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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미달 님의 서재입니다.

붉은머리 에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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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다미달
작품등록일 :
2024.05.08 15:28
최근연재일 :
2024.06.20 22:4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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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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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글자수 :
25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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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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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떨림 (3)

DUMMY

에아론이 간신히 실내복으로 갈아입고 식당으로 들어섰을 때, 가족들은 이미 식사를 하고 있었다.

몸에 익은 습관대로 누나 옆에 앉으려던 에아론은 문득 고개를 돌렸다.

프라가 제 옆에 있는 의자를 탁탁 두드리는 게 보였다. 영 적응 안 되는 광경이었다.

에아론은 아스테리아를 힐끗 쳐다봤다. 아스테리아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에아론은 비치적거리는 걸음을 보이며 어머니 곁에 앉았다.


"어디 불편한 데가 있니?"


프라가 개인 그릇 위에 빵을 놓으며 물었다. 고개를 흔들려던 에아론은 잠깐 얼굴을 찡그리더니 입으로 대신 말했다.


"괜찮아요."


아스테리아는 에아론의 목 뒤쪽을 곁눈질로 확인하였다. 목덜미에서 등으로 이어지는 부위에 멍 자국이 살짝 자리 잡고 있는 게 보였다.

아스테리아는 눈짓으로 하인을 부르더니 귀엣말로 속삭였다. 하인은 고개를 주억거리고는 제자리로 돌아갔다.


"준비는 잘 하고 있느냐?"


에아론은 고개를 돌렸다.

브레고아가 큰형을 쳐다보며 묻는 게 보였다.

비요른은 식탁에 팔을 올리고 힘겹게 음식을 먹고 있던 참이었다.

아버지의 말에 일단 허리를 꼿꼿이 폈지만 피곤함이 뚝뚝 묻어 나오는 표정까지는 막을 수 없었다.


"예.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아직 멀었어. 절벽 꼭대기까지 올라가야 하는데 도중에 힘이 빠지는지 다시 내려오더라고."


비요른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이 기름기 묻은 손가락을 쪽쪽 빨며 그리 말했다.

그는 브레고아의 동생인 클루바였다. 이번에 비요른이 성인식을 치른다고 하여 도와주기로 하였다.

성인이 미성년의 성인식 준비를 도와주는 경우는 흔했기에 그리 특별할 건 없었다.

비요른은 식탁 가운데에 있는 빵을 가져가려다가 신음을 흘리고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훈련을 어찌나 힘들여 했는지 다리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는 듯했다.


"자."


에키아가 비요른에게 빵을 건네주었다. 비요른은 건네받은 빵을 찢으려 했으나 그것마저도 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에키아가 도와주려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클루바가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내버려두십시오, 에키아. 이것도 훈련의 일환입니다. 비요른. 손으로 안 되면 입으로라도 찢어먹어라."


비요른은 다 죽어가는 얼굴을 보였지만 이내 클루바의 말을 따르기로 하였다.

클루바는 평상시에는 능청스럽고 유쾌하였지만 훈련에 들어가면 완전히 달랐다.

비요른은 차라리 굶주린 곰과 한자리에 있는 게 낫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 정도로 클루바는 엄하게 비요른을 훈련시켰다.

하지만 엄하게 시킬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온전한 전사임을 홀 다르의 사람들에게 증명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해서 절벽에 올라 뇌조의 발톱을 가져오는 것이 비요른이 성인식 날 완수해야 할 일이었다.

동물의 피를 마시는 것으로 간단히 성인식을 끝내는 씨족도 있지만 붉은머리는 아니었다.

이것도 과거에 했던 것에 비하면 훨씬 완화된 거라고 하니 예전에는 얼마나 심했을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에키아는 어떻게든 음식을 넣으려는 비요른을 보며 안쓰러워했다. 직접 먹여주고 싶은 모양인지 몸을 가만두지 못했다.

브레고아는 엄한 눈으로 에키아를 진정시키고는 다시 식사에 집중했다.


"아버지. 저도 요즘에 훈련을 하고 있어요."


그때 스바르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 대화가 끝나길 기다리고 있었는지 곧바로 입을 열었다.


"이번에 성인식 때 마을에서 대회가 열리잖아요. 거기 참가해서 최고의 글리마르가 되려고요."


아직 대회 준비도 되지 않았건만 스바르는 이미 우승자가 나온 것처럼 굴었다.

스바르의 당찬 포부에 답한 사람은 클루바였다. 클루바는 여유로운 얼굴로 팔짱을 꼈다.


"좋은 목표다만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 성인식을 치르는 것보다 글리마 우승자가 되는 게 더 어렵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냐."


브레고아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는 것으로 동생의 말에 동의하는 기색을 보였다.

스바르는 오기가 생긴 듯한 얼굴로 말했다.


"오늘 대련을 했는데 일곱 번이나 연속으로 이겼어요. 전 자신 있다고요."

"그러면 상대해 준 놈들이 봐준 것일 테지. 연습 과정에서 자신의 전술을 함부로 알려주느니 차라리 지는 게 훨씬 나으니까."

"아뇨. 다들 용쓰면서 열심히 했어요. 봐주는 건 전혀 없었어요."

"뭐. 때가 되면 알게 될 거다. 아무튼 잘 해봐. 그래도 우리 붉은머리들 중에 우승 경험 없는 사람은 별로 없으니까."

"작은아버지도 우승자 셨어요?"


클루바는 어깨를 으쓱였다.


"하긴 했지. 세 번 나가서 겨우 한 번 땄지만."

"예? 세 번 다 한 게 아니고요?"

"저기 있는 사람이 워낙 잘해야 말이지."


클루바의 시선이 브레고아를 향했다.

스바르는 동경 어린 눈으로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아, 아버지! 제 훈련 좀 봐주세요. 제가 만약 우승자가 되면 아버지께 모든 영광을 바칠게요."

"일이 있다. 그리고 영광은 내가 아니라 키놀께 바쳐야 하는 거다."

"아버지한테 배우고 싶단 말이에요. 제일 잘하시잖아요."

"글쎄."


브레고아의 애매한 말에 클루바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흘렸다. 스바르는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지만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었다.


"에아론. 너는 대회에 안 나갈 테냐?"


클루바가 몸을 뒤로 젖히며 물었다. 마침 에아론은 체한 듯한 얼굴로 음식을 오물거리고 있었다.

아스테리아가 곁에서 알려주지 않았다면 클루바의 말을 본의 아니게 무시했을 것이다.


"저, 저요?"

"같이 나가는 것도 괜찮겠지. 그래서 형제가 나란히 결승에서 만나면 퍽 감동적일 테고."


스바르는 한껏 여유 있는 자세로 에아론을 쳐다봤다. 그 자세는 아까 클루바가 보였던 것과 비슷했다.


"정말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져도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겠어요. 동생의 기쁨은 형의 기쁨이기도 하니까요."


그렇게 말하면서 정작 얼굴에는 '가당키냐 하겠냐.'라는 듯한 표정이 깃들어 있었다.

에아론은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제가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힘도 약하고 몸집도 작아서..

"너와 같은 녀석이 예전에 있었는데 결국 다섯 번이나 우승했어. 포기하지 마라, 에아론."


에아론은 멍하니 입을 벌렸다. 스바르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려달라고 보챘다.

그러나 클루바는 어깨만 으쓱일 뿐 딱히 말해주지는 않았다.


"저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


그때 비요른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얼굴을 보니 얼른 침대에 뉘고 싶은 모양이었다. 클루바는 비요른의 등을 두드리며 어서 쉬라고 말하였다.

그렇게 저녁 식사가 끝나갈 무렵이었다.

브레고아는 버리는 빵으로 입을 닦고는 아스테리아에게 말했다.


"아스테리아. 다 먹으면 내 방으로 오거라. 잠깐 할 얘기가 있으니."

"네?"


갑작스러운 부름에 아스테리아는 깜짝 놀랐다. 뒤늦게 반문했지만 브레고아는 이미 자리를 뜨고 없었다.



*



"돌주먹 쪽에서 이번에 기별을 주었다. 성인식이 열리는 날 찾아온다고 말이야."


부름을 받고 족장의 방에 들어간 순간, 곧바로 들려오는 목소리. 아스테리아는 방 한가운데에 서 있는 아버지를 발견하였다.

브레고아는 벽에 걸려 있는 커다란 양날 도끼를 바라보고 있었다.

블라스카. 우글라가 생전에 애용하였던 무기. 만들어진 지 오래되었지만 날에 새겨진 빛깔은 여전하였다.

하지만 브레고아는 블라스카를 장식품 그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은 듯했다. 어차피 그에게는 자신만의 무기인 외날 도끼, 카라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가요."


아스테리아는 최대한 침착하게 굴었다. 그러나 꽉 쥔 주먹은 진작에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들이 왜 오는지는 알고 있겠지. 너도 이제 결혼할 나이가 되었으니."


촛불이 살짝 흔들렸다. 동물 기름으로 굳힌 게 아닌 송액을 재료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솔나무 특유의 은은한 양이 방안에 감돌았다.

꽤 좋은 향이었지만 그럼에도 아스테리아는 마음에 위안을 느끼지 못했다.


"돌주먹만이 아니다. 다른 씨족에서도 연락을 보내왔지. 다들 비요른의 성인식을 축하한다는 말을 남겼지만 속내는 뻔해. 그래도 뭐, 잘된 일이지. 이참에 비요른의 상대도 같이 알아보면 될 테니."


브레고아는 아스테리아의 의향이 어떤지 묻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기에.


"어쨌든 그렇게 되었으니 미리 준비하는 게 좋을 거다. 두 어머니에게 도움을 받거라. 특히 에키아에게는 값비싼 장신구와 드레스가 많으니 한 번은 꼭 들르고. 알겠느냐? 이번 성인식은 많은 사람들이 올 것이야. 가능한 아름답게 치장하거라."


그리고 브레고아는 나가도 좋다는 신호를 보냈다. 사실상 통보나 가까운 말이었고, 그래서 아스테리아는 입도 제대로 벙긋하지 못했다.

하지만 말할 기회가 있었다 하더라도 결과는 똑같았을 것이다. 브레고아는 이미 아스테리아를 보내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말이다.

결국 아스테리아는 고개를 숙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방에서 나온 아스테리아는 복도 벽에 기대어 서서 가슴에 손을 대었다. 심장이 쿵쿵 뛰고 있었다.

자신에게 이런 일이 찾아올 거란 건 진작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나, 막상 마주하니 기분이 이상했다.


'나도 사실은 이곳에서 계속 살기를 바라고 있었던 걸까.'


그러나 그건, 단순히 가족들 곁을 떠나는 게 두려워서가 아니었다.

한 번도 마주한 적도 없는 남자의 곁에서 한평생 살아가는 게 두려운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저 아스테리아는 커가는 에아론을 곁에서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적어도 에아론이 성인식을 치르고 어엿한 전사가 되는 모습까지는 곁에 남아 있고 싶었다.

단지 4년. 4년만 더 기다리면 될 일인데.

혹시 그때까지 최대한 보류해달라고 아버지께 요청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이라도 방에 들어가서 한 번 더 생각해달라 얘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

브레고아도 그 정도는 이해해 줄지도 모른다. 생각해 보면 못 들어줄 청도 아니지 않은가. 그저 사랑스러운 막냇동생의 성인식을 보겠다는데 설마 그것도 거부할까-.

아스테리아의 입가에 체념 섞인 미소가 떠올랐다.


'될 리가 없겠지.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혼사 얘기를 꺼낸 것만 봐도 알 수 있잖아.'


브레고아는 아스테리아를 결혼시켜 내보낼 생각이었다. 더 늦었다가는 데리고 갈 상대가 없을 것이기에.

아스테리아는 복도를 따라 걸었다. 밤이었기에 사용인들도 돌아다니지 않았다. 간혹 어디선가 나는 기침 소리가 적막한 분위기를 적셔주었다.

방에 도착한 아스테리아는 살짝 열린 문틈으로 빛이 들어오는 걸 보았다. 벽난로 앞에서 에아론과 프라가 앉아 있는 게 보였다.

프라는 손수 에아론의 등에 연고를 발라주고 있었다. 그건 저녁 식사 때, 아스테리아가 하인에게 부탁했던 것이었다.

두 사람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물론, 아직 에아론은 부담스러워하는 게 조금은 보였다.

그럴 수밖에. 젖을 뗀 이후로 보모와 아스테리아의 손길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오래도록 어미의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했으니 당연했다.

그러나 그것도 오래가지 않겠지. 프라가 앞으로도 다정한 눈길로 머리를 쓰다듬어주기만 한다면. 상냥한 목소리로 자장가를 불러줄 수만 있다면.

그렇다면 에아론은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누나의 빈자리를 잊을 정도로.


'저 작디작은 등도 언젠가는 크게 넓어질 테야. 그리고 연약했던 자신을 벗어던지고 온 세상을 향해 소리칠 날이 오겠지.'


내가 바로 붉은머리 에아론이다, 하고 말이다.

아스테리아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

가능하면 이 순간을 길게 늘이고 싶었다. 어쩌면 영원까지.

그렇게 에아론과 더 오래 있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스테리아는 에아론의 웃음을 들으며 방에서 멀어졌다. 프라가 잠옷을 입고 있는 걸 보니 오늘은 에아론과 같이 잘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필시 자신의 자리는 없겠지.

아스테리아는 담담하게 미소를 지으며 제 처지를 받아들였다. 뒤로 물러난 그녀는 혼자 자기 위해 프라의 방으로 향했다.

창가로 들어온 달빛이 그녀의 발걸음을 비추었다.



*



"괜찮으면 오늘은 이 어미랑 같이 잘까?"


에아론은 입에 머금고 있던 미소를 조금 지웠다.


"좋아요. 근데 어머니. 그럼 누나는 어디서 자요?"


프라는 문밖을 힐끗 보았다. 기다란 그림자가 서서히 사라지는 게 문틈 사이로 엿보였다.


"걱정 말렴. 네 누나는 어미 방에서 자면 되니까. 아까 얘기를 했단다."


에아론은 침대에 앉아 있는 프라를 어색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프라는 어서 오라는 듯 손짓을 하고 있었다.

하는 수없이 침대에 누우니 프라가 목 끝까지 이불을 올려주었다.


"이 어미랑 같이 잔 지가 참 오래되었구나. 아가였을 때 자장가를 불러주었었는데. 기억나니?"

"어.. 아뇨. 죄송해요."

"아니. 사과할 사람은 나겠지. 그동안 너에게 신경을 쓰지 못했으니까. 그때 당시에는 내가-. 아니. 변명은 하지 않으마. 미안하구나, 내 아들."

"전 괜찮아요."


프라는 에아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에아론은 지금 자신이 기분이 좋은 건지 아닌 건지 헷갈렸다.

그날 밤, 프라는 에아론의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장가를 불러주었다. 에아론은 두 눈을 꼭 감고 잠에 들려고 애썼다.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에아론은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말았다. 자장가의 가사를 모두 외워버린 건 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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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지원 (3) +1 24.06.15 13 4 16쪽
31 지원 (2) +1 24.06.14 14 3 14쪽
30 지원 (1) +1 24.06.12 13 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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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3년 후 (3) +1 24.06.10 16 3 13쪽
27 3년 후 (2) +1 24.06.08 15 3 13쪽
26 3년 후 (1) +1 24.06.07 14 4 17쪽
25 분노 (5) +1 24.06.06 14 4 17쪽
24 분노 (4) +1 24.06.04 15 3 18쪽
23 잘 있어 24.06.03 16 3 13쪽
22 분노 (3) 24.06.01 16 3 14쪽
21 분노 (2) 24.05.31 16 3 14쪽
20 분노 (1) +1 24.05.30 15 3 16쪽
19 추락 (2) +1 24.05.28 17 3 17쪽
18 추락 (1) 24.05.27 19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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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변화의 꼬리 (2) +1 24.05.24 13 2 17쪽
15 변화의 꼬리 (1) +1 24.05.23 17 2 14쪽
14 아담한 승리 +1 24.05.22 14 4 15쪽
13 정찰꾼 스뇰 (5) +1 24.05.21 17 4 16쪽
12 정찰꾼 스뇰 (4) +1 24.05.20 22 3 20쪽
11 정찰꾼 스뇰 (3) +1 24.05.19 19 3 13쪽
10 아픔 +1 24.05.17 19 5 19쪽
9 정찰꾼 스뇰 (2) +1 24.05.16 19 5 16쪽
8 정찰꾼 스뇰 (1) +1 24.05.15 25 4 14쪽
7 다짐 24.05.14 22 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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