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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상자 님의 서재입니다.

최강자의 탑 등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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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별상자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7
최근연재일 :
2024.05.23 17:06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2,568
추천수 :
45
글자수 :
90,428

작성
24.05.08 10:16
조회
338
추천
4
글자
5쪽

프롤로그

DUMMY

흠, 잘 도착한 건가?


천천히 눈을 뜨자 익숙하면서도 어색한 풍경이 날 반긴다.

내 자취방이다.

이세계로 전이되기 전, 회사에 출퇴근하며 지내던 원룸.


기억 속과 다르지 않은 풍경을 보니 지구로 돌아왔다는 실감이 난다.

여긴 하나도 안 변했네.

나는 완전 딴사람이 돼버렸는데.


찬찬히 고개를 움직여 주변을 눈에 담았다.

갈색 마룻바닥에는 내가 쓰던 가구와 생활용품들이 늘어져 있다. 배치마저 기억과 똑같다.

먼지가 쌓이지도 않은 걸 보면 지구의 시간은 얼마 흐르지 않은 모양인데······.


순간, 차원 이동 마법을 써 준 마법사의 차원 시간축 이론 설명이 떠올랐지만 금방 머릿속에서 지워냈다.

어차피 지구에 중요한 인연이 남아있는 것도 아니니,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지구에 내 흥미를 돋울만한 무언가가 존재하느냐이지.


지루함. 따분함. 무료함. 고독함. 공허함.


이세계에서 황제보다 극진한 대우를 받던 내가 지구로 귀환을 결심한 이유는, 결국 이 저주 같은 감정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으니까.


“그런데······.”


아무래도 첫 번째 플랜은 실패한 듯하다.

나는 눈을 감고 내면을 관조했다.

여전히 내 안에서 넘실거리는 힘이 느껴진다.

이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악착같이 키워온 힘이자 날 최강으로 이끌며 절대자의 공허함을 깨닫게 만든 힘.


“······안 사라졌네.”


지구로 귀환하면 혹시나 이세계에서 쌓은 힘이 소실되지 않을까.

그래서 일반인이 된 몸으로 나와 동급, 혹은 나보다 강한 상대와 겨루고, 그 과정에서 과거 약자였을 때 느꼈던 흥분과 떨림, 긴장감과 고양감 따위를 다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실망감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다만 나는 짧게 혀를 차는 것으로 감정들을 털어냈다.


아직 실망하기엔 이르다.

내가 약해지는 플랜은 실패했지만, 나라고 이것 하나만 믿고 지구로 귀환한 것은 아니니까.

심해와 열대우림, 북극과 남극 등 내가 가보지 못했던 미지의 장소를 탐험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있을지 모르는 초인과 신비 찾기까지.

아직 시도해 볼 것들은 많다.

차근차근 하나씩 다 해봐야지.


그렇게 대충 앞으로의 계획을 정리한 나는 옷부터 편한 운동복으로 갈아입었다.

밖에 나가서 밥을 먹고 싶은데 이질적인 이세계 복장으론 아무래도 애로사항이 많을 테니까.

차원 이동의 여파로 의복에 걸려있던 편의 위주의 마법들이 다 사라져 불편하기도 하고.


현관에서 운동화를 신으며 고민했다.

뭐부터 먹지?

얼큰한 김치찌개? 뜨끈한 국밥? 아, 자장면하고 짬뽕도 먹고 싶은데.

그동안 이세계에 있느라 먹지 못한 수많은 먹거리가 머릿속을 스쳐간다.

이러다간 끝이 없겠다. 일단 거리에 나가서 간판이라도 보면서 생각하자.

입맛을 다시며 문고리에 손을 올렸을 때였다.


[당신을 ‘신의 탑’에 초대합니다. 살아남아 탑의 정상에 도전하십시오. 그리고 자격을 증명하십시오.]


느닷없이 허공에 나타난 반투명한 문자.


[‘신의 탑’으로 전송을 시작합니다.]


뭔가 싶어 잠시 얼을 타는 사이, 문자가 멋대로 변했다. 동시에 어디선가 나타난 무형의 힘이 날 휘감기 시작했다.


느껴지는 감각으로는······ 차원 이동 마법과 비슷한 유형의 힘인가.


날 어디론가 강제로 이동시키려는 힘에 저항하며 눈길을 사로잡았던 문자들을 떠올렸다.


신의 탑. 살아남아. 탑의 정상에 도전.


예전에 읽었던 탑등반물 판타지 소설이 떠오른다.

평범한 주인공이 어느 날 갑자기 탑 1층에 소환되고, 목숨을 걸고 미션을 수행하며 탑을 올라 점점 강해지는 그거.

물론 나는 전혀 평범하지 않다만······ 이것 외엔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정말 내가 생각하는 그 탑인가?


과거의 나라면 이런 터무니없는 생각 따위 떠올리자마자 현실과 소설을 착각하지 말라고, 너 미친 거 아니냐고, 머리를 쥐어박으면서 자책했겠지만, 이미 이세계 전이를 겪어본 내 입장에선 꽤나 신빙성 있는 가정이었다.


“······뭐, 어느 쪽이든 상관없으려나?”


내가 생각하는 탑이 맞든, 틀리든.

나를 이용해 뭔가를 하려는 함정이든, 뭐든.

결국 내가 지구로 귀환한 건 이런 흥미로운 미지의 상황과 직면하기 위함이었으니.

즉, 피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얘기지. 오히려 이런 기회가 제 발로 굴러들어와서 감사할 따름이다.


“후우.”


오랜만에 기분 좋게 뛰기 시작한 심장 박동을 느끼며 가볍게 주먹을 쥐었다 폈다 했다.


[전송 중입니다······.]


과연 저 문자 너머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탑? 새로운 세계? 초인? 괴물? 신?

모르겠다.

그리고 그 모르겠다는 점이 내 흥미를 강하게 자극한다.


쓰읍.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입맛을 다신 나는, 이내 저항을 멈추고 힘의 흐름에 순순히 몸을 맡겼다.

곧 시야가 암전되고, 다시 밝아졌다.

동시에 딱딱한 기계음이 들려왔다.


[탑 1층에 입장하였습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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