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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랑 님의 서재입니다.

B.C.XXX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갈랑
작품등록일 :
2009.12.31 08:23
최근연재일 :
2009.12.31 08:23
연재수 :
93 회
조회수 :
1,886,962
추천수 :
8,304
글자수 :
367,925

작성
09.11.02 16:29
조회
22,222
추천
87
글자
9쪽

B.C.XXX - 24화 꼬기 꼬기! (2) -

DUMMY

- 24화 꼬기 꼬기! -


배가 부르게 갈빗살을 뜯은 민준은 벗겨 놓은 늑대 가죽을 끌어왔다.

민준이 가죽을 들어 보니 군데군데 살점이 붙어 있었고, 누가 뜯어 먹은것처럼 휑한 구멍이 듬성듬성 뚫려 있었다.

민준은 가죽을 이리저리 돌려 보며 용도를 고심했다.

옷? 모자? 신발? 장갑? 이불?

하지만 가죽을 모두 펼쳐도 이불이나 옷을 만들기엔 많이 부족해 보였다. 그리고 어차피 지금은 집에서 나오며 입고 나온 옷들이 훨씬 좋았고, 별다른 일이 없다면 몇 년을 입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신발은 말할것도 없었다. 생가죽을 아무리 잘 가공한다 하더라도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현대의 신발을 따라올수는 없을게 분명했다.

그나마 모자나 장갑정도가 쓸만해 보였는데 왠지 누군가의 가죽을 머리에 뒤집어 쓰거나 손에 끼고 다닌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결국 정확한 용도를 정하지 못한 민준은 일단 훗날 필요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잘 펼쳐 말리기로 했다.

이제부터 다시 민준의 인터넷과 텔레비전 그리고 여러종류의 책을 통해 알게된 잡학이 필요하게 되었다.

“일단 가죽을 말릴때는 그냥 널어두면 쭈글쭈글 말리게 되니까 틀이 있어야지.”

민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쌓아둔 장작들을 뒤져 곧은 가지를 네 개 골라 가지고 왔다. 그리곤 옆의 잔가지들을 부러트려 막대기를 만들었다.

뚝! 뚝!

“에, 그 다음은 이걸로 틀을 만들어야 하는데….”

민준은 막대기 네 개를 바닥에 늘어 놓고는 사각형 모양으로 배열했다. 그리곤 배열된 막대기들을 바라보며 저것들을 어떻게 고정을 시킬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못이 있으면 편한데 말이지. 나무못이라도 만들어볼까? 옛날에는 다 나무못을 썼다고 했는데….”

민준은 바로 행동에 들어갔다. 옆에 잘라낸 잔가지를 다시 손가락 길이로 자른후 나이프를 꺼내 끝을 뾰족하게 다듬었다. 그리곤 시험삼아 뒹구는 나무에 대고 돌로 내리쳐 박았다.

탁. 탁. 탁.

몇 번을 그렇게 내려치다보니 민준의 고개가 갸웃했다. 뭔가 손맛이 이상했던 것이다. 결국 나무못을 잡고 있던 왼손을 들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나무못은 박히기는 커녕 작은 흠집만 냈을뿐 오히려 뾰족하게 깍았던 나무못만 흉하게 문드러져 있었다.

“그래, 과학시간에도 배웠었지. 모스 경도가 돌에만 있나? 나무에도 있겠지. 같은 나무로 박아 넣으려고 하니 얇은 나무못이 망가질 수밖에.”

하지만 주변엔 온통 같은 종류의 나무 뿐이니 더 단단한 나무를 구할 방법도 없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그때 텔레비전에서 설명하던걸 좀더 자세히 봐두는건데, 으음.”

민준은 안타까웠다. 분명 예전에 텔레비전에서 우리 조상님들이 사용했다던 못없이 나무끼리 틀을 끼워넣어 고정시키는 방법에 대해 방송했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복잡한 모양에 두리뭉술 넘겨 봐 정확한 방법은 커녕 대강적인 방법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나무못도 소용없고 나무를 다듬어 짜넣는 것은 기억도 나지 않으니 남은건 어떻게든 머리를 쥐어짜내는 수밖에….

민준은 한참동안 나무 막대를 들고 이리저리 돌려도 보고, 맞춰도 보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안되는건 안되는 것이다.

도저히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없자 결국 들고 있던 막대기를 가지고 손장난을 하기 시작했다.

탁 타탁 탁 탁.

양손에 하나씩 든 나무 막대기를 부딪혀 리듬을 타던 민준은 순간 한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못이 박히지 않는다면 미리 못이 들어갈 구멍을 뚫는 것이었다.

민준은 다시 막대기를 들고 자신이 떠올린 생각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음…, 음…. 이걸 요렇게, 아니 이렇게? 아 그런데 나이프로 구멍을 뚫으면 구멍이 엄청 커질텐데.”

그렇다. 드릴은 커녕 가진거라곤 나이프 몇 개와 멀티툴이 고작인 민준이 구멍을 뚫을수 있는 방법은 칼날을 세워 빙글빙글 돌려가며 구멍을 파내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구멍의 지름이 칼등과 날 부분의 길이의 두배가 되게 되어 있었다.

“뭐, 시간은 많고 할 일은 없으니 시간때우기 삼아 한번 시도는 해볼까?”

그렇게 민준의 나무로 늑대 가죽을 말릴 사각틀 만들기가 시작되었다.


시작은 결정한 그 시각부터였다.

나무막대기에다가 구멍을 뚫다간 구멍에 막대기가 잘려 나갈것 같다는 생각에 좀더 굵은 나무를 골라 구멍을 파기 시작했다.

그드득, 그드득.

첫날은 열심히 구멍을 뚫었다. 하지만 원래 시작한 시간도 이른 시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금세 잘 시간이 되었다.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마치자 마자 의욕적으로 구멍을 파는데 열심히던 민준은 점심시간도 채 되기 전에 구멍을 뚫던 나무토막을 집어 던졌다.

“아 이걸 언제파고 있어. 하나도 저렇게 안파지는데 네 개다 파려면 일주일은 걸리겠네.”

민준이 왜 이러나 싶어 그가 집어 던진 나무토막을 보니 그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게 무리도 아니다 싶었다.

지난밤부터 뚫기 시작한 것이 고작해야 5mm정도. 나무에 구멍을 뚫고도 버틸나무를 고르다 보니 두께가 손가락 마디 두개 반은 되는데 이제 5mm이면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를 일이었던 것이다.

그때였다. 동굴 바닥에 구르는 나무토막을 보던 민준의 눈에 뭔가가 들어왔다.

돌. 그것도 약간 길죽한 모양의 돌이었다. 그걸본 민준의 눈에 빛이 번쩍였다.


까각! 틱, 따악! 카각!

이게 무슨 소린가 하니, 민준의 손에서 정체 모를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무슨소린가 싶어 자세히 들여다 보니 민준이 그 앞에 길죽한 모양의 돌맹이를 잔뜩 모아다 놓고서는 그 위에 접은 폴더 나이프를 세우고 그걸 다시 큰 돌맹이로 내려 찍고 있었다.

“옳지!”

딸그닥.

몇 번을 그렇게 내려치던 민준은 손에 들린 돌이 마음에 들었는지 화색을 띄며 옆에 가지런히 늘어 놓았다.

자세히 보니 끝이 뾰족한 돌맹이들 이었다. 이제보니 돌맹이를 못 대신으로 쓰려는듯 싶었다. 하지만 다시 한번 살펴보니 도저히 나무와 나무를 고정시킬만큼 길다란 돌조각은 없었다. 고작해야 약지손가락 길이 만한것이 제일 긴놈 이었다. 하지만 민준은 무슨 생각인지 계속해서 돌맹이를 내리쳤다.

따악!“음, 이건 가로로 쪼개졌네. 버려.”

툭 떼구르.

까각! 틱, 따악! 카각!

“오, 이건 아꼈다가 나중에 쓸까? 흐흐 마음에 들어.”

까각! 틱, 따악! 카각!

“얼씨구! 이것도 좋고!”

민준은 그렇게 돌맹이를 쪼개는데 열중하였다.


민준은 점심이 다되도록 모아놓은 돌맹이를 깨었다. 그리고 마침내 필요한 개수만큼 모았는지 들고 있던 큰 돌맹이를 내려 놓았다.

“아고고, 팔이 다 후들거리네. 그래도 이정도 만들었으면 충분 하겠지?”

민준은 옆에 늘어 놓은 돌맹이들을 집어 주머니에 넣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동굴 입구에 쌓아둔 장작 앞에 서더니 가죽을 들어 그 위에 펼쳐 널더니 가장자리를 따라 돌못을 박기 시작했다.

딱! 팍. 딱! 팍.

제법 돌못들이 가죽을 뚫고 나무에 박히기 시작했다.

“얼쑤!”

딱! 팍. 딱! 팍.

민준은 가죽을 쫙 땡겨 우글거리지 않도록 펼쳐 박았다.

한참을 그렇게 위, 아래, 좌, 우를 고정시키고 나니 마치 사냥꾼의 집에 장식된 가죽처럼 보여 민준을 만족스럽게 했다.

“그렇지, 이거거든. 나무못은 같은 강도지만 돌은 훨씬 단단하지. 끝만 뾰족하면 나무에 박기 어렵지 않다는 말이야. 움하하하!”

민준은 그렇게 자신이 해 놓은 결과물에 뿌듯해 하며 몸을 돌렸다.

그때! 민준의 시야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동굴 벽.

한참을 나무토막과 돌맹이들과 씨름하다보니 고개를 들 틈도 없었는데, 이제 작업을 마무리하고 허리를 피며 고개를 드니 그제서야 동굴벽을 발견한 것이다.

동굴벽의 재질을 분명 흙. 흙덩이가 돌보다 강하랴, 아니면 나무보다 강하려. 어차피 쌓아둔 나무에 고정시킬것이었으면 동굴 벽에 펼치고 말려도 충분할 텐데, 하는 생각이 민준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아! 나… 뻘짓한거야?”

---------------------

안녕하세요 갈랑입니다.

에...미리 실드좀 업글하겠습니다.

글을 읽으시면서 잊지 말아야 할것은 주인공인 민준은 절대 전문가가 아닌 아주 '평범한 일반인' 이라는 사실입니다. 때문에 잘못알고 있는 사실이 있을수도 있고,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도 있을수 있습니다. (절대 제가 자료를 찾기 귀찮아서가 아닙니다 ㄷㄷㄷ) 그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ㅎㅎ

그건 그렇고 오늘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습니다. 전 왠지 목이 칼칼한것이 잘못하다간 목감기에 걸릴것 같은 기분이 드는군요.ㅜㅜ 감기조심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1

  • 작성자
    Lv.91 라라.
    작성일
    15.10.10 02:18
    No. 31

    가죽에 붙어 있는 불순물 긁어 내고 기름을 고루 발르고 연기 씌우지 않음 가죽 저렇게 해놔도 못 쓸텐데...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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