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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학생™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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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학생™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4
최근연재일 :
2024.05.15 10:0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3,877
추천수 :
203
글자수 :
58,427

작성
24.05.09 10:02
조회
393
추천
20
글자
11쪽

5화 - 일단 한 대 맞고 시작하자.

DUMMY

용현의 집 근처 어느 골목.


“아오, 새끼. 죽으러 간다는 것도 아니고, 죽이러 간다는 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 붙잡아.”


어두컴컴한 골목 사이로 신우가 구겨진 옷을 피며 걸어나왔다.


자신의 생각을 알아차린 친구를 진정시키고 오느라 진땀을 뺀 참.

아마 용현은 지금쯤 자신의 마법에 세상 모르고 자고 있을 터였다.


“이게 다 너를 위해서다, 용현아.”


용현은 워낙 성격이 여려 거절을 못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혼자 마음고생하는 스타일이니까.

뭐, 애초에 저런 말도 안되는 조건을 알면서도 받아들인 것부터가 그 증거지.


‘그나저나, 플레이어 협회라고?’


신우는 빌린 폰을 꺼내 다시 한 번 플레이어 협회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았다.


[초보 플레이어를 위한 기본 상식 - 플레이어 협회]

[작성자 : 뉴비뉴비]


[자, 기다렸냐. 오늘은 플레이어 협회에 대해 알려주겠다.]

[플레이어 협회가 무엇이냐. 뭐, 어지간한 고졸들은 다 알겠지만 플레이어들을 관리하는 정부 기관이다. 뭐, 대 플레이어 사회인 지금은 몇십년 전 국방부나 다름없는 권력을 지니고 있는 곳이지.]


각 국가의 플레이어들은 무조건적으로 협회를 통해 정식으로 플레이어 등록을 해야하며 협회는 정식 플레이어들을 보조하며 그들을 위해 여러 편의를 봐준다. 일종의 공생관계나 다름없는 셈.


하지만, 정말 궁금한 것은 그게 아니다. 긴 글을 조금 내려보자, 신우가 원하는 정보가 나타났다.


[참고로 자잘한 팁 하나 더 주자면, 만약에 협회 안에서든 밖에서든 그쪽 높으신 분들을 보게 된다면 ‘반드시’ 개기지 말 것. 그 양반들이랑 적대했다가 피본 헌터, 플레이어들이 한 둘이 아니니까, 무조건이다. 기억해.]

ㄴ[높으신 분들이라면 박상해 협회장?]

ㄴㄴ[ㅇㅇ 협회장은 물론이고, 다른 간부들도 알아서 나쁠 거 없지. 민지훈 부협회장···]

ㄴㄴㄴ[ㄱㅅㄱㅅ]


“오케이, 확인.”


이름들을 하나 둘 확인한 신우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용현이와 관련된 일. 당연히 윗대가리들이 연관되었겠지.’


이렇게 단언하는 이유는 하나. 일개 개인의 힘으로 그 정도로 여론을 조작하거나 고위 헌터를 협박한다는 일은 상상도 하기 어려웠으니까.


‘자세한 건 협회 가서 하나하나 물어보면서 알아봐야겠군.’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의문의 글쓴이가 적은 간부들의 이름은 대부분 자신이 알고 있는 이름들이었다.


“이야, 이 놈이 간부라고? 우와, 와우.”


간부들의 이름을 검색해보며 정처없이 걷다보니 어느새 눈앞에 거대한 건물이 나타났다.


대한민국 플레이어 협회 강남본부.


“집이랑 가까워서 좋구만. 다음에 올 때도 편하겠어.”


신우는 당당하게 플레이어 협회 정문으로 들어섰다.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협회를 방문할 수 있는 거니까. 쫄릴 건 없었다.

물론 혹시 모를 귀찮은 상황을 대비해 집에서 챙겨온 검은 모자를 푹 눌러쓴 상태라 아직까지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다.


“자, 그러면 들어가 보실까나.”


그런데, 신우는 입구에서부터 큰 난관에 봉착했다.


[플레이어 신분증을 가까이 가져다 대주십시오.]


그를 막아선 것은 다름아닌 입구에 설치된 차단스크린.


‘플레이어 신분증?’


25년동안 땅속에서 끝없는 전투만 벌여오다가 이제야 막 바깥공기를 마신 참이다. 그런 것이 있을 리가 전무.


‘흠, 이거 곤란한데..?’


그래도 한때 영웅이었던 자신이다. 필요 이상으로 일을 키우고 싶지는 않았다.


‘딱 용현이 일이랑 관련된 놈들만 족치고 싶은데 말이지.’


건물 안쪽으로 텔레포트를 사용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협회 놈들이 바보도 아니고, 25년 전에도 대중화되었던 마력 탐지기를 사용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오히려 25년 전보다 업그레이드 되었다면 쓰자마자 바로 걸리려나. 갑자기 궁금해지네.’


물론 쓸데없는 궁금증이었기에 마음속에만 고이 간직해두었다. 그러던 그때였다.


“잠시만요. 거기 모자 쓴 남자 분. 이리 와보세요.”


입구 앞에서 서성이던 신우를 수상하게 본 경비원이 그를 데리고 구석의 으슥진 곳으로 향했다.


“아까부터 수상한데.. 신분증 한 번만 보여.. 어?”


인적이 드문 곳에서 신우에게 신분증을 요구하려던 경비원은 모자 사이에 가려져 있던 그의 얼굴을 자세히 보더니, 화들짝 놀라 고개를 숙였다.


“서, 성신우님? 지, 진짜 성신우님?”


“오, 어떻게 알아봤어요?”


자신의 정체를 부정하지 않는 모습에 경비원은 두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내며 말을 이었다.


“워, 워낙 유명하시니까요. 그리고, 말씀 편하게 하셔도 됩니다.”


숨을 가빠르게 내쉬며 말을 더듬는 모습이 왠지 보기 흉했지만 참을만 했다.


“그럼, 뭐. 그렇게 하마.”


“혹시 입장에 어려움을 겪으시고 계신 거라면 제가 해결해드리겠습니다.”


다행히 경비원은 곧장 문제점을 파악하고 자신이 가진 카드를 이용해 차단스크린 옆에 조그맣게 난 입구를 열어 그를 안내했다.


“가실 곳이 있으시다면 제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그럼 나야 땡큐지. 어디보자.. 이놈 사무실 어딘지 알아?”


신우는 핸드폰 화면에 한 간부의 사진을 띄워 보여주었고, 경비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엘레베이터로 그를 안내했다.

그는 사람들이 많은 복도에서는 말을 아끼더니, 엘레베이터에 둘만 남자마자 신이 나서 이것저것 떠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안내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부모님께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제가 갓난아기던 시절, 제 목숨을 살려주신 적 있다고..”


“오, 그래?”


“예! 28년 전 합정 레드 게이트 브레이크 당시..”


경비원 남자는 먼 과거를 회상하며 어느새 신우의 업적을 하나둘 촤르르 나열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니, 문득 한 남자가 떠올랐다.


마지막 전투에서 자신을 전투지까지 데리고 가준 구 헌터협회의 수행원.


‘고놈, 잘 지내려나 모르겠네.’


그래도 언뜻 봤을땐 실력이 나빠보이진 않았는데.


“그나저나.”


잠시 과거 생각에 빠졌던 신우가 모자를 벗으며 탄식했다.


“이렇게 편하게 올 줄 알았으면 모자를 안쓰는 건데 말이야.”


“그러고보니, 정말 왜 정체를 숨기신 겁니까?”


“뭐, 귀찮은 일은 딱 질색이니까.”


현재, 자신이 돌아온 이후 여론은 무조건적으로 긍정적으로 흘러가지 않았다. 당연하게 가짜니, 조작이라느니 라는 부정론을 펼치는 이들도 간혹 있었다. 아니, 생각보다 많았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정말 가진 사람들이 협회에 있을 확률도 배제할 수는 없으니까.


“일처리도 안끝났는데 그런 일에 휘말리면 귀찮잖아?”


“확실히 그렇군요.”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 나 가짜라는거.”


신우의 물음에 경비원은 그를 반드시 쳐다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거짓말일리가 없지 않습니까? 체내에 그렇게 막대한 양의 마나를 품고 계시면서. 그 영웅이 아니라면 그 정도 마나를 품을 사람이 어딨습니까? 빅터 오르테가라면 모를까.”


“오.”


“사실 아까 사람 없는 쪽으로 데려간 것도 만약 당신이 영웅님이 아니라 미등록 플레이어고 전투가 벌어진다면 몰살나니까 피해가 덜하고 지원하기 좋은 곳으로 이동한 거기도 하고요.”


경비원의 대답에 신우는 내심 그를 다시보게 되었다.


‘그걸 알아봐? 나름 숨겨놓은다고 숨겨놓은 건데.’


그것도 역대 최강의 대마법사인 자신이 직접 어지간한 어중이떠중이들은 작정해도 알아보지 못할 만큼 숨겨놓은 마나였다.


‘재능있구만, 이 친구.’


아직은 그렇게 강해보이진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분명 강자의 반열에 오를 재목이었다.

그것이 신우가 협회 경비원의 명찰을 유심히 지켜본 이유였다.


[김유성]


‘이름 정도는 알아봐서 나쁠 건 없겠지. 김유성이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엘레베이터는 어느새 협회의 고위 간부 사무실 중 한 곳이 있는 25층에 도착했다.

엘레베이터에서 내리기 전에 김유성은 신우를 불러세우더니 조그맣게 무언가를 속삭였다.


“저기, 영웅님. 원래 이곳이 외부인에게 개방하면 안되는 곳이라서요. 누가 여기 데려왔냐 물어보면..”


“물론 여기는 내가 너네들 몰래 숨어들어온 것이다.”


그 정도도 못알아들을 신우가 아니었다. 그리고, 이정도야 입장이나 받은 도움을 생각하면 당연히 들어줄 수 있는 부탁이다.


“감사합니다!”


“오냐, 들어가라. 나중에 보고.”


“헙, 옙!”


그럼에도 김유성은 진심을 다해 그에게 고개를 숙였고, 신우는 짧은 격려와 함께 그를 내려보냈다.

그리고, 문이 닫힌 순간, 그의 눈매가 돌연 날카롭게 치솟았다.


“그럼 이제, 자.. 박철식이.. 우리 철식이 방이 어디에 있을까?”


다행히 엘레베이터 옆에는 층의 간략한 설명이 있었고, 신우는 어렵지 않게 찾고자 하는 간부의 방 앞으로 갈 수 있었다.


“철식아. 나 왔다. 알아서 퍼뜩퍼뜩 문 열어라.”


신우는 고풍진 문을 쿵쿵 두들리며 익숙한 이름을 불러댔다.


“누구십니까? 약속이 되어 있지 않으면 들어오실 수 없으십니다. 그리고 말씀을 자중해 주십시오.”


당연히 박철식의 비서로 보이는 남자가 나타나 신우를 제지했지만, 신우는 아랑곧하지 않았다.


“철식이 안에 있는거 맞죠?”


“이사님은 현재 임원회의실에서 회의 중이십니다! 그리고 누구신데 아까부터 그렇게 이사님을..”


“너도 나 모르는구나. 됐다. 회의라고? 임원회의실이 어디지?”


오히려 들어오는 뻔뻔한 질문에, 비서는 잠시 말문이 막혔지만 금새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본문에 집중했다.


“그걸 제가 말해드릴 이유는 없죠. 그보다, 지금 당장 나가시지 않으신다면 경비원과 플레이어들을 부르겠습니다.”


“에이, 거 참. 깐깐하게 그러시지 마시고. 회의실.. 대충 찾아봐야겠구만. 알려줘서 고마워요!”


위치까지 확실히 알아낸 신우가 비서의 어깨를 두어번 두드리고 빠르게 자리를 벗어났다.

한바탕 일어난 소동에 비서는 그가 떠난 자리를 멍하게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뭐야, 저 남자.’


이사이자, 협회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는 박철식을 보고 철식이라고 부르다니. 그것도 완전 하급자를 부르는 듯이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가?


‘설마 내가 모르는 다른 임원이 있는 건가? 아니, 그럴 리가 없는데?’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협회 비서 자리다. 당연히 협회의 조직관계도와 주요 인물들은 머릿속에 항상 들어있는 상태. 조금 전 본 남자의 얼굴은 남자의 기억 속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게다가 임원이라고 하기에 생긴 것도 젊었지.’


한동안 남자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던 비서는 문득 교과서에서 본 한 남자의 얼굴이 떠올라 사색이 되고 말았다.


“설마.. 성신우? 에이, 아니겠.. 지? 아닐 거야.”


그리고 비서가 그런 뒤늦은 걱정을 하고 있는 사이.


임원회의실에서는 한바탕 재앙이 일어났다.


“철식이, 광진이, 석찬이. 많이도 연루되었구만. 일단 한 대 맞고 시작하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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