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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랑 님의 서재입니다.

B.C.XXX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갈랑
작품등록일 :
2009.12.31 08:23
최근연재일 :
2009.12.31 08:23
연재수 :
9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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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6,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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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4
글자수 :
367,925

작성
09.10.2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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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글자
9쪽

B.C.XXX - 18화 몸에 좋고 맛도 좋은 (2) -

DUMMY

- 18화 몸에 좋고, 맛도 좋은.-


민준은 창을 뽑아 뱀을 쿡쿡 찔렀다.

하지만 이미 죽은 것인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조금 안심한 민준은 조금도 앞으로 다가가 지팡이에 기대 한쪽 발을 쭈욱 뻗어 뱀을 깔아뭉갠 돌을 툭툭 밀어 내었다. 그러면서도 혹여 뱀이 움직일까 시선을 떼지 않는 민준이었다.

역시나 뱀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나 민준은 뱀을 돌로 깔아 뭉개고 창으로 찔러 머리를 반쯤 날려 버리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창을 뻗어 뱀을 이리지러 쿡쿡 찔러보기도 하고 뒤집고 피고 별짓을 다하였다.

그리고 나서야 민준은 뱀이 죽었다고 확신하였는지 참고 있던 한숨을 내쉬었다.

“파하, 쫄았다 진짜. 어흐! 그동안 내가 뱀을 베고 잤다니…. 리얼이다 리얼.”

민준은 예전에 보았던 모 프로의 말투를 따라하며 애써 자신이 그다지 쫄지 않았음을 알리려 했다. 물론 들어줄 이는 아무도 없었기에 쓸데없는 노력이었다.

스스로도 그걸 느꼈는지 이내 시무룩한 얼굴로 창을 들었다. 그리고 창을 이리저리 놀려 뱀을 말아 들고는 불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 와중에도 혹시 뱀이 창을 타고 오르지 않을까 노려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걸 어떻게 하지? 버려야하나, 묻어야 하나. 잘 자고 있는애 죽인것도 미안한데 묻어줘야 하나?”

민준은 다시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꼬르륵.

“아…, 배고프다. 다 너 때문에 그래, 확!” 민준은 이미 죽어서 꼼짝도 하지 않는 뱀에게 위협하듯 손을 들어올렸다가는 내렸다.

“그러고보니 ‘Man vs Wild’에서도 뱀을 먹었고, 옛날에 동네 아저씨들도 뱀 잡아다가 구어먹고 그랬는데. 이거, 먹어도 될까?”

민준은 고민했다.

고기 vs 뱀 이라는 식재료의 한계.

한참을 턱을 괴고 고민하던 민준은 마침내 결정을 내렸다.

이미 뱃속에선 ‘고기’라는 생각을 떠올리기기 무섭게 위액을 내보내며 그 무엇이든 소화시킬 준비를 하고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평소 고민이라는 것은 마음이 어느정도 있기 때문에 고민하게 된다는게 지론이었던 민준은 두 눈을 꾹 감고 먹어 보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렇지 않다면 그 외에 한 겨울에 먹을 거리를 구할수 있는게 없다는 것도 크게 한 몫을 했다.


민준은 창에 죽은 뱀을 둘둘 말아서 동굴 밖으로 가지고 나왔다.

동굴 밖 앞마당(?)은 이미 수없이 들날날락거린 민준에 의해 평평하게 다져저 있었다.

휙. 털썩.

털어내듯 창을 흔들어 뱀을 떼낸 그는 주머니에서 구조용 폴더 나이프를 꺼내 펼쳤다. 그러자 검게 코팅된 날에 할리데이비슨 이라는 영문자와 로고가 보였다.

짤칵.

펼쳐진 나이프는 안전장치에 단단히 고정되었다.

“그런데 이걸 어떻게 하더라….”

민준은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장면들을 기억해냈다.

“에, 그러고보니 텔레비전에서는 가죽을 잡아당겨서 벗겨내고 그냥 먹는거로만 나왔는데 머리는 어떻게 처리해야지?”

그렇다.

대부분 방송에서 나오던 뱀을 먹는 장면은 극한의 상황에서 생으로 뱀을 뜯어먹는 장면이었던 것이다. 그나마도 껍질을 벗겨먹는건 몇 안되는걸로 기억하고 있었다.

문제는 머리였다.

가죽이야 어떻게 흉내라도 내서 벗기면 되는데, 머리가 어디서 어디까지인지 알수 없는게 문제였다.

민준은 일단 동굴입구에 쌓아 놓은 나무토막중 하나를 꺼내 바닥에 내려 놓고는 그 위에 뱀을 올려 놓았다. 그리고는 그 앞에 쭈그리고 앉아 나이프를 들어 머리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가져다 대었다.

“여기? 아니, 여기도 머리인가? 아니면 여기까지?”

민준은 뱀의 머리가 끝나는 곳이라 생각되는 곳에 나이프를 이리저리 눌러가면서 중얼거렸다.

“잘못 잘라서 이게 독사라면 독이라도 먹게되면 안되는데….”

으득.

마침내 결정을 내린듯 민준은 머리라고 생각되는 부분의 아랫부분을 잡고는 나이프를 푹! 찔러 넣었다. 그렇게 나이프의 뾰족한 끝이 뱀의 가죽을 뚫고 들어가자 그대로 힘을 주어 내려 그었다.

뼈가 걸린듯한 기분나쁜 소리가 났다.

머리를 뒤로 쭉 빼고 잔뜩 찌푸린 눈을 하고 있던 민준은 자신의 손에서 느껴지는 생소한 감각에 머리카락이 모두 곤두서는 느낌을 받았다.

“어흑.”

부르르.

소름끼치는 감각에 몸을 부르르 떨던 민준이 다시 뱀을 보았을때 처음 뱀을 발견했을때보다 더욱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분명 머리가 반쯤 박살난 상태로 죽었던 뱀이, 이제는 완전히 목이 잘려나갔음에도 불구하고 꿈틀 거리며 목을 잡고 있는 민준의 팔목으로 몸통을 말아 올리고 있었던 것이다.

“으악!”

민준은 기겁해 벌떡 일어나며 뱀을 잡고 있던 왼손을 힘껏 휘둘러 뱀을 떨쳐내려 하였다. 그는 너무 놀라 오른손으로 뱀을 떼어낼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털썩.

“헉, 헉, 헉. 와, 나 미치겠네.”

간신히 뱀을 떨친 민준은 놀란 나머지 급격히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숨을 헐떡였다. 얼마나 놀랐는지 그 잠깐 사이에 이마에는 식은땀이 나고 있었다.

민준은 손을 들어 땀을 닦고는 무심결에 그 손을 내려다 보았다.

“악, 이런 니…."

그는 다시한번 놀랐다. 손에 피가 묻어 있었던 것이다.

민준은 급히 손을 옷에 문질러 닦고는 다시 얼굴을 만졌다.

그러자 다시 피가 묻어 나왔다.

그렇게 몇 번을 손으로 얼굴을 문지르고서야 더 이상 피가 묻어나지 않았다.

뱀의 피가 분명했다.

하얀 눈 위에도 점점이 흩뿌려진 붉은 피가 선명했던 것이다. 아마 목이 잘린 뱀의 몸통을 떨쳐내느라 휘두를때 피가 튄게 틀림 없었다.

“아오, 놀래라. 아, 원래 뱀이 죽은뒤에도 저렇게 꿈틀거리나? 살은건지 알고 깜짝 놀랐네.”

그러면서도 민준은 다시 떨어진 뱀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것을 확인한후 집어 들었다.

놀란건 놀란거고 이미 여기까지 온 마당에 배라도 채워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민준이 가죽을 벗기려 다시 뱀을 보니 머리가 완전히 잘려 나가지 않아 몸통과 머리의 가죽이 이어져 데롱데롱 거리고 있었다.

“으, 찜찜해.”

민준은 인상을 구기면서도 머리와 이어진 가죽을 잡고 힘껏 잡아 내렸다.

그러자 점점 가죽이 벗겨지면서 그 속의 분홍색 살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즈즉, 즈즈즉.

“오 쉣, 오 쉣.”

민준은 가죽이 벗겨지는 끔찍한 광경에 연신 ‘쉣’을 연발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가죽을 벗기는것을 멈추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가죽을 손에 한번 감아 더 강하게 말아쥐는 민준이었다.

쑤욱.

마침내 꼬리 끝까지 가죽이 벗겨졌다.

“오우, 다했다. 별거 없네?”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오만상을 다 찌푸리던 사람은 어디갔는지 홀가분한 표정으로 가죽이 벗겨진 뱀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살피는 민준이었다.

“이거 내장을 갈라내야 하나. 에, 그런데 뱀이 내장이 있던가?”

민준의 기억으로는 뱀은 소화기관이 없어 통째로 삼킨후 그 안에서 녹아 흡수될때까지 둔다고 한것 같았다.

“아니면 말고. 어쨌든 이것도 동물이긴 하니까 뭔가 소화기관이 있겠지.”

민준은 다시 뱀을 나무토막 위에 올려 놓은후 배 부분을 찾기 시작했다. 이미 가죽을 벗겨 버린 후라 그냥 눈으로 봐서는 어디가 배고 어디가 등인지 알수 없었던 것이다.

주물런 주물럭.

몇 번 만지작 거리자 딱딱한 등뼈 부분과 그 반대쪽의 배 부분이 구분이 갔다.

이에 민준은 눈을 한웅큼 집어 나이프를 닦아낸후 배를 갈랐다.

“어흐, 느낌 참 뭣갔네.”

마침내 배를 다 가른 민준은 나이프로 배를 벌려 그 안에 들은 것을 모두 긁어 내었다. 그게 뭔지는 상관 없었다. 안그래도 뱀을 먹는게 꺼림찍한데 그 내장가지 먹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다닥다닥 긁어 내고서야 다시 주변의 눈속에서 겉과 속을 모두 싹싹 문질렀다.

“좋아, 그럼 이제 어디 구워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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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갈랑입니다.

아직 선작수가 65뿐이 안되는군요. 아직 게시판을 받지 못해서 그런걸까요? 아니면 역시 무협이 아니라서? (재미는... 으응?)

빨리 10만자 올리고 게시판을 받고 싶은 마음뿐이랍니다. 하지만 그래도 전작인 엘른도전기 만도 안나오면...크흑

그런데 제가 어제 전륜겁이란 글을 읽고 나니까 뭐라뭐라 하든 필력과 재미가 있어야겠더라는 말입니다. 그분도 그다지 분량을 많지 않은것 같은데 조회수와 댓글의 압박이...저는 아직 까마득 하더랍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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