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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5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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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우주전쟁

DUMMY


“마지막 여섯 번째 그룹이다.”


문이 열리고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4명? 5명?”


비교적 적은 인원이었다.

건들거리며 걷는 모습에서부터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이 느껴졌다.


“누, 누구?”


긴장한 참가자들은 실루엣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림자일 뿐이지만, 넘치는 자신감과 스웩이 느껴졌다.


“여기란 말이지?”


나른한 목소리로 불평을 늘어놓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 자리 어디야?”

“졸려. 기다리다 잠들 뻔했네.”

“아, 피곤해. 계속 기다리게 하고, 뭐 하자는 거야?”


아무렇지도 않게 투덜거리며 걸어들어오는 멤버들을 본 참가자들은 흡 하고 숨을 멈췄다.

마치 링 위에서 격투기를 하는 것처럼 상대를 잡아먹을 듯한 날카로운 눈빛, 짙은 아이라인, 온몸에서 뿜어나오는 카리스마, 살이 떨리게 만드는 포스가 느껴지는 거만한 미소.


자유분방한 악동 그룹으로 소문난 레블이었다.


“레블이다.”

“레블이 오다니.”

“의외인데?”

“레블이 경연 프로그램을 한다고?”


레블 역시 국내에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메이저 회사 가운데 하나인 바쿠스 엔터테인먼트의 그룹이었다.

바쿠스 엔터사의 분위기 자체가 자유롭고 제멋대로여서 방송사나 팬덤과도 충돌이 잦았다.


하지만, 틀에 박히지 않은 파격을 추구하는 레블은 반항적인 이미지로 젊은이들에게 시원한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답답한 사회 속에서 탈출을 원하는 사람에게 레블은 기존의 관습을 파괴해버리는 쾌감을 선사했다.


그런 레블이 규칙에 따라 경연을 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니 믿어지지 않았다.


레블의 멤버는 4명으로 소수였지만, 각자 개성이 뚜렷했다. 한 명 한 명이 아티스트로서의 주체성을 가지고 있었다.


“누구야?”

“우리 알아?”


눈이 마주치자 인사는 커녕 다짜고짜 째려보며 기선제압을 하는 레블이었다.

모든 걸 다 씹어먹는 에너지를 뿜어내는 레블과 눈이 마주치자, 버디 멤버들은 자기도 모르게 쫄아서 눈을 내리깔았다.


“무, 무서워.”

“레블 선배님들하고 어떻게 경연을 해?”

“다리가 후들거려서 무대에 같이 서있지도 못할 것 같아.”


디영이도 겁을 먹었는지 헌서에게 달라붙으며 귓속말했다.


“설마... 레블 선배들... 저러는 거 컨셉이겠지? 진짜면... 으...”


경연 프로그램 방송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 일부러 쎈 척하는 걸 수도 있다.


“에효... 역시 이불 밖은 위험해.”


처음 만나는 기 쎈 사람들 속에서 어색한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극 내향형인 지솔이가 어깨를 움츠린 채 진 빠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모두 자리에 착석하자, MC인 산혁이 들어왔다.


“여러분은 이제 지구에서 가장 위대한 아이돌 그룹이 되기 위한 경쟁을 시작합니다.”


우주전쟁의 규칙을 설명했다.


“모든 팀이 2팀씩 짝지어 서로 퍼포먼스 경쟁을 하고, 승패 수가 같으면 승자 승 원칙으로 최종 승자가 결정됩니다.”


리그전으로 각 라운드마다 2팀씩 짝지어 경연해서 승패를 정한다. 5번의 라운드에서 각각 다른 팀을 상대해서 5번의 경연을 치르게 된다. 1라운드는 에이리프와 버디, 와일더와 아폴론, 키네아트와 레블이 대결했다.


매 라운드마다 미션과 점수를 주는 방식이 달라서, 어떤 라운드에서 어느 팀을 만나느냐도 승패에 중요한 요소였다. 유리한 미션이 걸리면 수월하게 갈 수 있고, 그룹 색깔과 안 맞는 미션이 걸리면 짧은 시간에 익혀서 퍼포먼스 하기 어려울 터.


“첫 번째 라운드는 나를 보여주는 미션입니다.”


첫 라운드 미션은 자신의 곡을 퍼포먼스하는 비교적 쉬운 미션이었다. 각 그룹은 자신의 히트곡을 메들리로 엮어서 5분간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평가는 대중의 동영상 조회수로 하게 된다.


“히트곡이 많은 그룹이 유리하겠네.”


데뷔한 지 오래 되고 알려진 곡이 많은 그룹이 유리할 수 밖에 없었다. 에이리프처럼 이제 앨범을 3개 발매하고 히트곡도 몇 개 없는 그룹은 불리했다.


긍정적인 온제는 에이리프도 알려진 곡이 많다며, 불안해하는 지솔이를 안심시켰다.


“우리도 히트곡이 없지는 않아. 정글파티는 음악방송 1위를 했고, 앨범 타이틀 말고도 프리데뷔 곡도 있고, 후속곡 활동도 했잖아. 곧 세 번째 앨범으로 컴백 할거고.”


우주전쟁 촬영 일정이 컴백 일정과 겹쳤다. 컴백하고 며칠 후에 첫 번째 경연을 촬영하게 될 것 같았다. 그러니, 세 번째 앨범의 곡도 히트곡 메들리에 넣을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우리 경연 상대가 버디야.”


버디는 대중에게 알려진 히트곡이 많았다.

에이리프 멤버들도 쉽게 떠올리고 따라부를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곡이 많으니, 첫 번째 미션인 히트곡 메들리에서 유리할 터.


“엥? 하필 또 그러네.”


다른 그룹도 히트곡이 많았지만, 버디는 특히 대중이 따라 부르기 쉬운 널리 알려진 곡이 많았다. 이지리스닝이고 기분 좋은 청량함이 느껴지는 버디의 곡이 대중의 조회수에서는 유리할 듯 했다.


온제가 양손의 주먹을 불끈 쥐고 의욕을 불태웠다.


“우리 이번 컴백 타이틀 곡을 무조건 히트시켜야겠는걸?”


버디의 히트곡 메들리를 이기려면, 이번 컴백 타이틀 곡이 그야말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아야 한다.


“그래. 이번 컴백이 성공하면 이길 수 있어.”


“그럼 이번 컴백이 망하면 지겠네?”


미강이가 키득거리고 웃으며 혼자 재미있다는 듯이 썰렁한 농담을 했다.


“아, 뭐야, 미강이 형. 우리 안 진다고. 무조건 이긴다고.”


디영이가 입을 비죽거리며 미강이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찔렀다.


윌비는 미강이의 농담이 웃긴지 큭큭 웃으며 말했다.


“맞아. 미강이 말대로 컴백이 망하면 경연도 지는 거야. 그러니까 정신 똑바로 차리자.”


회사로 돌아온 에이리프는 얼마 남지 않은 컴백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세 번째 앨범을 발표하고 음악방송에 출연하면서, 동시에 우주전쟁 촬영을 위한 경연 곡 메들리를 연습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에이리프가 아직 신인그룹이라 스케줄이 많지 않아서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 승권이 해외 스케줄을 잡지 않아서 더더욱 시간이 널널했다.

다른 그룹들은 공연에 행사에 해외 스케줄에 멤버들 개인 방송 스케줄까지 조정해가며 연습해야 하니, 연습시간을 잡기가 녹록치 않을 터.


세 번째 앨범의 타이틀곡은 도전(challenge)이었다.

이번 앨범에서 에이리프는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다.

지금까지의 앨범은 개성있고 독특하지만, 루어 엔터테인먼트의 자본의 한계로 대형 엔터사에 비하면 어딘가 다듬어지지 않은 B급 감성의 느낌이 났다.

그동안 팬도 계속 늘어나고 명성도 높아지고 있어서, 이번에는 그동안 번 돈과 투자받은 자본을 대거 투입해서 고급스러운 메이저 느낌이 나는 앨범을 만들었다.


음악부터 회사내 프로듀싱팀과 윌비의 작사작곡에만 의지하지 않고, 국내외 여러 유명 작곡팀에 의뢰해서 타이틀곡을 만들었다.

타이틀곡은 도전은 웅장한 오케스트라로 연주하는 영화음악같은 도입부를 붙여서 깊은 인상을 주며 시작했다. 그리고 갑자기 조용해지며 단순한 비트로 시작해서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리고 점점 여러 악기들이 합주하며 마침내 처음과 같은 웅장한 현악 오케스트라의 반주와 함께 마무리하는 곡이었다.

그냥 들을 때는 잘 못 느끼지만, 자세히 들으면 여러 번에 걸쳐 녹음한 음성으로 화음을 켜켜이 쌓아 올리고 정교하게 프로듀싱해서, 수작업이 많이 들어간 곡이었다.


앨범 커버와 사진, MV도 업계 최상급의 미술 감독과 영상 제작사에 의뢰해서 만들었고, 의상도 유명 무대의상 디자이너에게 의뢰해서 멤버 별로 다양하면서도 통일성 있는 의상을 제작했다.


공들인 보람이 있게, 앨범을 발매하기도 전에 예약주문이 쏟아지고, 발매 하자마자 날개 돋힌 듯이 팔려나갔다.

신인상을 받고 정글파티로 1위를 한 터라, 에이리프의 신곡을 기다리는 사람도 많았고, 기대하는 사람도 많았다.

팬덤도 사람이 늘고 결속력도 단단해져서 새 앨범도 발매하자마자 급속히 순위가 올라갔다.


음악방송을 돌면서 우주전쟁 촬영에도 참여했다.

헌서와 승권은 컴백도 컴백이지만, 우주전쟁의 참가 그룹 가운데 몬스터를 조사하는 것도 게을리할 수 없었다.


“서로 연습 상황을 정탐하며 교류하는 시간이 있는데, 이때를 활용해서 정보를 수집해 봐.”


승권이 첫 상대인 버디와의 촬영 스케줄을 헌서에게 일러주었다.


“버디는 수상한 점은 없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확실하게 조사해.”


버디의 멤버들은 모두 건강하고, 직원이나 팬 가운데에도 쓰러졌다는 소문이 들린 적은 없다고 했다.


경쟁팀과 교류하는 코너를 촬영하는 날이 되었다.


헌서는 멤버들과 함께 버디가 연습하고 있는 굿프렌즈 엔터 연습실로 찾아 갔다. 먼저 도착한 방송사 제작진이 촬영장비를 세팅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에이리프가 음료수를 사가지고 들어가자, 버디 멤버들이 양손을 흔들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오, 어서 와.”

“연습 잘 되어 가?”

“컴백했더라? 부지런해.”


스텝들이 조명과 카메라를 조정하는 동안, 양 팀 멤버들은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컴백하느라 연습 시작도 못했어요. 연습 많이 하셨죠?”

“아냐. 우리도 해외 스케줄 있어서 얼마 못했어. 어제 시작했어. 대본도 오늘 아침에 읽어봤어.”


프로그램에서 경쟁하는 사이지만, 버디는 그런 것보다는 같은 업계의 친구와 후배를 만나서 함께 촬영할 기회가 생겼다며 기뻐했다.


헌서는 버디 멤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모두 다가가서 악수를 청하고 인사를 하며 수상한 점이 있는지 살폈다.

다들 혈색이 좋아서 몬스터에게 피를 빨아먹힌 것 같지는 않았다.


‘이 그룹에는 숨어있는 몬스터가 없나 보네.’


헌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놓았다.


“촬영 시작합니다.”


스텝이 자리에 착석하라고 했다.

서로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게임도 하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촬영할 예정이었다.


PD는 두 그룹에 대답하기 난감한 질문을 던지며 대결을 유도했다.


“우리 그룹이 상대 그룹에 비해 가진 강점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버디는 오호 하고 감탄하며 생각에 잠겼다.


“우리가 먼저 데뷔했죠.”

“멤버수도 더 많고.”

“앨범도 더 많이 냈고.”

“그래서 노래도 더 많아요.”


처음에는 진지하게 나가다가 한 명씩 농담을 했다.


“나이도 우리가 많고.”

“몸무게도 합치면 우리가 더 많고.”

“밥도 더 많이 먹고.”

“이거 강점 맞아?”


유쾌한 버디의 입담에 제작진도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키득거렸다.


“그러면 에이리프는 버디에 비해 강점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헌서는 잠시 대답을 망설였다. 너무 잘난 척해도 교만해 보이고, 너무 겸손해도 그룹이 얕잡아보일 수도 있다.


헌서가 주저하고 있는 사이에, 디영이가 먼저 손가락으로 자신의 볼을 찌르며 대답했다.


“더 귀엽고요. 더 깜찍해요.”


애교있는 디영이의 표정에 양쪽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진지한 대답도 좋지만, 이렇게 재치있는 의외의 답변이 빵 터뜨리기 좋았다.

역시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빛을 발하는 디영이였다.


“아, 미강이 형은 빼고요.”


디영이가 놀리자, 미강이가 받아쳤다.


“나도 귀여워.”


디영이는 짓궂은 미소를 띠고 말했다.


“형이? 진짜? 그럼 보여줘.”


그러자 미강이는 빼지도 않고 카메라를 향해서 복어처럼 볼을 빵빵하게 만들며 아기같은 표정을 지었다.


“상큼하고 앙큼한 미강이가 왔어요~”


천연덕스럽고 우스꽝스러운 표정에 제작진은 물론 버디도 참지 못하고 뒤로 넘어가며 배를 잡고 깔깔거렸다.


“푸하핫, 두 팀 너무 재미있는데요?”

“이렇게 사이 좋으면 안 되는 거 아냐? 싸워야 되는데.”

“우리 통편집되는 거 아냐?”

“이제부터 대결모드로 가자. 하핫.”


분위기가 너무 재미있고 즐거워서 헌서도 잠시 촬영이나 몬스터에 관한 것은 잊어버리고 웃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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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상우의 비법 24.05.27 45 3 12쪽
101 버디의 강점 +1 24.05.26 45 4 12쪽
» 우주전쟁 24.05.25 52 5 12쪽
99 대면식 24.05.24 49 4 12쪽
98 팀 경연 24.05.23 54 4 12쪽
97 개인활동 24.05.22 60 6 12쪽
96 배척과 단합 +2 24.05.21 55 4 12쪽
95 사냥 24.05.20 52 5 12쪽
94 사생 24.05.19 54 5 12쪽
93 아바타 팬미팅 +2 24.05.18 57 4 12쪽
92 미강이의 비밀 24.05.18 55 4 12쪽
91 단비의 시크릿 24.05.17 60 3 12쪽
90 소통 24.05.16 57 5 12쪽
89 단비 24.05.15 59 4 12쪽
88 시크릿톡 24.05.14 63 3 12쪽
87 신년 계획 24.05.13 62 3 12쪽
86 헌터 직업특성 24.05.12 70 4 12쪽
85 깜짝 이벤트 24.05.11 66 5 12쪽
84 신인상 24.05.10 71 4 12쪽
83 연말시상식 24.05.09 69 3 12쪽
82 정글 파티 24.05.08 71 5 12쪽
81 세계관 24.05.07 80 4 12쪽
80 제5세계 24.05.06 91 2 12쪽
79 교감능력 24.05.05 87 5 12쪽
78 팬미팅 24.05.04 97 6 12쪽
77 악개와 몬스터 +1 24.05.03 89 6 12쪽
76 관계성 24.05.02 94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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