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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학생™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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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학생™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4
최근연재일 :
2024.05.15 10:0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3,878
추천수 :
203
글자수 :
58,427

작성
24.05.11 10:00
조회
364
추천
24
글자
11쪽

7화 - 말했잖아? 죽이진 않는다고.

DUMMY

지성빈.

오늘 회의가 소집되고, 성신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때까지만 해도 그는 당시의 상황에 분노하고 있었다.


‘성신우, 성신우. 그놈의 성신우.’


어렸을 적부터 수도 없이 들어본 이름. 세상을 구한 영웅이자 역대 최강의 대마법사였던 남자.


‘그래봤자 과거의 유물 아닌가?’


아무리 세상을 구한 영웅이라고 하더라도 모두가 그를 좋아할 수는 없는 법.

질투? 반발? 그도 아니면 원초적인 혐오? 지성빈은 성신우가 미치도록 싫었다. 그렇기에 겉으로는 간신히 표정을 감추면서도 속은 그와 헌터에 대한 욕짓거리를 내뱉었다.


‘젠장, 25년전 퇴물이 돌아온 걸로 왜 이렇게 난리들이야? 그리고 김용현에 대한 게 왜 문젠데?’


지성빈은 생각했다. 자신은 그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 것이다. 슬픔에 빠져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는 바보같은 남자에게 그와 나라를 위한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신우나 용현이 생각하는 몹쓸짓이나 장난질이 들어간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런데 뭐? 큰 일을 하려면 그 정도는 당연히 거쳐야 하는 일이라고! 부정적인 여론? 그딴 자잘한 것도 버티지 못하는 정신력으로 어떻게 고위 헌터였던 거지? 역시 헌터들은 별거 없다니까.’


그는 당당했다. 자신이 한 일은 국가를 위해 시행한 당연한 일.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았다.


“지성빈 부장님?”


그렇게 자위하던 때, 민지훈이 그를 불렀고, 지성빈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에게 물었다.


“저까지 임원 회의에 부른 이유가 계셨군요. 부협회장님. 설마 이제와서 저를 내치겠단 말씀은 아니실 거라고 믿습니다.”


그래도 막상 가능성이 있다면 단 하나. 바로 협회측에서 그를 버리는 것. 저렇게 사람 좋은 미소를 보이지만, 속이 시커먼 부협회장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기도 했다.


“하하, 저희는 협회와 나라를 위해 일한 분들을 함부로 내쫓는 그런 불한당이 아닙니다. 잘 아시지 않습니까?”


다행히 돌아오는 대답은 긍정적.


“하하, 물론이죠.”


그제야 지성빈은 머릿속에 한 톨 남아있던 불안감을 지워냈다. 그래, 변수는 없을 것이다.


***


그리고 다시 현재.


“넌 곱게 못 끝나.”


“하.”


회의실에 난입한 신우의 선언에 지성빈이 콧웃음쳤다.


“곱게 못 끝난다고? 자신감이 과분하군. 성신우.”


지성빈이 쓰고 있던 안경을 벗으며 단정히 멘 넥타이를 풀어헤쳤다. 그와 동시에 그의 전신에서 검은 마나가 불같이 치솟았다.


“내가 이 나이에 부장을 달은게 멋이 아니란 걸 가르쳐주지.”


업무 수행 능력에서의 인정만으로는 협회의 협회의 고위 간부가 될 수 없었다. 물론 최소한의 사무 능력도 필요하지만, 협회의 직원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바로 무력.


플레이어는 기본적으로 강하다. 게다가 등급이 높아질수록 플레이어의 강함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갔다. 그런 이들은 다스리고 통제하기 위해서 협회 직원들에게 무력은 필수불가피한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나는 대한민국 플레이어 협회 최연소 부장.’


게다가 수 년 안에 이사 진급 또한 거의 확정된 상태.

당연히 무력에 있어 자부심이 있었다.


그리고 그의 대한민국 플레이어 랭킹은 11위, 그 자부심은 결코 과장되거나 허황된 것이 아니었다.


“늙은 임원들을 이겼다고 해서 자만하지 마라. 나는 저들처름 무르지 않으니까.”


“어디, 솜씨 구경이나 해볼까?”


아직까지도 태평한 신우의 모습에 지성빈이 이를 꽉 깨물었다.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날카로운 단검 두 개가 예리한 은빛 검날을 빛냈다. 눈 깜짝할 사이, 두꺼운 철판 정도는 두부처럼 썰어버릴 수 있는 위력의 검날이 신우의 목을 노리고 날아왔다.


‘아무리 너라도 이건 꽤 치명적일 것이야!’


성신우가 마법사인 것은 세상 모두가 아는 사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마법사의 최대 천적은 바로 암살자이다.

기본적으로 신체 능력이 전사 계열보다 확연히 아래인 마법사들은 암살자의 움직임을 놓치기 쉽상이다.


예상대로 신우는 무방비한 듯 보였고, 칼날이 목을 꿰뚫기 직전, 지성빈이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끝이다, 성신우!’


하지만 그가 오만한 간과한 문제가 두 개 있었는데.


촤앙!


첫 번째는 성신우는 일반적인 마법사가 아니었다는 것. 한때 정점이라 불렸던 마법사이다.

지성빈의 움직임을 인지한 순간, 순식간에 생성된 몇 겹의 배리어가 가볍게 기습을 막아내었다.


“내가 그런 것도 대비 못할 머저리로 보인 건 아니겠지?”


둘째로, 신우의 절대 약하지 않았다. 수십년간 끝없는 전투를 벌여온 그의 신체능력은 마법사라 하더라도 이미 일반적인 플레이어의 범주를 넘어섰다.


“지금까지 날 죽이려고 한 암살자가 몇이라 생각하는 거냐?”


신우가 당황한 지성빈의 손목을 확 움켜쥐엇다.


꽉.


지성빈은 신우가 붙잠은 팔목이 점점 아려오는 것을 느꼈다.


‘무슨 힘이?’


콰앙!


있는 힘껏 그를 발로 차서야 신우는 팔을 놓아주었고, 거리를 벌린 지성빈은 욱신거리는 팔목을 잡은채 식은땀을 흘렸다.


“그게 끝이야?”


신우는 여전히 심드렁한 얼굴로 땀을 삐질삐질 흘리는 지성빈에게 다가갔다.


“만약 그 정도 실력으로 내 앞에서 나댄거라면.. 넌 진짜 나한테 뒤진다.”


그 말이 결콰 허황된 것이 아니라는 듯, 지금까지 보인 것과는 비교가 안되는 살기가 지성빈을 향했다.


“웃기지 마라!”


지성빈은 오기로 살기를 견뎌내고 그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단검을 휘둘렀다. 살기를 견뎌내는 와중에도 그의 공격은 예리했고, 노리는 곳은 모두 제대로 맞으면 훅 가는 치명적인 급소들이었다.


‘죽어라.’


조금 전 기습을 막은 것은 이미 베리어 마법을 걸어놓았던 탓이리라.


“두번의 우연은 없다!”


악쓰듯 내뱉는 지성빈의 발악에 신우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걸렸다. 그리고 그가 말했다.


“그래, 우연은 없지.”


순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쳐저저정!


신우는 놀라운 속도로 지성빈이 내지르는 단검을 모두 쳐냈다. 그것도 맨손으로 말이다. 당연히 마나를 둘렀겠지만, 그가 마법사인 것을 감안하면, 아니, 전사라고 하더라도 말도 안되는 퍼포먼스임에는 틀림없었다.


“무슨..”


“이게 우연같아? 이거 실력이야, 임마.”


그리고, 그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너 정도는 마법도 필요없어. 머리.”


순간, 지성빈의 눈앞이 잠시 암전되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 턱이 욱신거리고 팔다리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뭐해? 일어나. 맞아야지.”


그제서야 지성빈은 자신이 신우에게 공격을 허용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를 악물고 일어난 순간, 다시 신우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번 공격은 이전 것과 달랐다.


“어디 보자, 이 정도로 때리면 기절 안하겠지?”


일부러 정신을 잃지 않을 정도로, 힘까지 조절해가며 전신을 두들기는 신우. 그럼에도 그 주먹의 위력은 바위처럼 단단하고, 강했다.


그렇게 마음대로 기절도 못하는 상황, 전신을 휘어감는 고통 속에서 겨우 정신을 붙잡은 지성빈이 혀를 찼다.


‘젠장. 잘못 생각해도 한참 잘못 생각했군.’


솔직히 임원들과의 전투를 볼때까지만 하더라도 상대가 가능할 것이란 판단이었다.

그는 이미 수십명을 상대한 상태고 마법사니까 신체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근데 그냥 농락하는 거였어.’


일부로 필요 이상의 힘을 쓰지 않으며 전력을 숨겨왔다. 지성빈은 맞은 자리를 문지르며 두 눈을 부릅떴다.


‘젠장, 저게 어떻게 마법사야.’


명불허전의 마법 실력에 암살자인 자신을 상회하는 스피드, 한 방 한 방이 돌덩이에 얻어맞는 것 같은 힘. 저런 수준높은 연격을 끊임없이 이어나갈 수 있는 체력이라니.


박상해가 곧장 항복한 이유를 알것만 같았다.


‘이길 수 없다.’


지성빈은 순식간에 자신의 패배를 직감했다. 그 눈빛을 읽은 걸까? 신우 또한 난타를 멈췄다.


“끝이야? 설마 항복하는거 아니지?”


“무, 물론이지.”


물론 말과 달리 몸은 제대로 움직이지도 않았다. 떨어트릴 단검을 주울 여유조차 없었다.

그럼에도 그가 싸우려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플레이어로서의 자존심.


항복?


“그딴걸 할 바엔 차라리 여기서 죽지. 와라.”


“죽이진 않아.”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지친 기색이 역력한 지성빈이 결국 무릎을 꿇었다.

처음의 단정했던 모습은 어디가고, 시퍼런 멍과 땀으로 범벅이 된 초라한 모습.


“아이고, 거 젊어서 그런가 아직 팔팔해. 그렇게 맞았는데 움직이냐.”


“후회.. 하실겁니다.”


그럼에도 과연 자신 앞에서 그만한 오만함을 보였던 인간이라는 걸까? 끝까지 할 말은 전부 하는 지성빈이었다.


“그래, 정신력은 칭찬해주마.”


뭐, 그렇다고 봐주겠다는 건 아니고.


“그리고 후회는 개뿔. 후회는 니가 하는 거고.”


직후, 신우의 마나가 스멀스멀 지성빈의 전신으로 퍼졌다.


“무슨 짓을.. 컥!”


순간, 그렇게 맞아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던 지성빈이 왈칵 핏물을 쏟아냈다. 최상위 플레이어인 만큼, 그는 현재 자신의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마나 폭주!’


타인의 마나를 의도적으로 역류시켜 폭주시키는 행동. 잘못하면 당하는 사람이 폐인이 되거나 영영 마나를 사용할 수 없게 되어 플레이어 사회에서는 공식적으로 엄격히 금지된 행위이기도 했다.


하지만 마나 역류를 홀로, 그것도 이렇게 쉽게 일으키다니?


‘말도 안돼.’


다른 이의 마나를 조종한다는 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구세대의 헌터와는 달리, 플레이어들은 모두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자신의 마나를 다스리는 법을 배웠다.


그만큼 의도적으로 마나 폭주를 일으키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고, 어지간한 실력자들도 훈련받지 않는다면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고급 기술이다.


“차라리.. 죽여!”


“말했잖아? 죽이진 않는다고.”


다만 죽는것만 못한 삶을 살게 되리라.


“영웅이라면서.. 어떻게, 이런 짓을..”


그 말에 신우가 잠시 주입하던 마나를 거두는 듯 하더니, 더욱 강하게 마나를 불어넣었다.


“지랄하지 마라. 너네가 먼저 시작한거야.”


“크륵, 우리는.. 나라를 위해..”


엄청난 압박에 지성빈은 말을 끝맺지 못하고 정신을 잃었다.


“두번 나라 위했다간 사람 죽겠네. 그리고 이게 끝까지 반말이야.”


힘을 조절했으니 죽지는 않겠지만, 아마 더 이상 플레이어 일을 하기엔 그를 것이다. 하지만, 신우는 그가 전혀 불쌍하지 않았다.


‘자업자득이지. 그럼..’


주변을 두리번거리니, 어느새 한쪽 구석에서 방어태세를 갖추고 있는 박상해이 보였다.


“뒷처리 부탁해요, 아재. 그리고 용현이 일, 알죠?”


신우의 말에 박상해는 방어 태세를 풀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 물론이지. 내 책임지고 조치하도록 하지.”


“믿어요.”


곧이어 신우가 언제 이곳에 있었냐는 듯 소리소문없이 사라졌고.


“후···”


홀로 남게된 회의실에서 박상해은 안도와 갑갑함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 날 오후, 뉴스와 인터넷을 통해 세상을 충격에 빠트릴 기사가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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