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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시정각입니다

백작가 도련님이 악마를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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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정각
작품등록일 :
2021.09.27 21:03
최근연재일 :
2021.10.11 18:10
연재수 :
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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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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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글자수 :
77,039

작성
21.09.3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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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6화. 악마숭배자(2)

DUMMY

"···."


클라우스는 순간 얼굴이 굳었으나, 이내 바로 풀고 태연하게 물었다.


"무슨 소릴 하는 건가?"


"헤헤. 날 더 이상 속이려 들지마."


자몬이 실실 웃으며 말한다.


알아챘나? 어떻게 알아챈 거지? 클라우스는 당혹감이 들었으나 최대한 겉으로 티가 나지 않도록 애썼다.


'아니, 떠보는 걸지도.'


클라우스는 자몬을 똑바로 마주보았다.


"자몬. 나는 이 영지의 주인이자 왕국의 검 중 하나인 펜리르 백작가의 아들, 클라우스 펜리르다. 이 얼굴을 보고도 못알아보겠나?"


"그 얼굴은 나도 알아! 하지만 네 놈이 저걸 못알아 본다고? 저걸 갖고 싶어? 왜? 당신이 일전에 말한 서적과 도구들도 준비해놨는데!"


자몬이 한쪽에 널려있는 물건들 사이에 있는 성검을 가리키며 말했다.


"성검이 왜? 신의 성물이라면 관심이 생기는게 당연하지 않나?"


"정말로 기억을 못하는군! 아니, 너가 클라우스가 아니니까 그런거야! 정말 몰라?"


"···."


클라우스가 잠자코 있자, 자몬이 말했다.


"왜 저걸 처음 보는 것처럼 말하지? 이건 당신이 구해준거잖아, 클라우스를 사칭하는 녀석아!"


그런거였나.


"···제길."


이쯤되니 더 이상 발뺌할 수가 없었다. 이걸 클라우스가 구해줬을 줄이야.


클라우스는 무의식적으로 이곳에 왔었던 길로 고개를 돌렸다. 일단 자리를 뜰까 고민하는 찰나, 바닥에서 검은 쇠창살이 불쑥 솟아나더니 공동의 입구를 가로막았다.


"도망가려고? 안되지, 안돼."


이렇게 된 이상 이판사판이었다. 클라우스가 허리에 찬 검을 뽑았다. 그와 동시에, 악마 숭배자 자몬이 마법을 캐스팅했다. 그에 손에서 곧장 검은 불길이 만들어졌다. 자몬은 검은 불길을 클라우스에게 던졌다.


화륵!


던져진 불길이 클라우스에게 날아왔으나, 얼마 못가 중간에 뚝 떨어졌다.


"이익!"


자몬은 두 손으로 불덩이를 만들어내 다시 던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명중률이 형편없었다. 클라우스가 애써 피할 것도 없었다. 가만히 있어도 근처에서 툭툭 떨어질 뿐이었다.


"그러게, 야구라도 좀 해보지 그랬어."


"야···뭐? 이게 끝인줄 아느냐!"


놈이 얼굴을 붉히며 빽 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곤 양손을 모았다. 그 두 손에서 불길이 일더니, 검은 불기둥이 쭈욱 뻗어나왔다. 그 사거리가 짧지 않아 클라우스에게도 닿았다.


'이건 좀 위험하겠는데.'


클라우스는 뻗어오는 불기둥을 피해 옆으로 움직였다. 방향 전환은 안되는지, 클라우스가 있던 자리만 계속해서 불로 지져댔다.


"이이익!"


클라우스는 놈에게 접근했다. 자몬은 놀라 불길을 거두어 보호 마법을 전개했다.


깡!


마치 단단한 유리벽에 막힌 것처럼, 클라우스의 검이 반투명한 막에 막혔다. 그 틈을 타, 자몬은 클라우스와 거리를 벌렸다.


"망할 녀석! 망할 녀서억! 널 반드시 이 자리에서 죽여줄테다!"


자몬이 소리를 지르며 혼자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마법을 다시 시전하려는 모양이었다. 클라우스가 달려들려고 할때, 그의 손에서 검은 공들이 만들어지더니 클라우스에게 곧장 날아들었다.


'저건!'


직접 본 것은 처음이지만, 무슨 마법인지 확신했다. 이미 소설에서도 이안이 저 마법으로 꽤나 고전했었던게 기억이 났다.


클라우스는 놈에게서 날아오는 검은 공들을 피했다. 날아오는 속도자체는 빠르지 않아 피하기 어렵지 않았다.


클라우스를 지나친 검은 공은 사라지지 않고 허공에 붕붕 떠있었다.


"이것들도 피할 수 있을까!"


자몬은 더 많은 검은 공들을 만들어냈다. 다시금 곧장 쏘아진 검은 공들. 이번에도 빠르진 않았지만 수가 더욱 많았다. 클라우스는 신체의 오러를 운용했다. 빨라진 몸놀림으로 인해 검은 공들은 클라우스에게 하나도 닿지 않았다.


'막지 않고 피해낸다.'


클라우스는 검을 들고도 검을 휘두르지 않았다. 충분히 피해내며 조금씩 자몬과의 거리를 좁혀갔다. 자몬이 얼굴을 구겼다.


자몬은 양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클라우스가 피해낸, 허공에 뜬 검은 공들이 움직였다. 클라우스의 뒤, 양 옆, 정면, 위, 아래 등 여러 방위에서 검은 공들이 쏟아졌다.


"이래도 막지 않고 피하기만 할테냐!"


정신 없는 공격이 쏟아진다. 오히려 검은 공들은 클라우스의 검 근처에서 맴돌듯 떠다니며 클라우스를 위협했다. 마치 검으로 쳐내라고 하는 것처럼.


"같잖은 수는 안통해, 자몬."


"뭐?"


"이 검은 공들에 닿는 것은 돌로 변한다는걸 모를줄 알았냐?"


"뭐, 뭣? 그, 그걸 어떻게?"


자몬은 놀랐는지 말을 더듬었다. 그럴만도 한게, 그가 지금 선보이는 마법은 대중적인 마법이 아니었다. 바로 자신의 비전 마법이었기 때문이다.


'그걸 알고 있다고? 어떻게···?'


이 마법을 본 이들은 모두 돌이 되어 죽었다. 자신의 비전 마법을 입 밖으로 낸 적도 없으니 사전에 알기란 불가능.


"너, 너는 누구냐! 너의 정체가 뭐야!"


"너가 아는 도련님이다."


자몬은 이를 악물었다. 어찌되었든 이 자리에서 죽여야만 했다. 자몬이 양손을 뻗었다. 그의 손에서 다량의 검은 구들이 뽑히더니 방사형으로 퍼져나갔다.


"돌이 되거라!"


클라우스가 검은 구들을 의식적으로 피해내며 자몬에게 접근했다. 그러나 이제 허공을 떠도는 검은 공들의 수가 적지 않아 피하기가 쉽지 않았다.


'젠장. 이안은 이걸 다 피했다고?'


소설에서 이안은 이 마법을 검으로 베어냈다가 검이 돌로 변한걸 보고 그의 비전 마법을 파악했다. 그리곤 이 검은 공들을 전부 피해내어 자몬의 목숨을 끊었다. 오로지 회피만으로.


'망할! 접근할 수가 없어!'


클라우스에겐 놈에게 접근은 커녕, 피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전신의 오러를 최대한 끌어올렸으나, 힘에 부치기 시작했다. 이안에겐 충분할지라도, 클라우스에겐 아직 버거운 상대였다.


이대론 지쳐서 놈에게 일격을 허용할 터다. 일격만으로도 돌로 만드는 놈의 비전 마법은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클라우스는 머리를 굴렸다.


'그렇다면···.'


클라우스는 고개를 돌렸다. 마침 무언가 떠오른 클라우스가 오히려 자몬과의 거리를 벌리며 다른 방향으로 이동했다.


자몬이 클라우스를 보며 비열하게 웃었다.


"헤헤, 헤헤헤!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른다만, 석상이 되는게 무섭긴 한가 보구나!"


"언제까지 그 따위로 웃을 수 있나 보자."


클라우스가 바닥에서 무언가를 주웠다. 그의 손에 잡힌 것은 어떤 책이었다. 그걸 의식적으로 집은 것은 아니었다. 바닥에서 무언가를 줍다보니 그게 손에 잡혔을 뿐.


클라우스는 그걸 냅다 자몬에게 던졌다.


쿵!


클라우스의 손에서 날아간 책이 검은 공에 맞았다. 검은 공이 책에 흡수되듯 사라지더니, 책은 곧 돌이 되어 바닥에 툭 떨어졌다. 그걸 본 자몬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이, 이! 이 새끼가! 그게 어떤 책인데!"


"어떤 책이긴. 악마 숭배자가 끼고 도는 책이지."


클라우스는 그것을 시작으로 손에 잡히는 것은 아무거나 던졌다. 의식용 단검, 악마 서적, 실험용 개구리 등등.


그것들은 검은 공에 닿아 돌이 되어 바닥에 떨어졌다. 그만큼 허공에 둥둥 뜨던 검은 공들도 사라져갔다. 클라우스는 행동 반경이 넓어지자, 양손에 자몬의 물건들을 쥐고 던지며 그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이, 이건 안 돼!"


"얼씨구?"


자몬이 날아오는 헌 책을 보고 기겁하며 검은 공들을 오히려 치워주었다. 놈이 아끼는 물건인 모양이었다. 클라우스는 바닥에 떨어진 그 헌 책을 다시 주워들었다.


"자, 받아."


이번엔 헌 책을 그에게 곧장 던졌다. 놀란 자몬이 그 헌 책이 검은 공들에 맞지 않도록 검은 공들을 다시 움직였다. 자몬은 날아오는 헌 책을 집어들어 소중히 품에 안았다.


"이, 이것은 천사들에 대항하기 위해 쓰인 고대 전략서란 말이다! 대악마 분들꼐서 직접 고안하신···!"


"그건 내가 알 바 아니고."


어느새 다가온 클라우스가 검을 뻗었다. 자몬이 다급히 검은 공들을 움직여 클라우스의 접근을 방해하려 했으나, 이미 늦었다.


푸욱!


클라우스의 검이 자몬의 가슴을 꿰뚫었다. 자몬이 피를 뿜어대며 쓰러졌다.


"나, 나는··· 악마가 되고 싶···."


자몬은 그대로 고개를 떨궜다. 클라우스가 그런 자몬을 바라봤다. 완전히 숨이 끊어진 모습이었다.


"후하. 이걸 온전히 피지컬로 극복하다니. 이안 자식."


그리곤 거친 숨을 토해냈다.


주인공은 주인공인 모양이었다. 방금의 상황을 떠올린 클라우스는 혀를 내둘렀다.


"어쨌든 상황은 끝났고. 전리품을 수습해볼까."


클라우스는 고개를 돌렸다. 난장판인 악마 숭배자의 소지품들 사이에 뒤섞인 검 하나가 보였다.


그가 이 칙칙한 지하수도를 따라오고, 자몬과의 일전을 벌이게 만든 그의 목적.


'성검.'


소설 속에서 이안이 쓰던 그의 무기.


성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검 자체만으로도 신성력이 흐르고, 검의 신성력을 검의 소유자가 사용할 수 있게끔 했다. 물론 아무나 다룰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검과의 유대를 쌓아야 검 스스로가 소유자에게 힘을 부여했으니까.


'유대라. 앞으로 하루 종일 끼고 다녀주마. 잘때도 안고 잘거야.'


이안도 실제로 항상 착용하는 성검의 힘을 처음부턴 사용하지 못했다. 그러다 소설의 초반부가 끝나갈 쯤이야 본격적으로 검의 힘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니.


클라우스도 그렇게 유대감을 쌓아가리라 다짐했다.


클라우스는 검에게 다가갔다. 검을 뒤덮은 자몬의 물건들을 전부 치우고, 성검이 눈에 들어왔다. 클라우스는 곧장 검의 손잡이를 쥐었다.


그때.


"우우욱!"


검을 쥔 클라우스의 손이 사시나무 떨듯이 벌벌 떨리기 시작했다. 거기다 알 수 없는 불쾌한 기분과 한기, 구토감이 몰려왔다.


'뭐, 뭐야? 소, 손이 뜨거워!'


거기다 타버릴듯한 손바닥. 성검을 당장이라도 놓고싶을 지경이었다.


소설에서 성검에 대해 이런 묘사가 있었던가?


'아냐. 아니라고! 이안은 아무 일 없이 쥐던 성검이 왜?'


클라우스는 성검을 바라봤다.


우우웅.


자신의 손도 떨리고 있지만, 성검 역시도 검명을 울려대었다. 마치 성검이 자신을 거부하는 것처럼.


'뭐야? 왜?'


그렇게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무언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크아아악! 뭐냐, 이 불쾌한 기분은? 당장 그거 버려라, 인간!]


'무슨 소리가···?'


이 공동엔 자신 외엔 없다. 혹시나 싶어 자몬을 바라봤으나, 자몬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의 죽음도 확인했으니 그의 목소리일리가 없었다.


그렇게 궁금하던 클라우스의 귀, 아니, 머리로 다시금 목소리가 들려왔다.


[악마와 성검은 상극이란걸 모르는거냐? 멍청한 새끼!]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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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화. 토너먼트(1) 21.10.11 37 2 12쪽
13 13화. 축제 21.10.08 54 1 12쪽
12 12화. 사냥(4) 21.10.07 72 2 13쪽
11 11화. 사냥(3) 21.10.06 82 0 14쪽
10 10화. 사냥(2) 21.10.05 85 1 11쪽
9 9화. 사냥(1) +1 21.10.04 113 2 12쪽
8 8화. 이안 +1 21.10.02 116 2 11쪽
7 7화. 악마 +1 21.10.01 141 1 13쪽
» 6화. 악마숭배자(2) +1 21.09.30 146 3 11쪽
5 5화. 악마숭배자(1) +1 21.09.29 154 2 14쪽
4 4화. 악마 도련님(2) +1 21.09.28 178 2 11쪽
3 3화. 악마 도련님(1) +1 21.09.28 190 1 13쪽
2 2화. 백작가의 악마(2) +1 21.09.28 213 3 12쪽
1 1화. 백작가의 악마(1) +1 21.09.27 347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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