌이었다.

“어쩐지 높이가 적당하다 했네.”

민준은 돌맹이들을 발로 슥슥 밀쳐내고 자리를 만든후 다시 가죽을 깔았다. 그리고 머리만한 돌을 치우기 위해 불을 옆에 내려 놓았다.

“읏차.”

돌은 그리 무겁지 않아 쉽게 들렸다.

쿵.

민준은 발에 채이지 않게 반대쪽 벽쪽에 던져 놓고는 불을 집어 들기 위해 다시 먼저 있던 장소로 돌아왔다.

“으악!”

불을 집어 들기 위해 허리를 굽히며 손을 가져가던 민준은 그 옆에 있던 무엇인가를 보고 깜짝 놀라 뒤로 넘어졌다.

박박박

놀란 민준은 미처 일어서지도 못하고 발로 바닥을 밀려 뒷걸음질쳤다. 그러면서도 그의 시선은 한곳에서 떨어질줄을 몰랐다.

그것은 바로 뱀 이었다.

검은 또아리.

뱀은 방금 민준이 치운 돌 아래에서 겨울잠을 자고 있었던 것이다.

민준은 기겁했다.

그동안 베게 삼아 베고 잤던 돌 바로 아래에 뱀 한 마리가 떡하니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 지금이 겨울이 아니었더라면 그 뱀에게 물리거나 목이 졸렸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게다가 혹시 독사라면? 생각하기도 끔찍한 일이었다.

여전히 타오르고 있는 불가 까지 기어온 민준은 혹시 주변에 뱀이 있는지 살폈다. 하지만 주변은 여느때와 같이 고요하기만했다.

“꿀꺽.”

너무 놀란 나머지 사색이된 민준은 쿵쾅 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얼마나 놀랐는지 일어서는 민준의 다리가 아직까지도 후들거리고 있었다.

살금 살금.

민준은 혹시라도 뱀이 겨울잠에서 깨어날까봐 조심하며 조금전 던져버렸던 돌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러는 와중에도 그의 시선은 뱀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딱.

다른곳을 보고 걷는 그의 발에 돌맹이 하나가 채였다. 순간 놀란 민준이 자리에서 멈췄지만 뱀은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다. 마치 죽은듯이 말이다.

조금 안도한 민준은 아까보단 대담하게 걸어가 돌을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다시 조심스럽게 뱀에게 다가가 뱀 위로 돌을 높게 들었다가 손을 놓았다.

쿵!

그리곤 재빨리 뒤로 뛰어 돌촉이 달린 창을 들고 와서는 삐죽 튀어나온 뱀의 머리를 연신 찔렀다.

콱! 콱! 푹! 콱!

조준이 빗나가 땅에 박힐때가 더 많았지만 결국 창은 뱀의 머리 반쪽을 관통했다.

-------------

안녕하세요 갈랑입니다.

오늘은 수요일입니다. 미남이시네요가 하는 날이죠 ㅎㅎ 원래 드라마는 안보지만 이건 박신혜양을 보기 위해... ^^;;

그럼 감기조심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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