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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님의 서재입니다.

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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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
작품등록일 :
2024.02.17 19:25
최근연재일 :
2024.06.30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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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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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9,604

작성
24.06.03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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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연습

DUMMY

에이리프는 와일더가 쉽지 않은 곡을 선택했을 거라 예상하고 똑같이 어렵고 유명한 곡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디테일을 살려야 하는 춤과 높은 고음에서 섬세하게 음정을 변화시켜야 하는 ‘3 2 1 발사’이라는 곡으로 의견을 모았다.


‘과연 할 수 있을까?’


디영이는 와일더의 기세에 눌려서 쫄은 표정으로 시무룩해있었다.

헌서는 멤버들이 기죽지 않도록 큰소리쳤다.


“저희 열심히 연습하고 있으니까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와일더는 여유있게 고개를 끄덕이며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그래. 열심히 해 봐.”

“파이팅!”


그들의 응원에서 ‘며칠 연습한다고 우리 실력을 따라오겠냐’하는 자신감이 보였다.


촬영을 마치고 연습실로 돌아온 에이리프는 와일더와 경연하기 위해서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의견을 나누었다.


“와일더 포스가 장난이 아니야. 이대로 가면 페이스에 말리겠어.”


온제는 멤버들이 와일더에게 심리적으로 꿀리는 것을 간파했다. 기세에서 밀리면 기량을 100% 발휘하기 어렵다.


“와일더하고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선생님한테 평가받는 기분이야.”


디영이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실력은 와일더가 우리보다 한 수 위지. 연습생 시절부터 호흡 맞춰 온 경력이 우리보다 훨씬 오랜데.”


헌서는 현실은 현실대로 인정하자고 했다.


“하지만, 한 번의 무대는 우리가 연습으로 커버할 수 있어. 2시간 내내 콘서트를 하는 게 아니잖아. 5분 정도의 무대는 연습으로 완벽하게 해낼 수 있어.”


헌서의 말에 멤버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2시간 내내 춤추고 노래해야 한다면 와일더 선배를 이기기 어렵겠지만, 5분의 무대는 죽어라 연습하면 할 수 있어.”


편곡을 마치고 파트를 분배하고 연습에 돌입했다.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모두 안무의 속도를 따라가기 버거워했다.

한 박자에 두세 동작이 들어갈 정도로 안무가 빨랐다.


“거기 동작을 날리면 안 돼.”


온제가 디영이에게 정확한 연결동작을 시범을 보였다.


“스텝 정확히 밟고 잠깐 멈춰서 정지한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고 다음 동작으로 넘어가야지. 그렇게 후루룩 넘어가면 산만해. 그냥 달려가는 것 같잖아. 느낌을 살려야지.”


“힝, 그게 쉽지가 않아, 형. 한 박자에 그 많은 동작을 다 넣기도 어려워. 그런데 느낌까지 살리라고? 난 못해.”


디영이가 한숨을 쉬며 바닥에 드러누웠다.


“이 곡은 다른 곡 안무 3개는 외울 분량인 것 같아. 한 박자에 디테일한 동작이 너무 많이 숨어있어.”


일유도 세부적인 손동작과 발을 천천히 맞춰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여기서 뒷걸음질 치면서 두 걸음에 방향을 바꾸면서 대형을 변경해야 하는데, 이게 연습한다고 될까?”


지솔이가 영상을 보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뒤를 보지 않고 대형 변경하다 부딪히면 넘어져서 사고 날 텐데.”


전문 댄서나 가능한 동작도 섞여 있어서 연습만으로 따라하기에 한계가 느껴졌다.


“와일더가 워낙 평균 능력치가 좋아서, 우리도 댄스 멤버 몇 명만 잘한다고 평가를 잘 받지 못할 거야. 다 같이 수준을 높여야 해.”


헌서와 온제는 멤버들을 격려하며 어려운 안무를 소화하는 걸 도왔다.


“이렇게 어려운 거 한다고 누가 알아봐 줄까?”


디영이가 이 곡을 꼭 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냥 좀 쉽고 멋있어보이는 거 하는 게 낫지 않을까? 꼭 와일더 하는 것처럼 따라 한다고 좋은 건 아니잖아.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걸 하는 게 낫지.”


미강이도 어깨를 으쓱 하며 동의했다.


“우리한테 맞는 거 하는 게 나을 수도 있지. 와일더 따라하려다가 우리가 잘하는 것도 못 보여줄 수 있잖아. 메테오의 곡 중에도 우리한테 맞는 난이도로 찾아보면 어때?”


연습을 진행하면서 헌서도 좀 무리한 선택을 했나 후회가 되었다.

헌서는 신체능력도 남다르고 스킬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익힐 수 있지만, 다른 멤버들에게는 단시간에 익히기 어려운 곡이었다.


‘멤버들 눈높이에서 생각할 걸 그랬나.’


너무 어려운 곡을 하면 원곡과 비교되어서 더 못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아폴론은 와일더를 이겼잖아. 어려운 걸 하기보다 대중적인 히트곡을 해서 영리하게 대응한 거지.”


“그때는 평가기준이 조회수니까 그냥 보기만 해도 점수가 올라가지만, 이번에는 좋아요를 받아야 해.”


와일더가 조회수는 아폴론보다 낮았지만, ‘좋아요’의 숫자는 별로 차이가 없었다.

히트곡으로 이루어진 아폴론의 무대를 본 사람이 훨씬 더 많았지만, 양쪽의 무대를 모두 본 사람들 가운데에는 와일더의 무대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이 다수였다는 뜻이다.


조회수는 팬의 노동과 스트리밍으로 올릴 수 있지만, 좋아요 숫자는 특정 그룹의 팬이 아닌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받을 수 있다.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 이제 와서 곡을 바꿀 수 없잖아. 빨리 안무 다 암기하고 동선 맞춰야지.”


온제는 예상보다 느린 진도에 초조해하며 멤버들을 다그쳤다.


“지금 바꿔서 처음부터 새로 안무를 익히나, 하던 거 계속 하나 마찬가지야. 해보자.”


쉴틈 없이 서로 도와가며 연습한 끝에, 그럭저럭 안무를 익히고 촬영한 영상을 보면서 고쳐야 할 부분을 찾아보았다.


“아, 좀 많이 다듬어야겠는데?”


영상을 보니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한숨이 나왔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메테오의 명곡 중에서도 난이도가 높은 곡이어서, 제대로 소화한 사람이 몇 없었다.

온제와 헌서, 일유는 세부적인 안무까지 정확히 느낌을 살려서 표현했다. 반면에 윌비, 미강이, 지솔이, 디영이는 박자 맞추고 따라가기도 급급했다. 멤버 간에 실력차이가 눈에 띄었다.


그나마 윌비는 랩퍼라서 센터일 때 랩을 하며 프리스타일 몸짓을 하면 되니 다행이었다. 윌비의 바이브와 짬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


미강이와 지솔이가 맡은 파트도 고음의 멜로디를 부르면서 춤을 추기에, 센터일 때 안무가 그렇게 극악으로 어렵지는 않아서 연습으로 극복할 수 있을 듯 했다. 또 둘은 워낙 노래를 흡인력있게 하니까 춤보다 노래에 집중하게 되어서 군무만 잘 맞추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디영이는 노래도 춤도 다른 멤버에 비해서 차이가 나 보였다. 디영이가 센터로 오면 갑자기 텐션이 떨어지고, 군무일 때도 디영이 혼자 박자가 쳐지고 따로 노는 느낌이었다. 음정도 불안하고 음색도 힘이 없게 들렸다. 어려운 곡을 하니, 다른 멤버에 비해 부족한 실력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디영이는 나랑 특별훈련을 해야겠다.”


온제가 디영이를 보고 말했다.


“히이잉.”


디영이가 우는 소리를 하며 머리를 감싸쥐자, 미강이도 디영이를 놀려댔다.


“노래 연습도 좀 해. 대충 귀여워보이는 걸로 때우려고 하지 말고.”


“우이쒸.”


디영이는 미강이를 흘겨보며 입술을 내밀었다.


그러는 사이에 2라운드의 대면식이 방송되었다. 방송을 본 멤버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저때 저런 분위기 아니었잖아?”


헌서가 실력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말하자, 와일더가 에이리프에게 반응하는 장면이었다.


“실력을 보여준대.”

“오~ 기대되는걸?”


와일더가 웃는 모습에 자막이 달렸다.


[에이리프를 비웃는 와일더]

[실력이 기대되지 않는 듯]


그러자 교차편집으로 에이리프 멤버들의 긴장한 표정이 나갔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의 에이리프]

[딱딱하게 굳은 디영의 표정]

[실력을 무시당해 화난 온제]


“저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았는데.”

“뭐야, 또 악마의 편집이야?”


아이돌 놀이공원에서 악마의 편집을 당한 적이 있는 헌서는 수법이 뻔히 보였다. 일부러 두 팀이 사이가 안 좋은 것처럼 편집해서 프로그램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려는 것이었다.

다른 멤버들도 헌서보다는 덜하지만, 아이돌 놀이공원에서 자신들의 모습이 의도와 다르게 편집되어 나간 경험이 있었다.


“나 화난 거 아닌데. 사람들이 오해하겠네.”


온제가 말하자, 디영이도 억울해했다.


“나도 흥분해서 좀 떨렸을 뿐인데, 엄청 마음 상한 것처럼 자막을 달았어.”


헌서의 말에도 오해하기 좋게 자막이 달렸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비록 에이리프가 이제 막 신인 티를 벗은 그룹이지만, 와일더가 보기에 시시한 퍼포먼스를 펼치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는데, 자막은 헌서가 그들을 무시하는 것처럼 달아놓았다.


[대선배 와일더를 가볍게 무시하며 도발하는 헌서]


어차피 와일더도 그 자리에 있었기에 멤버들끼리는 오해하지 않겠지만, 양쪽 그룹의 팬들은 방송만 보면 둘이 자존심 싸움을 벌인 걸로 여길 터.


우려하던 바와 같이, 방송이 나가자 에이리프의 팬이 예민하게 반응했다.


[와일더가 에이리프를 너무 무시하네? 실력있는 선배라고 그렇게 후배를 비웃어도 돼?]

[에이리프가 그렇게 실력없는 애들도 아닌데 속상해.]

[와일더가 저렇게 거만하니까 그 실력에도 못 뜨는 거야.]


와일더의 팬도 마찬가지였다.


[에이리프 요즘 잘나간다고 눈에 뵈는 게 없구나.]

[선배한테 저렇게 짜증내고 막 나가도 돼?]

[얼마나 잘나가나 보자. 저런 인성이면 놀이공원 거품 꺼지고 얼마 못 가서 팬들 다 빠져나갈걸.]


악마의 편집 때문에 두 팀이 사이가 안 좋은 걸로 비춰져서 팬덤간에 험한 말이 오가고 신경전이 벌어졌다.


사정은 다른 팀도 마찬가지였다.

1라운드에 레블과 키네아트의 팬덤이 싸웠던 것을 시작으로, 2라운드에 들어가자 모든 팬덤이 방송에 단 자막 때문에 과열되어서 사이가 틀어져서 싸우기 시작했다.

2라운드에서 맞붙는 아폴론과 키네아트의 팬도 상대 팀이 자기가 좋아하는 그룹을 무시한다며 서로를 못마땅해했다.


[아폴론이 자기들 학벌 좋다고 키네아트를 무시해. 인성 더럽네.]


[키네아트가 아폴론 말 다 씹고 쌩까네? 모르면 무식한 티나 내지 말지.]


레블과 버디의 팬도 편집과 자막에 화가 나기는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버디를 보고 유치원 재롱잔치 보는 것 같다고 해?]


[레블보고 깡패같다니? 아이돌한테 그런 말 하는 건 선 넘었지.]


제작진이 그룹의 관계를 격렬한 갈등 서사로 편집해서 우주전쟁의 시청률은 높아졌지만, 참여 그룹 팬들은 상처받고 속상해했다.


“아무리 시청률도 좋지만 너무하네요.”


승권은 다른 참여 그룹의 소속사에게 연락해서 공동대응을 하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너무 자극적으로 편집하지 말아달라고 공동 의견을 전달하면 어떻겠습니까?”


그러나, 다른 엔터사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제작진이 저러는 거 하루이틀도 아니고요. 우리가 뭐라 한다고 바뀌지도 않을 겁니다.”

“어쨌든 시청률 잘 나오면 우리한테도 좋은 거 아닌가요?”

“예민한 팬들 몇 명이 싸우는 건데 내버려두면 조용해질 겁니다.”


제작진의 횡포에 다들 관심이 없었다. 아티스트의 이미지만 나빠지고 팬들만 상처를 입는데도, 괜히 나섰다가 제작진에게 찍힐 것을 우려했다.


승권은 고민에 빠졌다.


“우리만 항의하면 에이리프만 제작진에게 밉보일 테고. 어쩐다?”


헌서는 일단 좀 더 두고 보자고 했다.


“놀이공원때는 나만 나쁜 놈으로 편집되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팀도 다같이 나쁘게 그려지니까 그나마 낫네요. 모든 팀이 다 싸우는 걸로 보이니, 시청자도 제작진이 문제라는 걸 알 거예요.”


“그래도 정중하게 한 번 얘기는 해 봐야지.”


승권은 최대한 예의를 지켜서 제작진에게 건의하겠다고 했다.


며칠 후에 중간 점검 촬영이 있었다.

모두 촬영장으로 가서 대기실에서 촬영 순서를 기다렸다.


피곤해서 다들 쓰러져 자는 가운데, 헌서는 문자를 받고 밖으로 나갔다. 버디의 상우가 만나자고 한 것이었다.


아무도 없는 복도 끝 외진 곳으로 가니 상우가 기다리고 있었다.


“헌서님, 잘 지내셨어요?”


선배인 상우가 그에게 존대말을 쓰는 것은 상우가 아니라, 몬스터인 하우가 그의 정신을 지배해서 말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왜 보자고 했어? 뭐 알아낸 거 있어?”


헌서는 하우에게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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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버디의 강점 +1 24.05.26 47 4 12쪽
100 우주전쟁 24.05.25 55 5 12쪽
99 대면식 24.05.24 51 4 12쪽
98 팀 경연 24.05.23 55 4 12쪽
97 개인활동 24.05.22 61 6 12쪽
96 배척과 단합 +2 24.05.21 56 4 12쪽
95 사냥 24.05.20 53 5 12쪽
94 사생 24.05.19 57 5 12쪽
93 아바타 팬미팅 +2 24.05.18 58 4 12쪽
92 미강이의 비밀 24.05.18 56 4 12쪽
91 단비의 시크릿 24.05.17 61 3 12쪽
90 소통 24.05.16 58 5 12쪽
89 단비 24.05.15 60 4 12쪽
88 시크릿톡 24.05.14 64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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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신인상 24.05.10 72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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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정글 파티 24.05.08 72 5 12쪽
81 세계관 24.05.07 81 4 12쪽
80 제5세계 24.05.06 94 3 12쪽
79 교감능력 24.05.05 94 5 12쪽
78 팬미팅 24.05.04 100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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