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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학생™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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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학생™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4
최근연재일 :
2024.05.15 10:0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3,883
추천수 :
203
글자수 :
58,427

작성
24.05.12 10:00
조회
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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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8화 - 결혼해주세요.

DUMMY

[속보입니다. 한국 플레이어 협회에서 김용현 현 대한민국 국가대표 감독과 관련된 잘못에 대해 해명하겠다며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늦은 오후, 겨우 정신을 차린 용현은 방 밖에서 들려오는 뉴스 속보를 듣자마자 졸음이 싹 달아났다.


‘뭐? 협회 기자회견?’


황급히 품을 뒤져 핸드폰을 꺼내니, 이미 인터넷은 관련 기사로 도배가 되어 있었고, 메인 베너들 또한 관련 사진과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자 회견의 라이브 영상이 송출되는 중이었다.


[플레이어 협회 긴급 기자회견]

[시청자: 1,350,981명]


정말 어마어마한 시청자 수였고, 용현 또한 라이브 영상을 클릭해 재생시켰다.

한창 열기가 무르익은 기자회견의 열기 속, 무거운 표정의 박상해 협회장이 연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 지금 하신 말씀이 전부 진실입니까, 협회장님?


- 무엇이 말인가요?


- 협회와 정부에서 세계 플레이어 대항전 성적 부진에 대한 비난을 회피하기 위해 김용현 감독 선임을 압박했다는 말씀 말입니다!


-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갑자기 이렇게 사실을 밝히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혹시 김 감독 측에게서 협박을..


기자들의 질문이 쇄도하자 협회 측 인원들이 질문을 통제한 뒤, 협회장이 입을 열었다.


-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협박을 당했다는 의견은 사실이 아닙니다. 오늘 말씀드린 모든 것들은 한 협회 내부의 고위 관계자의 양심 고백 내용입니다.


- 그리고 이전 협회장의 과오라고 하더라도 플레이어 협회에서 벌였던 일에 대해 무지했던 저의 행동도 분명 용서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저는 이 시간 이후로 플레이어 협회장 자리를 내려놓겠습니다.


-네?


- 또한 김용현 감독님께는 빠른 시일 내에 직접 찾아가 보상과 사과를..


[실시간 채팅]


- 뉴비뉴비: ???????


- 비나: 진짜 협회 실망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 김용현 감독 말고 우리들도 이용했다는 거 아니야?


- 제카: ㅇㅇㅇ 그 부장놈 녹취록 들었잖어? 빼박이지 진짜로.


- 롤로: 진짜 개또라이들임;;


-···


실시간 댓글과 관련 게시글들의 반응 또한 폭발적이었고, 대부분의 반응들은 협회에 대한 부정적이었다.


용현은 그때까지만 해도 지금 일어난 상황들에 대해 자각하지 못했다. 수년간 사과 한 번 안한 협회 사람들이 갑자기 기자회견까지 열어가며 사건을 공론화한 이유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또 저렇게까지 저자세로 나오는 이유는 또 뭐고?


‘잠시만, 그보다. 난 분명 신우 녀석을 말리고 있었는데? 젠장, 또 맥없이 당해서!’


혼란스러운 와중 기어코 아침에 있었던 일을 기억해낸 용현이 제 친구를 찾아 방 밖을 막 나설 때였다.


“일어났어요?”


사랑하는 아내의 걱정스런 물음에 거실 쪽으로 고개를 돌린 순간, 그는 볼 수 있었다.


와그작, 와그작.


협회의 긴급 기자회견을 튼 채 소파에 누워서 태평하게 팝콘을 씹고 있는 신우를 말이다.

용현은 잠시 벙쪘지만, 핸드폰을 꺼내 티비에서도 나오고 있던 기자회견이 흘러나오는 화면을 가리켰다.


“야, 너 이거 뭐야?”


“새끼, 뭐하느라 안나오는가 했더니, 보고 있었구만? 별 일 아니다.”


‘별 일 아니라고?’


용현은 어이가 없었다. 별 일이 아니라니?


아침에 일어났던 일을 생각해 본다면 분명 제 친구놈이 협회 사람들을 손보고 온 것일터.


“쎈척하지 말고, 다친 덴 없어?”


아무리 세상 누구보다 강한 친구라고 하더라도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 일과 관련된 협회 간부들이라면 한명한명이 절대 약하지 않았다.


‘특히 지성빈, 그 썩어문드러져도 시원찮을 놈도 실력 하난 확실한데.’


한국 랭킹 11위는 절대 폼이 아니다. 늙은 자신은 단기간에 승패를 장담하기 힘들 정도였다.


‘그런 놈들 수십이랑 싸운 거라면 분명 어디 한 군데 정도는..’


친구를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친구로서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걸 알기에 신우 또한 용현의 걱정에 대해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그저.


“새끼가, 나 못 믿어?”


맹한 친구놈이 정신을 차리게 하기 위해 마나의 폭풍으로 그를 마구 흔들 뿐이었다.


“우, 우와악! 미친놈아!”


“친구를 못 믿은 벌이다. 달게 받아라.”


‘그게 아니라!’


마나를 개방시킬 틈도 주지 않는 완벽한 컨트롤의 마나 폭풍. 양손도 마음대로 들어올리지 못하는 상황, 정신줄을 놓기 직전 마법이 해제되고 몸이 그대로 허물어졌다.


“우욱..”


“여보, 괜찮아요?”


시아는 언제 가져왔는지 모를 따뜻한 생강차 한 잔을 용현에게 내밀었다.


“고, 고마워. 우욱.”


“확실히 늙었구만. 그것도 못 버티냐?”


“진짜··· 어?”


용현이 뭐라하려던 찰나, 시아가 갑자기 그를 확 안았다.


“여, 여보? 갑자기 왜..”


“미안해요. 난 당신이 그런 일을 당한 줄도 모르고..”


어느새 아들 옆에 앉아있던 이진숙 여사도 용현에게 다가와 그의 손을 꼭 붙잡았다.


“···”


사실 두 사람이 사건에 대해 모르는 것은 전혀 잘못이 아니었다.


‘일부로 말 안해주고 있던 건데.’


쓸데없이 두 사람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으니까. 비난 정도야 혼자 안고 가면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가족을 잃은 상황에서 슬퍼하는 사람은 나 하나면 충분했으니까.


‘그래도..’


썩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즉 털어놓을 걸.’


그렇게 한동안 이어지던 감동의 도가니 속에서, 갑자기 아내의 표정이 급변했다.


“그러면, 오늘부터 일주일 간 밥은 없어요.”


“에?”


곧장 떨어지는 청천벽력같은 통보.


“맞아, 김 사위. 나 조금 서운했어.”


이진숙 여사 또한 눈매를 좁힌 채 용현을 째려봤다. 용현은 다시금 시무룩해졌고, 신우는 두 사람을 데리고 부얶으로 향했다.


“그럼 엄마, 우리는 쟤 빼고 밥이나 먹읍시다.”


“나쁜 새끼..”


그리고 정말 세 사람은 용현을 홀로둔 채 식사를 시작했다.


‘아니, 그렇게 잘못한거야? 나도 두 사람을 걱정해서 그렇게··· 이게 밥까지 안 줄 정도의 일이냐고?’


서운함에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쯤, 신우가 갑자기 동그랑땡 접시를 들고 용현의 옆으로 다가왔다.


“너, 괜찮냐?”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모습이 정말 군친이 싹 도는 비쥬얼이다.


‘안 그래도 배고팠는데, 역시 친구밖에 없어.’


“뭐? 배? 일주일 정도는 오기로 어떻게든..”


겉과 속이 다른 말을 뱉으며 접시에 손을 대려는 순간이었다.


“아니, 기자들. 곧 집앞에 몰려들 거 같은데?”


그렇게 말하며 눈앞에서 동그랑땡을 전부 입에 털어넣는 신우.


“그리고, 시아가 너 진짜로 밥 주지 말래. 주면 나도 굶긴대.”


저 자식, 절교다. 용현은 태연한 친구의 모습에 기대를 진 채 창밖을 내려다봤다. 벌써부터 기자 몇이 집 앞을 서성이는 모습이 보였다.


“하, 여보, 장모님. 한동안 외출은 자제해야 할 것 같아요.”


아마 몇 시간 안에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자신들이 밖을 나오기만을 기다릴 것이라.


“난 상관 없어요.”


“우리 아들이랑 시간 보내고 좋네.”


다행히 두 사람은 낙관적인 모습이었고, 안심한 용현이 조심스레 아내에게 물었다.


“그래, 그럼 일주일은 넘게 집에 갇혀 살아야 하는데 밥은 먹게..”


“절대 안돼요. 당신이 직접 만들어 먹던가 하세요.”


“그래.”


시무룩한 용현이었다.


***


시간이 얼추 흘렀다. 신우의 귀환과 협회의 양심 고백이라는 거대한 사건을 겪은 대한민국 플레이어 사회는 아직 완전히 안정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평상시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일상생활로 돌아오지 못하는 이들은 오직 신우네 가족 뿐.


“아니, 기자놈들. 일주일이 훌쩍 넘었는데 아직도 텐트를 안치우네? 독하다, 독해.”


“기사 보니까 여기 나 있는 것도 밝혀졌다는데? 봐, 사진도 있네.”


“그래서 그런가? 젠장. 누가 찍은 거야?”


‘그때 집 근처에 은밀한 기척이 몇 있었는데, 혹시 그들인가?’


처음 집에 왔을 때 느꼈던 다섯의 작은 마나 반응. 숨긴다고 숨겼지만 절대 그의 눈을 벗어날 순 없었다.

비록 그때는 가족과의 재회가 더 소중했고, 쓸데없는 소란은 일으킬 것 같지 않았기에 신경쓰지 않았건만, 그들이 사진을 찍고 정보를 유출했을 확률이 높다.


“뭐, 그 정도는 감수해야지. 조금만 더 버티자.”


“그래. 그보다..”


용현은 소파 옆에는 과자를 산처럼 쌓아둔 채, 큰 티비 화면을 네개의 작은 화면들로 분할시켜 플레이어들의 전투 장면을 재생시키고 있는 신우를 보며 물었다.


“플레이어 하게?”


용현의 물음에 신우가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않으며 말했다.


“관심은 있지.”


현대 사회에서 플레이어가 가지는 위치는 상당하다. 좋든 싫든 플레이어가 되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의 성공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였다.

물론, 성공이야 과거에 수도 없이 했기에 신우 자신에게 있어 꼭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


‘아직 몬스터의 위협은 끝난게 아니야.’


현재의 플레이어 사회는 과거 헌터 사회에 비해 많은 발전을 이룩했고, 신우가 레비아탄을 잡은 이후로 몬스터의 위협도 상당히 줄은 상당했다.


하지만, 백두 아래 땅에 묻힌 또 하나의 블랙 게이트를 경험하며, 신우는 깨달을 수 있었다.


‘레비아탄이 전부가 아니다.’


녀석은 또 죽기 직전 이렇게 말했었다.


‘우리는 널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라.’


우리, 본인과 비슷한 급의 몬스터가 더 있다는 말이다. 어쩌면 더 강한 개체가 있을 수도 있는 노릇.


‘안일하게 대비하고 있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현 사회에서 몬스터를 잡기 위해선 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 그건 과거의 영웅이라고 해도 필수적이었다.


“뭐, 그래. 필요하거나 궁금한 거 있으면 말하고.”


무엇인지는 몰라도 그에게서 느껴지는 결의에 용현이 고개를 끄덕인 순간.


띵동.


초인종 소리가 울려퍼졌다. 용현은 또 어떤 몰상식한 기자들인지 낯짝이라도 보자면서 인터폰 화면을 들여다 봤고.


“어? 기다려, 금방 여마!”


오랜만에 얼빠지는 소리를 낸 용현이 황급히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누가 봐도 잘생이고 예쁘다는 소리를 들을 법한 두 남녀가 현관을 들어서는 모습이 보였다.

용현은 당황한 모습을 애써 감추며 두 사람을 안으로 들였다.


“너네, 지금 임무 중 아니었어?”


“나오자마자 인터넷 보고 달려왔지요. 그보다, 기자들 귀찮은데 좀 가라고 하면 안돼요?”


“냅둬. 아빠가 옛날에 죽쑬때도 맨날 저랬는데 뭐. 그보다, 엄마는요?”


두 사람의 말에 신우가 고개를 갸웃였다.


“아빠?”


그러고보니, 두 사람의 얼굴이 낯이 익었다. 고개를 쓱 올려 벽면에 걸린 가족사진을 보니, 앳된 두 사람의 얼굴이 보였다.


“아, 늬들이 용용이 애들이구나?”


소파에서 태연하게 과자를 까먹고 있는 신우의 모습에 용현의 아이들은 잠시 멈짓했지만, 곧 그를 알아보고 소스라치게 소리쳤다.


“성신우님? 아니, 삼촌?”


“오냐.”


“지, 진짜 삼촌이다!!”


아이들의 격한 반응에 세상 놀랄 것 없다는 듯 용현이 태연하게 시아와 이진숙 여사를 불렀고, 두 사람은 신우에게 쪼르르 달려와 연신 고개를 숙였다.


“어렸을 때부터 진짜 팬이었습니다!”


“오냐, 고맙다.”


“사, 삼촌이랑 손을 잡았어..!”


특히 남자애 쪽이 가관이었다. 척 봐도 스물은 넘어보이는 녀석이 신우가 손 하나 잡아준 것 가지고 가문의 영광이라며 방방 뛰었다.

물론, 처음 본 조카가 이렇게 좋아하니 신우의 기분 또한 덩달아 좋아졌다.


그에 비해 여자 조카는 뭔가 애매했다. 무언가 말하려는데, 망설이는 듯한 모습. 그 모습에 남자 조카 쪽이 그녀를 닦달했다.


“누나! 삼촌이야, 그 삼촌이라고! 무슨 말이라도 해봐!”


내심 그녀가 무슨 말을 할지 기대하던 신우는 입술을 우물쭈물거리는 그녀에게 집중했고.


“자, 신우야. 인사해라. 내 아들 유현이랑 하나밖에 없는 사랑스러운 딸,”


“삼촌, 결혼해주세요.”


“읭?”


“연주..???”


순간, 큰 거실이 정적에 휩싸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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