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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학생™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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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학생™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4
최근연재일 :
2024.05.15 10:0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3,885
추천수 :
203
글자수 :
58,427

작성
24.05.15 10:00
조회
129
추천
7
글자
12쪽

11화 - 15초

DUMMY

성신우.

아무리 오랜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었다지만 그 이름이 주는 무게감은 상당하다.


레비아탄 슬레이어. 지구의 구원자. 영웅.

수많은 수식언이 따라다니는 그의 등장은 자격 시험 응시생들 사이에서 당연히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지, 진짜 그 사람이야?”


“맞아. 엄마가 보여준 사진 얼굴이랑 똑같애..!”


시험 규정상 후드나 모자를 착용할 수 없었던지라, 성신우는 얼굴을 가리고 있지 않았고, 그를 알아챈 이들이 속속히 등장했다.

물론, 정신계 마법을 사용하거나 미리 변장 마법을 걸어두었다면 그들의 혼란을 줄일 수 있었을 터.

하지만, 신우는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


‘돌아오고나서 첫 공식석상인데. 보여줄 건 보여줘야지.’


숨기는 것은 한순간일 뿐이다. 결국 현재 목표인 국가대표직에 임명되는 순간 자신과 관련된 내용이 세상에 판을 칠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때를 위해선 미리 보여주어야 한다.


자신이 건재하다는 것을. 다른 국가대표들 따위는 거들떠보지 않아도 될 만큼 강하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모두가 그의 등장을 반기는 것은 아니었다.


“아니, 저 사람이 나오면 어떡해요! 미리 말이라도 해주던가!”


“협회가 일처리를 이따구로밖에 못해?”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노력해온 사람들, 정말 간절한 이들은 갑작스런 신우의 등장을 꺼려했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저놈들 입장에서 나는 재앙이겠지.’


안그래도 몇 명 안 뽑는 플레이어 자격 자리를 높은 확률로 차지할 몹쓸 놈. 그들에게 박힌 자신의 인식은 그것일 터.


벌컥!


그때, 시험장 문을 열고 누군가 다급히 들어왔다. 그는 박상해의 전직 비서였다. 아수라장이 된 시험장을 본 비서는 한숨을 쉬며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여러분! 성신우 님의 참여는 이번 시험의 합격자 인원수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모두 진정하고 시험을 준비해주십시오!”


다행히 박상해도 최소한의 생각은 있는지 뒤늦게나마 비서를 보내 해당 사실을 고지했고, 겨우 응시생들의 원망을 줄이는데 성공한 협회측은 마침내 본 시험을 시작할 수 있었다.


플레이어 자격 시험.

깐깐한 서류 심사나 필기 시험에 절대 뒤치지 않는 난이도를 지녔다는 위용답게, 본 시험의 난이도 또한 괴랄하기 짝이 없었다.


“첫 번째 과제는 바로 몬스터 헌팅입니다. 여러분의 전투 능력을 증명해주십쇼!”


홀로그램 시스템을 이용해 만든 가상 몬스터와 일대일 대결을 겨루는 과제.

이래저래 말하지만, 몬스터와의 전투가 플레이어의 주 임무임은 틀림없고, 응시생들도 학생 과정에서 수없이 강조받고 연습한 것이기도 했다.


“우끼이!”


물론 시험이니만큼 협회는 절대 어중간한 몬스터를 내보내지 않았다.

시험장 중앙에 마련된 1대1 대련장에 나타난 몬스터를 보며 몇몇 응시생들이 침을 삼켰다.


“올해는 킬러 몽키인가.”


“아..”


킬러 몽키. 사람 크기만한 원숭이로 기다란 팔을 지녀 어마무시한 리치를 가졌고, 재빠르며, 손톱은 단단한 돌덩이조차 가볍게 썰어버릴 수 있어 무시무시한 살상력을 지닌 몬스터였다.

하지만 그에 비해 위험도는 1에서 10급까지 존재하는 등급표 사이에서 8급이라는 다소 낮은 등급이 매겨졌다.


그리고 신우는 그 이유를 잘 알았다.

킬러 몽키는 현역 헌터 시절 수없이 많이 학살한 존재. 그 약점을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었다.


“후.”


신우는 바로 옆에서 심호흡하며 첫 응시생과 킬러 몽키의 전투를 지켜보고 있는 청년에게 시선을 옮겼다.

이제 고작 약관을 넘겼을까? 앳된 얼굴의 남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거기 너.”


마법으로 주변 사람들이 시선을 분산시킨 뒤 말을 걸자, 남자가 깜짝 놀라 되물었다.


“저, 저요?”


“그럼 너지. 누구냐?”


“저, 제가 왜..”


남자는 신우를 알아보고 침을 꼴깍꼴깍 삼키며 그를 바라봤다.


“너, 킬러 몽키 약점이 뭔지 알아?”


신우의 질문에 남자는 우물쭈물 답했다.


“팔이요. 결국 장점이 손톱에서 나오는 공격력 뿐이라 그게 없으면 시체.. 라고 배웠어요.”


“굿. 근데 말이야. 그게 다가 아니야.”


역시 필기시험으로 걸러진 인재들이라 그런가, 정확하게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킬러몽키에겐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거나, 혹은 간과하고 있는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더 있었다.


“저 놈, 공격이 너무 직설적이야. 생각도 단순하고. 한마디로 멍청하단 거지. 강하긴 한데, 생각만 하면 못 피할 건 없어. 팔 멀쩡한 놈을 상대로도 말이야.”


물론, 그것이 결코 공격을 피하기 쉽단 말은 아니다. 일전에 말했듯, 기동력이 뛰어난 킬러 몽키를 상대로 공격 패턴을 읽는다 해도 아직 플레이어도 안된 초보들이 공격을 모두 피하는 건 상당히 어려울 터.


‘협회가 놈을 시험 상대로 채택한 이유도 이런 것 때문이겠지.’


“아.”


남자는 무언가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무언가를 물었다.


“저기.. 정말 감사한데, 저를 도와주시는 이유가?”


“도와준 이유?”


별 거 없다. 그냥 곧장 눈에 띄었으니까. 일종의 변덕이랄까?

혹자는 이 행동에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런 이유로 도와줄거면 다른 사람도 도와주면 안되냐고?


뭘 모르는 소리.


‘나는 작은 기회를 주었을 뿐이고, 결국 기회를 잡는 건 이 놈의 몫이다.’


만약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방금 알려준 힌트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패배하겠지. 하지만 이를 적재적소로 활용하며 킬러 몽키와의 전투에서 승리한다면? 그건 원래 그가 알려주지 않아도 될 놈이라는 걸 알려주는 것일 뿐.


다행히 남자는 준비된 인재였는지, 자신의 차례가 오자 킬러 몽키의 약점을 적절히 회피해내며 빠르게 팔을 공격해 손톱의 사용을 봉쇄시켰고, 가뿐히 시험을 통과했다. 심지어 시험관들에게서 꽤나 호평을 듣기도 했다.


“응시생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베테랑의 정석적인 사냥을 보는 것 같았어요.”


이름모를 응시생이 유명해진 사이, 시간이 점점 흘러 1,000명의 응시생들의 시험이 끝나고 마지막 한 명, 신우의 차례가 도착했다.

그가 대련장 위에 서자 주변이 술렁거렸다.


“드디어 저 사람 차롄가?”


“이 눈으로 성신우님의 전투를 볼 수 있다니..!”


“···그래봤자 옛날 얘기지. 최상위 플레이어들에 비하면..”


사람들의 기대와 질투 가운데, 신우의 시험이 시작되었다.


[첫 번째 시험, 시작합니다!]


그의 시험 과정은 처음부터 다른 이들과 달랐다.

평평한 대련장 위에 만들어진 킬러 몽키와 전투를 펼쳤던 일반 응시생과는 다르게, 신우의 시험은 일반적인 장소에서 치뤄지지 않았다.


위잉-


대련장 주변의 장치들이 빛을 발하며 숲의 분위기를 조성했다. 기술이 얼마나 좋으면 느낌뿐만 아니라 냄새, 소리, 감촉 등등, 모든 것이 실제 숲과 비슷해졌다.


그리고 숲은 킬러몽키의 홈그라운드. 수많은 엄폐물 사이에서 빠른 다리와 긴 팔, 유연성을 활용하기 딱 좋은 공간이었다.


“끼익!”


그 가운데, 언제 소환되었는지 모를 킬러 몽키 한 마리가 수풀을 헤치며 지나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이 모습에 응시생들이 탄식을 내뱉었다.


“아!”


킬러 몽키가 작정하고 몸을 숨기고 이동하기 시작하자, 그들의 눈에는 녀석이 늘어난 것처럼 보였다.


샤샥, 샤샤삭.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이는 수풀들을 보면 그런 느낌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신우에게 있어서 킬러 몽키의 현란한 움직임은 재롱조차 되지 못했다.


“거기냐?”


순간, 빽뺵한 수풀 사이에서 신우와 마주친 킬러 몽키의 눈동자에 거대한 불길이 생겨났다.


화르륵!


“우끼이!”


수풀에서 튀어나온 킬러 몽키가 고통에 몸부림치며 마구잡이로 긴 팔을 휘둘렀다.


촥! 촤악!


섬뜩한 파공음과 함께 풀과 나뭇가지가 잘려나간다. 하지만, 신우는 아직 여유로웠다.


‘너무 느려.’


차라리 대검을 휘두르며 달려오는 유현이 훨씬 빠르리라. 그렇게 생각한 신우는 곧장 녀석의 팔을 움켜쥐었다.


“키이!?”


제한된 시야 속, 팔까지 붙잡히니 녀석이 심하게 동요한 것이 눈에 띄엇다. 그 상태에서 신우는 어떤 마법을 쓸지 고민하다 팔을 움켜쥔 손에 힘을 꽉 주었다.


쩌저적.


그러자 팔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한 얼음덩어리가 킬러 몽키의 몸을 집어삼켰다.


톡. 콰창!


그저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린 것 뿐이지만, 얼어붙은 킬러 몽키는 그대로 산산히 부서져 그 잔해가 얼은채로 바닥에 떨어졌다.


이 모든 과정까지 걸린 시간.


[··· 15초!]


순간 큰 시험장에 적막한 정적이 흘렀다.


[1, 1001번, 토, 통과!]


뒤늦게 정신을 차린 시험관이 멘트를 쳤고.


“우, 우와아!”


“미쳤다. 미쳤어.”


그와 동시에 응시생들이 신우를 향해 환호했다.


압도적이다. 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하다. 그를 비난하던 응시생들조차 지금 이 순간엔 입이 열리질 않았다.


“예, 감사합니다. 예.”


신우는 환호를 받아주면서도 담담하게 원래 있던 자리로 가 섰다. 그렇게 첫 번째 시험이 종료되었다.


총 1,001명의 응시생 중 100여 명이 첫 시험에서 탈락한 뒤, 세 개의 시험이 추가로 치뤄졌다.

모두 응시생들의 기본적인 전투 능력이나 상황 대처 능력, 신체 능력 등을 테스트하는 시험이었는데, 기준이 빡빡한지 시험 하나가 치뤄질 때마다 응시생들이 우수수 떨어져나갔다.


그렇게 마지막 다섯 번째 시험 전 남은 응시생은 200여 명. 천 명에서 시작한 것을 생각하면 정말 터무니없는 수준이었다.


플레이어가 되기 위한 고지가 얼마 남지 않은 여파일까? 대기하고 있는 응시생들의 분위기는 시작 전보다 더욱 간절해져있었다.


“후, 후.”


“하나님 아버지..”


“마하반야..”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긴장을 풀고 있는 사이, 네 번째 시험까지 주관하던 시험관이 홀로 서있는 신우에게 다가왔다.


“성신우 님?”


“아, 시험관님. 무슨 일이십니까?”


“저, 다름이 아니라..”


시험관은 잠시 주변 눈치를 보더니, 신우의 귓가에 입을 대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혹시 마지막 시험을 다른 방식으로 치루실 생각 없으십니까?”


“다른 방식?”


시험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예, 마지막 시험은 세간에도 널리 알려져있듯, 랜덤한 응시생끼리의 대련으로 정해집니다. 대련에서 패배한 쪽이 탈락, 즉 정확히 절반이 탈락하는 시스템이죠.”


“내가 끼면 밸런스가 너무 깨진다는 말인가요?”


시험관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시험 종목들을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통과한 이레귤러. 그것이 성신우라는 존재였다.


안 그래도 사전에 공지되지 않은채 응시생 명단에 그가 올라간 걸 알게된 몇몇 응시생 보호자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무조건 절반이 떨어지는 이 시험에서 신우를 상대하게 된 응시생은 얼마나 억울하고, 또 항의할까? 잘못하면 소송으로 번질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특히 마지막 시험은 그 중요도가 중요도인 만큼, 부탁드립니다.”


시험관의 애절어린 부탁에 신우는 대답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는 된다. 자신이야, 동네 뒷산에 가볍게 오를 요양으로 시험장에 방문했지만, 이 핏덩이들에게 있어 이 시험은 해발 고지 수백 수천 미터의 큰 산. 중요도 자체가 다르다.


‘굳이 미래의 새싹을 밟을 필요는 없겠지.’


생각을 마친 신우가 물었다.


“그래서, 바뀌는 시험은 어떤 건데요?”


긍정적인 흐름에 시험관이 표정을 밝혔다.


“예, 마지막 시험은 말이죠..”


시험관이 전달한 내용에 신우는 눈에 띄게 동요한 눈빛으로 그에게 되물었다.


“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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