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미국유학생™ 님의 서재입니다.

세계권력급 귀환자생활백서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공모전참가작

미국유학생™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4
최근연재일 :
2024.05.15 10:0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3,887
추천수 :
203
글자수 :
58,427

작성
24.05.13 10:00
조회
234
추천
9
글자
12쪽

9화 - 내가 해도 걔들보단 잘하겠던데?

DUMMY

“삼촌, 결혼해주세요.”


용현의 딸, 연주의 말에 순식간에 싸해지는 분위기.


“여, 연주야? 지금 뭐라고..”


용현의 부름에 달려온 시아는 귀를 의심하며 몸을 굳혔고.


“우리 강아지, 그게 무슨 소리니?”


이진숙 여사 또한 연주의 어깨를 붇잡고 눈을 떨었다.


“결, 혼? 결, 혼? 결···혼?”


용현은 아예 정신이 나간듯 똑같은 말만을 반복할 뿐이었다.


‘내가 무슨 말을 들은거지? 나 얘네 삼촌 아닌가?’


그 정신력 강한 신우조차 어안이 벙벙한 가운데 옆에 가만히 서있던 유현이 연주의 머리카락 몇 가닥을 잡아댕기며 말했다.


“누나, 삼촌이야. 정신차려.”


“아, 머리 당기지 마.”


그녀가 째려보자, 유현이 손을 놓으며 신우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죄송해요, 삼촌. 저희 누나가 엉뚱한 면이 조금 있어서. 아까 장난 좀 친다는 말을 하긴 했는데 이럴 줄은.. 놀라셨죠?”


“엄마, 할머니. 장난이야, 장난. 내가 설마 미쳤다고 삼촌이랑 결혼한다 하겠어? 아예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유현의 말이 사실이라는 듯 연주가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리며 발랄하게 이야기했다.


“어떻게 하면 삼촌 놀래킬 수 있을까 생각해봤죠, 어때요. 놀랐죠?”


이에 가족들이 다행이라는 듯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 그렇지?”


“아이고, 난 또 우리 손주가 헛바람이 든 줄 알고..”


“결혼? 결혼?”


그제야 신우도 안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뭐, 진짜 깜짝 놀랐네. 그보다, 시아 딸 맞아. 엉뚱한 거 보니까.”


“뭐? 죽을래?”


“돌아온지 이제 열흘도 안됬는데, 죽을 순 없지.”


그렇게 신우가 돌아온 이후, 처음으로 온 가족이 한데 모였다.


***


일말의 헤프닝이 있은 직후, 두 사람은 다시 한 번 제대로 신우와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삼촌. 김유현입니다.”


유현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외모를 반반 섞어놓은 듯한 얼굴에 머리칼은 약간의 푸른빛이 맴돌았다.

신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직까지 얼이 빠져있는 용현을 보며 말했다.


“용용이랑 다르게 싹싹하네. 예의도 바르고.”


“김연주에요!”


연주 또한 유현과 비슷한 외모에 긴 머리칼을 단정히 정리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활기찼다.


“그런 장난 두 번 하지 마라. 엄마랑 시아 입돌아간다.”


“넵! 자제할게요.”


“그래, 두 사람 다 만나서 반갑다.”


“저희도요.”


두 사람은 한동안 신우에게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물어보았다. 그 중 대부분은 아버지인 용현과 관련된 일들이었는데, 내용들이 심상치 않았다.


“아빠가 웨어울프 킹 레이드 때 도망쳤다고요?”


“도망이 아니라 도망칠 뻔..”


“오줌까지 지릴 뻔했다고요?”


“아니라고, 야!”


용현이 열심히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어찌된 것이 자식들은 아버지의 말보다는 삼촌의 말을 더 굳게 믿는 듯 했다.


“야, 애들이 오해하잖아!”


“오해가 아니라 진짜 아닌가?”


“아빠가 삼촌의 말은 항상 옳다고..”


“맞아 분명..”


유현과 연주는 어렸을 적, 용현이 술만 마셨다 하면 꺼내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우리 신우가 얼마나 대단했는데, 신우 말은 언제나 옳아! 아무도 못하던 일들도 혼자 척척 해내고, 나나 다른 애들이 죽을 뻔 했을때도 몇번이나 구해주고! 자 얘들아, 너네 삼촌이 최고고, 항상 옳다!’


“이렇게 말을..”


그것을 떠올린 용현 또한 얼굴을 붉힌 채 횡설수설했다.


“그건 전투 상황에서만 그런 거고, 평상시에는.. 아오!”


친구 욕을 하자니, 바로 옆에서 호호 웃고 있는 아내와 장모님 덕분에 그러지도 못하겠다.


“용현아, 체념해라. 뭐, 한두번 있던 일도 아닌 것 같구만. 뭘 그리 징징대냐.”


그 맘을 아는지 신우는 고작 한 마디로 용현의 마음속 불구녕에 기름을 끼얹었다.


“진짜 이게. 야, 한 판 붙어!”


“나야 좋지.”


“오오!”


“아빠와 삼촌의 대련..?”


갑작스러운 두 남자의 대련에 유현과 연주는 신이 나 주방으로 가 팝콘 봉지를 뜯어 가져왔고.


“우리 사위, 걱정됬는데 다시 활기차져서 다행이야.”


“그러게요, 엄마. 오빠 오고 다시 옛날처럼 돌아온 것 같아요.”


시아와 이진숙 여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네 사람을 흐뭇하게 쳐다보았다.


“우왁, 항복. 항복!”


물론 대련은 압도적인 격차로 신우가 이겼다.


***


“야, 오늘은 내가 먼저지?”


“어제 너 먼저 했잖아. 나지.”


“너? 누나라고 부르라고 했지. 이게 아주.”


화창한 아침이 벌써부터 소란스러워졌다.


연주와 유현이 집에 돌아온지 벌써 나흘이 흘렀다.

두 사람은 한창 누가 먼저 신우의 지도를 받을지에 대해 말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얘들아, 너넨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그런 걸로 싸우니.”


“스물한살이요.”


“스물두살인데요.”


이상한 포인트에서 유치해지는 두 사람이었다.


“아이고, 이것들아.. 그리고 유현이. 누나는 누나잖아. ‘야’가 뭐니?”


소란을 듣고 나온 시아가 둘을 혼냈다. 이것도 용현 집안의 일상이었다.

소란을 잠재운 이는 다름아닌 신우였다.


“자자, 어제 연주가 먼저 했으니까, 오늘은 유현이 먼저.”


“봤지? 아싸. 가요, 삼촌.”


“칫.”


연주는 혀를 차면서도 두 사람을 따라 저택 지하의 수련실로 내려갔다.


“일어났니, 얘들아.”


“아빠 하이.”


이른 아침이지만, 용현은 벌써부터 몸에서 수증기가 흘러나올 정도로 고된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었다. 그저 신우가 그러라고 시켰을 뿐.

그 연유는 이렇다.

신우는 두 조카가 돌아온 날, 이런 부탁을 받았다.


‘삼촌, 저희와 대련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용현에게 들은 바, 어릴때부터 플레이어를 굼꾸던 두 조카는 모두 성인이 되자마자 정시긍로 플레이어가 되었고, 지금은 대련이나 게이트 사냥을 다니며 전투 경험을 쌓고 있다고.


아무래도 최강인 자신과의 대련을 통해 더욱 강해지고 싶은 듯 했다.


‘마침 할 것도 없는데 잘됐네. 둘 다 따라와.’


물론 정말 할게 없다는 이유 하나로 대련 신청을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 우선, 두 사람의 눈에서 강해지고 싶은 열망이 보였으니까.

또 저렇게 하고싶어하는데 25년 동안 못한 삼촌 노릇도 하고 싶고 말이다.

그리고 이 참에, 소파에 앉아서 뉴스나 보고 있는 용현도 불러 데려왔다.


‘야 너, 감독일만 해서 그런지 몸이 너무 굳었더라. 너도 애들 키워주는 김에 같이 훈련이나 하자.’


‘엥? 내가?’


‘그럼 너지. 내 조카들이냐? 기자들 사라지기 전까지 할 것도 없는데, 토달지 말고 빨리 와라.’


그 말을 들었던 용현은 먼 옛날 신우와 함께했던 여러 고된 훈련들을 떠올리고 도망치려고 했지만.


‘그래, 오빠. 이참에 우리 여보 다이어트 좀 시켜줘. 요즘 살이 많이 붙어서..’


‘여보 나 아직 멀쩡..’


여러 이유로 결국 붙잡혀서 같이 훈련하고 있었다.

긜고 용현은 당연하게도 체념하고 끌려온 선택을 뼈빠지게 후회하고 있었다.


‘악마다. 이 새끼는 영웅이 아니라 악마가 분명해.’


요 며칠동안 잠과 휴식은 최소로 취하면서 무지막지한 양의 훈련을 소화했다.


‘야, 나 오십이 넘었어. 인마..’


이런 식으로 동정심을 유발해보려고도 했지만.


‘너랑 나랑 동갑이다. 엄살피우지 말고 계속해.’


용현은 자식들이 내려온 줄도 모르고 속으로 신우의 욕을 하기 바빴다.


‘25년동안 싸우기만 했다면서 하나도 안늙었고, 도대체 뭔 일이 있던거야, 이 악마 새끼.’


“그래, 용용아. 너는 그거 끝나고 5분 쉰 뒤에 바로 웨이트 3번 10세트 해라.”


“이.. 씨..”


그 말을 끝으로 신우는 두 조카와 함께 수련실 옆에 딸려있는 작은 대련실로 들어갔다.

차례가 오지 않은 연주는 구석에 앉아 구경할 준비를 마쳤고, 유현은 삼촌과의 대련을 대비해 열심히 몸을 풀었다.


“자, 준비 끝나면 들어와.”


그에 비해 신우는 여유로웠다. 하지만 유현은 긴장을 풀 수 없었다. 상대는 역대 최강의 헌터. 그에 비해 자신은 나름 최대 유망주로 평가받긴 하지만 아직 1년차도 안된 초짜 플레이어니까.


준비운동을 마친 유현은 비장한 표정으로 거대한 대검을 꺼내 흔들었다. 건장한 성인 장정 셋이 달려들어도 꿈쩍도 안할 것 같은 대검이 유현의 손끝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아빠 닮아서 그런가, 힘도 참 좋아.’


스탯 검사 결과, 힘이 A+가 나왔다고 들었다. 나이에 비하면 말도 안되는 힘이다.


“갑니다.”


“와라.”


순간, 유현이 무거운 대검을 든 채 놀라운 속도로 신우에게 돌진했다. 첫 공격은 좌우 횡 베기.

대검의 무게에 가속도가 붙어 어마어마한 위력의 검격이 신우의 상반신을 노렸다.

하지만 신우는 마법 하나 사용하지 않은 채 몸을 슥 숙이며 손으로 검면을 위로 쳐냈다.


“큭!”


균형을 잃을뻔한 유현이 간신히 선 채 뒤로 물러났다.


“아직도 동작이 너무 커. 조금더 민첩해지고, 정밀해질 필요가 있겠어.”


남들이 보았을 때는 무시무시한 공격이었을진 몰라도, 최강의 눈에는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이 보였다.


“다시 갑니다.”


그렇게 몇 번의 공방을 오고갔을까?


‘이쯤하면 됐다. 연주도 기다리니까 슬 끝내볼까?’


직후, 어느샌가 유현의 뒤통수에서 나타난 마나의 손이 그의 머리에 강력한 꿀밤을 날렸다.


딱!


“우악!”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지는 유현.


“앞으로 뒤통수도 잘 신경쓰도록. 이상.”


“옙..!”


신우는 뒤통수를 문질거리는 유현을 내보낸 뒤 곧장 연주와의 대련을 시작했다.

그녀는 신우와 같은 마법사형 플레이어. 그에 맞추어 신우 또한 마법으로 상대를 맞춰주었다.


“갑니다!”


연주는 확실히 유현보다 나은 모습을 보였다.


영창 없이 만들어진 불 속성 마법들이 신우의 전신을 향해 날아들었다.

하지만 신우의 피부 위로 만들어진 얇은 물의 층이 모든 공격을 막아버렸다.


“그 나이치곤 대단한 공격이야. 무영창을 익힌 것도 좋고. 그런데, 너무 단조로워.”


딱!


신우가 손가락을 튕기자, 연주가 펼친 것과 같은 불속성 마법들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것들은 제각각 동물이나 그물 같은 여러 형상을 한 채 연주를 덮쳤다.


“꺄악!”


물론 진짜 공격할 생각은 없었다. 모든 마법은 연주에게 닿기 전에 전부 사라졌다. 그나마 그녀에게 간 피해는 머리카락이 한 올 탄 것 정도?


“마법에서 가장 중요한 게 상상력인 거 알지? 머릿속으로 무슨 마법을 어떻게 만들어야 적을 상대하는데 더 효율적일지 생각하는 훈련을 더 하도록. 머리 다 타기 싫으면 말이야.”


“네, 넵.”


대련이 끝난 이후엔 두 조카 모두 개인 훈련에 열중했다. 그 눈들에서는 어떻게든 삼촌을 놀라게 해주고픈 욕망이 가득했다.

그렇게 얼마나 훈련을 했을까?


“모두 밥 먹고 해!”


윗층에서 들리는 시아의 부름에 네 사람은 곧장 간단하게 씻은 뒤 식탁으로 향했다.

다른 건 몰라도 그녀는 밥을 굶는 것을 가장 싫어했으니. 밥 시간을 어겼다간 수십년 만에 돌아온 신우도 얄짤 없었다.


그렇게 모두가 모인 식탁 속에서 여러 이야기가 오고 갔다. 그 중 단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야기는 바로 신우와 관련된 이야기들이었다.


흰 쌀밥을 한 술 크게 푼 유현이 그에게 물었다.


“그러고보니 삼촌. 우리나라 국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국대? 감독이 멍청하다는 그?”


“어어?”


시아가 용현을 말리는 사이 유현이 휴대폰 화면을 보여주며 무언가를 보여주었다. 그것은 신우가 얼마전에 본 한국 국가대표의 세계 플레이어 대전 예전 경기 영상이었다.


[이게 뭔가요, 한국!]


[합이 하나도 안맞아요. 상대 선수들에게 요리당합니다!!]


끔찍한 합과 실력으로 국민들에게 수많은 원성과 비웃음을 받은 경기기도 했고 말이다.

이미 본 경기였기도 하기에, 신우는 별다른 반응 없이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그거? 내가 해도 걔들보단 잘하겠던데?”


자신감이 넘쳤고, 오만해보일 수도 있는 말이었지만, 맞는 말이었기에 차마 아무도 반박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신우의 한 마디.


“그래서 하려고.”


“읭?”


“뭘 해요?”


용현과 유현의 물음에 신우가 경기 영상을 가리키며 말했다.


“플레이어, 국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세계권력급 귀환자생활백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 공지 24.05.16 35 0 -
공지 연재 시간 공지 : 매일 오전 10시 24.05.08 169 0 -
11 11화 - 15초 24.05.15 130 7 12쪽
10 10화 - 그 사람이 왜 여기 있어? 24.05.14 165 8 12쪽
» 9화 - 내가 해도 걔들보단 잘하겠던데? 24.05.13 235 9 12쪽
8 8화 - 결혼해주세요. +1 24.05.12 366 21 12쪽
7 7화 - 말했잖아? 죽이진 않는다고. 24.05.11 365 24 11쪽
6 6화 - 넌 곱게 못 끝나. 24.05.10 386 24 12쪽
5 5화 - 일단 한 대 맞고 시작하자. 24.05.09 394 20 11쪽
4 4화 - 너넨 다 뒤졌다. 24.05.08 425 21 13쪽
3 3화 - 다녀왔습니다. 24.05.08 426 21 11쪽
2 2화 - 야, 왔냐? 24.05.08 448 25 11쪽
1 1화 - 오늘은 아니었다. 24.05.08 543 2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