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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학생™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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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학생™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4
최근연재일 :
2024.05.15 10:0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3,882
추천수 :
203
글자수 :
58,427

작성
24.05.10 10:01
조회
385
추천
24
글자
12쪽

6화 - 넌 곱게 못 끝나.

DUMMY

임원회의실.

엄중한 분위기 속에서 수십 명의 남녀가 서로를 지그시 노려보았다.


“이야, 임 이사님, 얼굴 한 번 보기 힘드네요.”


“김 이사 쪽이야말로, 회의란 회의는 전부 임무랑 수련 핑계로 불참하더니 오늘은 웬일이시래요?”


“그야..”


임원들은 저마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아직 빈 한 자리의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이 기다리던 남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회의실로 들어왔다.


“오늘은 오랜만에 모두가 모였군요.”


대한민국 플레이어 협회 협회장, 박상해.

한때 전쟁영웅으로도 통하던 이 남자는 70이 넘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정정한 모습을 보였다.

양복 한벌 만으로는 수많은 전장과 경험에서 단련된 그의 기백과 분위기를 숨길 수 없었고, 왼쪽 귀에서 볼 한쪽까지 번진 화상 자국은 혐오보다는 존경과 대단하다는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이렇게 급작스러운 소집에도 모두 모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바로 회의에 들어가야 할 것 같군요. 부협회장님, 시작해주세요.”


협회장이 운을 떼자, 그의 옆에 앉아있던 민지훈 부협회장이 손에 들고있던 작은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불이 꺼지며 회의실 한쪽 벽면에 화면이 띄워졌다.


“어제 저녁 김용현 감독 자택 앞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나타난 화면 속에는 가족들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는 신우의 모습이 찍혀있었다.

그 얼굴에 임원들이 눈에 띄게 동요하며 웅성거렸다.


“그럼, 뉴스 기사가 진실이었단 말입니까?”


“허, 25년 전 영웅의 귀환이라.. 대중의 반응은 어떻죠?”


그런 반응들은 전부 예상했다는 듯, 민지훈 부협회장은 잠시 뜸을 들인 뒤, 임원들의 동요가 한층 잦아들자 화면을 넘겼다.


“네, 정말 그 영웅의 귀환입니다. 이름, 성신우. 레비아탄 슬레이어. 뭐, 그 사람의 이력에 대해서는 모두 잘 아시니 넘어가겠습니다.”


화면을 하나 더 넘기니 용현의 얼굴이 나타났다.


“25년 전부터 김 감독은 성신우 헌터의 절친한 친구였죠. 이번 사진이 찍히게 된 것도 혹시 몰라 김 감독의 자택 근방에 어쌔신 계열 최상위 플레이어들을 배치시켜 놨기에 가능한 거죠.”


“성신우가 눈치를 챘을 가능성은?”


한 초로의 임원의 물음에 민지훈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제로에 가깝습니다. 작전에 투입됬던 플레이어들은 저희 협회가 비밀리에 키운 병기들. 아이템도 전부 최상급으로 둘렀고, 예전에 시험했을 때 그 김 감독도 전혀 그들을 인지한 기색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군.”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닙니다. 이 회의가 소집된 진짜 이유는 바로.. 김 감독 때문입니다. 모두 10년 전 그의 플레이어 선임과 관련되어 있었던 일은 기억하고 계시죠?”


그 말에 유독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한 사람이 있었다.


“까먹었을 리가 없죠.”


대부분이 50대 이상인 중년인들 사이에서 거의 유일하다시피 젊은 얼굴인 한 남자.


“지성빈 부장님?”


지성빈 부장. 그는 10년 전 직접 용현을 회유하기 위해 나선 남자였다.


“저까지 임원 회의에 부른 이유가 계셨군요. 부협회장님. 설마 이제와서 저를 내치겠단 말씀은 아니실 거라고 믿습니다.”


약간의 경계심이 서린 그 말에 민지훈은 사람 좋은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하하, 저희는 협회와 나라를 위해 일한 분들을 함부로 내쫓는 그런 불한당이 아닙니다. 잘 아시지 않습니까?”


“하하, 물론이죠.”


그제야 지성빈은 딱딱하게 굳었던 표정을 풀며 어깨를 늘어뜨렸다.


“요는, 두 사람 사이라면 그때 관련된 일이 성신우의 귀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겁니다.”


“그건 곤란하군요.”


아무리 공백기가 길다고 하더라도, 당시 성신우가 보여주었던 퍼포먼스 워낙 강했던지라, 그를 기억하는 모든 임원들이 조금씩 몸을 떨었다.


“뭐, 아무리 그래도 25년입니다. 그동안 그 남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분명 예전같진 않을 겁니다.”


“그 말은, 상대가 가능하다는 겁니까?”


“현재 우리 나라 랭킹 1위 진세율을 포함한 다수의 랭커들에게 소집 명령을 내렸으며..”


그 말들을 들으며 유일하게 침묵을 유지하던 남자, 박상해 협회장은 속으로 혀를 쯧 찼다.


‘그 꼬맹이가 돌아왔다고? 제기랄. 내가 왜 이 나이에 협회장직을 맡아서.’


박상해는 강인한 남자였지만, 그는 이 자리에 있는 그 누구보다 성신우라는 존재 자체를 두려워했다.

현역 헌터 시절, 그와 만날 때마다 적지 않은 피를 봤기 때문이다.


‘안볼래야 안볼수도 없고, 난감하구만.’


곧 대중들도 완전히 그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성신우라면 그 전에 반드시 접촉을 마쳐놔야할 대상이다.


그나저나, 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이 참 난관이었다. 그 이유는 다름아닌 김용현 감독 때문.

성신우가 그 사실을 들었다면 자신들에게 대해 곱게 생각할 리가 전무.


‘젠장. 전 협회장의 똥을 왜 내가 치워야하는 건지, 원.’


사실 그는 10년 전의 일과 무관하다. 그가 협회장에 취임된 시기는 5년 전. 10년 이상씩 임원 자리를 해먹고 있는 자들과는 달리 명백했다.

그리고, 정말 결정적으로, 박상해는 신우를 막을 자신이 없었다.


‘다들 대가리가 빈 건가. 모두 25년 전 그의 무위를 눈앞에서 똑똑히 봐놓고. 뭐, 세월이 흘러?’


세월이 흘렀다고 해도 그때 받은 충격은 여전했고, 박상해는 여전히 그와 적대적인 관계가 되는걸 원치 않았다.


‘그 성깔.. 그냥 넘어갈 놈이 아닌데, 정말 머리 아프군.’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우가 영웅으로서 항상 정의롭고 옳은 일만 행한다 생각하지만, 그와 많이 맞닥뜨려본 결과, 신우는 절대 그럴 위인이 아니었다.


‘오히려 영웅이라는 자리가 억제제라면 억제제였지.’


그런 박상해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임원들은 진지하게 성신우와 대적할 계획을 짜고 있었다.


“만약 그가 협회를 찾아온다면..”


“함정설치업체들에게 전화를..”


‘이런 머저리들 같으니라고. 상대가 될 것 같나?’


그렇게 박상해는 어떻게든 성신우와의 원만한 합의를 고민하고, 다른 임원들은 그와의 대치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던 찰나였다.


쾅!


갑자기 화면이 흘러나오고 있던 벽면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며 안개가 자욱하게 깔렸다. 급작스런 상황에 몇몇 임원들은 당황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뭐야?”


“경비원!”


그에 몇몇 임원들은 벌써부터 익숙한 기운에 전투 태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그래, 뭐, 나랑 싸우고 싶다고?”


몇몇의 예상대로, 부서진 벽을 넘어 회의실 안으로 들어온 남자는 성신우였다.


“서, 성신우? 어떻게 벌써.”


아직까지 상황파악을 못하고 있는 한 임원의 의문을 무시하며, 신우는 눈동자를 날카롭게 빛냈다.


“지금 여기에 있는 놈들, 다 용현이 일이랑 관련된 놈들이라고 봐도 되는 거지?”


“쳇, 역시 알고 있던 것인가?”


“뭐, 조금 들었으니까. 그나저나, 조금은 부정할 줄 알았는데. 아주 당당해, 다들?”


신우가 기운을 넓게 퍼트리자, 임원들은 그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했다.

이에 이미 자세를 잡고 있던 한 임원이 마나를 확 퍼트리며 신우를 향해 소리쳤다.


“신성한 협회에서 이게 무슨 짓이냐! 정말 우리 모두와 싸우고 싶은 것이냐!”


“흠..”


그 가운데, 그의 진짜 의중을 알아차린 자는 오직 박상해 뿐.


‘싸우자는 의미가 아니다. 저건.. 마지막 자비.’


30여년 전, 그와 자주 대치했었기에 알 수 있다. 성신우의 저 모습, 자신과 대적하는 자들에 대한 마지막 예의다.


도망갈 거면 지금이 끝이다.


아마 이 이후에도 적의를 보이는 자들은 절대 곱게 돌려보내지 않으리라!

빠르게 판단을 마친 박상해가 양손을 번쩍 들어보였다.


“난 아무런 관계가 없다네.”


“오.”


“혀, 협회장님?”


임원들이 황당함을 금치 못한 사이, 신우는 그들 사이로 천천히 박상해를 향해 다가갔다.


“오랜만이요, 아재. 너무 달라져서 못알아볼 뻔했지 않습니까?”


“늙었다는 말이더냐?”


박상해의 되물음에, 신우가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재수없는건 여전해. 꼬맹이.”


“그러는 아재도, 이런 일에 가담할 위인으로는 안보였는데 말이죠.”


“말했지 않더냐. 난 전혀 관여되지 않았다고.”


“내가 어떻게 믿어요?”


신우는 남들 몰래 박상해를 향해서만 자신이 가진 마나를 전부 보여주었다. 그 압도적이고, 방대한 마나를 마주하게 된 박상해의 등골이 서늘해졌다.


‘뭐, 뭐냐. 이 마나는..’


바다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정도로 압도적인 양과 궤를 달리하는 질. 다른 임원들의 예상과는 달리, 과거의 영웅은 아직도 건재했다.


‘아니, 이정도라면 오히려 더 강해진 것 같지 않더냐!’


단언할 수 있다. 이정도라면 대한민국, 아니 세상 그 어떤 플레이어가 오더라도 성신우에겐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었다.


‘어쩌면 그 빅터 오르테가보다 더..’


자신에게 플레이어에 대한 틀을 깨게 해준 남자. 그를 처음 마주했을 때보다 더 큰 충격에 휩싸인 박상해는 이를 악물고 결백을 주장했다.


“모든건, 전 협회장과 임원들이 벌인 일.. 난 무관하다고 했다.”


“협회장님!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 말에 줄곧 옆에 서있던 민지훈이 박상해를 향해 뭐라 하려 했지만, 그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조용, 얘기중이잖아.”


“헙..”


신우는 민지훈을 향해 자신의 마나를 조금 흘려보냈고, 순식간에 말문이 막힌 민지훈이 버둥되었다.


“자, 불청객은 조용히 하시고, 증거를 대십쇼. 안그러면 아재여도 안봐줄 거니까.”


“증거라면 무엇을 말하는 건가?”


“뭐, 주동자들 이름이라던가, 내가 납득할 만한 모든 증거들.”


그 말에 박상해는 용현에게 듣지 못했던 사건의 자세한 정보들과 주동자들의 이름에 대해 샅샅히 말했다.

몇몇 임원이 몸을 날려 그를 막으려 했지만, 그때마다 신우의 조치에 번번히 실패했다.


“···이게 전부네.”


“철식이, 광진이, 석찬이. 많이도 연루되었구만. 일단 한 대 맞고 시작하자.”


그 말에 일과 관련된 임원들의 표정이 사색이 됬다.


“잠만, 이렇게 말만 해줘도 괜찮은 겐가?”


그 말에 신우가 손가락을 동그랗게 말며 말했다.


“그걸 느끼고도 거짓말을 했으면 아재는 내가 진짜 인정할게요. 그럼 일단 아는 놈부터.. 자 철식아, 셋 세기 전에 이리 와라.”


“이 어린 놈의 새끼가!”


신우가 직접 사무실까지 찾아갔던 박철식은 그의 호명에 격력히 반항했다. 그래도 한 때 고위급 헌터이자 플레이어였던 그는, 아공간을 통해 날카로운 장검을 꺼내 그 위에 강렬한 붉은빛의 오러를 덮었다.

세계구로 따져도 사용 가능한 이가 극히 드물다는 오러 블레이드. 무력으로 간부가 된 그다웠다.

하지만, 고작 오러 블레이드 정도로는 신우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아이고, 미지근하다.”


영창 없이 생겨난 거대한 물의 구체는 오러 블레이드의 열기를 1초도 안되어 잠재웠고, 그것을 넘어 박철식의 몸을 완전히 구속시켰다.


“컥!”


고작 수 초. 협회의 간부 하나가 제압되는 시간이었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다음은..”


“힉!”


“어딜 도망가.”


무너진 벽을 통해 도망가려는 임원들도 몇 있었지만 모두 곧장 제압되어 그의 앞으로 끌려왔다.

그렇게 임원들이 하나둘씩 쓰러지고, 방 안에 멀쩡히 서있는 사람은 신우와 박상해, 그리고 한 남자 뿐이었다.


“오, 그래. 마지막은 너냐? 니가 지성빈이지?”


그를 본 신우가 눈을 어둡게 빛냈다


“넌 곱게 못 끝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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