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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의 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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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thschild
작품등록일 :
2023.01.24 11:08
최근연재일 :
2023.05.27 08:15
연재수 :
1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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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9,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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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18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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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타호시티, 네바다

DUMMY

[네바다 주]


에메랄드 빛으로 빛나는 타호 호수. 언덕에 서서 호반을 바라봤다.


“아름답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풍경. 하지만 해야할 일이 많다.


미국 서부의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주 사이의 대형 담수호. 최대 수심이 500미터에 달한다. 게다가 고산지대에 위치한 호수여서 개발이 시작된 후에는 수상 스포츠 명소일 뿐 아니라 주변에 스키 리조트들도 많다.


오래 전부터 이곳에 정착한 사람들이 있다. 처음엔 사냥과 어업으로 생계를 이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관광관련 산업에 종사한다. 그중에는 올리비아의 부모들도 있다.


비행기로 리노까지 간 후 렌트카를 빌려 이곳으로 왔다. 올리비아가 말해준 그녀의 고향 타호 시티. 그녀가 살던 곳은 관광지의 모습보다는 시골 소소도시의 모습이었다.


– 타호 다이너


그녀가 말했던 자신의 부모가 운영하다가 팔았다던 다이너를 찾았다. 다이너는 우리나라로 치면 백반집같은 동네 밥집 개념이다. 24시간 하는 경우도 많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백인 노인 두 명이 앉아 커피를 마시며 떠들고 있었고 4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아주머니가 주문을 받고 있었다. 내가 들어가니 모두 말과 행동을 멈춘다.


‘촌구석이라 동양인 처음보나?’


아주머니가 손짓으로 아무곳이나 앉으라고 한다. 흙먼지 날리는 주차장이 보이는 창가에 앉았다. 한국도 그렇지만 저 나이대 여자들은 세상에 무서운 것이 없다.


‘조심해야겠어.


“뭘 드릴까요?”


“팬케이크하고 스크램블드 에그, 그리고 베이컨이요. 커피는 포함되죠?”


대부분 이런 다이너는 아침메뉴를 하루종일 한다. 미국 젊은이들은 술먹고 밤늦게 팬케이크와와 베이컨을 먹으러 가기도 한다.


“저기 뭐 좀 묻고 싶은 것이 있는데··· 이 식당이 원래 로널드 스튜어트와 미리암 스튜어트가 하던 곳이었나요?”


“아. 예. 저는 질리안 스튜어트. 그분들은 제 고모와 고모부신데. 어떻게 그걸 아세요?”


웃는 표정을 하자 올리비아와 비슷해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피부는 올리비아에 비해 많이 거친 편. 아마도 이곳의 햇볓이 너무 강해서인듯 하다.


“그러시군요. 저는 태석 김이라고 올리비아 스튜어트의 대학원 동창입니다. 타호 호수에 놀러왔다고 생각이 나서 이곳을 잠깐 들렀어요. 올리비아 말대로 여기 경치가 정말 좋군요.”


정확히 올리비아와 같은 학교일뿐 대학원의 동창은 아니지만 질리안이 그걸 꼬치꼬치 캐묻지는 않을 것 같았다.


“혹시나 해서 들른겁니다. 혹시 올리비아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를것 같아서요. 졸업한 후 연락을 안한지 꽤 됐거든요. 이곳에 오래 사셨나요?”


“평생을 여기 살았죠. 그런데 올리비아는 지금 여기 없어요. 올리비아의 부모들도 이제 여기에 없지요.”


갑자기 표정이 이상해진다.


‘내가 뭘 잘못했나?’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냈다. 꽤 오래된 사진.


“이게 내가 가진 스튜어트 가족의 모습이네요. 두 분은 2년 전 비행기 사고로 돌아가셨어요. 올리비아도 그 후론 한번도 고향에 온 적이 없고. 연락도 없어요.”


사진 속의 모습은 대학생 정도로 보이는 젊은 여자와 그 부모로 보이는 백인 남녀. 식탁에 둘러앉은 일반적인 미국 가정의 모습이었다. 부모 모두 선남선녀였다는 점은 그다지 놀랄만한 것이 아니었지만 이 사진에는 문제가 있었다.


문제는 올리비아의 모습.


‘이걸 예상했던 것은 아닌데···’


사진 속의 올리비아는 동양인이었다.


놀란 표정을 겨우 숨기며 말했다.


“올리비아는 자신이 입양됐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아요. 그러고보니 부모님 사진도 보여준 적이 없었네요.”


“그럴테죠. 자신이 베트남에서 입양되어 온 것에 대해 별로 좋게 생각하지는 않았으니까. 하지만 올리비아가 우리 가족이라는 점은 변함없어요. 그냥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말하지 않았을 거에요. 그런데 혹시 미스터 킴도 베트남 출신인가요?”


곧이어 나온 팬 케이크를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급히 다이너를 나왔다.


‘이런 황당한 경우가 있나. 올리비아는 가짜였어.’


주차장의 차에 앉아 생각을 해봤다. 답이 나오지 않았다.


‘왜 가짜 신분을 가지고 나에게 접근했을까? 내 방에서 빼간 것은 무엇이었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뭔가 수상한 것이 분명 있어 확인을 하러 이곳에 들렀지만 이 정도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할 것이라고는 차마 생각 못했다.


“에이씨 모르겠다.”


머리가 복잡했지만 지금은 다른 할 일이 있었다. 카슨 시티. 카슨 시티에는 아이젠버그 회사에서 투자하는 통신회사가 있다. 그 회사를 사실상 관리하는 것은 데니스 왕. 이것도 뭔가 수상한 점이 있다.


“게다가 올리비아의 고향인 이곳과 가까이 있는 것도 아주 이상해. 단순한 우연의 일치는 아닌 것 같아. 뭔가 냄새가 나는데. 도대체 큰 그림이 뭔지 모르겠네.”


이곳에서 카슨시티까지는 10마일이 채 되지 않았다.


“가깝네. 한 16 키로 쯤 되는구나."


공항에서 렌트한 도요타 SUV를 힘껏 밟아가며 국도를 달렸다. 도로에는 지나가는 차가 거의 없이 먼지만 날린다.


“황량하군. 옛날 카우보이들은 이런 곳을 혼자 말타고 달렸겠지.”


혹시 사막 한 가운데에서 차가 서기라도 할까봐 생수 36개 짜리와 비상식량을 사서 트렁크에 넣어 뒀었다.


아무도 없는 시골 도로에 내 차를 따라오는 검은색 포드 토러스. 내가 속도를 줄여도 나를 지나치지 않고 따라오기만 한다. 빨리 달리면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 따라온다. 유리를 틴팅하여 안에 누가, 몇 명이 있는 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분명 민간 차량이 아닌 것 같은데.”


경찰이나 정부기관에서 쓰는 것 같은 차량이었다. 커다란 미국산 세단 자동차에 검은 유리. 크고 낡아 보이는 타이어. 보통 미국의 도로에서는 이런 차가 뒤에 따라오면 자신의 속도를 확인하고 줄이는 것이 안전하다. 여러번 과속티켓을 끊어본 경험자로서 하는 말이다.


카슨 시티에 도착할 때까지 따라오다가 어디론가 사라졌다.


* * *


김태석을 카슨시티까지 미행했던 차량의 남자. 차에서 내려 어디론가 전화를 한다.


“정확히 카슨 시티로 떠났습니다. 여기로 바로 온 것으로 보아 이미 우리 생각보다 많은 걸 파악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쩌면 거의 다 알고 있을지도 모르고요요.”


“그래? 내 정체는 확실히 탄로났겠군. 그럼 여기 일을 서둘러야겠다. 수고했어.”


전화를 받은 사람은 올리비아 스튜어트. 본명은 애슐리 제임스. CIA 요원이다. 그 옆에 서있던 인물에게 다급히 말한다.


“이봐요 미스터 오하라. 킴이 뉴욕으로 돌아오면 바로 체포합시다. 내 커버가 발각됐어요.”


* * *


[2시간 후 뉴욕 맨하탄]


프라자 호텔 스위트룸. 맨하탄에서 가장 비싼 곳중 하나다.


그곳에는 뭔가 불만인 듯한 표정의 칼 아이젠버그와 마찬가지로 기분이 좋아보이지는 않는 얼굴의 뉴욕지검 검사 그레그 오하라. 테이블에 앉아 오하라 검사에게 올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


멀리 소파에는 조셉 스탠튼도 있었다. 또다시 눈에 초점을 잃은 상태.


“바빠죽겠는데 왜 또 나를 여기까지 부른거야. 호텔도 내 돈으로 예약하고선.”


투덜대는 아이젠버그를 노려보던 오하라가 말한다.


“나도 좋아서 온 것 아니니까 그 입 다무시죠. 좋게 좋게 빨리 끝내고 갑시다. 좋은게 좋은 거니까. 안그래 조셉?”


뒤에 앉은 스탠튼에게 소리를 쳤다. 하지만 짐승같은 신음소리만 낼 뿐 아무 반응이 없다.


– 그르르릉


“저 친구는 요즘 매일 밤을을 술로 지새나보군. 또 뻗었어. 이봐 아이젠버그씨.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와도 그렇지. 회사규율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이 친구좀 어떻게 해야하는 거 아냐?”


스탠튼을 힐끗 쳐다본 아이젠버그가 투덜댄다.


“왜 이리 연락이 안오는거요. 난 내일 아침 플로리다로 떠나야 하는데 아직 준비도 못했단 말이요.”


“나 참. 개인 제트기로 가는데 준비할 것이 뭐 있다고 그러쇼.”


퉁명스런 표정의 아이젠버그.


“내 별장은 늪지대에 있어. 반경 20 마일 안에 사람은 나와 관리인. 그 외에는 악어들 뿐이지. 전화기는 당연히 안되고. 거기까지 보트로 들어가려면 준비할 것이 많아. 이 친구야.”


하지만 오하라도 지지 않는다.


“씨X 팔자 좋네. 누구는 이 뉴욕 더위에 헐떡거리며 뺑이치고. 가장 공정해야할 미합중국의 금융시장에서 80억 달러를 삥땅친 범죄자는 놀러가고.”


사실 아이젠버그는 놀러가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도피하는 것. 조만간 일이 벌어지면 언론에 노출될텐데, 아이젠버그가 혹시 말실수라도 한다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 그래서 윗선에서 그를 미리 도피시키는 것이다.


“연락처를 남겨야 하오.”


“하하하. 물론이지. 연락처를 남겨주지. 그런데 연락이 될 지는 모르겠군. 거긴 전화가 터지는 곳이 아니니.”


그때 전화가 왔다. 오하라가 받는다.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제 표정이 한층 밝아진 오하라. 전화를 한 사람은 판사였다.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자. 들으시오. 체포영장을 받았소. 그놈이 뉴욕으로 돌아오는 것은 다음 주요. 다음주 월요일에 태석 킴을 체포하기로 했소. 죄목은 내부자 거래. 원래 조셉 스탠튼과 접촉했던 브로커들과 태석 킴이 내부자거래를 한 것으로 할 것이오. 맥스 진저버그, 라파엘 틴토, 그리고 카일 보니파스. 다 잡아들일거요. 그들은 태석 킴을 모른다고 하겠지. 하지만 태석 킴과 거래했다고 증언하면 형량을 낮춰줄거요. 사소한 벌금 정도로. 그 부분에서 조셉 당신의 역할이 중요해. 그들을 설득못하면 당신이 들어가는 거니까.”


오하라가 조셉 스탠튼을 쳐다보자 이제 조금이나마 정신을 차린건지 비교적 또렷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아이젠버그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갸우뚱하며 말한다.


“겨우 그거요? 아니 그 사람들 증언만으로 이게 가능합니까? 이건 너무 빈약한 논리잖아. 이랬다가는 법정에서 우리가 다 뒤집어쓰게 될거요.”


이 말을 기대했다는 듯 비웃는 듯한 웃음을 보이는 오하라. 마치 대답할 말을 외워두기라도 한 것 같았다.


“어이쿠 이리 똑똑하실 줄이야. 이런 놀라운 법적지식을 가지고 계시다니. 제기랄.”


“범죄자 주제에 주제파악을 좀 하시지 그래. 우린 태석 킴 이놈이 절대 부인하지 못할 물적 증거를 가지고 있어. 그의 컴퓨터에 이미 증거가 들어있고 우린 그것을 확보하고 있어.”


주머니에서 꺼낸 봉투를 테이블 위에 던지는 그레그 오하라 검사.


“이건 그의 지문의 찍힌 CD 디스크야. 바로 이거라고. 우린 이 디스크뿐 아니라 디스크에 있는 내용을 그놈의 컴퓨터에 저장할거야. 그놈의 컴퓨터까지 확보해놨다구.”


“그러니 그따위 싸구려 걱정은 붙들어 매시고 플로리다에 놀러갈 가방 싸는거나 연구하셔. 어려운 건 우리가 알아서할테니.”


오하라는 이 사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신참검사 스티븐 샌더슨에게 체포를 맡길 것이다. 또 아무것도 모르는 뉴욕경찰들을 대동하여 체포작전을 수행하도록 한다.


정의감에 불타는 신참검사는 김태석을 거칠게 다룰 것이다. 아무런 죄책감이나 주저없이. 뉴욕남부 지청의 검사들은 대부분 금융범죄자를 아동성폭행범 수준으로 취급하고 있으니.


물론 지금 테이블에 던진 증거가 될 디스크는 본인이 직접 김태석의 아파트에 슬쩍 넣어 둘 것이다.


그런 오하라를 쳐다보던 아이젠버그가 고개를 돌려 슬쩍 스탠튼을 봤다. 화장실에 다녀온 스탠튼. 이제야 정신이 드는 듯 움직이는 모습이 이젠 정상적이다.


스탠튼은 마약에 중독되어 있었다. 오래전부터는 아니고 최근 3개월 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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