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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학생™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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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학생™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4
최근연재일 :
2024.05.15 10:0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3,888
추천수 :
203
글자수 :
58,427

작성
24.05.08 10:06
조회
448
추천
25
글자
11쪽

2화 - 야, 왔냐?

DUMMY

성신우 박물관.

세계를 구한 영웅 성신우를 기리기 위해 만든 이 곳은 연일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대한민국 최대의 관광지 중 하나였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만큼 이런저런 일이 많이 일어나는 곳 중 하나였고, 그렇기에 그 누무도 땅이 조금씩 흔들리는 듯한 느낌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쿠궁.


“방금 무슨 소리 들리지 않았어?”


“뭔 소리?”


“아니, 방금 뭐가 흔들린 것 같아서..”


“개소리하지 말고 빨리 가자. 쌤이 부른다.”


유독 예민한 한 학생의 의심은 주변 친구들의 보챔에 금방 식어버리기 일수였고, 많은 이들이 이 일을 그저 사람이 많아 그런거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갈 길을 이어갔다.


쿠궁, 콰직.


하지만, 누군가 바닥에 생겨난 미세한 금을 본 순간, 의심은 더 이상 의심으로 남지 않았다.


“섹션 A 바닥에 균열 발생.”


경비원들이 황급히 관계자들을 불러모았지만, 균열은 점점 커져만 갔고, 관광객들의 걱정은 커져갔다.


“뭐야? 몬스터야?”


“지진? 뭐야, 저거..”


그런 사람들의 반응을 신경쓴 관계자들이 빠르게 사태 파악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몬스터 레이더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몬스터가 아닙니다.”


“혹시 모르니까 경비 중인 플레이어들 전부 대기시켜. 관람객들도 다 내보내고.”


금새 나타난 검은 갑옷의 경비대 대원들이 균열 주위를 원형으로 애워쌌다. 그리고.


콰르릉!


균열 사이가 완전히 갈라지고 바닥이 통째로 와르르 무너졌다. 아무도 섣불리 구멍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던 그때, 검은 구멍 사이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저건..’


그건 흰 손이었다.

잠시 후, 한 남자가 낑낑거리며 구멍 위로 올라왔다. 먼지와 검은 딱지로 둘러쌓인 로브는 잔뜩 찢어져 있었고, 머리는 산발이 되어 도통 알아보기 힘든 얼굴이었다.


‘좀비? 아니다. 저렇게 부패하지 않은 좀비가 있을 리가. 언데드종 중에 저런 몬스터는 없는데, 그럼 설마. 몬스터가.. 아니야?’


당황스러움도 잠시, 구멍에서 튀어나온 남자가 비틀거리며 입을 열었다.


“후, 힘들다. 그보다, 여긴··· 어디?”


“하, 한국어?”


당황의 연속.


‘정말 사람이란 말이야?’


인간의 언어를 사용하는 몬스터는 과거 ‘레비아탄’이 유일했으니, 지금 눈앞의 수상한 남자는 사람이 분명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남자에게 다가가는 것을 꺼려했다. 결국 대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대표로 남자 앞에 가 섰다.


“저기, 누구십니까?”


남자의 물음에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수상쩍은 남자가 고개를 기웃이며 되물었다.


“뭐야, 저 몰라요?”


“예?”


대뜸 자신을 모르냐는 물음에 남자가 황당해하기도 잠시.


“나 모르는 사람이 아직도 지구에 있다고? 제대로 빠져나왔으면 한국도 맞을텐데.. 신기하네.”


남자는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고, 그런 남자를 보며 검은 갑옷 차림의 남자는 어이가 없을 따름이었다.


‘이건 뭐지?’


자뻑이 너무 심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쯤, 수상한 남자가 이마를 확 쓸어넘기며 검은 눈동자를 빛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마냥 낮익지가 않았다.


‘어, 저 얼굴,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데..’


“진짜로 저 모르겠어요?”


자신을 가리키며 묻는 남자의 질문에 검은 남자는 뒷걸음질치며 인상을 팍 찌푸렸다. 그의 참을성도 슬슬 떨어져가고 있었다.


“아, 아니. 아까부터 이 아저씨가 진짜 뭐라는거야, 진짜. 아저씨가 누군지 저희가 어떻게 알아요? 그리고 박물관 아래에서 도대체 뭘 하고 있었던 거고? 경보기는 어떻게 피한 거야?”


“박물관? 경보기?”


수상한 남자는 더더욱 호기심을 가지며 주변을 유심하게 살폈다. 그리고 저 멀리 전시된 무언가를 본 남자의 안색이 확 밝아졌다.


그것은 최후의 전투 이후 반쪽만 남은채 회수된 성신우의 애병, 에테르나.


“오, 마이 썬!”


수상한 남자는 아기처럼 기뻐하며 그 무기를 향해 기뻐하며 달려가기 시작했다. 꼬질꼬질하고 빼빼 마른 겉모습과는 다르게 남자의 움직임은 기민했다.

물론 겉모습과 다른 신체능력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진짜 문제는 바로.


“아저씨! 그거 만지면 안돼요! 그리고 신고해야 하니까 시간 끌지 말고 이름이랑 주민등록번호나 말해줘요!”


하지만 남자의 경고가 무색하게 수상쩍은 남자의 손은 이미 에테르나 조각 위에 가있었다.


“이런 미친!”


그와 동시에 검은 남자들 또한 순식간에 남자의 곁을 둘러쌌다.


“아저씨, 당장 그거에서 손 떼.”


“안 그러시면 무력 행사하겠습니다.”


그들의 분위기 또한 급격히 변화했다. 온통 시커먼 갑옷 주위로 시퍼런 증기가 피어오르고 공기가 차갑게 식었다.

일반인은 노출되는 순간 졸도할 것 같은 살벌한 분위기 속, 남자는 여유롭게 에테르나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아빠 보고 싶었지? 울애기.”


“이 새끼가 진짜.. 보자보자 하니까.”


결국 폭발한 대장이 허리춤에 손을 올렸다. 제 옷만큼 시커먼 몽둥이를 휘두르자 몸체가 빛나더니 푸른 전기를 뿜어냈다.

대장을 따른 남자들도 일제히 몽둥이를 꺼내들어 수상한 남자를 향해 휘둘렀다.


그리고 그 순간.


“아 진짜 시끄럽네, 거.”


남자의 눈이 푸르게 빛났고, 이변이 일어났다.


촤자장.


남자들의 몽둥이가 모두 터져나가더니, 그들의 발밑에서 차가운 냉기가 피어올랐다. 1초도 지나가지 않았을건만, 순식간에 그들의 무릎 위까지 두꺼운 얼음이 차올랐다.


“뭐, 뭐야?”


제압당한 남자들이 당황하기도 잠시. 무심하게 그들을 바라본 남자가 에테르노 조각을 휘둘렀다.


콰창!


그러자 곧장 부서지는 얼음들. 남자들은 다리에 힘이 풀려 너나할것 없이 털썩 주저앉았다.

캐스팅 하나 없이 상급 플레이어인 자신들을 무력화시키는 마법들이라니. 이런건 듣도 보도 못했다.


“괴, 괴물.”


“다, 당신은.. 누..구..”


“아, 그러고 보니 아까 내 이름에 대해 물었었지?”


그런 그들을 향해 남자는 씩 웃으며 제 이름 석자를 내뱉었다.


“성신우.”


“성신우.. 잠깐, 성신우?”


대장 남자가 화들짝 놀라 그를 올려다봤다.

그제서야 그는 아까 왜 자신이 본 이목구비가 낯이 익은지 알 수 있었다.


‘아버지 어머니가 항상 보여주던 그 얼굴···’


세상을 구한 영웅. 그가 25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돌아왔다.


그 날, 박물관이 완전히 뒤집혔다.


***


성신우.


역대 최고의 대마법사로 추앙받는 남자. 그의 귀환 소식은 어느샌가 언론을 타고 빠르게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백두 인공섬, 성신우 박물관.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관광지에 불과했던 그곳은 기자들로 가득차 있었다.


“25년 전에 사망하신 성신우 헌터님이 돌아오셨다는 게 사실입니까?”


“성신우님이 아직 이곳에 머물고 있다고 들었는데, 왜 문을 개방하시지 않는 것이죠?”


“일각에서는 박물관 측의 홍보를 위해 거짓 루머를 퍼트리고 있다는 의혹이 존재하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입구를 애워싼 기자들의 소동에 성신우와 대면했던 박물관 경비대 대원들은 진땀을 흘리며 그들의 출입을 막아세웠다.

일반인에게 무력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 속, 수백, 수천의 인파를 몸으로 막고 있는 경비원들이 땀에 젖은채 서로에게 소리쳤다.


“넘어오지 마세요! 아, 이런 상황에 관장님은 어디 계신 거야?”


“오늘 골프 약속 있으시다고.. 지금 오시고 계시데요!”


“아오! 그 영감! 온다고 한지가 언제면서 아직도!”


“좀만 버터봐요! 어.. 어, 저 분! 이사장님! 여기에요!”


힘겹게 기자들을 막고 있는 한 경비대원의 눈에 익숙한 얼굴의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단정하게 빗어넘긴 머리, 약간은 주름졌지만, 쉰이 훨씬 넘어간 나이에 비해 정정해보이는 이목구비와 네모난 안경. 수트로 가려졌지만 두툼한 윤곽을 자랑하는 다부진 몸.


성신우 박물관의 이사장이자 성신우의 하나뿐인 친구, 김용현이었다.


경비대원에 이어 용현을 발견한 기자들이 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김용현 감독님! 친우분의 귀환을 확인하셨는지요?”


“최근 지속적으로 감독으로서의 역량에 대해 의심받고 계신데, 의견 한 번 내주시죠!”


“논란 이후 수락한 감독직이 독이라는 견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기자들의 질문세례에 용현이 눈살을 와락 찌푸리며 일갈했다.


“감독 건은 지금 일이랑 상관도 없는 건데 묻지 마시고. 시끄러우니까 다 비켜.”


평상시 상냥하기로 유명한 용현이었지만, 친구의 생환 소식을 들은 이상 저런 잔챙이들을 상대해줄 시간 따위 없었다.

어느샌가 모습을 감춘 용현이 경비대가 막고 있는 박물관 입구 앞에 나타났다.


다시금 인자한 표정을 한 용현이 경비대원들을 향해 다정하게 말했다.


“모두 고생이 많아요.”


“이, 이사장님..!”


자신들을 구해주러 온 영웅! 용현을 향해 경비대원들이 무한한 감사를 표하려는 그 순간.


“다들 수당에 보너스 두둑하게 챙겨줄테니까, 조금만 더 고생해줘요.”


“에?”


다시금 사라지는 용현. 기자들의 타겟은 다시금 경비대원들에게로 향했다.


“김용현 님과 성신우 님이 아직 만나지 않은 건가요?”


“들어가서 취재하는 걸 허락해 주십시오!”


“취재의 자유를 보장해 주십시오!”


오히려 두 전쟁 영웅들을 취재할 생각에 더더욱 거세게 경비대를 몰아붙일 뿐.


“취재의 자유는 개뿔, 야, 병현아! 비번인 애들까지 싹 불러! 빨리!”


결국 죽어나가는 건 경비대 뿐이었다.


***


북미 연합국, 텍사스.

호텔방에서 쉬고 있던 용현의 핸드폰으로 문자 한 통이 날아왔다.


[010-xxxx-xxxx]

[야, 니 박물관 이사장실로 와라.]


처음은 가벼운 무시였다.

생전 처음 보는 번호로 온 문자길래 한 번 흘깃했지만 내용이 터무니없었다.


‘이사장실로 오라니, 뭔.’


허물며 자신의 박물관으로 이리 당당히 부르다니? 필시 장난이 분명했다.


‘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진 모르겠지만, 차단해야겠어.’


안 그래도 플레이어 국가 대항전 감독일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 이런 장난 문자까지 겹치니 짜증이 치솟았다.

그렇게 번호를 차단하려는데 문자 한통이 더 날아왔다.


[오랜만에 둘이서 사이다나 한 잔 마시자고. 너는 술 마시던가 알아서 하시고.]


‘사이다?’


언뜻 들으면 평범한 탄산 음료이지만, 사이다는 술을 썩 좋아하지 않는 그의 유일한 친구가 술 대신 물처럼 마시는 음료였다.


[누구야, 너.]


[?]


단순한 의심이었다. 장난치고는 말투나 문자 보내는게 죽은 제 친구와 쏙 빼닮았으니까.


[설마 나 까먹은 건 아니지? 그럼 진짜 실망이다. 용용이.]


의심은 곧 확신으로 바뀌었다. 자신을 용용이라고 부르는 남자는 전 세계에 단 한 명 밖에 없으니까.


그렇게 곧장 한국으로 날아온 용현은 기자들을 뚫고 들어선 박물관 안, 그 중에서도 자신의 집무실이나 다름없는 이사장실 앞에 섰다.


“후우..”


짧게 심호흡한 용현이 천천히 문을 열었다.

익숙한 가구와 풍경, 그 안에는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야, 왔냐?”


하지만 단 한 순간도 까먹지 않은 친구가 버젓히 앉아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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