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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시정각입니다

백작가 도련님이 악마를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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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정각
작품등록일 :
2021.09.27 21:03
최근연재일 :
2021.10.11 18:10
연재수 :
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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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글자수 :
77,039

작성
21.10.0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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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9화. 사냥(1)

DUMMY

클라우스는 곧장 연무장으로 향했다. 악마의 힘을 사용할 수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하면 사용할 수 있지?'


방법은 몰랐다. 알았으면 진작 사용했을 터다. 무조건 숨기고자 했지만, 들키지 않는 선에서 그 힘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그 힘을 조금이라도 이끌어내고 싶었다.


휙휙.


클라우스는 연무장에 도착해 검을 집고 휘둘렀다. 평소 수련하던데로 몸놀림을 이어갔다. 어느정도 검술을 단련한 뒤, 오러를 끌어냈다.


오러를 이용하니 그의 검술에 힘과 속력이 더해진다. 며칠 전 악마 숭배자 자몬을 상대했을 때가 떠올랐다.


'이안은 나보다 훨씬 수월하게 녀석을 상대했지. 지금 녀석의 수준이 나보다 훨씬 높다는 뜻이다. 결국 소설의 주인공이니까 이 세계에서 최고의 강자가 되겠지만, 녀석과 어느정도 상대할 수는 있어야 해.'


물론 그와 단순한 실력만 가지고서 상대할 생각은 없었다. 애초에 스탯 성장을 통한 녀석의 성장 잠재력은 무한하다. 그런 녀석을 실력으로 이길리가.


클라우스가 생각한 상대법은 그만의 세력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미래에 이안의 동료를 자신의 동료로 삼는 것. 그리고 백작가 도련님으로서의 지위를 이용하는 것.


녀석도 사회적인 지위를 무시할만큼 무대포는 아니니, 이 정도만 되어도 충분했다.


'거기다 성검도 있지. 마검이 된다면··· 나에게도 비장의 카드는 생기는 셈이야.'


클라우스는 의식적으로 이안을 계속 견제했다. 이렇게까지 녀석을 대비할 필요가 있나 싶어도, 생각해보면 못할 것도 없었다. 일단 자신의 몸엔 언제라도 이안이 노릴 악마가 숨어있었으니까.


거기다 힘을 키우고자 하는 건 단지, 이안만을 생각해서도 아니었다. 힘은 돈과 마찬가지로 적으면 아쉽고 원통할 일이 있어도, 많아서 불평할 일은 없을테니까.


그러기위해서 스스로 단련할 필요도 있었다. 마침 클라우스의 몸이 검술과 오러를 운용하는데 좋은 몸이기도 했고, 스스로 몸을 움직이는게 즐겁기도 했다.


클라우스는 오늘도 평소와 같이 수련을 이어가며 악마의 힘까지 사용해보고자 했다.


오러 외에 잠재된 힘. 그 힘을 어떻게 하면 이끌어낼 수 있을까.


오러는 숨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사용이 가능했지만, 그 외의 다른 힘은 전혀 느껴지지가 않았다.


'젠장. 어떻게 해야 하지?'


클라우스가 고민하는 찰나, 머릿속에서 악마의 음성이 들려왔다.


[감히 너가 이 힘을 사용하고 샆다고? 웃기지도 않는군.]


이젠 머릿속까지 뒤져다 보는 건가?


클라우스는 어이가 없으면서도, 마침 필요할때 등장해준 녀석이 반가웠다.


녀석이 반가울 줄이야.


클라우스는 놈과 대화를 시도하기로 했다.


'어떻게 하면 네 힘을 사용할 수 있는 거냐?'


[너 따위가 다룰 수 있는 힘이 아니다. 하등한 인간아.]


하등한 인간?


기분이 팍 상한 클라우스가 대꾸했다.


'고등한 악마 새끼. 못할 것도 없잖아? 내 몸에 기생하면 그만한 대가를 치뤄야지. 무전취식을 하려고 해?'


[무전취식?]


'너희 악마들의 주거 개념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원래 내가 있던 세계는 말야. 월세라는 개념이 있어. 너같이 남의 집에 들어와서 사는 놈은 무언가 대가를 주면서 정당하게 살아가지.'


[너가 어떤 세계에 있었는지는 관심 없어. 나의 관심은 오로지 내가 살아가는 것. 그리고 살레자르를 죽이고 대악마로서 지옥을 호령하는 것이지.]


'근데 내가 죽으면 너도 죽는다며? 내 목숨을 위협하는 놈이 있어. 내가 가만히 그 놈에게 죽기를 바라는건 아니겠지?'


[···그게 누구지?]


녀석이 뜸을 들이다 묻는다. 클라우스는 대답했다.


'이안이라는 모험가야. 놈은 악마를 매우 싫어해. 증오하지. 지금은 널 모르지만, 알게되면 당장이라도 너와 나를 죽이려 들 거야.'


[그깟 녀석이? 웃기지도 않는군. 인간 따위가 날 위협해? 차라리 그 몸을 나에게 넘겨. 네 의식을 가두기만 하면 돼. 그럼 그 녀석을 당장이라도 씹어 먹어주지.]


'그 따위 방법은 모르고 알고 싶지도 않아. 그러니 월세라도 내라고 빌어먹을 자식아.'


[내 의지로 들어온 것도 아니니, 그럴 필요는 없지.]


'뭐? 뭔 개소리야 그건?'


[따지려면 지옥에 쳐박혀있는 살레자르에게 따지거라. 뭐, 정말로 간다면 넌 지옥의 입구 근처도 가기 전에 죽겠지만.]


"망할 새끼!"


클라우스가 육성으로 욕을 뱉었다. 하여간 도움이 안되는 녀석이었다.


어쩌다 이런 놈이 이 몸 속에 들어있는지.


놈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놈은 또다시 숨어버린 듯 했다.


그러다 갑자기 놈의 소리가 들려왔다.


[아주 조금은 힘을 넘겨주마. 네놈은 지금 너무 나약해서 잘못하면 정말 죽어버릴거 같거든.]


"정말이냐?"


그리곤 더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조금전 놈의 말대로 자신의 의식을 어딘가에 가둔것처럼 보였다.


'힘을 준다고? 언제? 어떻게 준다는거지? 바로 시험해볼 수 있을까?'


다행히 놈과의 대화에서 성과가 있었다. 이런식으로 놈과 대화가 통한다면 상생하는 관계도 나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처럼.


클라우스가 시험을 위해 다시금 검을 휘두르려는 찰나.


시종이 다가왔다.


"도련님. 백작님께서 찾으십니다."


"아버지가? 알았다."


펜리르 백작의 호출이 있었다. 당장 그 힘을 어떻게 끌어낼지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고민해봐야할 듯 했다. 당장 그 힘을 쓸 수도 없을것 같고 말이다.


클라우스는 펜리르 백작의 집무실로 향했다.


* * *


펜리르 백작의 집무실에는, 그의 둘째 형인 루벤도 있었다. 클라우스는 루벤의 옆에 앉아 펜리르 백작을 마주보았다.


"오늘 너희 형에게서 소식이 왔다."


"소식이요?"


너희의 형이라고 하면 첫째, 페드로를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고보니 페드로의 존재를 완전히 잊고 있었군. 하긴, 스토리에서 크게 부각되는 놈도 아니었고 집에 얼굴을 비춘 적도 없으니.'


밖에서 뭐하길래 집에는 들어오지도 않고 이제야 소식을 주는 걸까.


스스로 자신이 형에 대해 무관심했나 싶다가도, 나름 클라우스에겐 그를 잊고 지낼만 하기는 했다. 그만큼 이 세계에 적응하고 이 세계를 알아가야하느라 나름대로 정신이 없었으니까.


따라서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형제를 챙길 순 없는 노릇이었다.


이제라도 소식이 들려왔다니, 클라우스로서도 궁금하긴 했다.


클라우스는 다음 들려오는 펜리르 백작의 말을 주의깊게 들었다.


"현재 페드로가 파견나가있는 영지의 남쪽 숲에서 이종족들의 준동이 심상치 않은 것 같다. 당장은 크게 위협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병력을 충원할 필요가 있다는구나."


그래서 페드로가 집에 없었군.


그런데 현재 파견나가있는 곳의 상황이 여의치 않은 모양이었다. 병력 충원까지 말이 나오는걸 보면 말이다.


옆의 루벤을 힐끔 보니, 루벤도 그걸 듣곤 얼굴이 굳어졌다. 루벤이 물었다.


"이미 검은늑대 기사단의 절반을 데려가지 않았습니까. 영지의 사병도 꽤나 데려갔고요. 그런데도 상황이 좋지 않습니까?"


그 말에 펜리르 백작이 손을 휘휘 저었다.


"당장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여 페드로가 충고차 말을 꺼낸 게야. 어차피 기사들과 병사들을 더 충원할 생각이긴 했다. 미리 대비하게 된다면 나쁘지 않을 테지."


음. 군사력의 강화는 유지비로 인해 부담은 될 지언정 나쁘지는 않다. 게다가 그간 본 펜리르 백작가의 경제력이면 그 정도의 부담은 충분히 감당할듯 싶었다.


"영지의 군사 규모를 강화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합니다."


클라우스가 펜리르 백작의 말에 동의하며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루벤이 클라우스에게 따지듯 말했다.


"알지도 못하면 조용하거라! 무분별하게 군사 규모를 늘리는건 주변 영지들의 견제를 받게됨을 모르느냐!"


이 새끼 왜 이래.


클라우스가 뚱한 표정으로 루벤을 바라봤다. 자기만의 고집이 확고한 성격처럼 보였다.


"그것도 알고 있다. 안그래도 우리 영지의 상황을 다른 영지의 영주들도 잘 알고 있으니 문제는 없을 게다. 거기다 그만큼 주변 영지와 돈독히 교류해오기도 했으니."


"그렇다면··· 알겠습니다."


루벤은 떨떠름한 표정을 순간 지었으나, 아버지의 말에는 반박할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펜리르 백작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래. 그래서 말인데, 마침 축일도 다가오고 하니, 축제와 함께 진행하는게 어떨까 싶다."


"축제요?"


"그래. 축제를 통해 모험가와 용병, 자유 기사들을 영지로 부르고, 그들 중 우리 영지의 기사단원을 희망하는 자들끼리 토너먼트를 벌이는 거다. 기사단원은 아무나 뽑을 수 없으니 실력 확인을 겸해서 말이지. 그러면 악마 숭배자가 나타난 일로 인해 뒤숭숭해진 영지민들의 민심을 달랠 수도 있고, 입소문도 더 잘 탈테고 말이다."


"좋은 생각입니다, 아버님."


루벤이 말했다.


클라우스가 생각해도 꽤 괜찮은 아이디어라 여겨졌다. 그 과정에서 역시나 백작가의 금고를 털어야겠지만.


"그래서 축일을 기념할 사냥감을 잡고자 사냥을 나서려고 하는데, 따라 나서겠느냐?"


"물론이지요, 아버님."


루벤이 곧장 대답했다. 펜리르 백작이 클라우스를 쳐다보았다. 루벤이 그 시선을 느껴 의문을 표했다.


"따라 나서겠습니다."


안 될 거 없지.


그러자 클라우스의 대답에 루벤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아버님. 그런데 클라우스도 데려가는 겁니까?"


"그러려고 하는데. 왜, 문제 있느냐?"


"원래 클라우스는 잘 데리고 다니시지 않으셨잖습니까. 아직 영지민들에게 클라우스에 대한 소문도 썩 좋지 않고요. 차라리 아직 성 안에 더 묶어두심이···."


"그 소문도 요새는 잠잠하니 괜찮을듯 싶다. 그간 내가 무심했던 탓도 있으니, 이번엔 같이 데려가려 한다."


"···그러시다면."


루벤은 입을 꾹 닫았다. 썩 만족스러운 표정은 아니었다. 그러거나말거나, 클라우스는 표정을 감추며 속으로 슬쩍 웃었다.


'조금씩 인정을 받는 건가.'


아무래도 인정까지는 아닐 수도 있었다. 단순히 사고를 치던 아들이 사고를 안치고 있으니 이제야 아들로서 봐주기 시작하는 정도가 아닐까.


그럼에도 클라우스는 꽤나 펜리르 백작과의 관계가 발전했음을 느꼈다.


'칼로 내려치던게 엊그제 같은데.'


펜리르 백작은 그리고 몇 가지 더 축제 준비 사항에 대해 말해주었다. 대부분 펜리르 백작 본인이 처리해야할 일이기에, 펜리르 백작이 앞으로 꽤나 바쁠 듯 했다.


"그러면 그렇게 알도록 해라."


펜리르 백작이 말을 마쳤다. 클라우스와 루벤은 방을 나왔다. 그런데 같이 방을 나오는 루벤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클라우스는 괜히 불똥이 튈 거 같아 그와 거리를 두려했으나, 그는 굳이 클라우스를 따라오며 말을 붙였다.


"배포가 늘었더구나. 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말도 다 하고 말이야."


"제 배포가 형님을 닮아 늘어가는듯 합니다."


"···칭찬이 아니다."


응, 나도 너 듣기 좋으라고 한 말 아니야.


루벤은 얼굴을 구기며 말을 이었다.


"가문을 등에 업고 망나니처럼 날뛰던 녀석이 이제 정신을 좀 차렸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가문은 페드로 형님과 내가 이끌어 갈 것이야. 그러니 너는 주제넘는 짓을 하지 말거라."


"예예, 그러시겠죠."


클라우스가 대답하자 그제서야 루벤은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이었다.


"그런데 그거 아십니까. 저도 형님과 같은 아버지의 아들입니다. 형님과는 똑같은 입장이죠. 그러니 이게 제 주제가 맞는 것 같습니다만."


"뭐, 뭐라? 이, 이 녀석이!"


"같은 주제에 괜히 서로 얼굴 붉히진 맙시다. 그럼 이만."


클라우스는 루벤을 뒤로 하고 자리를 떠났다. 뒤에서 씩씩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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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화. 토너먼트(1) 21.10.11 37 2 12쪽
13 13화. 축제 21.10.08 54 1 12쪽
12 12화. 사냥(4) 21.10.07 72 2 13쪽
11 11화. 사냥(3) 21.10.06 82 0 14쪽
10 10화. 사냥(2) 21.10.05 85 1 11쪽
» 9화. 사냥(1) +1 21.10.04 114 2 12쪽
8 8화. 이안 +1 21.10.02 116 2 11쪽
7 7화. 악마 +1 21.10.01 141 1 13쪽
6 6화. 악마숭배자(2) +1 21.09.30 146 3 11쪽
5 5화. 악마숭배자(1) +1 21.09.29 154 2 14쪽
4 4화. 악마 도련님(2) +1 21.09.28 178 2 11쪽
3 3화. 악마 도련님(1) +1 21.09.28 190 1 13쪽
2 2화. 백작가의 악마(2) +1 21.09.28 213 3 12쪽
1 1화. 백작가의 악마(1) +1 21.09.27 348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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